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釋囚薦相(석수천상), 長勺敗齊(장작패제) > 2부2 관포지교

제16회, 釋囚薦相(석수천상), 長勺敗齊(장작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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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승국 조회 6,800회 작성일 04-05-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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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釋囚薦擧 長勺敗齊(석수천거 장작패제)

함거의 죄수를 풀어서 천거하는 포숙과

장작에서 제나라 군사를 물리친 조귀(曹)

1. 가수살형(假手殺兄)

- 노나라의 손을 빌려 형을 죽이다. -

노장공이 포숙의 서신을 받아보고는 즉시 시백을 불러 물었다.

「옛날에 그대의 말을 듣지 않고 제나라에 쳐들어갔다가 싸움에서 지고 왔다. 오늘 공자규를 죽이는 것과 살려 두는 것 중 어느 편이 우리에게 이롭겠는가?」

「소백이 제나라 군주의 자리를 차지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인재를 잘 기용하여 건시에서 우리 군사를 꺾었습니다. 이것은 자규가 결코 소백을 따를 수 없음을 말합니다. 더욱이 지금 제나라 군사가 우리의 국경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자규를 죽이고 강화를 맺는 편이 우리 노나라에 이롭습니다.」

그때 공자규, 관중 및 소홀 등은 모두 생두(生竇)에 돌아가 있었다. 노장공이 공자언(公子偃)에게 병사들을 끌고가 습격하여 공자규는 살해하고 관중과 소홀은 생포해서 도성으로 압송해오도록 명했다. 노장공의 명을 받들어 공자규를 살해한 공자언이 두 사람을 생포하여 함거에 가두려고 하자 소홀이 하늘을 쳐다보고 통곡하면서 말했다.

「자식이 부모를 위해 죽으면 효라 하고 신하가 임금을 위해 죽으면 충이라 하는데 이는 각자가 맡은 바 본분이라! 나는 지하에 있는 공자규를 따라가 충을 행해야하겠다. 어찌 이런 질곡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말을 마친 소흘이 즉시 머리를 관사의 기둥에 부딪쳐 죽었다. 눈앞에서 소홀이 죽는 모습을 본 관중이 말했다.

「자고로 군주를 위해서는 죽는 신하와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신하도 있는 법이다. 나는 살아서 제나라에 들어가 공자규의 원수를 갚아야 하겠다.」

관중은 곧바로 몸을 굽혀 함거 안으로 들어갔다. 노성에 압송된 관중의 의연한 태도를 보고 시백이 은밀히 노장공에게 말했다.

「신이 관중의 용태를 살펴보니 마치 제나라 안에서 돕는 자가 있어 압송된다 해도 결코 죽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사람은 천하의 기재라 만약 죽지 않는다면 또한 필시 크게 쓰여 제나라는 천하를 제패하게 되고, 그리되면 우리 노나라는 제나라를 받들어 모시기에 바쁠 것입니다. 주군께서는 관중을 살려 우리 노나라에 머무르게 하십시오. 관중은 우리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하게 되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그때 우리가 그를 임용하면 제나라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제후의 원수를 우리가 보내주지 않는다면 비록 우리가 규를 죽이기는 했지만 제후의 분노를 가라앉히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주군께서 쓰지 않으시려거든 아예 죽이시고 그 시체를 제나라에 보내십시오.」

「그렇게 합시다. 」

2. 欲取先貶(욕취선폄)

- 물건이 탐나면 먼저 흠을 잡아라! -

관사에 머무르고 있던 습붕이 노나라가 관중을 처형한다는 소문을 듣고 노나라 조정에 재빠르게 달려와서는 장공을 배알하고 말했다.

「이오가 우리의 주군을 죽이기 위해 활을 쏘았으나 다행히 허리띠에 맞아 간신히 목숨을 구했었습니다. 그 일을 분하게 여겨 한이 뼛속까지 사무쳐 있는 우리 주군께서는 손수 이오를 죽여 그 한을 풀고자 하십니다. 만약 이오를 죽여서 시체만 돌려보내신다면 그 한을 풀길이 없는 우리 군주께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습붕의 말을 믿은 장공이 관중과 함께 공자규와 소홀의 목을 실은 함거를 습붕에게 주었다. 습붕이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함거를 몰고 제나라를 향해 길을 떠났다.

한편 함거 안에 갇힌 관중은 모두가 포숙이 꾸민 일인 줄 알고 걱정이 되어 혼자 말했다.

「시백은 지혜 있는 사람이라, 비록 나를 풀어주기는 했지만 혹시 그 마음을 바꾸어 또다시 우리 뒤를 쫓아와서 죽이려 한다면 내 목숨은 끝장이 날 것이다.」

관중이 마음속으로 궁리를 하더니 『황곡(黃鵠)』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수레를 모는 사람에게 가르쳤다.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았다.

노란 고니 노란 고니

왜 날개를 접고 있나

다리가 묶여 있구나

날지도 울지도 못함이여

초롱 속에 엎드려 있구나!

하늘은 높은데 어찌하여 몸을 구부리고 있는가?

