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회. 欒氏滅族(란씨멸족) 杞梁死戰(기량사전) > 3부6 이일대로

제64회. 欒氏滅族(란씨멸족) 杞梁死戰(기량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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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승국 조회 5,801회 작성일 04-05-1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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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欒盈滅族 杞梁死戰(란영멸족 기량사전)

곡옥성에서 멸족을 당한 란영과

거성(莒城)의 차우문에서 전사한 제장(齊將) 기량

1. 力士督戎(장사독융)

- 불세출의 장사 독융 -

비록 아들 범앙을 보내 위서(魏舒)를 데려오라고 하기는 했지만 그때까지 위서가 자기편에 설 것인지 아니면 란영의 편에 설 것인지를 알 수 없었던 범개는 앞으로의 일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범앙은 범개가 오는지를 보기 위해 친히 고궁의 성루에 올라 성 밖을 살폈다. 이윽고 서북방으로부터 한 떼의 병거와 보졸들이 고궁의 문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것을 보였다. 그들이 가까이 당도하여 보니 범앙과 위서가 탄 수레와 그들의 뒤를 따르고 있던 병거와 군사들이었다. 범개가 기뻐하며 말했다.

「이제는 란씨들이 세가 고립되어 한 번 싸워 볼만하겠다.」

범앙은 즉시 군사들에게 명하여 고궁의 문을 열고 두 사람과 그 뒤를 따르고 있던 군사들을 들어오게 했다. 위서가 범개를 보자 안색이 돌연히 바뀌더니 불안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 범개가 위서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자세한 내막도 모르면서 장군이 란씨와 친분이 매우 깊다고 했지만 이 범개는 장군이 그럴 리가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힘을 합쳐 란씨들을 없애 버릴 수만 있다면 내 마땅히 그 보답으로 곡옥의 땅을 장군에게 드리도록 하리다!」

위서는 이때 이미 범씨들이 만들어 놓은 우리 안에 갇힌 신세가 되어 그저 「 예, 예 」 라고 대답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곧이어 위서는 여러 군신들과 같이 평공을 배알하였다. 시간이 얼마간 지나자 조무(趙武), 순오(荀吳), 지삭(智朔), 한무기(韓无忌), 한기(韓起), 기오(祁午), 양설적(羊舌赤), 양설힐(羊舌肹), 장맹적(張孟趯) 등 많은 신하들이 줄을 이어 당도하였는데 모두가 병거와 군사들을 끌고 와 그들이 끌고 온 군사들은 그 수효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났다. 원래 고궁은 남북으로 문이 두 개밖에 없었는데 모두가 견고하기가 그지없었다. 범개가 조무와 한기에게 두 집안의 군사들을 이끌고 힘을 합하여 남쪽의 관문을 두 겹으로 지키게 하고, 다른 한편 한무기 형제는 그 가병들과 함께 북쪽의 관문을 지키게 했다. 기오와 그 밖의 여러 신하들은 고궁의 주위를 순시하면서 경계하도록 하고 범씨 부자는 평공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켰다.

한편 신강성에 이미 입성한 란영은 위서가 나와서 자기를 마중하지 않자 마음속으로 의심을 품게 되었다. 즉시 성안의 저잣거리 어귀에 진을 치도록 하고 사람을 시켜 위서에 대한 소식을 알아보도록 했다. 정탐하러 간 사람이 돌아와 보고했다.

「주공은 이미 고궁으로 몸을 피했고 백관들도 모두 따라 갔다 합니다. 그 중에 위서도 섞여서 같이 동행했다고 합니다.」

란영이 크게 노하며 말했다.

「위서란 놈이 나를 속였구나! 내가 그를 만나게 된다면 내 마땅히 죽이리라!」

란영이 한편으로 독융을 격려하며 그의 등 뒤에 대고 말했다.

