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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夫辭(어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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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승국 조회 1,490회 작성일 05-12-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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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사(漁夫辭)




회왕의 장남 경양왕(頃襄王)이 초왕의 자리에 오르고 그의 동생 자란(子蘭)이 영윤(令尹)이 되었다. 초나라 사람들은 회왕이 진나라에 들어가 환국하지 못한 것은 모두 자란의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굴원도 자란이 행한 옛날 행위에 대해 매우 통탄스럽게 생각했다. 비록 몸은 이미 추방되었음에도 초나라를 그리워하고 초회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마음에 언젠가는 조정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도 왕이 어느 날 갑자기 깨우쳐서 나쁜 습속이 개량되기를 기대했다. 그는 왕을 모시고 나라를 부흥시켜 쇠퇴해 가는 국세를 역전시켜 보고자 한 편의 시 중에 세 번씩이나 되풀이 하여 그 뜻을 전했다. 그러나 마침내 그러한 노력도 모두 허사가 되고 진나라에 들어간 회왕은 돌아오지 못함으로 해서 결국 회왕은 죽을 때까지 깨닫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남의 군주가 되는 자는 그 자신이 총명하거나, 우둔하거나, 재주가 있거나, 재주가 없거나를 불문하고 모두가 충신을 찾아 자기를 위하도록 하고 또한 현인을 임용하여 자기가 나라를 다스리는데 보좌토록 하는 것을 원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러나 나라가 망하고 가문이 절단 나는 것이 끊이지 않고 성군이 대를 이어 나타나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보기 힘든 것은 소위 충신이란 자는 충성을 다하지 않고, 현명하다는 자는 어질지 않은 것에 기인한 것이다. 회왕도 역시 충신들을 구분하지 못했음으로 안으로는 정수에게 현혹되었고, 밖으로는 장의에게 속임을 당했으며, 충신인 굴원을 멀리하고 탐욕스러운 상관대부 근상(靳尙)과 자란(子蘭)을 가까이 한 것이다. 군사들은 꺾이고 영토는 잠식당해 무려 6개 군에 달하는 영토를 진나라에 빼앗겼으며 자신의 몸은 진나라에 사로잡혀 객사하여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것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입은 화인 것이다. <역경(易經)>에 이르기를 “ 우물 물이 맑아도 와서 마시지 않는구나! 나의 마음을 슬프게 함은, 이 물은 가히 마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왕이 명철하다면, 또한 그 복을 받는 법이다.”라고 했으니 왕이 밝지 못하니, 어찌 복을 받을 수 있겠는가?

영윤 자란은 굴원의 그러한 태도를 전해 듣고 대노하여 마침내 상관대부 근상을 시켜 굴원을 경양왕에게 모함했다. 경양왕도 노하여 굴원을 도성 밖으로 쫓아냈다.




굴원이 도성에서 추방되어 강수의 강변을 따라 배회하다가 호수가에 이르자 머리를 풀어헤치고 노래를 부르며 배회했다. 안색은 초췌하고 몸은 비쩍 말라 야위어 있었다. 강가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가 보고 물었다.

“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닌가? 어찌하여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가?”

굴원이 대답했다.

“ 온 세상이 모두 탁했으나 나 혼자만은 맑았으며 세상사람들은 모두 취했으나 나 혼자만은 깨어 있었소 그래서 세상사람들이 나를 쫓아 냈소. ”





어부(漁夫)

굴평(屈平)

屈原旣放(굴원기방)

굴원이 옛날에 이미 추방되어




游於江潭(유어강담)

상수(湘水) 가의 연못에서 노닐며




行吟澤畔(행음택반)

소택지의 주위를 맴돌며 시를 읊으면서 다녔다.




顔色憔悴(청색초췌)

안색은 초췌하고




形容枯槁(형용고고)

몸은 비쩍 말라 야위어 있었다.




漁夫見而問之曰(어부견이문지왈)

강가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가 보고 물었다.




子非三閭大夫與(자비삼려대부여)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닌가?




何故至於斯(하고지어사)

어찌하여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가?




屈原曰(궐원왈)

굴원이 말했다.




擧世皆濁我獨淸(거세개탁아독청)

온 세상이 모두 탁했으나 나 혼자만은 맑았으며




衆人皆醉我獨醒(중인개취아독성)

세상사람들은 모두 취했으나

나 혼자만은 깨어 있었소




是以見放(시이견방)

그래서 세상사람들이 나를 쫓아 냈소.