굳은 땅위를 어찌하여 조심해서 걷는가?

정양구(丁陽九)여

백육(百六)①이라는 액운(厄運)을 만났구나

목을 늘어뜨려 길게 부르더니

곡을 하는구나

黃鵠黃鵠(황곡황곡)

戢其翼(집기익)

縶其足(집기족)

不飛不鳴兮(불비불명혜)

籠中伏(농중복)

高天何跼兮(고천하국혜)

厚地何蹐(후지하척)

丁陽九兮(정양구혜)

逢百六(봉백육)

引頸長呼兮(인경장호혜)

繼之以哭(계지이곡)

노란 고니, 노란 고니

하늘이 너에게 날개를 주어서 능히 날수 있고

하늘이 너에게 다리를 주어서 능히 달릴 수 있는데

어쩌다 이런 그물에 걸린 나를 누가 구해줄까?

하루아침에 새장을 부수고 나가서

큰 길을 타고 올라만 갔는데

계속해서 언덕만 나올 줄은 몰랐다.

아! 그대 사냥꾼이여

쓸데없이 옆을 쳐다보며 배회하는가?

黃鵠黃鵠(황곡황곡)

天生汝翼兮能飛(천행여익혜)

天生汝足兮能逐(천생여족혜능축)

遭此網羅兮與贖(조차망라혜여속)

一朝破樊而出兮(일조파번이출혜)

吾不知其升衢(오부지기승구)

而漸陸(이점륙)

嗟彼弋人兮(차피익인혜)

徒旁觀而躑躅(도방관이척촉)

수레를 모는 사람들이 이 노래를 배워 한편으로는 함께 합창하여 부르면서 한편으로는 길을 가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피로함도 느끼지 않는 가운데 쉬지 않고 달렸다. 수레를 끄는 말이 바쁘게 달리자 이틀 걸릴 길을 단 하루만에 노나라 경계를 벗어나게 되었다. 노장공이 과연 후회하게 되어 공자언을 시켜 뒤를 추격하게 하였으나 그때는 이미 관중을 태운 함거는 제나라 경계로 들어간 후였다. 사지에서 천행으로 벗어난 관중이 하늘을 쳐다보며 탄식하였다.

「오늘은 진정 내가 다시 태어난 날이로다!」

3. 석수천상(釋囚薦相)

- 함거의 죄수를 석방하여 재상으로 천거하다. -

관중의 일행이 당부(堂阜)②땅에 당도하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포숙이 관중을 마치 다시없는 보물을 대하듯이 함거를 관사에 들게 하고 말했다.

「이오는 다행히 무양한가? 」

포숙이 좌우에게 명하여 즉시 함거를 부셔 관중을 밖으로 나오게 하였다. 관중이 포숙에게 말했다.

「군명도 받지 않고 어찌하여 함부로 나를 함거에서 꺼내주는가?」

「사람이 상하지 않아야지 내가 군주께 천거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나와 소홀은 같이 자규를 모셨는데 이미 자규가 죽어 군위에 모실 수가 없게 되었네. 또한 내가 그 난중에 죽지 못해 신하로서 절개가 꺾였다고 할 수 있네. 항차 다시 얼굴을 바꿔 내가 모셨던 주인을 죽인 원수를 군주로 모실 수가 있겠는가? 소홀이 이 일을 알면 지하에서 나를 비웃지 않겠는가?」

「큰일을 도모하는 자는 조그만 수치를 개의치 않고 대공을 세우고자 하는 자는 사사로운 정에 구애받으면 안 된다고 했네③. 자네는 천하를 경영할 수 있는 재주를 갖고 있으나 아직 그때를 만나지 못했음을 내가 알고 있네. 내가 모시고 있는 주공은 그 품은 뜻이 크고 높아 만약에 자네가 보좌하여 제나라를 다스린다면 패업을 이루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네. 자네의 공이 천하를 덮고 명성이 제후들에게 울려 퍼질 수가 있는데 어찌하여 필부의 절개만을 운운하여 세상사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은 말만 하는가?」

관중이 입을 다물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즉시 종자들에게 관중의 결박을 풀게 하고 당부의 역관에 머물 수 있도록 조치를 끝낸 포숙은 수레를 타고 곧바로 임치를 향해 달려갔다. 환공을 배알한 포숙이 먼저 조의를 표하고 후에 다시 경하 말을 올렸다. 환공이 물었다.