「장군이 있는 힘을 다하여 고궁을 공격하여 파한다면 부귀와 영화를 그대와 같이 누리겠소!」

「저에게 군사를 나누어 그 절반을 떼어 주시면 저 혼자서 고궁의 남쪽 관문을 공격하겠습니다. 장군께서는 남은 장수들을 이끌고 북쪽으로 돌아가 고궁의 북쪽 관문을 공격하시어 누가 먼저 고궁에 들어가는지 보도록 하십시다.」

이때 제나라의 장수 식작(殖綽)과 곽최(郭最)는 그들 군주인 제장공의 명에 의해 란영을 따라와 싸움에 임하기는 했지만 애써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은 란영의 부하들인 주작(州綽)과 형괴(邢蒯) 때문이었다. 옛날 란영을 따라 제나라로 들어간 주작과 형괴는 제장공의 총애를 받아 중임 되자 식작과 곽최 두 사람을 심한 말로 조롱하며 괄시했다. 그 일로 해서 식작과 곽최는 두 사람에 대해 마음속으로 깊은 원한을 품게 된 것이다. 속담에 ‘굽은 나무에 굽은 가지가 나온다’라고 생각한 식작과 곽최는 그 분노를 란영에게 옮긴 것이다. 더욱이 란영은 입만 열면 오로지 독융의 용력만 칭찬하고 식작과 곽최의 마음은 결코 헤아리지 않았다. 이에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을 냉담하게 대하고 있는데 어찌 즐거운 마음으로 발 벗고 나설 수 있단 말인가?'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단지 곁에 서서 일의 성패만을 살펴볼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온힘을 다해 란영을 도우려 하지 않았다. 란영도 또한 믿고 있는 사람은 오로지 독융 한 사람뿐이었다.

이윽고 독융이 쌍극을 손에 잡고 병거를 올라타더니 고궁의 남문을 향하여 쏜살같이 달려갔다. 고궁으로 달려간 독융은 관문 밖에 서서 형세를 살펴보았다. 그의 늠름하고 살기등등한 자태는 분명 하늘에서 내려온 하나의 검은 악귀와 같았다. 당진의 공실 군사들도 평소에 독융의 용맹을 듣고 알고 있었다. 그들은 독융을 한 번 보자 모두 하나같이 간담이 서늘해지며 두려움에 떨었다. 조무는 독융의 용맹한 모습을 보고 칭찬하는 소리를 끊이지 않으며 그와 같은 부하가 없는 것을 한탄해 마지않았다. 그의 부하 중 두 사람의 용장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해옹(解雍)와 해숙(解肅)이라 했는데 두 사람은 친형제간이었다. 모두가 긴 창을 잘 쓰기로 군중에 이름나 있었다. 그 형제는 자기들이 모시고 있던 장군의 입에서 독융의 용맹을 부러워하는 탄식소리를 듣고 마음속으로 승복하지 않으면서 말했다.

「독융이 비록 용력은 조금 있다 하나 그라고 해서 머리가 둘이고 팔이 네 개가 달린 것이 아닙니다. 우리 형제가 한 떼의 군마를 이끌고 관문 밖으로 나가 그를 사로잡아 장군에게 바쳐 공을 세워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대들은 조심하며, 절대 경적 하면 안 될 것이다.」

두 장수가 전차를 정비하고 군장을 꾸리더니 나는 듯이 관문 밖으로 달려 나가 해자 앞에 이르자 큰 소리로 외쳤다.

