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縱屬亡師(종속망사), 托優悟主(탁우오주) > 3부5 초장왕

제54회. 縱屬亡師(종속망사), 托優悟主(탁우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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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승국 조회 4,106회 작성일 04-05-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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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회 縱屬亡師 托優悟主(종속망사 탁우오주)

부하장수들을 다스리지 군사를 잃은 당진의 순림보(荀林父)와

연극으로 초장왕을 깨우친 초나라의 배우 우맹(優孟)

1. 有帥不從 邲戰大敗(유수부종 필전대패)

- 대장의 명을 따르지 않은 당진군이 필의 싸움에서 초군에게 대패하다. -

한편 당진의 경공3년은 주정왕(周定王) 10년, 기원전 597년이다.

이 해에 초장왕이 정나라에 대한 정벌군을 이끌고 친히 원정길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한 진경공(晉景公)은 정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키고 각 부서에 장수를 임명했다. 총사령관 격인 중군원수에는 순림보를, 그 부수에는 선곡(先穀)을 위시하여, 상군원수와 부수에는 사회와 극극(郤克)을, 하군원수와 부수에는 조삭과 란서(欒西)를 각각 임명하고, 그밖에 조괄(趙括), 조영제(趙嬰齊)는 중군대부에, 공삭(鞏朔), 한천(韓穿)은 상군대부에, 순수(荀首), 조동(趙同)은 하군대부로, 한궐은 중군사마에 임명했다. 그밖에 위기(魏錡), 조전(趙旃), 순앵(荀罃), 봉백(逢伯), 포계(鮑癸)등 10여 명은 부장(部將)으로 종군을 명받았다.①

병거600승의 대군으로 편성된 당진군은 그해 여름 6월에 강주성을 출발하여 황하의 나루에 당도했다. 정나라 정세를 살피고 돌아온 정탐병의 보고에 의하면 오랫동안 초나라의 공격에 시달리던 정나라가 당진의 구원군이 당도하지 않자 이미 초군에 항복해 버리고, 초나라 군사들도 이미 북쪽으로 우회하여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순림보가 여러 장수들을 불러 앞으로 계속 진군할 것인지 아니면 군사를 물리쳐 회군할 것인지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상군원수 사회가 말했다.

「우리가 정나라를 구원하러 왔으나 시간에 대지 못했으니 초나라와 싸울 명분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차라리 군사를 물리쳐 본국으로 회군하여 다음기회를 기다리면 어떻겠습니까?」

순림보가 사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즉시 여러 장수들에게 명하여 군사들의 행군 방향을 돌려 본국으로 회군하라는 군령을 내렸다. 그러나 순림보의 중군 휘하에 속하는 장군 한 사람이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회군은 절대 불가합니다. 우리 당진이 능히 천하의 제후들을 거느릴 수 있는 이유는 제후국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는 도와주고 외침을 당했을 때는 우리가 구원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금일 정나라가 우리의 구원병을 기다리다가 지쳐 부득이 초나라에 항복하였는데 우리가 만약 초나라의 의도를 좌절시킨다면 정나라는 필시 우리편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 정나라를 내버려두고 초나라 군사를 피해 도망친다면 천하의 작은 나라들이 어찌 우리를 믿고 의지하겠습니까? 이후로 우리 당진국은 두 번 다시 제후들을 이끌 수 없을 것입니다. 원수께서 굳이 군사를 물리치려고 한다면 소장들만이라도 본부의 전대를 이끌고 앞으로 나아가 초나라의 군사들을 막겠습니다.」

순림보가 보니 말하는 사람은 자가 체자(彘子)라고 부르는 중군부수 선곡(先穀)이었다. 순림보가 선곡을 향해 말했다.

「초왕이 친히 군사를 이끌고 와서 중군에 있을 뿐만 아니라 초나라의 군사들은 강하고 장수들은 즐비한데 그대가 일부의 군사들만을 끌고 혼자 하수를 건너 초군과 전투를 벌이는 행위는 마치 굶주린 호랑이 아가리로 자청해서 들어가는 어리석은 짓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무모한 짓이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된단 말인가?」

선곡이 목소리를 더욱 높여 외쳤다.

「나라도 싸우러 가지 않는다면 세상 사람들은 당당한 당진국에는 한 사람의 용감한 장수도 없다고 말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이런 치욕을 당하고 살 수 있겠습니까? 이번의 출전에서 내가 비록 싸우다가 우리 진영 앞에서 죽는다 할지라도 저는 결코 뜻은 꺾을 수 없습니다.」

선곡이 말을 마치고 곧장 영문 밖으로 뛰쳐나가던 중에 중군과 하군의 대부 직을 맡고 있던 조괄 조동형제들과 마주쳤다. 선곡은 순원수가 군사를 후퇴시키라는 명을 내렸다고 조씨 형제들에게 전하며 말했다.

