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授詞却敵(수사각적), 伐衛破曹(벌위파적) > 2부4 유랑공자

제39회. 授詞却敵(수사각적), 伐衛破曹(벌위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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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승국 조회 4,206회 작성일 04-05-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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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授詞却敵 伐衛破曹(수사각적 벌위파조)

유하혜①로부터 계책을 받아 침략군을 물리친 전희(展喜)와

위(衛)와 조(曹)를 정벌하여 옛날의 원한을 갚는 진문공

1. 수사각적(授詞却敵)

- 유하혜(柳下惠)의 지혜를 빌려 적군을 격퇴시킨 전희 -

당진의 문공이 온(溫), 원(原), 양번(陽樊), 찬모(攢茅) 등 네 고을을 접수하여 조쇠와 극진을 남겨 지키도록 하고 자신은 본대의 병력을 이끌고 곧바로 태항산(太行山) 남쪽으로 나아갔다.

이때가 주양왕 17년 기원전 635년의 일이었다.

한편 제나라의 효공도 역시 부군 제환공이 이룩한 방백의 자리를 이어 받으려는 생각을 줄곧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제효공은 무휴(無虧)의 란 때 무휴를 지원했던 노희공에 대해 원한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제효공은 송양공이 주재한 녹상(鹿上)의 회맹에서 서명을 하지 않아 송나라와 사이가 벌어졌으며, 다시 초성왕이 주재한 우(盂) 땅의 회맹에는 아예 참석도 하지 않아 초나라와도 등을 돌려 고립되었다. 중원의 제후들 마음은 이미 제나라를 떠났기 때문에 임치성에는 각국에서 보내는 조빙 사절도 옛날처럼 오지 않았다. 효공은 마음속으로 분노하며 제나라의 군사를 이끌고 세 나라를 차례로 쳐들어가 용병을 하여 선군인 제환공의 이룬 업적을 다시 재현시키려고 했다. 군신들을 소집하여 모이도록 한 제효공이 물었다.

「선군께서 살아 계실 때에는 해를 거르지 않고 나라 밖으로 정벌을 나갔고, 하루라도 전투를 하지 않았던 날이 없었소. 오늘 조당에 편안히 앉아 있는 과인의 모습은 마치 단단한 껍질 안에 안주하고 있는 달팽이의 신세와 같아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아는 바가 없는 처지라 심히 부끄럽소. 옛날 노후가 무휴를 구원하기 위해 군사를 끌고 쳐들어와 과인을 심히 어렵게 만든 적 있었소. 이에 과인은 늦기는 했지만 그 죄를 물으려 하오. 지금 노나라는 북쪽으로는 위나라와 손을 잡고 남쪽으로는 초나라와 통호하고 있소. 만약 노나라가 이 두 나라와 힘을 합쳐 우리 제나라를 쳐들어온다면 어떻게 감당하겠소? 내가 들으니 요사이 노나라에 기근이 들었다 하는데 이 기회를 틈타 군사를 일으켜 그들의 계획을 미리 막고자 하는데 여러 경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의견을 말해 보시오.」

상경 고호(高虎)가 상주하였다.

「노나라가 여러 제후국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어, 비록 우리가 군사를 출동시켜 정벌한다고 해도 별로 성과가 없을 듯합니다.」

「비록 성과를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단 한 번 시도해 보면 여러 제후들의 모이고 흩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오.」

제효공은 즉시200승의 병거와 그에 따르는 보졸을 친히 인솔하여 노나라의 북쪽 국경을 향해 진격했다.

노나라의 변방을 지키는 수장이 소식을 듣고 사람을 보내 사태의 급함을 고했다. 그때 노나라는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싸울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 대부 장손신(臧孫辰)②이 노희공에게 말했다.

