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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학계는 왜 '기자조선'에 집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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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조회 3,883회 작성일 11-08-2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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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학계는 왜 '기자조선'에 집착하는가

[연합] 입력 2011.08.24 15:19

이성규 교수 '고조선, 중국사 편입 저의'

"기자조선이 없으면 위만조선도 없었고, 한사군(漢四郡)도 없었으며, 고구려 및 평양 천도도 없었고, 발해가 고구려의 옛 강역을 점유하는 일도 없었다."



중국의 어떤 역사학자가 2002년 중국 내에서 발간된 잡지에 발표한 글 중 일부다.



중국 고대사 전공인 이성규 전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는 도서출판 일조각이 발간하는 역사학 계간지 '한국사시민강좌' 최신호(49집)가 마련한 특집 '고조선 연구의 현 단계'에 투고한 '중국사학계에서 본 고조선'이라는 글을 통해 중국 역사학계가 왜 기자조선에 집착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이 전 교수에 따르면 중국 학계에서는 위만조선 이전에 존재했다는 기자조선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해도 그 존재를 부정하는 기류가 압도적이었다가 1980년대 이후 그에 대한 관심이 늘고 덩달아 기자조선의 존재를 긍정하는 연구가 많아지기 시작한다.



특히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이른바 '동북공정' 프로젝트와 맞물려 "고조선을 사실상 '기자조선'과 등치시키고 그 역사적 실재를 입증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폭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기자조선에 대한 중국 역사학계의 관심과 그 변화 과정을 정리하면서 종전에는 그 존재조차 의심하던 중국 학계가 최근에는 기자조선이 실재했다는 글을 쏟아내기 시작함으로써 고조선을 중국사에 편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자조선은 은(殷) 왕조 멸망 당시 그 왕족인 기자(箕子)를 주 왕실이 (고)조선왕에 책봉하면서 시작된 왕조로, 그 중심지는 지금의 평양이었다고 하지만 기자가 조선에 왔다는 증거 자체가 없어 실제로 존재한 왕조인지 아닌지를 두고 국내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 이 전 교수는 중국 학계에서 내세우는 기자조선 긍정론의 근거를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이에 입각한 중국 학계의 글들이 "만신창이가 된 논지들이 가득한, 따라서 설득력이 거의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 해도 지나친 혹평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전 교수는 그럼에도 중국 학계가 "사실상 설득력이 없는 논문들을 계속 양산하고 있는 것"은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기자조선'의 실재를 논증해야 한다는 '사명의식' 때문인 것 같다"면서 "객관적인 학문의 입장에서 사실 '기자조선'의 실재에 집착할 이유는 없다"고 못박았다.



중국학계의 기자조선 긍정론은 다민족통일국가론에 입각한 중화주의에 따라 한국역사를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번 특집호에는 이 외에도 ▲고고학으로 본 고조선(송호정. 한국교원대) ▲고조선과 요하문명(이청규. 영남대) ▲이변도와 천관우의 고조선사 연구(조인성. 경희대) ▲리지린의 '고조선 연구' 그 후(이형구. 선문대) ▲고조선 연구, 무엇이 문제인가?(이기동. 동국대)와 같은 논문이 함께 수록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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