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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19수I(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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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조회 2,800회 작성일 11-05-0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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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

 

고시 19수는 후한 말엽에 이름이 전하지 않은 여러 시인들이 지은 걸작들이다. 이러한 시가 당시에 얼마나 더 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남조의 양(梁)나라 소명태자(昭明太子) 소통(蕭統: 501-531)이 문선(文選) 60권을 편찬할 때 『고시19수』라는 제목에 모두 넣어 한 묶음으로 만들었다. 이밖에 양(梁)과 진(陳) 두 왕조에 출사했던 서릉(徐陵)이 편찬한 옥대신영(玉臺新詠)에도 고시 몇 수가 전해지고 있다. 고시19수는 오언시(五言詩)의 성숙기에 나온 대표작이다. 평이하고 질박한 언어로 심각한 감정과 내용을 담은 이들 시는 자연미가 인공미를 뛰어남은 예술상의 대성공을 거두었다.

중국 시가의 원천은 물론 시경(詩經)이다. 시경의 주류는 사언시(四言詩)인데 이 형식은 감정을 풀어내는 데에 큰 제약을 가하여 작자의 시상을 충분히 발휘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오언시에 비하여 한 자가 더할 뿐이지만 거기에서 생기는 자유는 아주 큰 것으로 시의 취지와 시인의 개성을 고도로 발휘할 수 있다. 그럼으로 4언에서 5언으로 변화한 것을 중국 시사에 있어 커다란 진보라고 말할 수 있다. 5언시는 지금까지 적어도 20세기 초엽까지는 계속되었지만, 4언시는 시경 이후로 가작(佳作)이 몇 편 나왔을 뿐 쇠퇴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고시19수는 중국 시사에서 차지하는 취지와 후대 문학에 끼친 영향으로 보아 시경에 못지않다.

고시19수가 나온 후한 말엽은 나라가 극도로 어지러웠던 시기였다. 당고(黨錮)의 변(變), 황건(黃巾)의 란(亂) 등 소설 삼국지 초반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끝없는 전란, 살육, 기근, 역병에 사람들은 모두 생활기반이 파괴되고 정당한 가치관마저 동요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난세에 처한 평민들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시가 고시19수다. 가고 가고 또 가고, 마당에 있는 나무, 맑고 밝은 달빛 등은 모두 이별, 향수, 그리움 같은 고통을 묘사했다. 공자가 일찍이 설파한 ‘간사함이 없다(사무사(思無邪)’라는 경지에 도달한 작품들이다. 그리고 ‘오늘은 좋은 잔치’, ‘상동문으로...’, ‘백년을 못 누리는.. ’ 등의 시가는 인생의 허무와 환멸 속에서 향락주의 찰나주의를 그렸다. 특히 후자는 뒤의 위진 시대의 중심적인 사조로 발전했다.

(중국시가선. 지영재 편역)



1. 行行重行行(행행중행행)

- 가고 또 가고 -


行行重行行(행행중행행)

가시고 가시고 다시 가버리신


與君生別離(여군생별리)

님과의 생이별이①


相去萬餘里(상거만여리)

만리 나 떨어져서


各在天一涯(각재천일애)

천애(天涯)의 한쪽 끝 멀리에 있다.


道路阻且長(도로조차장)

길조차 험하고 멀고멀어서


會面安可期(회면안가기)

만날 길 아득하니 어이 할까나.


胡馬依北風(호마의북퐁)

호마(胡馬)②는 바람 따라 북(北)을 그리고③


越鳥巢南枝(월조소남지)

월조(越鳥)④는 남지(南枝)에 둥지를 튼다⑤.


相去日已遠(상거일이원)

서로 헤어진지가 오래 되어서


衣帶日已緩(의대일이완)

몸마저 여위어 허리띠가 헐거웁다.⑥


浮雲蔽白日(부운폐백일)

저 하늘의 뜬구름은 하얀 해를 가리우고⑦


遊子不復返(유자불복반)

가신 님은 돌아오지 않으니


思君令人老(사군영인노)

이 몸은 님 생각에 늙어만 가고


歲月忽已晩(세월홀이만)

세월은 덧없이 흘러서 간다.


棄捐勿復道(기연물복도)

버리고 가시고는 돌아올 뜻 없으시니


努力加餐飯(노력가찬반)

끼니를 잘하시어⑧ 몸이나 보전하소.