「제나라는 옛날에 우리가 무휴를 돕기 위해 군사를 동원한 일에 대해 깊은 원한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즐겨 싸우려는 의지가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싸워 봐야 이길 수 없습니다. 청컨대 임기응변에 능한 사절을 보내 사죄하여 제군을 물러가게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노나라에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이 있습니까?」

「신이 추천할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선공 때 사공(司空) 벼슬을 한 무해(無駭)라는 사람의 아들인데 성은 전(展)이고 이름은 획(獲)이라 하며 자는 자금(子禽)입니다. 형법을 주관하는 사사(士師)의 벼슬을 지냈는데 식읍은 유하(柳下)에 있습니다.이 사람은 외유내강의 성격에 아는 것이 많아 세상사의 모든 일에 통달한 위인입니다. 옛날에 그가 관직에 있을 때 법을 집행하다가 시세를 따르지 않고 윗사람의 뜻을 거슬러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가 은둔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사람을 불러내어 제나라 진영에 사자로 보낸다면 주군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고 제나라의 군사를 물러가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인도 이 사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현재 자기 식읍인 유하(柳下)에 있습니다.」

희공이 즉시 사람을 시켜 불러오게 했으나 전획은 병을 핑계로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 장손신이 다시 희공에게 말했다.

「지금 이름이 희(喜)라는 전흭의 종제가 조정에 하급 관료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도 구변이 다소 있으니 전희에게 명하여 전획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하라고 하신다면 필시 그 방법을 알아 가지고 올 것입니다.」

희공이 장손진의 말을 따랐다. 전희가 유하에 당도하여 전획을 만나 희공의 명을 전했다. 전획이 대답했다.

「제나라가 우리 노나라를 정벌하려고 하는 이유는 제환공의 패업을 계승하려는 뜻에서이다. 무릇 방백을 도모하려고 하는 자는 주왕실을 받드는 일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서 주나라의 개국조 무왕이 약속한 말을 가지고 제나라를 책한다면 어찌 뒷일을 걱정할 필요가 있겠느냐?」

전흭으로부터 깨우침을 얻은 전희가 유하에서 돌아와 희공에게 전획의 말을 전하면서 고했다.

「신은 형님으로부터 제나라 군사를 능히 물리칠 수 있는 계책을 얻었습니다.」

그때 노희공은 이미 제나라 군사들을 호군(犒軍)할 물품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희생에 필요한 짐승, 술과 곡식 및 비단 등의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 물품들을 준비하여 실은 여러 대의 수레를 전희에게 주어 제나라 군중으로 보냈다. 전희가 노나라 북쪽 경계로 달려갔으나 그때까지 제나라 군사들은 당도하지 않고 있었다. 전희는 제나라 군사들을 마중하기 위하여 앞으로 나아가 문남(汶南)③의 땅에이르자 그곳에서 제군(齊軍) 선발대와 만날 수 있었다. 제나라의 선봉군 대장은 최요(崔夭)가 이끌고 있었다. 전희가 가져간 예물을 접수한 최요가 전희를 본군으로 인도하여 제효공을 접견시켰다. 전희는 자기가 가지고온 호군에 필요한 물품들을 제효공에게 바치면서 말했다.

「전하께서 군사를 일으켜 친히 폐국의 경계에 임하신다는 소식을 들으신 과군께서, 신으로 하여금 상국의 군사를 호군하라는 임무를 맡기셨습니다. 」

「노후가 과인이 군사를 일으켜 정벌을 한다고 하니 간담이 서늘해졌기 때문이라!」

「소인배 같은 사람들은 혹시나 간담이 서늘해질지 몰라도 저희 노나라에 그런 소인배가 있는지 소신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소인배가 아니고 군자 된 사람이라면 두려울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너희 노나라에는 이제 시백(施伯)만한 지혜를 갖춘 문관도 이미 없고 조귀(曹劌)처럼 용기 있는 무장도 더 이상 없다. 더욱이 기근이 들어 들판에는 풀잎도 하나 없는데 무엇을 믿고 두렵지 않다고 하느냐?」