「어찌하여 조의를 표하시오?」

「공자규는 주군의 형님 되시는 분인데 주군이 나라를 위해 멸친하니 비록 어쩔 수 없이 한 일이지만 신이 어찌 감히 조의를 표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조의는 그렇다 치고 경하는 무슨 일이오?」

「관자는 천하의 기재라 소홀과는 비할 바가 못 되어 신이 살려서 데려다 놓았습니다. 주군께서 현신을 한 명 얻으셨으니 신이 어찌 감히 경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관중이라는 놈은 나를 죽이려고 활을 쐈으나 하늘이 도와 허리띠에 맞아서 내가 목숨을 건졌소. 내가 아직 그때의 원한을 잊지 못하여 그 화살을 보관하고 있소. 내가 그 놈만 생각하면 이가 갈려 그의 고기를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은데 항차 불러서 쓴다는 말이 가당키나 합니까?」

「신하된 자는 각기 그 주인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주군의 허리띠를 맞출 때는 관중은 오로지 그 주인인 공자규 만이 있음을 알고 주군이 있었음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만약 관중을 불러 쓰신다면 주군께서는 천하를 향해 활을 쏠 수 있습니다. 어찌하여 한 사람 만의 특별한 허리띠에 대해서 운운하고 계십니까?」

「내가 잠시 경의 말을 따라 그를 죽이지는 않으리라!」

포숙은 즉시 당부에 두고 온 관중을 불러 그의 집으로 영접하여 조석으로 담론하였다. 그때 제환공은 자기를 도와 군위에 오르게 해준 공을 따져 대를 이어 제나라의 상경을 역임한 고씨와 국씨 두 집안 모두에게는 식읍을 더하여 주고 포숙은 상경에 임명하여 국정을 맡기려고 하였다. 포숙아가 말했다.

「신에게 은혜를 더해 주셔서 헐벗음과 굶주림을 면할 수 있게 되었음은 주군께서 베풀어주신 덕분입니다. 그러나 나라를 다스리는 경우에 이르면 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과인이 경을 알고 있는데 어찌 사양한단 말이오?」

「소위 군께서 아시고 계신다는 신하 포숙은 매사에 조심하고 항상 근신할 뿐이며 옛날의 예를 따라 법도를 지킬 뿐입니다. 이것은 신하된 자로서 당연히 갖추어야 할 일이며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재주는 아닙니다. 무릇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안으로는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고 밖으로는 사방의 오랑캐들을 어루만져 공적을 왕실에 세운 후에 제후들에게 덕을 베풀어 나라를 태산처럼 안정시키고 주군으로 하여금 한량없는 복을 누리게 할뿐 아니라 공적을 또한 금석처럼 탄탄하게 드리우고 이름은 천추에 전하는 자야만 합니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천자를 보좌하는 소임을 다할 수 있는데 신이 어떻게 하여 이런 막중한 소임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환공이 부지중에 흔연한 기색이 되어 무릎을 포숙을 향해 앞으로 당기며 말했다.

「경의 말을 따른다면 그러한 사람이 지금 어디 있단 말입니까?」

「주군께서 구하시지 않으셨기 때문이지 만일 구하신다면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은 관이오(管夷吾)입니다. 신이 관이오보다 못한 점이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너그럽고 부드러운 태도로 백성을 다스려 은혜를 베푸는 점에 있어서 그보다 못합니다. 나라를 다스리되 그 근본을 잃지 않으니 그보다 못합니다. 또한 충성과 신의로써 백성들을 단결시킬 수 있으니 그보다 못합니다. 예의를 제정하여 변방의 오랑캐를 교화시킬 수 있으니 그보다 못하며 더하여 군문에서 북채를 잡고 군사들로 하여금 감히 후퇴할 생각을 못하게 하니 그보다 못합니다.」④

「경이 관중을 데려와 나로 하여금 만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과인이 그의 배움을 한번 시험해 보겠습니다.」

「신은 듣기에 천한 몸은 귀한 자리에 앉을 수 없고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부리지 못하며 소원함으로는 능히 친근함을 제어 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군께서 만약 이오를 쓰시고자 하신다면 재상의 자리에 앉히시고 그 록을 후히 내리시어 부형의 예로 융숭하게 대하지 않으시면 불가합니다. 재상이란 군주의 다음가는 사람입니다. 재상될 사람을 가볍게 부른다면 이는 그 사람을 가볍게 보는 행위입니다. 재상이 가볍게 보이면 군주도 역시 가볍게 됩니다. 때문에 비상한 사람을 대할 때는 반듯이 예로써 대하여야 합니다. 군께서는 점을 쳐서 길일을 택하여 성문 밖으로 나아가 영접하십시오. 군께서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시고 현사를 존중하여 예로써 맞이했다는 소문이 천하에 난다면 누가 제나라에 와서 쓰임을 받고자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경의 말을 따르겠소!」

환공은 그 즉시 태사로 하여금 점을 치게 하여 길일을 받아 성문 밖에서 관중을 맞이하려고 했다. 포숙은 관중을 당부에서 불러와 성문 밖의 공관에 머물도록 조치했다. 태사가 정해준 날짜가 다가오자 환공은 목욕을 세 번하고 향을 세 번 뿌려 몸을 정결하게 한 후에 상대부에 맞는 의관과 홀(笏)을 준비하여 관중에게 보내도록 했다. 이윽고 환공이 친히 성문 밖으로 나와 관중을 맞이하여 수레에 같이 태우고는 조당으로 들어 왔다. 많은 백성들이 마치 담장을 두른 듯 몰려들어 구경하고는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사관이 시를 지어 노래했다.

군주가 재상을 얻었음을 서로 다투어 경축하였는데

누가 알았겠는가? 재상은 함거에 실려 왔던 죄수인줄을!