「거기 있는 사람은 독융장군이 아니신가? 어찌하여 그대 같이 영용한 장군이 역적의 뒤를 따라 다니는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속히 귀순하면 화를 돌려 복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독융이 듣고 대노하여 큰소리로 군사들에게 지시하여 해자를 메우고 앞으로 진격하라고 했다. 군사들이 흙과 돌멩이를 등에 짊어지고 날라 해자를 메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질이 급한 독융이 기다리지 못하고 손에 들고 있던 쌍극을 해자 가운데에 박더니 있는 힘을 다하여 쌍극을 장대로 삼아 공중으로 몸을 한번 솟구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몸은 공중을 날라 해자의 건너편에 서게 되었다. 해옹과 해숙이 놀라며 창을 들고서 병거를 몰아 독융에게 달려들었다. 독융이 쌍극을 휘둘러 병거에 타고 있는 두 사람을 맞이하여 싸우는데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해옹의 병거를 끄는 말이 독융이 휘두른 쌍극에 맞아 등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병거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해숙의 병거를 끄는 말도 덩달아 놀라 울음소리를 크게 내며 역시 움직이지 않았다. 해옹과 해숙은 독융이 단신이라 업신여기고 수레에서 뛰어내려 땅위에서 싸우려고 했다. 독융이 두개의 대극을 양손에 들고 휘두르자 휙휙하는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해숙이 장창으로 독융을 향하여 앞으로 찌르자 독융은 대극을 휘두르며 막았다. 그러나 독융이 휘두르는 대극의 기세가 대단히 커서 펑 소리와 함께 해숙의 장창이 부러져 두 동강났다. 해숙이 부러진 장창 자루를 땅에다 던지고 달아났다. 해옹도 역시 당황하여 황망 중에 손놀림이 무디어져서 독융이 휘두른 대극에 찔려 땅위로 쓰러지고 말았다. 독융이 몸을 돌려 도망가는 해숙의 뒤를 쫓았다. 해숙은 원래 달리기를 잘해 곧바로 북쪽의 관문으로 달려가 성 위에서 내려 준 밧줄을 타고 올라가 간신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독융이 해숙의 뒤를 따라잡지 못하고 몸을 돌려 되돌아 와서 해옹을 결박하여 생포하려고 했으나 그때는 이미 성문 안에서 군사들이 달려 나와 구해서 데리고 가버린 후였다. 독융이 분기탱천하여 홀홀단신으로 대극을 손에 잡고 우뚝 서서 성문 위를 향해 소리쳤다.

「어떤 놈이건 나하고 싸우고 싶은 놈은 한꺼번에 나와 나의 수고로움을 덜게 하라!」

성문 위에서는 감히 응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독융이 한번 성문 앞에서 시위를 하고 나서 해자를 건너뛰어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서 군사들에게 다음날 성문을 공격하는데 군장을 정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날 밤 해옹은 독융과의 싸움에서 입은 상처가 중하여 죽고 말았다. 조무가 애통해 하며 안타까워 마지않았다. 해숙이 조무에게 말했다.

「내일 소장이 다시 출전하여 죽기를 작정하고 싸워 형의 원수를 갚겠습니다. 제가 비록 싸우다 죽는다 할지라도 기필코 원수를 갚고야 말겠습니다.」

곁에 있던 순오도 거들었다.

「내 부하 중에 모등(牟登)이라는 나이 먹은 장수와 그 두 아들이 있는데 이름을 모강(牟剛), 모경(牟勁)이라 합니다. 두 사람이 모두 천근을 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장사인데 현재 주공 휘하에서 경호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밤 모등을 시켜 두 사람을 불러오게 하여 내일 해숙 장군과 함께 출전시키도록 합시다. 내일 세 사람이 힘을 합하여 독융 한 사람을 대적한다면 적어도 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조무가 대답했다.

「장군의 계획이 대단히 훌륭합니다.」

순오가 조무에게서 물러 나와 모등에게 그의 두 아들을 불러오라고 궁궐로 보냈다. 다음날 아침 모강과 모경 형제가 관문에 당도했다. 조무가 보니 과연 두 사람은 모두 신체가 장대하고 그 기상이 흉맹했다. 조무가 독려의 말을 한 번 하고는 해숙과 같이 관문 밑으로 내려가 싸움에 임하라고 명했다. 그때 독융은 아침 일찍부터 출전하여 군사들로 하여금 해자를 메우게 하여 평지를 만든 다음 관문 밑으로 달려와서는 싸움을 돋우고 있었다. 해숙, 모강, 모경 등 세 사람의 맹장들도 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독융이 보고 큰 소리로 외쳤다.