「저희 노나라같은 소국이 믿을 바가 무엇이 있겠습니까? 단지 믿고 있는 것은 옛날 주나라 천자께서 내리신 분부 밖에는 없습니다. 옛날 주무왕께서는 태공을 전하의 나라인 제(齊)에 봉하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드님이신 성왕(成王)께서는 우리의 선조이신 백금(伯禽)을 노(魯)에 봉하시었습니다. 주성왕께서는 태공과 백금의 부친이신 주공에게 희생(犧牲)을 잡아 하늘에 제사를 올리면서 서로 맹세하게 하셨습니다. 그 맹세에 이르기를 『대대손손 두 사람의 자손들은 왕실을 받들고 서로 해치지 않겠노라!』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서약서로 만들어 맹부(盟府)에 보관하고 지금도 태사로 하여금 관장하게 하고 있습니다. 환공께서는 아홉 번이나 제후들을 불러 회맹하실 때에도 우리의 선군이신 장공(庄公)과 가(柯)④ 땅의 회맹에서 그 왕명을 받들기로 다시 한 번 확인하셨습니다. 지금 전하께서 제후의 자리를 물려 받아 군위에 오르신지 이제 9년이 되어, 우리 노나라의 군신들은 목을 길게 내밀고 제나라를 쳐다보며 ‘선공이신 제환공께서 이룩한 백업을 계승하려고 그 동안 애써 배우고 수양을 하였으니 이제는 제후들과 친목을 도모 할 때가 되었겠다.’라고 말해 왔습니다. 군주님께서 우리나라를 정벌하시는 일은 선왕의 명을 버리시고 태공의 맹세를 어길 뿐만 아니라 환공께서 이룩하신 백업을 무너뜨리고 나라 사이의 좋은 관계를 원수지간으로 만드는 행위입니다. 저의 어리석은 소견으로 군주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 절대 그리 되지는 않으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어찌 군주님의 군사들을 두려워하겠습니까?」

「그대는 돌아가서 노후에게 내가‘노나라와 수호를 하고 싶다.’라고 전하라! 나는 다시는 군사를 동원하지 않겠노라!」

효공이 말을 마치고 즉시 군사를 거두어 돌아갔다. 잠연(潛淵) 선생은 장손신이 유하에 현인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를 천거하여 조정에서 같이 일을 하지 않은 행위를 시를 지어 비난했다.

북변의 봉화를 보고 노나라가 위험에 빠진 줄 알았다.

몇 마디 말로 적군을 물리친 공은 만고에 드문 일이었으나

장손신은 그런 현자를 위해 길을 열지 않아

유하읍의 전획은 초야에 묻혀 살다 죽었다.

北望烽烟魯勢危(북망봉연노세위)

片言退敵奏功奇(편언퇴적주공기)

臧孫不肯開賢路(장손불긍패현로)

柳下仍淹展士師(유하냉엄전사사)

2. 稚子慧眼(치자혜안)

- 어린 동자 위가(蔿賈)의 혜안 -

전희가 노나라로 돌아와서 희공에게 복명했다. 장손신이 말했다.

「제나라의 군사들이 비록 물러갔다 하나 그것은 실은 우리나라를 가볍게 보고 한 짓입니다. 신이 청컨대 중수(仲遂) 공자와 함께 초나라에 가서 군사를 청해 제나라를 정벌하도록 하여 제후로 하여금 감히 우리 노나라를 엿보지 못하게끔 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수년 동단 노나라의 복이 될 것입니다.」

노희공이 그의 말을 쫓아 즉시 공자수(公子遂)를 정사로 장손신을 부사로 하여 초나라에 사절로 보냈다. 장손신은 원래 초나라 대장 성득신과는 서로 안면이 있었기 때문에 그를 먼저 찾아가 초왕의 접견을 청했다. 성득신은 노나라 사신 일행을 초왕 앞으로 인도하여 접견하도록 했다. 장손신이 초왕을 뵙고 말했다.

「제나라는 녹상(鹿上)의 맹세를 어겨 배반하였고, 송나라는 초나라에 대항하여 홍수(泓水)에서 서로 싸웠음으로 두 나라는 모두 초나라의 원수가 됩니다. 대왕께서 만약 이 두 나라에게 죄를 물으시겠다면 우리 노후께서는 나라의 온힘을 기울려 대왕의 향도가 되어 돕겠다고 하셨습니다.」

초성왕이 듣고 대단히 기뻐했다. 성왕은 즉시 성득신을 대장으로 신공(申公) 숙후(叔侯)를 부장으로 삼아 군사를 이끌고 제나라를 정벌도록 명했다. 초나라 군사들은 제나라의 양곡(陽谷)⑤ 땅을 공격하여 점령했다. 성득신은 당시 초나라 본국에 망명생활을 하고 있던 제환공의 아들 공자옹(公子雍)을 불러다 양곡에 봉하고, 다시 효공이 즉위할 때 송나라 군사들에게 쫓겨 노나라로 달아나 살고 있던 옹무(雍巫)를 불러다 그곳의 읍재(邑宰)로 삼았다. 그때 제환공이 죽자 공자들의 란을 피해 섬진으로 달아났던 공자옹은 다시 초나라로 옮겨가 살고 있었다.⑥ 이어서 갑병 천 명과 함께 신공 숙후를 남겨 놓아 제나라의 군사들이 공격해 오면 노나라의 지원을 받아서 지키도록 한 후에 개선하고 돌아온 성득신이 초왕에게 복명했다. 그때 영윤 자문(子文)이 나이가 이미 들어 모든 정사를 성득신에게 넘기고 싶다는 뜻을 초성왕에게 청했다. 성왕이 듣고 말했다.