「원수가 초나라 군사들을 두려워하여 군사를 돌리려고 하고 있어 나 혼자만이라도 황하를 건너 초나라와 일전을 불사하려고 합니다.」

조씨 형제가 말했다.

「대장부라면 마땅히 선곡 부원수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형제도 휘하의 군사를 이끌고 부원수 뒤를 따르겠습니다.」

순림보의 군령을 무시한 세 사람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휘하의 군사들을 이끌고 황하를 건넜다. 같은 하군대부 직에 있던 순수는 조동이 보이지 않자 군사들에게 그의 행방을 물었다. 군사들이 대답했다.

「초군과 싸움을 하기 위해 선곡장군의 뒤를 따라 갔습니다.」

크게 놀란 순수가 사마 한궐에게 고하자 한궐은 다시 중군으로 달려가 순림보에게 고했다.

「어떻게 하여 원수께서는 체자가 이미 하수를 건넜다는 사실을 모르시고 계십니까? 만약에 그가 거느린 군사들이 초나라 군사들과 만나 교전을 하게 되면 중과부적으로 필시 싸움에서 패할 것입니다. 원수께서는 중군원수의 직에 있어 삼군의 총지휘를 맡고 계십니다. 체자가 싸움에서 패하여 군사를 잃어버리게 되면 그 허물은 원수에게 있게 됩니다. 장차 어찌하시려고 그러십니까?」

한궐의 말에 모골이 송연하게 된 순림보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대책을 물었다. 한궐이 대답했다.

「일이 기왕지사 이리 되었으니 차라리 삼군을 모두 전진시키십시오. 만약에 싸움에 이기게 되면 원수의 공이 될 것이며 만일 이기지 못하더라도 여섯 사람의 대장들이 그 책임을 나누어 갖기 때문에 패전의 책임을 혼자서 모두 지지 않아도 됩니다.」

순림보가 읍을 하며 말했다.

「그대의 말을 따르리라!. 」

순림보가 즉시 삼군에게 령을 내려 하수를 건너도록 했다. 하수를 도하한 당진군은 하수 남안의 오(敖)와 호(鄗)②) 두 산 사이에 진영을 세웠다. 먼저 하수를 건너 진을 치고 있던 선곡이 기뻐하며 말했다.

「나는 원래 선원수가 내 말을 따르리라고 생각했다.」

2. 좌관성패 택강이사(坐觀成敗 擇强而事)

- 진초의 싸움을 부추겨 승전한 나라를 받드려는 정나라 -

한편 당진의 대군이 황하를 건넜다는 소식을 들은 정양공은, 만일 당진이 초나라와의 싸움에서 이기게 될 경우, 장차 정나라가 초나라에게 항복한 죄를 추궁 당할까 걱정했다. 그는 즉시 군신들을 모이게 한 다음에 그 계책을 물었다. 대부 황수(皇戍)가 말했다.

「신이 주군을 위해 당진의 진영에 사신으로 가서 초나라와 싸움을 벌이도록 권하겠습니다. 당진이 이기면 우리는 당진을 따르면 될 것이고 초나라가 이기면 초나라를 따르면 될 것입니다. 싸움에 이긴 강한 나라를 택하면 그뿐일 텐데 무엇을 걱정하십니까?」

정백은 그 계책이 훌륭하다고 생각하여 즉시 황수를 사자로 삼아 당진의 군중으로 보냈다. 당진군의 진영으로 달려간 황수는 정백의 명이라 하면서 말했다.

「저희 주군께서는 상국의 구원병을 마치 가뭄 끝에 단비를 구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초나라에 저항하였었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던 상국의 구원병을 기다리다 못해 더 이상 저항하다가는 사직이 위태롭게 된다고 걱정하여 할 수 없이 초나라에 투항하여 구차하게 사직의 안정을 구했습니다. 잠시 초나라에 항복하여 나라의 패망을 면한 것이지 어찌 감히 우리 정나라가 당진을 배반할 수 있었겠습니까? 지금 초나라가 정나라와의 싸움에서 이긴 관계로 군사들이 교만하게 되었으며 또한 본국에서 떠난 지가 이미 오래되어 군사들은 피로에 지쳐 있습니다. 만약에 당진이 초나라를 공격한다면 우리 정나라도 당진을 위하여 초나라의 후위에서 돕겠습니다.」

정나라 사신의 해명을 들은 당진의 장수들은 황수에게 밖에서 기다리게 한 후에 각기 의견들을 말했다.

선곡이 먼저 일어나 말했다.