이것은 단지 사사로운 감정을 버린 때문인지라

천하사람들은 주저하지 않고 환공을 패자라고 불렀다.

爭賀君侯得相臣(쟁하군후득상신)

誰知卽是檻車人(수지즉시함거인)

只因此日捐私忿(지인차일연사분)

四海欣然号覇君(사해흔연호패군)

4. 부국강병책(富國强兵策)

- 제환공에게 부국강병책을 유세하는 관중-

관중이 조당에 이르자 환공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죄를 청했다. 환공이 친히 손을 잡으면서 부축하여 일으키고는 자리에 앉도록 인도했다. 관중이 말했다.

「신은 바로 도륙을 당하여도 마땅치 않은 죄를 지었으나 폐하의 은혜를 입고 죽음을 면하게 된 것만으로도 실로 천만다행이라 하겠는데 어찌 감히 지나친 대접을 받아 욕됨을 얻겠습니까?」

「과인이 묻고자 하는데, 경이 좌정을 하여야만 감히 가르침을 청할 수 있겠습니다.」

관중이 환공의 명을 받들어 다시 절을 올리고 좌정했다.

「제나라는 천승지국입니다. 조부이신 희공께서 제후들을 위엄으로써 복종시켜 소패(小覇)라는 칭호를 얻으셨습니다. 그러나 선군이신 양공에 이르러 정령이 무상하더니 마침내는 큰 변란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과인이 간신히 사직을 붙잡아 보전하고는 있지만 인심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 국세가 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날 과인이 국정을 개변하여 강령을 세우고 기율을 일으키려고 한다면 무엇부터 먼저 해야 되겠습니까?」

「예의염치(禮義廉恥)는 나라의 네 가지 중요한 근본입니다. 네 가지의 근본이 신장되지 않는다면 나라는 이내 망하게 됩니다. 오늘날 군후께서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시려고 하신다면 필히 네 가지 근본을 신장시키셔서 백성들을 부리셔야 합니다. 즉 기강만 서게 된다면 국세는 자연히 크게 일어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능히 백성들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백성들을 부리고자 한다면 먼저 백성들을 사랑하여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백성들이 머무를 곳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은 어떠합니까?」

「군주는 그 백성들을 위해서, 가장은 그 가족들을 위해서 힘써야 하며 항상 서로 연계하여 일하면서 백성들은 그 이익을 나라에 바치며 또한 나라는 그 이익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면 나라와 백성은 서로 친할 수 있습니다. 옛날의 죄를 사하여 주고 또한 후사가 끊어진 집안은 새로 세워 옛날의 종사를 모시게 하면 백성들의 수는 늘어납니다. 형벌을 줄이고 세금을 적게 걷어 들이면 백성들은 부유해집니다. 어진 선비를 등용하여 공경으로 삼아 그들로 하여금 백성들을 교화시키면 백성들은 곧 예를 갖추게 됩니다. 한번 영을 발하여 다시 고치지 않으면 백성들은 믿고 따르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백성을 사랑하는 방도입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이 그러하다면 백성들을 임하게 하는 방도는 어떠합니까?」

「사농공상(士農工商)은 소위 네 가지 백성들의 본분입니다. 선비의 자식은 항상 선비의 업을 잇고 농부의 자식은 항상 농업을 이으며 공상의 자식 역시 공상의 업을 이어 각각의 가업으로써 자세히 익히게 하여 안정시켜야 합니다. 백성들이 각각의 가업을 바꾸지 않음으로써 백성들은 스스로 안정을 찾게 됩니다. 」

「백성이 이미 안정되었다면 무장한 병사의 부족함을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무장한 병사들을 양성하고자 하면 죄를 지은 사람들이 그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즉 중한 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서피(犀皮)⑤ 한 장과 창 한 자루를 바치게 하고, 경한 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가죽으로 만든 방패와 창을 각각 한 자루씩을 바치게 하며, 사사로운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분별하여 돈으로 벌금을 물게 하고, 죄가 있다고 단지 의심을 받는 사람은 바로 용서해야 합니다. 송사를 거는 자나 당하는 자 모두에게는 화살 한 속(束)⑥을 바치게 하여 서로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게 합니다. 철을 채취하게 하여 좋은 것은 칼과 창을 만들어 개와 말에게 사용하여 시험한 다음 군사들에게 나누어주고, 나쁜 것은 호미와 괭이를 만들어 땅에다 시험해 본 후 농부들에게 나누어주어 농사를 짓게 합니다.

