중국신화의 헤라클레스 " 예(羿)" > 선사

중국신화의 헤라클레스 " 예(羿)"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조회 7,523회 작성일 08-04-19 10:55

본문

중국신화의 헤라클레스 예(羿)




예(羿), 혹은 존칭의 의미로 후예(後羿)라고 불리는 이 영웅은 원래 천신이었다가 천제(天帝)의 미움을 사서 지상으로 떨어진 영웅이다.




중국 신화시대의 요(堯)임금 때 하늘에 갑자기 해가 열 개 솟았다. 그 태양은 천제(天帝) 제준(帝俊)의 아들들인데, 원래 하루에 하나씩 번갈아가며 천공에 떠오르기로 되어 있었지만, 어느 날 장난기가 도져서 열 명이 사이좋게 손을 잡고 한꺼번에 떠오른 것이다. 하늘에 해가 열 개가 한꺼번에 솟아오르니 지상은 난리가 났다. 많은 인간들이 폭열지옥에서 괴로움을 당했고, 기우제를 지내던 무당마저 말라죽었다.




인간들의 원망이 하늘에 뻗치자 천제 제준은 책임감을 느꼈다. 그 비극의 원인은 자기 아들들로 인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다 못한 천제는 활을 잘 쏘는 신을 인간 세상에 보내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다. 그가 바로 예(羿)이다. 제준은 예에게 아름답고 튼튼한 붉은 활 하나와 하얀 화살이 담긴 화살통 한 개를 주면서, 지상에 내려가 아들들이 더 이상 장난치지 못하게 따끔하게 혼내주라고 했다. 그리고 내려간 김에 요(堯)임금을 도와 인간을 괴롭히는 지상의 괴물들도 퇴치하라고 지시했다.




예는 아내 항아(姮娥)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왔다. 제준의 명은 개구쟁이 아들들을 그저 혼쭐이나 내주라고 한 것뿐이었으나, 뜨거운 태양열 아래 픽픽 쓰러져 죽어가는 지상의 백성들을 본 예는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혼만 내는 것으로 끝낼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예는, 제준이 준 활로 태양들을 쏘아 떨어뜨려 버렸다. 예가 흰 화살을 붉은 활에 메겨 한 대 씩 쏠 때마다 하늘의 불덩어리가 폭발하고 거대한 황금빛의 세 발 까마귀, 즉 태양의 정령이 추락해서 떨어졌다. 태양이 모두 없어지면 큰일이라고 생각한 요임금이 급히 사람을 보내 화살통에 꽂힌 열 개의 화살 중 하나를 몰래 뽑아오도록 하지 않았더라면, 태양 열 개는 한 개도 남지 않고 모두 예의 화살에 맞아 땅에 떨어졌을 것이다.




태양 문제를 해결한 예는 지상의 괴수들을 퇴치하러 다녔다. 소와 비슷한 붉은 몸뚱이에 사람의 얼굴과 말의 발을 하고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알유(猰貐), 짐승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하고 대여섯 자나 되는 거대한 이빨을 가진 착치(鑿齒), 머리가 아홉 개 달린 물과 불의 괴물 구영(九嬰), 성질이 포악한 거조 대풍(大風 : 봉황이라고도 하고 공작이라고도 함), 동정호에서 풍랑을 일으켜 어부들을 잡아먹는 거대한 구렁이 파사(修蛇), 사람과 가축을 잡아먹고 농사를 망치는 커다란 산돼지 봉희(封豨)를 차례로 없애버렸다.




천제가 내린 명령을 모두 수행한 예(羿)이지만, 천제의 아들을 아홉이나 죽여버렸기 때문에 천제의 미움을 사서 하늘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아내 항아(嫦娥)가 예를 원망했다. 그때부터 예는 지상 여기저기를 방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물의 신 하백의 아내 복비(宓妃)와 눈이 맞아 염문을 일으켰다. 원래 하백 자신도 행실이 바르지 못한 남자라 대놓고 뭐라고는 못하고 용으로 변신해서 예와 복비를 미행하다가 강가에 그만 홍수를 일으키고 말았다. 그러자 예는 하백이 변신한 용에게 활을 쏘아 그를 애꾸로 만들어버렸다.