「죽음이 무섭지 않는 놈들은 모두 한꺼번에 덤벼라!」

세 장수가 독융이 하는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한 사람은 장창을 두 사람은 각기 대도를 들고 한꺼번에 독융에게 달려들었다. 독융이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분기탱천하여 병거에서 뛰어 내리더니 대극 두개를 양손에 잡고는 바람개비 돌리듯이 돌렸다. 독융이 몸 안의 온 힘을 써서 극을 휘두르자 그 극이 닿는 곳은 천균(千鈞)1)의 힘이 실려 있어 그 세가 매우 흉맹하기 그지없었다. 이윽고 모경이 타고 있던 병거의 차축이 독융이 휘두르는 극에 맞아 부러지고 말았다. 모경이 할 수 없이 병거에서 뛰어내렸으나 다시 독융이 휘두르던 극에 맞아 떡이 되어 죽어 버렸다. 모강이 대노하여 목숨을 걸고 앞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독융이 바람처럼 휘두르는 대극의 기세가 마치 화살이 쏟아지는 것과 같이 흉맹하여 도저히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노장 모등이 그의 아들 모강이 위험에 처한 것을 보자 소리쳤다.

「그만 싸움을 멈추어라!」

성문 위의 군사들이 싸움을 멈추고 돌아오라고 쟁이를 울렸다. 모등이 친히 성문 밖으로 나와 모강과 해숙을 데리고 다시 성문 안으로 돌아갔다. 독융은 군사들에게 명하여 성문을 공격하도록 명했다. 고성 위에서는 화살과 바위가 비 오듯이 쏟아졌다. 독융의 군사들이 화살에 맞고 바위에 깔려 적지 않게 상했으나 오로지 독융 만은 서있던 자리에서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진실로 용장이라 할만 했다.

조무와 순오는 두 번의 싸움에서 계속 패하자 범개에게 사람을 보내 사태의 급함을 고했다. 범개가 듣고 말했다.

「독융 한 사람도 이길 수 없이 어찌 란씨들을 진압할 수 있단 말인가?」

2. 예부적수(隸夫敵手)

- 노예출신 적수에게 목숨을 잃은 독융 -

그날 밤 범개는 촛불을 켜고 앉아서 고민을 하면서 잠을 못 이루었다. 그때 한 사람의 몸종이 범개의 곁에 서서 시중을 들고 있었는데 머리를 조아리며 조심스럽게 범개를 향해 물었다.

「원수께서 오늘밤에 마음이 매우 울적해 계신데 혹시 독융의 일을 걱정하고 계시는 것입니까?」

범개가 눈을 들어 자기의 시중을 들고 있는 몸종을 쳐다봤다. 그 사람은 성명이 배표(斐豹)라 했는데 원래 도안가의 수하인 맹장 배성자(斐成子)의 아들이다. 그는 도안가의 일당이 주살 되면서 관직을 삭탈 당하고 노예가 되어 중군에서 범개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범개가 배표의 말을 듣고 기이하게 생각하여 물었다.

「너에게 독융을 없애 버릴 만한 좋은 생각이라도 갖고 있느냐? 내 마땅히 너에게 중상을 내리리라!」

「소인의 이름은 단서(丹書)2)에 올라 있습니다. 하늘을 꿰뚫을수 있는 높을 뜻을 갖고 있음에도 죄를 지어 노예의 신분으로 전락한 신분이라 매일 이렇듯 헛되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원수께서 만약 저의 이름을 단서에서 빼 주신다면 소인이 독융을 죽여 그에 대한 보답을 하겠습니다.」

「네가 정말로 독융만 죽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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