「무장한 병사를 많이 기르는데 필요한 재정은 어찌 해결해야 합니까?」

「광산을 개발하여 돈을 주조하고 바다 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어 천하에 유통시켜 그 이익을 얻습니다. 천하의 온갖 물건을 싼값에 걷어 들여 보관하여 무역을 일으키고 창기(娼妓) 3백 명을 두어 장사꾼들을 즐겁게 해준다면 장사하는 사람들이 떼를 지어 오고 온갖 재화가 모여들게 되면 이것은 곧 세금을 걷을 수 있어 군사를 일으키는 경비로 쓸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군사들을 유지하는 재정을 충당할 수 있습니다.」

「재정이 이미 충족되었더라도 군사의 수가 많지 못해 위세를 떨치지 못할 때는 어찌해야 합니까?」

「병사는 귀해야 정예하며, 수가 많으면 귀하지 않습니다. 군사의 강함은 힘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나옵니다. 만약에 군께서 보졸과 갑병을 기르신다면 천하의 제후들도 모두 보졸과 갑병을 기르게 됩니다. 신은 아직 단지 수가 많다고 해서 싸움에서 이기는 전례를 보지 못했습니다. 군께서 만약 강한 군사들을 원하신다면 그 명목을 숨기고 실속을 추구해야 합니다. 신은 청컨대 내정의 법을 정하여 군제로 삼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정이란 무엇입니까?」

「내정의 법이란 제나라 전체를21향(鄕)으로 나누고 공(工)과 상(商)의 향은 모두 여섯을 두고 나머지15개의 향을 사(士)의 향으로 합니다. 공과 상의 향은 재정을 풍족하게 하고 사의 향은 병사를 족하게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군사들이 많아지게 됩니까?」

「다섯 집을 모아 궤(軌)라 하고 그 장을 궤장(軌長)이라 합니다. 10궤를 리(里)라 하여 그 장을 유사(有司)라 합니다. 매4리마다 연(連)을 두고 그 장을 연장(連長)이라 하며, 10련을 합하여 향(鄕)이라 하고 향에는 양인(良人)을 두어 다스리게 합니다. 즉 이렇게 내정을 정비하여 군제를 확립합니다. 오가(五家)를 궤라 하니 즉 다섯 명의 장정을 오(伍)로 묶어 궤장으로 하여금 다스리게 합니다. 10궤의 리는50명의 장정으로 소융(小戎)이라고 명명하여 유사로 하여금 이끌게 합니다. 그리고 매4리의 연(連)은 이백 명의 병졸로 연장이 이끌게 합니다. 10련을 합하여 향이라 하니 일개 향은2천 명의 여(旅)가 됩니다. 향양인(鄕良人)이 여를 지휘하도록 합니다. 5개의 향이 모여서 사(師)를 이루니 고로 만 명의 군사가 일군(一軍)이 됩니다. 15개의 향에서3만 명의 군사를 낼 수 있으니 이를 삼군이라 합니다. 군주는 중군을 맡고 고씨와 국씨 두 종족들의 수장들로 하여금 좌우의 일군씩을 맡게 합니다. 사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들에 나가 사냥을 하여 군사들을 훈련시킵니다. 봄에 하는 사냥을 수(搜)라하는데 새끼를 배지 않은 짐승을 사냥하는 것이며, 여름에 하는 사냥은 묘(苗)라 하여 오곡에 해가 되는 짐승을 잡는 것이며, 가을에 하는 것은 선(獮)이라 하여 가을의 기운에 서려 있는 살기(殺氣)에 순응하기 위함이며, 겨울에 하는 사냥은 수(狩)라 하여 에워싸고 지킴으로써 성공하였음을 고하는 동시에 백성들로 하여금 군사의 일에 익숙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연고로 군오(軍伍)는 리(里)에서 대오를 정연하게 유지하며, 군려(軍旅)는 성문 밖 들판에서 대오를 이루게 합니다. 성안에서 훈련시켜 익숙하게 되면 성밖으로 나가서도 그 영을 바꾸지 않아야 합니다. 이리하여 오를 이루는 사람들은 함께 제사를 지내 같이 복을 빌고 사람이 죽어 상을 지낼 때는 슬퍼하면서 서로 도와주게 됩니다. 사람은 사람대로, 집안은 집안대로 서로 짝을 지어 대를 이어 같은 지방에서 같이 살아, 어렸을 때는 같이 놀아 친해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어둠 속에서 싸울 때 그 목소리만 듣고도 서로 알 수 있어 어긋나지 않게 되고 낮에 싸울 때는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되어 서로 흩어져 달아나지 않고 싸우다가 서로 죽는 것도 즐거워합니다. 또한 고향에 함께 살 때는 서로 같이 즐거움을 나누고 죽을 때는 서로 슬퍼하니 외적이 쳐들어와 지킬 때는 견고할 것이며 싸울 때는 강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군사들3만을 데리고 있으면 천하를 마음껏 누비고 다닐 수 있습니다.」

「군사들이 이미 강해졌다면 천하의 제후들을 정벌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천자의 명을 받들지 않고는 제후들을 정벌할수 없습니다. 주왕실을 버리면 이웃의 제후들이 따라 오지 않게 됩니다. 군께서 만약 천하 제후들로부터 섬김을 받으려고 하신다면 주왕실의 명을 받들고, 또한 이웃나라와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불가합니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어떠합니까?」