①생별리(生別離) : 사별(死別)의 대어(對語)로 <초사(楚辭)>에「슬프기로는 생별리(生別離) 만큼 슬픈 것은 없다.」고 하였다.

②호마(胡馬) : 중국 북쪽 호북(湖北) 지방의 말.

③의북풍(依北風) : 북풍(北風)이 부는 쪽으로 머리를 돌려 호지(胡地)를 그린다는 뜻.  

④월조(越鳥) : 지금의 중국 절강성(浙江省) 일대를 근거지로 했던 월나라의 새

⑤소남지(巢南枝) : 남쪽으로 뻗은 가지에 집을 짓는다. 즉 월(越) 나라를 그린다는 뜻.

⑥의대완(衣帶緩) : 옷의 띠가 헐거워 짐. 근심걱정으로 몸이 여위었음을 뜻한다.

⑦부운폐백일(浮雲蔽白日) : 뜬구름이 태양을 가리는 것. 멀리 떠난 사람 의 행방을 몰라 마음이 답답한 느낌을 말함.

⑧가찬반(加餐飯) : 식사를 보다 많이 하여 몸을 보양(保養)함. 자애(自愛)하라는 뜻.


2. 青青河畔草(청청하반초)

- 강변의 싱싱한 푸른 잔디 -


青青河畔草(청청하반초)

강변에는 푸른 잔디 싱싱하고


鬱鬱園中柳(울울원중류)

울창한 동산에는 버드나무 우거졌다.


盈盈樓上女(영영루상녀)

곱고 날씬한 누각의 여인


皎皎當窗牖(교교당창유)

환하고 밝은 창문 앞에서


娥娥紅粉妝(아아홍분장)

아름답고 빨간 연지 찍는다.


纖纖出素手(섬섬출소수)

하얗고 갸날픈 손을 내밀어


昔爲倡家女(석위창가녀)

옛날엔 노래 부르는 여인이었지만


今爲蕩子婦(금위탕자부)

오늘은 탕자①의 아내 되었다.


蕩子行不歸(탕자행불귀)

집떠난 탕자는 돌아오지 않으니


空床難獨守(공상난독수)

빈 침상 혼자 지키기 어렵다.

①탕자(蕩子) : 즉 유자(遊子)다.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남자를 칭한다. 앞서의 창가녀(倡歌女)와 대칭하는 말로 일반적으로 쓰는 타락한 남자를 폄하해서 쓰는 말이 아니다.



3. 青青陵上柏(청청릉상백)

- 푸르고 푸른 언덕 위의 측백나무 -


青青陵上柏(청청릉상백)

푸르고 푸른 언덕 위의 측백나무


磊磊澗中石(뢰뢰간중석)

실개천엔 동그란 조약돌


人生天地間(인생천지간)

인생은 천지 간에


忽如遠行客(홀여원행객)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같다.


鬥酒相娛樂(투주상오락)

말술로 술을 권하며 즐기니


聊厚不爲薄(료후불위박)

두터운 정이라고 타박하지 않는다.


驅車策駑馬(구거책노마)

둔한 말 채찍질하여 수레 몰아


遊戲宛與洛(유회완여락)

완현(宛縣)①과 낙양(洛陽)으로 나가 논다.


洛中何鬱鬱(낙중하울울)

낙양성은 어찌 그리 번잡하여


冠帶自相索(관대자상색)

관과 허리띠가 서로 부딪치는가?


長衢羅夾巷(장구라협항)

큰 거리에 널린 작은 골목


王侯多第宅(왕후다제택)

모두가 왕후의 저택이다.


兩宮遙相望(양궁요상망)

남북의 두 궁전은 멀찍 마주보는데②


雙闕百餘尺(쌍궐백여척)

백척이 넘게 우뚝 솟은 대궐에는


極宴娛心意(극연오심의)

질탕한 잔치 벌려 마음껏 즐기니


戚戚何所迫(척척하소박)

근심걱정 어디로 오겠는가? 。

①완현(宛縣) : 지금의 하남성 서남부 남양시(南陽市)다.

②양궁(兩宮) : 후한 말 낙양에는 4키로 정도의 거리를 두고 남궁과 북궁이 있었다.



