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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견우와 직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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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조회 4,045회 작성일 06-09-0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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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녀(織女)는 천제(天帝)의 손녀라고도 하며 서왕모(西王母)의 외손녀라고도 했다. 직녀는 은하의 동쪽에 살면서 베틀 앞에 앉아 신기한 실로 구름의 모습을 수놓은 아름다운 베를 짰다. 그것은 신기하게도 시간과 계절이 바뀜에 따라 색깔이 달라져 천의(天衣)라고 했는데 이는 하늘을 위해 만든 의상이었다. 하늘도 인간처럼 옷을 입어야 하는데, 비록 씻은 듯이 깨끗한 푸른 하늘도 그 나름대로 아름다운 의상을 걸치고 있었다. 직녀 이외에도 다른 여섯 명의 젊은 선녀들이 이러한 일들을 맡아 하고 있었다. 이 여섯 선녀들은 모두 직녀의 자매들로, 하늘나라에서 뛰어난 길쌈 솜씨를 지니고 있었지만, 직녀가 그 중에서도 가장 부지런하였다.

티없이 맑고 깊이가 얕은 은하를 사이에 두고 하늘나라와 인간세계가 존재하고 있었다. 인간세계에는 우랑(牛朗)이라는 목동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어려서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형수의 모진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 나중에 그는 형수에게 쫓겨나다시피 하여 분가를 하면서 받은 것이라고는 늙은 소 한 마리뿐이었다.

우랑은 늙은 소 한 마리에 의지하여 가시나무만 우거져 있던 아무짝에도 쓸모 없던 땅을 일구어 농사를 지으며 그곳에다 집을 짓고 살았다. 한 두 해가 지나자 조그만 집도 마련되고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식구라고 해야 말할 줄 모르는 늙은 소뿐이었고 냉랭한 기운이 감도는 집에 자기 혼자 살아야 했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혼자 살기가 여간 쓸쓸하고 외롭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늙은 소가 갑자기 사람처럼 말을 하기 시작했다. 늙은 소는 직녀와 다른 선녀들이 은하에 목욕하러 온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그녀들이 목욕하던 틈을 타서 직녀의 옷을 감춰두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우랑은 늙은 소가 사람처럼 말을 하는 것에 매우 놀랐지만, 그 말을 따르기로 하였다. 우랑은 아무도 몰래 은하로 다가가 갈대가 우거진 숲 속에 숨어 직녀와 다른 선녀들이 목욕하러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시간이 얼마 지나자 과연 직녀와 다른 선녀들이 목욕하기 위해 은하에 모습을 나타냈다. 선녀들은 그름처럼 가벼운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맑은 은하의 강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 순간 은하의 파랗고 맑은 강물 속의 연꽃은 아름답게 만발하였다. 이때 우랑은 갈대 숲에서 뛰쳐나와 파란 풀로 뒤덮여 있는 강가에 벗어 놓은 옷 더미 중에서 직녀의 옷을 몰래 집어 왔다. 그 바람에 놀란 선녀들은 황망히 자신들의 옷을 추스려 입고는 하늘을 나는 새들처럼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이제 은하에는 옷이 없어 달아날 수 없는 직녀만이 홀로 남아 있게 되었다. 이때 숨어있던 우랑이 직녀 앞에 나타나 다가가서 말했다.

“ 내 아내가 되어 준다고 약속하면 내가 옷을 돌려주겠소.”

직녀는 부끄러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신의 가슴을 기다란 머리카락으로 가리며 고개를 떨군 채 머리를 끄덕였다.

비록 무모하고 거칠게 나오긴 했지만 매우 용감하게 구애를 한 이 젊은이에게 마음이 끌려 함빡 반하고 만 것이다. 그리하여 직녀는 늙은 소를 의지하여 살아가는 우랑의 아내가 되었다.

두 사람은 결혼을 해서 어엿한 부부가 되었다. 남편인 우량은 들에 나가 일을 하고 아내인 직녀는 집안에서 열심히 베를 짜며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얼마 후 두 부부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두게 되었다. 그들 부부는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백년해로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지상의 우랑이 하늘나라의 직녀와 함께 부부가 되어 산다는 소식은 천제(天帝)와 서왕모(西王母)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천제와 서왕모는 몹시 진노하였다. 즉시 천신을 보내 그들의 죄를 추궁하기 위해 직녀를 하늘나라로 잡아들이도록 엄명을 내렸다. 서왕모는 혹시나 천신이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까 걱정한 나머지 그녀 자신이 직접 내려와 동정을 낱낱이 살폈다.

직녀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을 지상에 남겨 두고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이기지 못한 채 천신에게 이끌려 하늘나라로 붙잡혀 가야만 했다. 한편 우랑은 사랑하는 아내와 갑자기 생이별하게 되어 그 마음은 참으로 비통하였다. 그는 즉시 두 어린 아들과 딸을 바구니에 담고 밤새도록 아내가 사라진 쪽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파랗고 맑은 은하만이 한없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이 은하를 건너기만 하면 사랑하는 직녀가 끌려간 하늘나라에 당도할 것이었다. 그런데 이건 또 어찌된 일인가? 지상세계와 하늘나라 사리에 가로놓인 은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은하는 어느새 파란 창공에 높이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제 은하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 옮겨지고 말았다. 정황을 살피고 있던 서왕모가 신통력을 써서 인간세계와 하늘나라 사이에 놓여있는, 그지없이 파랗고 얕아서 누구든지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이 은하를 하늘 높이 걷어 올려 버렸던 것이다.