「우리의 강역을 세밀히 조사하여 우리가 침략하여 빼앗은 이웃나라의 땅은 돌려줌과 동시에 가죽과 폐백을 들려 사절을 보내 문안하게 하는 한편, 이웃 나라로부터 주는 예물을 받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이웃 나라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한 선비80명을 선발하여 거마에 의복과 많은 폐백을 싣고 천하를 돌아다니게 하면서 사방의 현인들을 초빙하게끔 합니다. 이와 동시에 사람을 시켜 가죽 및 폐백과 인기 있는 물품을 가지고 사방에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게 하면서 그 지방의 윗사람과 아랫사람들의 좋아함을 살피게 하고, 잘못한 사람이 사는 곳만을 골라서 공격하여 토지를 더하고 또한 음행한 자와 찬역한 자만을 골라잡아서 죽이면 위엄을 능히 세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한다면 천하의 제후들은 모두 제나라에 들어와 조공을 올리게 되고 그런 다음 제후들을 인솔하고 주왕실을 받들어 천자에 대한 조공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감독함으로 해서 왕실을 높이면, 방백의 이름을 주군께서 비록 사양한다 해도 어쩔 수 없이 얻게 됩니다.」

5. 용구배상(用仇拜相)

- 원수를 용납하여 재상으로 기용하는 제환공-

제환공과 관중은 계속해서3일 밤낮을 이야기하면서 하는 말마다 의기가 투합하여 전혀 피곤한 줄 몰랐다. 환공이 크게 기뻐하고 또다시3일 동안 목욕제계하고 태묘에 고한 뒤에 관중을 재상으로 임명하려 했다. 관중이 고사하고 받지 않자 환공이 말했다.

「내가 경을 재상으로 명하여 방백을 도모하여 나의 뜻을 펴 보고자 하는 마음에서인데 어찌하여 사양하십니까?」

「신은 큰집을 짓는 데는 오로지 한 개의 재목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큰바다가 물이 넘실대는 이유는 한 줄기의 강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와 같습니다.⑦ 주군께서 필히 그 큰 뜻을 이루시고자 하신다면 다섯 명의 인걸을 쓰셔야만 합니다.」

「다섯 명의 인걸은 누구누구입니까?」

「당에 오르고 내려가며 겸손한 태도로 읍하며, 앞으로 나아가며 뒤로 물러나는 것을 익숙한 자세로 한가로이 하는 행위나, 언사를 할 때 판단하여 강해야 할 때는 강하게 부드러워야 할 때는 부드럽게 응대하는 자질은 신이 습붕(隰朋)을 따를 수가 없으니 청컨대 습붕을 대사행(大司行)으로 세우십시오. 초목과 채소를 기르고 토지를 개간하여 많은 곡식을 거두어 땅으로부터 이익을 크게 취하는 데는 제가 영월(寧越)보다는 못합니다. 영월을 대사전(大司田)으로 삼으십시오. 또 넓은 평원에 나와서 수레에 바퀴를 서로 비끄러매지 않아도 군사들이 서로 발꿈치를 돌려서 달아나지 않게 하고 북을 울려 그 소리로 삼군의 사기를 올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은 신이 왕자성보⑧만 못합니다. 하오니 성보를 대사마(大司馬)로 임명하십시오. 옥사를 집행할 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않고 죄 없는 사람을 모함하지 않는 성정은 빈수무(賓須无)만 못하오니 빈수무를 대사리(大司理)에 세우십시오. 임금의 안색에 구애되지 않고 앞으로 나와 충간을 올려 결코 죽음도 불사하고 부귀에 마음이 꺾이지 않는 의기는 신이 동곽아(東郭牙)만 못하오니 동곽아를 대간(大諫)의 직에 임명하여 주옵소서. 주군께서 만약 나라를 다스리고 강병을 키우고 싶으시다면 이 다섯 사람이 있어야만 합니다. 군께서 정녕 패왕의 업을 이루고자 하신다면 신이 비록 재주가 부족하오나 군명을 받들어 이를 위해 미약한 힘이나마 전력을 다 바치겠습니다.」

환공이 관이오에게 상국의 벼슬을 내리고 제나라에서 걷는 일 년 치의 세금을 록으로 주었다. 그리고 습붕 이하 다섯 사람은 관중이 천거한 대로 그 벼슬에 임명하여 각기 자기의 맡은 바 직무에 임하게 하였다. 또한 성문 위에 방을 걸어 부국강병의 계책을 올리는 자는 모두 등용하여 그 계책을 실행하겠다고 했다.

6. 용인사해(用人四害)

- 인사에 해가 되는4가지-

어느 날 환공이 관중에게 물었다.

「과인이 불행하게도 사냥과 여자를 좋아하는 성격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패업을 이루는데 해가 되지 않겠습니다?」

「해가 되지 않습니다. 」

「그렇다면 어떤 성격이 패업을 이루는데 해가 됩니까?」

「현자를 몰라보는 것이 패업을 이루는 해가 되고, 현자를 알고도 쓰지 않음이 해가 되며, 데려다 쓰면서도 믿지 않으니 해가 됩니다. 또한 믿으면서 소인의 말에 귀를 기울임이 해가 됩니다.⑨」

「명심하겠습니다.」

이어서 제환공은 관중에게 국정의 모든 것을 맡겨 전결하도록 함과 동시에 그 호를 높여 중보(仲父)라 부르게 하고 고씨와 국씨보다 예를 더 정중하게 행하여 대하도록 하였다. 조정에 백관들을 불러 모은 환공이 다음과 같이 선포했다.