4. 今日良宴會(금일양연회)

- 오늘은 좋은 잔치 열리는 날 -


今日良宴會(금일양연회)

오늘은 좋은 잔치 열리는 날


歡樂難具陳(환락난구진)

그 즐거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彈箏奮逸響(탄쟁구일향)

쟁을 타서 뛰어난 소리 올리니


新聲妙入神(신성묘입신)

새로운 곡조 신선의 노래다.


令德唱高言(영덕창고언)

훌륭한 덕을 노래한 말씀


識曲聽其真(식곡청기진)

아는 사람은 그 진리에 귀 기울인다.


齊心同所願(제심동소원)

한 마음으로 같은 소원은 비는데


含意俱未申(함의구미신)

품은 뜻은 모두 아니 말한다.


人生寄一世(인생기일세)

사람의 한 평생은


奄忽若飆塵(엄홀약표진)

순간에 사라지는 폭풍속의 먼지다.


何不策高足(하불책고족)

어찌 치닫는 말에 채찍질 더하여


先據要路津(선거요로진)

먼저 좋은 목을 잡지 않을 텐가?


無爲守窮賤(무위수룽천)

곤궁함과 비천함을 지켜 무엇하겠는가?


坎軻長苦辛(감가장고신)

불우하게 오래 고생할 필요는 없도다!



5. 西北有高樓(서북유고루)

- 서북 쪽의 우뚝 솟은 누각 -


西北有高樓(서북유고루)

성 서북쪽에 우뚝 솟은 누각


上與浮雲齊(상여부운제)

하늘 위 구름에 닿는 듯하다.


交疏結綺窗(교소결의창)

투조(透彫)① 창문에는 비단을 발랐고


閣②三重階(아각삼중계)

누각으로 오르는 길은 세 겹 층계다.


上有弦歌聲(상유현가성)

그 위에서 들려오는 거문고와 노래 소리


音響一何悲(음향일하비)

어찌 그리 울려퍼지나


誰能爲此曲(수능위차곡)

이 곡조는 지은 이는 누구일까?


無乃杞梁妻(무내기량처)

아마 기량③의 처 노래가 아닐까?


清商隨風發(청상수풍발)

바람 결에 흐르는 청상의 가락


中曲正徘徊(중곡정배회)

중간에 이르러 그냥 맴돈다.


一彈再三歎(일단재삼탄)

한 울림에 세 번 탄식하게 하니


慷慨有餘哀(강개유여애)

강개한 마음 슬픔으로 이어진다.


不惜歌者苦(불석가자고)

노래하는 이의 괴로움 애처롭지 않고


但傷知音稀(단상지음희)

지음(知音)④하는 이 드문 것에만 애태운다.


願爲雙鴻鵠(원위척홍곡)

원컨대 쌍쌍이 우는 두루미 되어


奮翅起高飛(분시기고비)

날개를 떨치며 높이 날아간다.

①투조(透彫) : 금속, 목재 따위의 재료를 도려내어서 모양을 나타내는 고대 중국의 조각 기법 중의 하나

②사각추(四角錐) 모양의 지붕을 올린 누각

③기량의 처 : 기량은 춘추 때 제나라의 대부로 용맹한 장수였다. 제장공(齊莊公 : 재위 기원전 553-548년)이 거(莒)나라를 쳐들어갈 때 종군하여 용맹하게 싸우다 전사했다. 기량의 처가 그의 시신을 10일 동안이나 부둥켜 앉고 통곡하다가 강물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그녀의 슬픈 통곡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여 성벽까지 무너뜨렸다는 전설이 되었다.

④옛날 중국 춘추시대에 진(晉)나라에 거문고의 달인 유백아(兪伯牙)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자신이 태어난 초(楚)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된 백아는 공향을 찾아 달 밝은 밤에 달빛을 바라보며 거문고를 뜯었다. 그때 나무꾼 종자기라는 사람이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몰래 엿듣고 있었다. 백아가 달빛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달빛을 바라보았고, 백아가 강물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뜯으면 종자기도 강물을 바라보았다. 종자기는 거문고의 소리만 듣고도 백아의 속마음을 읽어 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의형제를 맺고 헤어졌다.이듬해 백아가 다시 고향땅을 찾았을 때 종자기는 죽고 없었다. 백아는 친구의 무덤을 찾아가 마지막 최후의 한 곡을 뜯고 거문고 줄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타지 않았다. 이 세상에 자기 거문고 소리를 제대로 들어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백아절현(伯牙絶鉉)"의 고사(故事)다.이때부터 "지음(知音)"은 마음까지 통할 수 있는 "절친한 친구"를 뜻하게 되었다 .