漁夫曰(어부왈)

어부가 말했다.




聖人不凝滯於物(성인불응체어물)

옛날 성인들께서는 어느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시는 법이 없으셨고




而能與世推移(이능여세추이)

세상의 돌아가는 추이에 따라

능히 어울릴 수가 있었소




世人皆濁(세인개탁)

세상사람들이 모두 탁하다고 한다면




何不淈其泥(하불굴기니)

어찌하여 그 세상 사람들이

빠져 있는 진흙탕에 같이 들어가


而揚其波(이양기파)

그 흙탕물을 튀겨서 파고를 일으켜 보기도 하고




衆人皆醉(중인개취)

세상 사람들이 모두 취해 있으면




何不餔其糟(하불보기조)

어찌하여 세상사람들이

먹다 남긴 술 찌꺼기를 얻어 배불리 먹고




而歠其釃(이철기시)

그 거른 술을 마셔 같이 마시지 않는가?




何故深思高擧(하고심사고거)

그대의 생각이 얼마나 깊고

몸은 또한 얼마나 고고하다고




自令放爲(자령방위)

스스로 화를 취하여 쫓겨나게 되었는가?




屈原曰(굴원왈)

굴원이 말했다.




吾聞之(오문지)

내가 들기에




新沐者必彈冠(신목자필탄관)

새로이 머리를 감고자 하는 사람은

필히 관을 벗어야 하며




新浴者必振衣(신욕자필진의)

새로이 몸을 씻고자 하는 사람은

필시 자기의 옷을 벗어야 한다고 했다.




安能以身之察察(안능이신지찰찰)

어찌 이 맑고 깨끗한 몸으로




受物之汶汶者乎(수물지문문자호)

더럽고 욕된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겠소.




寧赴湘流(영부상류)

내가 설사 상수에 빠져




葬於江魚之腹中(장어강어지복중)

수장되어 고기들의 밥이 된다 할지언정




安能以晧晧之白(안능이호호지백)

어찌 내가 희고 깨끗한 결백한 마음으로




而蒙世俗之塵埃乎(이몽세속진애호)

이 속된 세상의 먼지를 뒤집어 쓸 수 있겠소?




漁夫莞爾而笑(어부완이이소)

어부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鼓枻而去(소설이거)

노를 뱃전에 두드리며 떠나가면서




歌曰(가왈)

노래를 불렀다.




滄浪之水淸兮(창랑지수청혜)

맑고 맑은 창랑의 강이여




可以濯吾纓(가이탁오영)

내 갓끈을 씻을만 하구나




滄浪之水濯兮(창랑지수탁혜)

탁하고 탁한 창랑의 강물이여




可以濯吾足(가이탁오족)

내 발을 씻을만 하구나




遂去不復與言(수거불복여언)

어부는 마침내 가 버리더니

다시는 그 소식은 전해 듣지 못했다.





【이해와 감상】




屈原旣放(굴원기방)

굴원이 이미 죄에 몰려 遠地(원지)에 追放(추방)되어,




游於江潭(유어강담)

연못의 언덕에 방황하여 걸어가면서 試賦(시부)를 읊조렸다.

‣放 ;멀리 추방. 江潭 湘江(상강) 가의 연못.




顔色樵悴形容枯槁(안색초췌형용고고)

그 안색이 초췌하고 ,형색은 파리한 모습이라

‣憔悴 : 마음이 괴로워 몸이 파리한. 枯槁 : 생기가 없는




漁父見而問之曰子非三閭大夫與 何故至於斯

(어부견이문지왈자비삼려대부여하고지어사)

어부가 이것을 보고 굴원에게‘ 그대는 三閭大夫 (삼려대부)가 아닌가? 어떤 연고로 여기에까지 이르렀느냐?’고 물었다.

‣三閭大夫 : 楚(초)나라의 왕족인 昭(소)씨. 屈(굴)씨. 景(경)씨 등을 관장하던 장관 자리에 있던 굴원을 이르는 말.




屈原曰擧世皆濁我獨淸衆人皆醉

(굴원왈거세개탁아독청중인개취)

굴원이 이르기를 세상은 모두 흐려 악에 물들어 있는 데, 나 홀로 맑고, 衆人(중인)이 욕심 때문에 迷惑(미혹)되여 醉(취)했다.