「나라의 모든 큰일은 먼저 중보에게 고하고 난 후에 나에게 보고하고, 그 밖의 모든 일은 중부의 결재를 맡아 시행토록 하라 」

또한 사대부들에게 이오라는 이름을 부르지 못하게 하고 귀천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중(仲)이라고 칭하게 하였다. 이것은 옛날 사람들은 자를 부름으로 해서 존경의 마음을 표시했기 때문이었다.

7. 장작패제(長勺敗齊)

- 장작의 싸움에서 제군을 물리치는 노나라-

한편 노장공은 제나라가 관중을 제상으로 삼았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노하면서 말했다.

「시백의 충언을 듣지 않은 것이 매우 후회스러운 일이나 포숙과 같은 일개 서생이 어찌 나를 이렇게 기만하는가?」

노장공이 곧바로 병거와 군사들을 징발하여 점검한 후, 그 숫자를 헤아리게 하고는 제나라를 정벌하여 건시에서의 원수를 갚으려고 하였다. 제환공이 또한 노장공이 군사를 일으키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관중에게 물었다.

「내가 군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의 나라로부터 침략을 빈번히 받게 됨을 원치 않습니다. 우리가 먼저 군사를 내어 노나라를 정벌하려고 하는데 중보의 의견은 어떠하십니까?」

「지금으로써는 군사에 대한 행정이 아직 정비되지 않아 출동할 수 없습니다.」

환공이 듣지 않고 포숙을 대장으로 중손추를 부장으로 삼아 군사를 대거 일으켜 장작(長勺)⑩으로 진격하여 노나라 군사들을 중도에 막으려고 했다. 노장공이 시백에게 의견을 물었다.

「제나라가 나를 기만하기를 이렇듯 심하게 하니 어떻게 하면 제나라를 혼내 줄 수 있겠는가?」

「신이 추천할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이 사람을 기용하면 제나라의 군사들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인가?」

「신이 추천하고자 하는 사람은 성은 조(曹)이며 이름은 귀(劌)라 합니다. 현재 동평(東平)⑪이란 고을에 은거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출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진실로 장군이나 재상의 재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공이 시백에게 명하여 동평으로 가서 조귀를 모셔오게 했다. 시백이 조귀를 보고 장공이 부른다는 말을 전했다. 조귀가 말했다.

「고기 먹는 사람도 계책을 못 내는데 어찌 콩잎을 먹고사는 사람에게서 계책을 구하십니까?」⑫

「콩잎 먹는 사람이 계책을 써야 장차 육식(肉食)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⑬

시백이 곧바로 조귀를 데려와 노장공에게 알현시켰다. 장공이 물었다.

「어떤 계책으로 제나라 군사들을 막겠는가?」

「전쟁의 일이란 임기응변을 구사하여 승리를 구하는 일이라 미리 어떻다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원컨대 신에게 병거 한 대를 내주시면 행군 중에 타고가면서 계책을 세울 수 있겠습니다.」

장공이 그 말을 듣고 기뻐하여 조귀를 자기의 수레에 같이 태우고 장작으로 달리게 했다. 제군을 이끌고 장작에 먼저 진군하여 진영를 세운 포숙은 노후가 군사를 이끌고 장작으로 접근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진채를 엄하고 단속하고 노군이 당도하기만을 기다렸다. 이윽고 장작에 당도한 노후는 군사들에게 명해 진채를 새우자 제노(齊魯) 두 나라 군사들은 대치상태에 들어갔다. 옛날 건시의 싸움에서 승리를 취한 포숙은 노나라 군사들을 얕보고 북을 울려 먼저 적진을 점령하는 자에게는 중상을 내리겠다는 군령을 발하고 군사들을 노나라 진영으로 돌격시켰다. 제나라 진영에서 들려오는 천지를 진동시키는 북소리를 들은 노장공도 역시 쟁이를 치고 북소리를 울려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아 제군을 맞이해서 싸울 태세를 갖추도록 했다. 그러나 조귀가 장공을 말리면서 말했다.

「제나라 군사들의 사기가 매우 날카롭습니다. 잠시 동정을 살피면서 기다려 보시기 바랍니다.」

노장공은 조귀을 말을 듣고 즉시 명을 취소하고 군중에 재차 군령을 전하게 하였다.

「군중을 소란스럽게 하는 자는 참한다.」

제나라 군사들이 노나라 진영을 향하여 돌격해 왔으나 노나라 군사들이 진지를 마치 철통같이 지키며 동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퇴각 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다시 제군 진영에서 북소리가 진동하고 군사들의 재차 돌격해 왔으나 노나라 군사들은 마치 아무 소리도 못들은 듯이 조용하여 제나라 군사들은 돌격을 멈추고 자기 진영으로 되돌아갔다. 포숙아가 보고 말했다.