「과인이 송나라에 원한이 있다고는 하나, 제나라에는 그보다 원한이 더 깊었었습니다. 자옥(子玉)이 이미 제나라를 정벌하여 나의 원한을 갚아 주었으니 경은 나를 위하여 송나라를 정벌하여 정나라의 원수도 함께 갚아 주기 바랍니다. 경이 개선하여 돌아온 후에 경의 뜻을 들어드리면 어떻겠습니까?」

「신의 재주는 자옥에 훨씬 못 미칩니다. 원컨대 임무를 자옥에게 대신하게끔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고 제가 군사를 끌고 원정을 나갔다가는 대왕의 일을 그르치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해서입니다.」

「송나라가 이제 갓 당진을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우리 초나라가 송나라를 정벌한다면 당진은 틀림없이 송나라를 구원하기 위하여 군사를 보낼 것입니다. 당진과 송 두 나라를 동시에 상대하려면 경이 아니면 불가합니다. 경은 사양하지 말고 나를 위해 출정해 주기 바랍니다.」

성왕은 즉시 자문에게 명하여 규(暌)⑦ 땅에서 병거와 군사들과 거마를 사열하게 하고 군법을 밝히게 했다. 자문이 마음속으로 자옥의 능력을 돋보이게 하려는 마음으로 매일 모든 일을 대강대강 하여 오전 중에 끝마치고 한 사람의 병사들도 벌주지 않았다. 성왕이 보고 말했다.

「경은 군사를 사열하는데 단 한사람도 벌주지 않는데 그런 방법으로 어찌 위엄을 세울 수 있겠습니까?」

「신의 재주와 기력은 마치 만든 지 오래되어 늘어진 강노(强弩)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위엄을 세우시려고 하신다면 자옥이 아니면 불가합니다.」

성왕이 다시 성득신을 불러 군사들을 위(蔿)⑧ 땅에다 모이게 하고 병사들과 거마를 사열하게 했다. 그러자 모든 일은 정밀하고 치밀할 뿐만 아니라 군법도 엄히 세워 죄를 지은 자는 용서하지 않고 처벌하여 하루 종일이 걸려서야 치병의 일을 끝낼 수가 있었다. 채찍형에 해당하는 벌을 받은 병사의 수는 7명이며 귀를 뚫는 형벌을 받은 자는 3명이었다. 이윽고 병사들의 사열을 끝내고 종과 북소리를 높이라고 명하자 그 소리가 천지를 진동시켰고 정기는 일신되어 힘차게 펄럭였다. 성왕이 기뻐하며 말했다.

「과연 자옥은 장군의 재목이로다!

자문이 다시 정사를 자옥에게 넘겨야 한다고 청하자 성왕이 그때서야 비로소 허락하고 성득신을 영윤에 임명하여 군사의 일을 장악하게 했다. 군신들 모두가 찾아와 자문이 천거한 자옥이 영윤에 임명된 일을 축하했다. 자문은 술과 음식을 준비하여 모인 군신들을 접대했다. 그때 문무백관들은 모두 모였지만 단지 대부 위여신(蔿呂臣) 한 사람만은 불편한 몸으로 인해 참석할 수 없었다. 연회에서 술잔이 몇 순 배 돌아 군신들 모두가 술이 거나하게 되었을 때 심부름하는 사람이 와서 자문에게 고했다.