‣擧: 모두. 전부. 濁 : 욕심이 많고 더러운. 醉 : 부정 때문에 양심이 흐려지는.




我獨醒是以見放(아독성시이견고)

나 혼자 이성이 밝게 깨어 있으므로, 이 때문에 죄로 몰려 추방되어 이곳에 왔다.

‣醒 : 이성이 밝은. (韻字: 淸. 醒)




漁父曰聖人不凝滯於物而能與世推移

(어부왈성인불응체어물이능여세추이)

어부가 이르기를 聖人(성인)은 事物(사물)에 굳어버려 融通性(융통성)이 없게 하지 않고, 세상과 더불어 推移(추이)한다.

‣凝滯(응체) : 굳어져 통하지 않는 것. 융통성이 없는.




世人皆濁何不淈其泥而揚其波

(세인개독하불굴기니양기파)

世人(세인)이 모두 흐려 악에 물들어 있으면, 어찌하여 그 진흙에 더렵혀지고 ,같은 世波(세파)를 올려 그들과 同調(동조)하지 않고, 자기만이 潔白(결백)을 주장하는가?

‣ 淈其泥而揚其波 : 세상 사람들에 동조하는.




衆人皆醉何不飽其糟而歠其釃(중인개취하불포기조이철기리)

많은 사람들이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그 즐거움에 취해 있으면, 어찌하여 그 술 찌꺼기라도 먹고 그 薄酒(박주)라도 마시면서 세인과 더불어 살지 않고 혼자 覺醒(각성)하는가.

‣飽其糟而歠其釃: 세인처럼 취하지 않아도 그 술 찌꺼기나 모주를 마시면서 소극적으로 동조하는 것. 철(歠): 마실 철. 리(釃): 모주 술 리.




何故深思高擧自今放爲(하고심사고거자금고위)

무엇 때문에 깊이 생각하고 남보다 뛰어나게 고상한 행동을 하여, 스스로 자신을 원지로 추방당하게 하는가.




屈原曰吾聞之(굴원왈오문지)

굴원이 이르기를 나는 이러한 말을 들었다.




新沐者必彈冠新浴者必振衣(신목자필탄관신욕자필진의)

금방 머리를 씻은 사람은 반듯이 관을 털어 쓰고, 몸을 금 방 씻은 자는 반듯이 옷을 털어 입는다고,

‣신목(新沐) : 금방 머리를 감다.




安能以身之察察受物之汶汶者乎(안능이신지찰찰수물지문문자호)

맑고 깨끗한 몸에 어찌하여 外物 (외물)의 더러운 羞恥(수치)를 받게 할 수 있겠는가.

‣察察 : 맑고 깨끗함. 汶汶 : 더러워진 모양. 치욕이 많은.




寧赴湘流葬於江魚之腹中(영부상류장어가어지복중)

차라리 상수에 가서 강물에 빠져 물고기 배속에 장사 지낼 지낼지언정

‣ 葬於江魚之腹中 : 강호의 물고기 뱃속에 장사지내는 것. 굴원은 나중에 상수에 빠져 죽었다.




安能以皓皓之白而蒙世俗之塵埃乎

(안능이호호지백이몽세속지진애호)

결백한 몸에 어찌 세속의 진애의 더러움을 입을수 있겠는가.

‣ 皓皓 : 희고 맑음.




漁父莞爾而笑鼓而去(어부완이이소고예이거)

어부는 씽긋 웃으면서 호의를 표시하고 상앗대 소리 요란하게 배를 저어 떠났다.

‣ 완이(莞爾) : 씽긋 웃는 것. 고(鼓) : 뱃전을 두드리다.




乃歌曰滄浪之水淸兮(내가왈창랑지수청해)

그러면서 노래 불러 가로되, 창랑의 물이 맑으면




可以濯吾纓(가이탁오영)

나의 갓끈을 씻겠고




滄浪之水濁兮可以濯吾足(창랑지수탁해가이탁오족)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리!




遂去不復與言(수거불복여언)

그리고는 가버려 다시 더불어 말하지 않았다.

(세상에 도가 행해지느냐에 따라 벼슬길에 나가고 아니면 발을 씻고 떠나 버린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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