「초나라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정나라를 복속 시킬 수 있는 지의 여부는 이 한 번의 싸움에 달려 있습니다.」

란서가 신중론을 폈다.

「정나라의 마음은 변화가 무상해서 그들의 말을 믿으시면 안 됩니다.」

그러자 조동과 조괄이 한 목소리로 선곡의 말을 거들었다.

「속국이 우리의 싸움을 돕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우리가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있단 말입니까? 체자의 말을 따라야 합니다.」

선곡 등의 세 사람은 즉시 순림보의 의견도 물어보지도 않고 막사 밖으로 나가 기다리고 있던 황수에게 초나라에 대항하여 정나라와 같이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당진의 진영에서는, 정양공이 별도의 사자를 초나라 진영에 보내어 역시 초나라로 하여금 당진과의 싸움을 부추기고 있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나라는 양쪽으로 하여금 싸우게 하고, 자기들은 가만히 앉아서 구경한 후에 이기는 쪽에 붙으려고는 계획이었다. 초나라 영윤 손숙오는 당진군의 수가 매우 많음을 걱정하여 장왕에게 말했다.

「당진군이 우리와 결전할 것인지의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그들에게 화전을 청하셔도 아직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화전 요청을 당진군이 받아들이지 않아 결전에 임하게 된다면 전쟁의 책임은 당진군에 있게 될 것입니다.」

손숙오의 말이 옳다고 생각한 장왕은 채구거(蔡鳩居)를 사자로 당진의 진영으로 보내어 결전을 피하고 화의를 맺자고 요청했다. 순림보가 기뻐하여 말했다.

「화전을 맺음은 두 나라에게 참으로 다행한 일이오!」

그러나 순림보의 곁에 있던 선곡이 갑자기 앞으로 나가더니 채구거를 보고 큰소리로 욕을 해 대었다.

「너희들이 우리의 속국을 빼앗아간 후에 다시 화전을 청하는 수작은 우리의 경계심을 늦추어 보려는 심사가 아닌가? 우리 원수께서는 화전에 동의하겠지만 나 선곡은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결코 너희들 군사들을 한 사람도 살려 돌려보내지 않을 작정이다. 조만간에 나의 혹독한 수단올 보고 원망한들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빨리 돌아가 너희 왕에게 즉시 도망쳐 목숨을 부지하라는 나의 말을 전해라!」

선곡으로부터 한바탕 수모를 당한 채구거가 머리를 조아리고 당진의 군영에서 빠져 나오다가 다시 조동과 조괄 형제를 만나게 되었다. 조씨 형제들이 칼을 빼어 들고 채구거를 겨누며 말했다.

「빨리 사라지지 않고 무엇하느냐? 또다시 너의 모습이 우리 눈에 띄게 된다면 이 칼이 용서하지 않으리라!」

두 사람에게서 도망치다시피 황급히 발걸음을 빨리 하여 당진군의 진영을 빠져나가려고 하는 순간 이번에는 조전을 만났는데 그 역시 질세라 채구거를 향해 활에 화살을 재고 겨누면서 말했다.

「내 마땅히 너를 이 화살로 쏴 죽여야 마땅하나 조만 간에 너를 사로잡을 것인즉 잠시 놓아주겠다. 너는 빨리 달려가 나의 뜻을 너희 만왕(蠻王)에게 확실히 전해라!」

3. 一箭中鹿 禮退追兵(일전중록 예퇴추병)

- 사슴을 잡아 예물로 바쳐 추격병을 물리친 진초(晉楚) 두 나라의 장수들 -

채구거가 초나라의 본채에 돌아와서 당진의 장수들에게 당한 수모를 장왕에게 고했다. 장왕이 대노하여 여러 장수들에게 물었다.

「누가 나가서 당진의 군사들 진영 앞으로 나가 싸움을 돋우겠는가?」

대장 락백이 큰 소리로 대답하며 앞으로 나왔다.