6. 涉江采芙蓉(첩강채부용)

- 강 건너 연꽃을 딴다. -


涉江采芙蓉(섭강채부용)

강 건너 연꽃을 딴다.


蘭澤多芳草(란택다방초)

란택에는 향초도 많다.


采之欲遺誰(채지욕유수)

따다가 누구를 줄까?


所思在遠道(소사재원도)

사랑하는 사람은 멀리 있는걸


還顧望舊鄉(환고망구향)

돌아서서 옛 고향 생각하니


長路漫浩浩(장로만호호)

아득한 길은 끝이 없다.


同心而離居(동심이이거)

마음은 함께이나 몸은 떨어져


憂傷以終老(우상이종노)

시름에 지쳐서 늙어만 간다.



7. 明月皎夜光(명월교야광)

- 달빛이 환하게 밝은 밤 -


明月皎夜光(명월교야광)

달빛이 환하게 밝은 밤


促織鳴東壁(촉직명동벽)

귀뚜리마는 바람벽에서 울고


玉衡指孟冬(옥형지맹동)

옥형①은 서북을 가리키는데


眾星何曆曆(중성하역력)

뭇 별들은 어찌 그리 총총한가?


露②沾野草(백로점야초)

흰 이슬 들판의 풀잎 적시니


時節忽復易(시절홀복역)

시절은 어느듯 다시 바뀐다.


秋蟬鳴樹間(추선명수간)

가을 매미 나무에서만 울지만


玄鳥逝安適(현조서안적)

제비는 어디로 날아가나?


昔我同門友(석아동문우)

옛날 내 동문의 친국들은


高舉振六翮(고거진육핵)

높이 올라 날개를 펼친다.


不念攜手好(불념휴수호)

손 잡뎐 정리 아니 생각하고


棄我如遺跡(기아여유적)

헌신짝처럼 나를 버린다.


箕北有斗③(기북유두)

남기, 북두가 무슨 소용인가?


牽牛不負軛(견우불부액)

견우도 멍에는 매지 않는데


良無磐石固(량무반석고)

진실로 반석 같은 우정 없으니


虛名復何益(허명복하익)

헛 된 이름 무슨 소용인가?


①옥형(玉衡) : 북두칠성 가운데 다섯 번째 별로 큰곰자리고 맹동(孟冬)은 해(亥) 방위로 서북쪽을 가리킨다..

②백로(白露) : 일 년 중 찬이슬이 내려서 가을다운 기운을 더해 준다는 날. 이십사절기(二十四節氣)의 하나로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다. 춘분점을 기준으로 하여 태양이 황도(黃道)의 75도(度)에 이르는 때로, 양력 9월 중순경이다.

③남기북두(南箕北斗) : 유명무실하다는 뜻으로 남기성(南箕星)은 키는 키지만 까붐질을 못하고 북두성은 국자이지만 국을 뜨지 못한다는 뜻이다. 시경 소아(小雅), 대동(大東)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維南有箕 不可以簸揚(유남유기 불가이파양) 남쪽 하늘의 기성은 키 같다고 하나 곡식을 까불 수 없고/ 維北有斗 不可以挹酒漿(유묵유두 불가이읍주장) 북쪽 하늘의 북두성 국자 같다고 하나 국 떠서 마실 수 없네.



8. 冉冉孤生竹(염염고생죽)

- 하늑 하늑 대나무 -


冉冉孤生竹(염염고생죽)

하늑 하늑 외로운 대나무


結根泰山阿(서근태산아)

뿌리는 태산에 내리고 있다.


與君爲新婚(여군위신혼)

그대와 새로 혼인을 한 것은


兔絲附女蘿(토사부여라)

세삼이 송라에 붙은 격


兔絲生有時(토사생유시)

세삼이 생길 때는


夫婦會有宜(부부회유의)

부부도 단란해야 하는 법


千裏遠結婚(천리원결혼)

천리나 멀리 혼인을 맺었으니


悠悠隔山陂(유유격산피)

가로 막은 산 아득하다.