우랑은 하는 수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무거운 발길을 돌렸다. 그는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발을 동동 구르고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가슴을 치며 슬퍼하였다. 어린 두 아들과 우랑 셋은 목놓아 슬피 울었다. 그때 외양간에 매여 있던 늙은 소가 다시 말문을 열고 우랑에게 외쳤다.

“ 우랑, 우랑! 나는 이제 곧 죽게 될 거예요. 내가 죽거든 가죽을 벗겨 그것을 몸에 걸치시면 하늘나라에 갈 수 있을 거예요.”

늙은 소는 말을 마치자 이내 쓰려져 숨을 거두었다. 우랑은 늙은 소의 말대로 가죽을 벗겨 몸에 걸친 후 두 아들과 딸을 맬 대에 매고 하늘나라로 길을 떠났다. 맬 대의 양쪽 끝에는 바구니에 담겨 있는 두 아이들의 무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거름을 퍼내는 바가지를 넣었다.

우랑은 하늘로 올라 영롱하게 빛나는 뭇 별들 사이를 마치 바람처럼 누비고 다녔다. 은하가 저 머릴 바라보였다. 은하 저 건너편에 있는 직녀가 금새라도 눈앞에 보일 것만 같았다. 우랑은 기쁨에 들떠 있었고 어린아이들도 고사리 같은 작은 손을 흔들며 기뻐 연방 외쳤다.

“ 엄마, 엄마!”

우랑이 은하에 다다라 은하를 막 건너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높은 하늘 위에서 여인의 커다란 손이 불쑥 내려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서왕모의 손이었다. 그녀는 다급하여 머리에 꽂은 비녀를 얼른 뽑아 은하를 따라 금을 홱 그었다. 그러자 맑고 깊이가 얕은 은하는 거센 물결이 넘실대는 깊은 강 천하(天河)가 되고 말았다.

우랑과 아이들은 이렇게 깊은 강을 대하게 되자 눈물을 비오듯 흘리며 슬퍼할 뿐 어찌할 방도를 알지 못했다.

“ 아빠, 거름을 퍼내는 이 바가지로 은하의 물을 모두 퍼내 버려요.”

천진스런 어린 딸이 눈물을 훔치며 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이렇게 말했다.

“ 그래, 은하의 강물을 모두 퍼내자.”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찬 우랑은 조금도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바가지를 들고 은하의 물을 퍼내기 시작했다. 우랑이 퍼내다 지치면 어린 두 아들과 딸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버지를 도왔다. 이렇게 끈질기고 깊은 애정은 마침내 위엄으로 가득 찬 천제와 서왕모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마음을 녹이게 되었다. 그래서 매년 음력 칠월칠일 칠석날에 한 차례씩 둘이 상봉하는 것을 허락하게 되었다. 우랑과 직녀가 상봉할 때에는 수많은 까치들이 날아와 깊은 강물 위에 다리를 놓아주었다. 이들 부부는 까치들이 놓은 다리 위에서 만나 서로의 애틋한 정을 나누게 되었다. 직녀는 우랑을 보는 순간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 이때 대지 위에는 가랑비가 내렸다. 그러면 부녀자들은 ‘직녀 아가씨가 또 재회의 눈물을 흘리는 게로 구만!’하고 입을 모아 이를 동정하였다.

이때부터 우랑과 두 아들딸은 하늘나라에서 살면서 천하(天河)를 사이에 두고 사랑하는 직녀를 멀리서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이 그리워 견디기 어려울 때문 교묘한 방법으로 서로 서신을 주고 받았다. 그들은 어떻게 서로 서신을 주고받았을까?

티없이 맑고 높은 가을밤 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 가운데 하얀 비단을 깔아 놓은 듯한 은하수 양편에는 유난히 반짝이는 두 개의 별이 보이는데, 이 두별이 바로 견우성과 직녀성이다. 그리고 견우성과 나란히 일직선으로 두 개의 작은 별이 놓여 있는데, 이것은 바로 우랑과 직녀의 귀여운 아들과 딸이다. 또 약간 멀리 떨어진 곳에 네 개의 작은 별들이 평생사변형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데, 이것은 직녀가 우랑에게 던져 준 베틀북이라고 한다. 또한 직녀성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세 별들이 이등변 삼각형 모양으로 늘어 서 있는데, 이것은 우랑이 직녀에게 던져 준 소의 코뚜레라고 전해진다. 그들은 이렇게 베틀북과 코뚜레에 서신을 묶어 서로에게 애틋한 그리움을 전하였다. 그들 둘의 애틋한 정은 바닷물과 바위가 마르고 닳도록 영원히 식지 않아 세인들의 감동어린 이야기 거리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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