한편 남편의 의욕과잉 때문에 신의 신분에서 쫓겨난 항아는 이제 인간의 몸이 되어버려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고 하면서 남편 예를 원망했다. 항아의 원망하는 소리를 견디다 못한 예는 서왕모(西王母)를 찾아가 불사약을 얻어왔다. 영웅 예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서왕모는 불사약을 내주며, 두 사람이 나눠 먹으면 불로불사할 것이고 한 사람이 먹으면 하늘로 올라가 신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하늘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예는 아내와 함께 나눠먹고 지상에서 영원불멸의 삶을 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항아는 생각은 예와 달랐다. 하늘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생긴 항아는 예가 집을 비운 틈을 타서 그 약을 혼자 다 먹어버렸다.




그러나 항아는 원래 살던 곳으론 가지 못하고 달나라에 자리를 잡았다. 이때 항아는 욕심 때문에 천벌을 받아서 두꺼비로 변신했다는 설과, 그냥 월궁에서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살았다는 설, 두 가지가 있다. 흔히 미인을 비유하는 말로 월궁(月宮) 항아(姮娥)라는 게 있는데, 바로 예의 부인 항아를 말한다.




이렇게 예는 하늘에게서 버림받았을 뿐만 아니라 아내에게도 배신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예의 불운은 끝나지 않았다.




예(羿)에게는 봉몽(蓬蒙)이라는 제자가 있었다. 예는 봉몽에게 처음부터 활쏘기의 모든 것을 가르친 수제자였다. 눈을 깜박거리지 않는 훈련부터 시작해서, 작은 것을 크게 보는 훈련을 거쳐 본격적인 궁술로 들어가 자기의 재주를 모두 전수해주었다. 그러나 아량이 넓은 예와는 달리 봉몽은 도량이 좁은 사람이었다.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가진 스승을 시기하여 결국은 스승을 죽여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봉몽은 사냥에서 돌아오는 예를 미행하다가 그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그러자 예도 화살을 쏘아 자신에게 날아오는 봉몽이 쏜 화살의 촉을 맞추어 떨어뜨렸다. 봉몽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예를 향해 활을 쏘자 예도 계속해서 같은 방법으로 막아냈다. 이윽고 예가 가진 화살이 먼저 떨어졌으나, 봉몽의 마지막 화살은 날라와 피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예는 이빨로 그 화살을 물어서 막아냈다.




예와는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봉몽은 엎드려 잘못을 빌었다. 예는 봉몽을 용서해주었다. 워낙 화통한 성격이었던 데다 자기의 활솜씨을 너무나 자신하고 있었으므로 봉몽이 아무리 기를 쓰고 덤벼봐야 자기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봉몽은 깊이 뉘우친 척하고 그 후 예를 충실히 받들었지만, 속으로는 흉심을 계속해서 품고 언제나 단단한 복숭아나무 몽둥이를 품고 다녔다. 그러다 어느 날 기회를 보아, 예가 기러기를 맞추려고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뒤에서 몽둥이로 내리쳤다. 불쌍하게도 예는 아내에게 버림받고 제자에게 배신당해 결국은 죽고 만 것이다.




돌이켜보면 예는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와 매우 비슷한 인물로 비교된다. 헤라클레스도 태양이 너무 뜨겁다며 활을 겨눈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예가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괴물들을 퇴치한 일도 헤라클레스가 해결한 12가지의 어려운 임무와 비슷하다. 예가 복비(宓妃)와 염문을 뿌리고 다니자 질투심으로 홍수를 일으킨 하백을 예가 활로 쏘아 애꾸눈으로 만드는 일은, 데이아네이라를 사이에 두고 강신(江神) 아켈로스와 벌인 싸움 이야기는 판박이처럼 닮아있다. 단지 하백은 애꾸눈이 되었고 아켈로스는 뿔 하나를 잃은 것이 다른 점이다. 헤라클레스는 아내의 질투 때문에 죽었지만, 예는 아내에게는 버림받은 뒤 시기심 많은 제자에게 죽은 점이 좀 다르다.




예는 죽은 뒤에 생전의 인간을 위해 헌신한 업적으로 종포신(宗布神)이으로 받들어졌는데 이 신은 귀신의 우두머리로서 나쁜 귀신을 쫓는데에 효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날까지 제사상에는 복숭아를 놓지 않는데 그것은 귀신의 우두머리인 예가 복숭아 몽둥이에 맞아 죽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는 동이계 종족의 대표적 영웅으로서 그가 활쏘기의 명수였다는 점은 고구려의 시조 주몽을 생각나게 한다.




네이버 지식인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