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株林宣淫(주림선음) 蹊田奪牛牛(혜잔탈우) > 3부5 초장왕

제53회. 株林宣淫(주림선음) 蹊田奪牛牛(혜잔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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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승국 조회 4,461회 작성일 04-05-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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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회 株林宣淫 蹊田奪牛(주림선음 혜전탈우)

주림에서 신하들과 함께 혼음을 즐기다가 시해당하는 진영공과

시군의 죄를 묻는다는 핑계로 진나라를 멸한 초장왕

1. 泄冶直音 身死名高(설야직음 신사명고)

- 직간하다가 몸은 죽었으나 이름을 역사에 남긴 진나라의 충신 설야(泄冶)

진영공과 공녕, 의행보 등 군주와 신하 세 사람은 모두 하희가 준 속옷을 껴입고 조당에 올라 서로 희롱했다. 세 사람이 조당을 어지럽히는 소리를 들은 설야가 즉시 옷깃을 단정하게 여민 후에, 홀(笏)을 두 손으로 바쳐 들고 조문을 통하여 조당으로 다시 들어갔다. 공녕과 의행보 두 사람은 평소에 올곧은 설야를 싫어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설야가 조당에 다시 나타나자 세 사람은 필시 직간을 올리기 위해서라고 짐작했다. 두 사람이 즉시 영공에게 인사를 드리고 물러 나와 조당 밖으로 나가 몸을 피했다. 영공도 역시 옥좌에서 일어나 몸을 빼내어 자리를 피하려고 했으나 설야가 성큼성큼 당상으로 올라가 영공의 옷깃을 붙잡으며 무릎을 꿇고 간했다.

「신은 ‘군신간에는 서로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하여야 하며 남녀 간에는 서로 삼가 해야 한다’라고 알고 있습니다. 금일 주공께서는《주남(周南)》①에서 이르는 가르침을 전혀 깨닫지 못하시고 나라 안의 부녀자들로 하여금 정조를 잃게 하시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군신 간에 음락을 공공연히 자행하면서 조당에 올라 서로 간에 음행을 자랑하는 더러운 소리가 조당 안에 가득하니 군주로써의 염치와 체통이 모두 땅에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군신 간에는 서로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하여야만이 남녀 간에도 구분이 생기는 법인데 이제 윤리가 땅에 떨어져 이미 극에 달했습니다. 무릇 공경하지 않게 되면 서로 간에 태만히 대하게 되고, 남녀가 구분이 없어지게 되면 기강이 문란해져 상호간에 조심하지 않게 됩니다. 남녀 간의 기강이 문란하게 되면 결국은 나라가 망하는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주군께서는 이 점을 명심하시어 반드시 그 나쁜 버릇을 고치셔야만 합니다.」

설야의 질타하는 소리에 영공은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고 소매로 얼굴을 가리면서 말했다.

「과인이 저지른 잘못을 지금은 뉘우치고 있으니 경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마오!」

설야가 인사를 드리고 조문 밖으로 나갔다. 그때 공녕과 의행보는 아직 가지 않고 조문 밖에 서성거리면서 조당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엿보고 있었다. 잠시 후에 노기등등하여 조문 밖으로 나오는 설야의 모습을 본 두 사람은 재빠르게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 몸을 피하려고 했다. 설야가 이미 두 사람을 보고 큰 소리로 불러 세우고는 목소리를 높여 야단쳤다.

「군주가 선한 일을 행하면 신하된 자는 마땅히 장려하여 널리 알려야 하며, 군주가 나쁜 짓을 하면 그 신하된 자는 마땅히 그 행함을 막아야 하거늘 지금 그대들이 스스로 나쁜 짓을 행하고 또한 그로써 군주를 꾀어내어 오히려 함께 자행한 못된 짓을 나라 안에 널리 알려 백성들로 하여금 보고 듣게 하였으니 어찌 백성들을 다스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고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로다!」

두 사람이 한 마디도 대꾸하지 못하고 그저 「예, 예」라고 대답하며 가르침을 주어 감사하다는 말만 되풀이하였다. 설야가 물러가자 공녕과 의행보 두 사람이 영공에게 알현을 청한 후 들어와 설야가 그 군주를 책망한 말을 상세하고 전하며 말했다.

「주공께서는 오늘 이후로는 주림에 다시는 놀러 가실 수 없게 되었습니다.」

「두 경들은 주림에 가서 놀고 싶지 않단 말이오?」

공녕과 의행보가 이구동성으로 영공에게 말했다.

「설야가 한 말은 주군이 지켜야하는 일이니 우리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설야는 신하된 저희들은 주림에 놀러 갈 수 있으나 군주이신 주공께서는 가시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영공이 안색을 바꾸며 정색을 하며 말했다.

「과인이 차라리 설야에게 죄를 지을망정 어찌 주림에서의 즐거움을 버릴 수 있겠소?」

공녕과 의행보가 다시 영공에게 말했다.

「주공께서 주림에 다시 간다고 하면 설야가 앞을 가로막으며 매우 성가시게 할 텐데 그때는 어쩌시겠습니까?」

「두 경에게 설야의 입을 막게 할 좋은 계책이 없겠소?」

공녕이 나서서 말했다.

「만약 설야의 입을 막고자 한다면 그로 하여금 그의 입을 열지 못하게 막으면 그뿐입니다.」

영공이 웃으면서 말했다.

「설야가 자기 입으로 말을 하는데 내가 어떻게 그로 하여금 말을 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단 말이오?」

의행보가 공녕의 말에 맞장구쳤다.

「공녕이 말하는 뜻을 신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무릇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입니다. 주공께서 교지를 내려 설야를 죽이도록 하면 주공께서는 죽을 때까지 주림에 가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과인은 도저히 그 일만은 못하겠소!」

공녕이 포기하지 않고 영공을 꼬드겼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시켜 죽이도록 하면 어떻겠습니까?」

결국은 영공이 머리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경이 알아서 처리하시오!」

영공에게 인사를 올리고 조문 밖으로 나간 후에 은밀한 곳으로 가서 설야를 죽일 일을 상의한 두 사람은 많은 재물로 자객 한 사람을 사서 설야를 죽이도록 했다. 며칠 후 자객이 설야가 지나다니는 길목에 잠복하고 있다가 그가 입조할 때를 기다려 갑자기 달려들어 칼로 찔러 죽였다. 성안의 백성들은 모두 영공이 사람을 시켜서 설야를 죽인 것으로 알았지 공녕과 의행보 두 사람이 모의하여 죽인 줄은 몰랐다. 사관이 시를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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