思君令人老(사군영인노)

그대 생각에 사람은 늙는데


軒車來何遲(헌거래하지)

헌거는 어찌 그리 더니나!


傷彼蕙蘭花(상피혜란화)

애처롭다, 저 혜초 난초 꽃은


含英揚光輝(함영양광휘)

향기를 품고 빛을 발하지만


過時而不采(과시이불채)

때가 지나도 캐지 않으니


將隨秋草萎(장수추초위)

가을 풀 따라 시들겠구나


君亮執高節(군량집고절)

그대는 진실로 지조가 높으니


賤妾亦何爲(천첩역하위)

천한 계집은 어찌해야 합니까?



9. 庭中有奇樹(정중유기수)

- 뜰 안의 진기한 나무 -


庭中有奇樹(정중유기수)

뜰 안의 진기한 나무


綠葉發華滋(녹엽발화자)

푸른 잎에 무성한 연꽃


攀條折其榮(반조절기영)

가지를 당겨 그 꽃을 꺾어


將以遺所思(장이유소사)

사랑하는 그이에게 보내리


馨香盈懷袖(형향영회수)

향기는 소매 속에 차지만


路遠莫致之(로원막치지)

길이 멀어 보내지 못한다.


此物何足貴(차물하족귀)

물건이야 어찌 귀하겠는가마는


但感別經時(단감별경시)

이별의 시간임을 알 수 있도다.



10. 迢迢牽牛星(초초견우성)

- 멀고 아득한 견우성 -


迢迢牽牛星(초초견우성)

멀고 아늑한 견우성


皎皎河漢女(교교하한녀)

밝고 밝은 직녀성


纖纖擢素手(섬섬탁소수)

섬섬옥수를 내밀어


札札弄機杼(찰찰농기저)

철커덕 철커덕 배틀에 북을 던지며


終日不成章(종일불성장)

종일토록 무늬를 못 마치니


泣涕零如雨(읍제영여운)

눈물을 비옷듯이 흘린다.


河漢清且淺(하한청차천)

은하수는 밝고 얕은데


相去復幾許(상거복기허)

두 사람 사이는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盈盈一水間(영영일수간)

찰랑찰랑 물 한 가닥이지만


脈脈不得語(맥맥부득어)

말똥말똥 말을 하지 못한다.



11. 回車駕言邁(회처가언매)

- 수레를 돌려 여행을 떠나 -


回車駕言邁(회언가언매)

수레를 돌려 여행을 떠나니


悠悠涉長道(유유섭장도)

유유히 먼 길을 지난다.


四顧何茫茫(사고하망망)

사방은 어찌 이리 망망한가?


東風搖百草(동풍요백초)

동쪽에서 부는 바람 온갖 풀잎 춤추게 하고


所遇無故物(소우무고물)

눈 닿는 곳은 옛 풍물 없다.


焉得不速老(언득부속노)

어찌 이렇게 빨리 늙어 갔는가?


盛衰各有時(성쇠각유시)

영고성쇠는 각기 때가 있고


立身苦不早(입신고부조)

입신양명은 젊어서 고생해야 이룰 수 있는 것


人生非金石(인생비금석)

인생은 무쇠나 바위가 아니니


豈能長壽考(기능장수고)

어찌 장수를 꿈꿀 수 있겠는가?


奄忽隨物化(엄홀수물화)

갑자기 흙으로 돌아갈 것이로되


榮名以爲寶(영명이위보)

영예로운 이름은 보배가 되리라.



12. 東城高且長(동성고차장)

- 높고 긴 동쪽의 성벽 -


東城高且長(동성고차장)

동쪽의 성벽은 높고도 길어


逶迤自相屬(위리자상속)

구불구불 서로 연이어져 있다.


回風動地起(회풍동지기)

회오리 바람 일어나 대지를 흔들고


秋草萋已綠(추초처이록)

가을 풀잎 이미 푸르죽죽 되었다.


四時更變化(사시갱변화)

사철은 번갈아 변하지만


歲暮一何速(세모일하속)

세모는 어찌 이리 빨라 다가오는가?


晨風懷苦心(신풍회고심)

송골매①는 아픈 마음 풀고 나는데


蟋蟀傷局促(슬솔상국촉)

귀뚜라미②는 가슴 조이며 운다.