「원컨대 신이 출전하겠습니다.」

락백이 허백(許伯)을 어자(御者)로 섭숙(攝叔)을 차우(車右)로 삼아 병거에 올라 당진군의 진영을 향해 달려갔다. 그가 탄 병거가 질풍처럼 달려 당도한 당진군의 진영 앞은 생각과는 달리 적막감으로 덮여있어 고요하기만 했다. 좌우를 살핀 락백은 당진군의 동태를 살펴보기 위해 병거를 멈추게 한 후에 허백을 병거에서 내리게 하고 그에게서 말의 고삐를 넘겨받았다. 허백이 말의 장식을 매만져 바로잡고 말과 수레를 연결한 가죽 끈을 다시 단단히 메는 척 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락백의 병거 곁을 10여 명의 당진군이 무심코 지나쳐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마침내 적군을 발견한 락백이 병거 위에서 유유자적한 태도로 그들을 향해 화살 한 발을 쏘았다. 이동하던 당진의 군사 한 명이 화살에 맞아 땅에 쓰러졌다. 그 틈을 노린 섭숙이 비호처럼 병거에서 뛰어 내려 맨손으로 군사 한 사람을 생포하여 다시 올라탔다. 갑작스러운 초군의 출현에 남은 당진의 군사들은 놀라 비명을 지르며 모두 흩어져 달아났다. 한바탕 소란이 끝나자 수레에 오른 허백에게 말고삐를 건네 준 락백은 수레를 몰라 당진군 진영 앞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했다. 초나라 장수 한명이 싸움을 도발하기 위해 출전하여 그들의 부하 군사를 살해했다는 보고를 받은 당진의 장수들은 세 대의 병거에 나누어 타고 진채의 영문을 통해 락백의 병거를 목표로 삼아 달려 나왔다. 포계(鮑癸)를 중심으로, 그 왼쪽은 봉녕(逢寧)이, 오른쪽은 봉개(逢盖)가 병거를 타고 쏜살같이 자신의 병거를 향해 달려 나오는 한 떼의 초군을 발견한 락백은 허백에게 수레의 방향을 바꾸어 본대로 퇴각하라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말했다.

「내가 나의 뒤를 쫓아오는 당진군의 왼쪽에는 말을 쏘겠고 오른쪽은 사람을 쏘겠다. 만약 내가 쏜 화살이 명중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 싸움에서 졌음을 인정하겠다.」

즉시 조궁(雕弓)에 화살을 재어 잔뜩 잡아당긴 락백이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화살을 날렸다. 락백이 쏜 화살은 손살 같이 날아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당진군의 말과 병사를 맞추었다. 왼쪽으로 날린 화살은 당진군의 병거를 끌던 서너 마리의 군마에 명중했다. 활을 맞은 말들이 모두 넘어져서 당진군의 병거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오른쪽에서 달려오던 봉개(逢盖) 역시 락백이 쏜 화살을 얼굴에 맞아 병거 위에서 넘어졌다. 봉개가 탄 병거의 뒤를 따르던 당진의 보졸들 몇 명도 락백이 계속해서 쏘는 화살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좌우 양쪽에서 달려오던 당진군은 락백의 화살에 겁을 먹고 더 이상 그 뒤를 추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 사이에 가운데 길을 취하여 뒤따르고 있던 포계(鮑癸)의 병거와 군사들은 락백의 뒤를 바싹 쫓아와서 거의 따라잡을 정도로 접근했다. 그때는 락백의 수중에는 단지 한 개의 화살만이 남아 있었다. 그가 화살을 활에 재어 포계(鮑癸)를 향하여 쏘려고 하다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 화살로 뒤따라오고 달려들고 있는 저 당진의 장수를 쏘아 맞추지 못한다면 나는 필시 그의 포로가 되고 말 것이다.」

락백이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는 사이에 뒤를 추격해 오고 있던 포계의 전차에 의해 자기 수레가 거의 따라잡히려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방에서 고라니 한 마리가 나타나서 락백의 수레 앞으로 달려 지나갔다. 락백은 포계를 향해 쏘려던 마음을 고쳐먹고 마지막 남은 화살 한 대를 고라니를 향해 쐈다. 화살은 곧바로 날아가 고라니의 가슴을 맞추었다. 수레를 멈춘 그는 즉시 차우 섭숙으로 하여금 수레에서 내려 고라니를 끌고 와 뒤 따라 오던 당진의 장수에게 바치도록 명하고 자기는 소리쳐 말했다.

「원컨대 뒤따라오느라 수고가 많은 당진의 장수에게 선물하여 그 노고를 위로하고자 한다.」

그때까지 한 번도 빗나가지 않는 락백의 귀신같은 활 솜씨를 보고 마음속으로 두려워하고 있던 포계는 뜻밖에 적장으로부터 고라니 한 마리를 선물받자 못이기는 척 탄식하며 말했다.

「초나라 장수가 이렇듯 예의가 밝으니 내가 감히 범하지 못하겠노라!」

포계는 락백을 뒤따르다 말고 좌우의 병거를 이끌고 자기 본진으로 돌아갔다. 초나라의 추격병들을 물리친 락백이 수레의 속도를 늦추게 하여 유유히 초나라 진영으로 돌아왔다. 이를 두고 노래한 시가 있다.

단거로 달려와 영웅 호걸들에게 싸움을 청하니

병거소리는 번개와 같았고 말은 용과 같았다.

신전장군(神箭將軍)을 그 누가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추격군은 목을 움츠리고 바람과 같이 돌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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