「문 밖에 어린 동자아이가 와서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자문이 접견을 허락하고 데려오라고 했다. 자문의 면전에 선 동자 아이가 두 손을 높이 들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린 후에 천연덕스럽게 자리를 찾아가 말석에 앉았다. 이어서 술을 마시며 음식을 들고 고기를 마음껏 먹는데 마치 자기 앞에 아무도 없는 듯이 방약무인하게 굴었다. 사람들 중에 그 아이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는데 곧 위여신의 아들로 이름이 위가(蔿賈)였다. 위가의 나이는 당시 겨우 13세의 어린 동자였다. 자문이 위가의 태도가 범상치 않다고 여겨 가까이 불러 물었다.

「오늘 나라에서 대장 한 사람을 얻어 원로대신들이 모두 나에게 경하의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그대 동자만은 유독 경하의 말을 올리지 않으니 어찌된 연유인가?」

위가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여러 대신들께서는 경하의 말을 올리셨지만 어리석은 저는 조상(弔喪)을 올려야 되겠습니다.」

자문이 듣고 노하여 말했다.

「네가 조상 운운하니 그 이유가 무엇이냐?」

「어리석은 소인이 보건대, 자옥이라는 위인은 매사에 용력만을 믿고 일에 임하고 일을 결단하는데 밝지 못합니다. 능히 앞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뒤로 물러설 줄 모릅니다. 따라서 그를 싸움을 돕는 일에는 쓸 수 있지만 전권을 맡기면 안 됩니다. 만약 그에게 군정을 모두 위임한다면 필시 일을 그르칠 것입니다.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라는 옛말은 자옥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한 사람을 천거하여 나라를 그르치게 하니 어찌 경하의 말을 올릴 수 있겠습니까? 기다렸다가 그가 싸움에 지지 않음을 보고 경하의 말을 올려도 늦지는 않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자문의 좌우에 있던 군신들이 말했다.

「이 어린아이가 지껄이는 철없는 소리에 괘념치 마시기 바랍니다.」

위가가 말을 마치더니 크게 웃으며 자리에서 물러 나와 밖으로 물러갔다. 여러 대신들도 모두 헤어져 자문의 집에서 나왔다.

3. 호학지장 방능용병(好學之將 方能用兵)

- 학문이 깊은 장수만이 용병을 잘할 수 있다. -

다음날 성득신을 대장으로 임명한 성왕은 친히 대군을 이끌고 출동하여 도중에 진(陳), 채(蔡), 정(鄭), 허(許) 등의 사국 제후의 군사들을 규합한 후에 송나라를 정벌하려고 했다. 이윽고 초나라와 사로 제후국 병사들이 송나라에 경계를 넘어 민읍(緡邑)⑨을 포위했다. 송성공(宋成公)은 사마 공손고(公孫固)를 시켜 당진에 가서 사태의 위급함을 고하며 구원을 청하게 했다. 당진의 문공이 군신들을 모이게 한 후 그 대책을 물었다. 선진(先軫)이 앞으로 나와 진언했다.

「오늘날 천하의 정세는 초나라가 강대한 자기의 힘만을 오로지 믿고 천하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그러니 옛날 주군이 초나라에 몸을 의탁하고 계실 때 사사로이 받은 은혜가 있었다고 해서 더 이상 더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초나라는 이미 제나라를 정벌해 양곡땅을 점령한 후에 군사를 주둔시키고 있어 이미 중원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중원의 재난을 구하고 환난을 제거하라는 뜻입니다. 이번의 거사로 초나라를 정벌하여 위엄을 세운다면 백업을 이룰 수 있습니다.」

「병화를 당하고 있는 제와 송 두 나라를 도우려면 어찌 해야 합니까?」

호언이 말했다.

「초나라가 조(曹)나라와 얼마 전에 통호를 하고 다시 새로이 위나라와 혼인을 하여 인척지간을 맺었습니다. 이 두 나라는 모두 주공의 원수나라입니다. 만약 군사를 일으켜 조위(曹衛) 두 나라를 토벌한다면 초나라는 이 두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필시 군사를 움직일 것입니다. 이로써 제나라와 송나라는 초나라의 군사적인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좋은 계책입니다.」

문공은 즉시 그 계책을 공손고에게 일러주며, 송나라에 돌아가 수비만을 굳게 하고 있으면 머지않아 초나라의 군사가 스스로 포위를 풀고 물러나게 하겠다는 뜻을 송공에게 전하게 했다. 공손고가 명을 받고 송나라로 돌아갔다. 문공이 군사의 수가 적음을 걱정하자 조쇠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

「옛 제도에 제일 큰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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