蕩滌放情志(탕척방정지)

씻어버리고 뜻을 펼쳐야지


何爲自結束(하위자결속)

어찌 스스로 속박하는가?


燕趙多佳人(연조다가인)

연나라 조나라는 미인도 많아


美者顏如玉(미자안여옥)

아름다운 얼굴은 옥과도 같고


被服羅裳衣(피복라상의)

몸에 걸친 옷가지는 비단 치마저고리


當戶理清曲(당호리청곡)

집에는 청아한 노래 흐른는데


音響一何悲(음향일하비)

곡조는 어찌 그리 슬픈가?


弦急知柱促(현급지주촉)

팽팽한 줄에 기러기발③ 높였음이라


馳情整巾帶(치정정건대)\

뛰는 가슴 허리띠로 매만지고


沉吟聊躑躅(침음료척척)

애오라지 소리에 망설인다.


思爲雙飛燕(사위쌍비연)

쌍쌍이 나는 제비 되어


銜泥巢君屋(함니소군옥)

진흙을 물어다 그대 집 처마에 둥지를 만들고 싶다. 

 

①송골매 : 시경 진풍(秦風)의 신풍(晨風)은 아내가 남편의 부재를 한탄하는 내용이다.

②귀뚜라미 : 시경 당풍(唐風)의 실솔(蟋蟀)은 세월이 빠름을 한탄하는 내용이다.

③기러기발 :거문과와 같은 현악기의 현을 고르는데 쓰이는 기구다. 안족(雁足)이라고 한다.



13. 驅車上東門(구거상동문)

- 수레를 몰아 동문에 오르다. -

 

驅車上東門(구거상동문)

수레를 몰아 동문에 올라


遙望郭北墓(요망곽북묘)

성 북쪽에 있는 묘지를 바라본다.


白楊何蕭蕭(백양하소소)

백양나무 스치는 바람소리 쓸쓸한데


松柏夾廣路(송백협광로)

소나무와 잣나무 대로를 가득메웠다.


下有陳死人(하유진사인)

그 밑에는 죽은 사람 묻혀있고


杳杳即長暮(묘묘즉장모)

아득하고 길고 긴 어둠뿐인 곳


潛寐黃泉下(잠매황천하)

황천 아래 한번 잠들어버리면


千載永不寤(천재영불오)

천년만년 지나도 깨어날 수 없다.


浩浩陰陽移(호호음양이)

사시사철 계절은 끊임없이 바뀌고


年命如朝露(년명여조로)

사람의 목숨은 아침나절 이슬과 같다.


人生忽如寄(인생홀여기)

덧없는 우리네 더부살이 인생


壽無金石固(수무금석고)

목숨은 쇠나 돌처럼 단단하지 못하네


萬歲更相送(만세갱상송)

만년이나 되는 세월 흘렀어도


賢聖莫能度(현성막능탁)

현인도 성인도 능히 헤아릴 수 없었다.


服食求神仙(복식구신선)

신선이 되겠다고 약을 먹었다가


多爲藥所誤(다위약소오)

많은 사람 잘못되어 목숨 잃었다.


不如飲美酒(불여음미주)

맛좋은 술을 마신 것만 못하고


被服紈與素(피복환여소)

희고 고운 비단 옷 입은 것만 못하리!



14. 去者日以疏(거자일이소)

- 날로 잊혀지는 가신 님 -


去者日以疏(거자일이소)

가신 님은 날로 잊혀지고


生者日已親(생자일이친)

함께 사는 이는 날로 친해지는 것


出郭門直視(출곽문직시)

성문 밖 나서서 주위를 바로보니


但見丘與墳(단견구여분)

보이는 건 언덕 위의 무덤뿐이다.


古墓犁爲田(고묘리위전)

옛 무덤은 쟁기로 갈아 논밭으로 바뀌고


松柏摧爲薪(송백최위신)

소나무 잣나무는 뗄감으로 베어져 나간다.


白楊多悲風(백양다비풍)

백양나무에 부는 바람 슬퍼서


蕭蕭愁殺人(소소추쇄인)

스산한 소리로 사람들 시름에 잠기게 한다.


思還故里閭(사환고리려)

오로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지만


欲歸道無因(욕귀도무인)

가려해도 고향길을 더음을 수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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