「노나라 군사들은 싸움을 겁내고 있다. 다시 한 번 북소리를 울려 군사들을 돌격하게 하면 노나라 군사들은 반듯이 도망가고 말 것이다.」

한편 노나라 진영의 조귀가 또다시 제나라 진영에서 치는 북소리를 듣자 장공에게 말하였다.

「제나라 군사들을 이길 수 있는 시기는 바로 이때입니다. 속히 북을 쳐서 군사들을 앞으로 나아가 진격하게 명하시기 바랍니다.」

조귀가 말하기를 노나라는 이것이 처음으로 울리는 북소리고 제나라는 세 번째로 울리는 북소리라고 했다. 북을 울려 두 번이나 돌격했으나 노나라 군사들이 꼼짝하지 않자 제나라 군사들은 노군이 싸울 뜻이 없다고 생각하여 자기들 역시 싸우고자 하는 마음이 해이해지게 되었다. 이윽고 노나라 진영에서 북소리가 한 번 나자 노나라 병사들이 돌연히 일어나서 칼을 휘두르고 활을 쏘면서 돌격해왔다. 갑작스럽게 돌격해 오는 노군의 기세는 마치 질풍노도와 같아 제군은 감히 막을 수가 없었다. 결국 제나라 군사들은 노군에게 대패하여 십중 칠팔이 꺾이자 잔병들은 자기 진영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장공이 그 뒤를 추격하려고 하자 조귀가 말리면서 말했다.

「아직 불가합니다. 신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조귀는 즉시 병거에서 내려 제나라 병사들이 친 진지의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는 다시 병거에 올라 제나라 군사들이 도망친 방향을 먼발치로 쳐다본 후에 말했다.

「이제 추격하시면 되겠습니다. 」

노장공은 곧바로 병거를 몰아 제나라 군사들의 뒤를 추격하여30여 리쯤 갔다고 멈추고 되돌아 왔다. 노나라 군사들이 노획한 치중과 병장기 및 포로로 잡은 갑병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제17회로 계속』

주석

①정(丁)/ 부딪친다는 뜻이다. 양구(陽九)와 백육(百六)은 액운(厄運)을 의미한다. 옛날 역서에106년이 경과할 때마다 재앙을 닥쳐온다고 생각하여 양구의 액(厄)이라고 칭했다.

②당부(堂阜)/ 지금의 산동성 신문현(新汶縣) 동남20km

③成大事者不恤小恥(성대사자 불휼소치), 入大功者 不拘小諒(인대공자 불구소량).

④臣所不若夷吾者有五: 寬柔惠民, 弗若也; 治國家不失其柄, 弗若也; 忠臣加結于百姓, 弗若也; 制禮義可施于四方, 弗若也; 執枹鼓立于軍門, 使百姓敢戰無退, 弗若也

⑤서피(犀皮)/ 물소 혹은 코뿔소 가죽. 고대에 갑옷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었다.

⑥속(束)/ 고대에 화살을 세는 단위. 화살 한 속은50본이라고도 하고100본이라고도 한다.

⑦大夏之成, 非一木之材也, 大海之潤, 非一流之歸也

⑧왕자성보(王子成父)/ 주환왕(周桓王; 재위 전719-697)의 두 번째 아들로 환왕3년(전717년)에 태어났다. 원래 동주의 도성이었던 낙읍의 성보(成父)의 직에 있었다. 성보란 지금으로 말하면 수도서울의 시장 겸 경비사령관에 해당하는 관직명으로 후에 이름으로 삼았다. 재위22년 만인 기원전697년에 죽은 환왕은 아들 셋을 두었다. 첫째는 주장왕(周莊王) 희타(姬佗), 둘째가 왕자 희성보(姬成父), 막내가 희극(姬克)이다. 주장왕3년 기원전694년, 주공 흑견(黑肩)이 환왕이 죽을 때 남긴 유언을 지키기 위해 장왕을 죽이고 희극을 옹립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이에 신백(辛伯)이' 적서가 유별한데 적자를 폐하고 서자를 세우는 것은 내란의 원인이 될 것이오'라고 충고했다. 흑견이 듣지 않자 신백이 흑견의 음모를 장왕에게 고했다. 흑견을 장왕에게 잡혀서 죽고 희극은 연(燕)나라로 달아났다. 역사상 이를<자극(子克의 란>이라 한다. 그때 란을 피해 제나라로 달아난 성보는 관중의 천거에 의해 대부에 봉해지고 군사의 직을 총괄하는 대사마에 임명되었다. 제환공이 패권을 이루는데 군사적인 면에서 성보의 공이 지대했다. 후에 제나라에사 번성한 성보의 후손들은 낭야 왕씨를 이루고 성보는 낭야왕씨의 시조가 되었다.

⑨不知賢,害覇; 知賢而不用,害覇; 用而不任,害覇; 任而復而小人參之,害覇;

⑩장작(長勺)/ 지금의 산동성 래무시(萊蕪市) 20키로

⑪동평(東平)/ 지금의 산동성 동평현 경내 동쪽의 춘추 때 제나라 땅.

⑫肉食者無謀, 乃謀及藿食

⑬藿食者能謀, 行且肉食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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