崤山之战(전628년)

당진(唐晉)과 정(鄭) 두 나라에 동시에 국상이 났다는 소식을 접한 진목공(秦穆公)은 대군을 일으켜 당진의 남쪽 국경을 통과한 후 정나라를 기습 점령하여 중원을 제압하여 패권을 차지하려고 했다. 당시 섬진의 집정대신 건숙(蹇叔)은 우선 출병에 명분이 없고, 또한 2천여 리에 달하는 먼 거리를 행군해야하는 섬진군은 도중에 노출되어 당진군의 매복전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출병을 극력 반대했다. 그러나 진목공은 고집을 꺾지 않고 정나라 정벌군을 일으켰다. 첩자를 통해 섬진군의 출병사실을 알게 된 당진의새로운 군주 진양공(晉襄公)과 그 대신들은 진문공(晉文公)이 이룩해 놓은 패업을 지키기 위해 섬진군을 도중에서 타격하기로 결정했다. 섬진군이 귀환할 때 반드시 통과해야하는 효산은 산세가 험준하고 그 중간에 난 좁은 길이 유일한 통로였고 그 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당진군 지휘부는 정나라를 향해 행군하는 섬진군을 타격하지 않고 순조롭게 진군하도록 하여 교만에 빠져 당진군에 대한 경각심을 해이하게 만든 다음 본국으로 귀환할 때 피로에 지진 원정군을 효산의 험지에 매복하고 기다렸다가 섬멸하는 작전을 세웠다.

그해 기원전 629년 12월 마침내 맹명시(孟明視), 백을병(白乙丙), 서걸술(西乞術) 등의 장수들은 5백 승에 달하는 대군을 이끌고 옹성(雍城)을 출발하여 정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출병했다. 섬진군은 당진의 영토를 통과하여 효산의 애로(隘路)를 통과하여 주나라 왕도 낙읍을 거쳐 다음 해인 628넌 2월에 활(滑)에 이르렀다. 활은 지금의 하남성 언사시(偃師市) 동남 쪽에 있었던 당진국의 부용국으로 정나라와는 1백 리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곳이었다. 그때 마침 주나라를 오가며 소장사를 하던 정나라의 상인 현고(弦賈)가 정나라를 기습하려는 섬진군을 발견하고 기지를 발휘하여 자신이 정나라 군주의 명을 받은 사자로 가장하여 섬진군을 호군했다. 섬진의 장수들은 자신들의 행군을 정나라가 이미 알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고 짐작하고 정나라에 대한 공격을 단념하고 애꿎은 활나라를 멸해 전리품을 확보하고 행군방향을 본국으로 돌렸다. 당진군의 정탐병이 섬진군이 회군한다는 사실을 탐지하여 보고하자 진양공에 의해 대장으로 임명된 선진(先軫)은 군사를 이끌고 비밀리에 효산으로 나아가 효산의 애도(隘道) 좌우에 매복시켰다. 4월 12일 당진군의 전부대가 효산의 애도에 진입하자 미리 매복해 있던 당진군이 일시에 일어나 방심하고 있던 섬진군에게 맹공을 가했다. 진문공의 상을 위해 상복을 입은 진양공도 직접 전투에 임해 군사들의 싸움을 독려했다. 5백 승에 달하는 섬진군은 전멸하고 세 장수는 당진군의 포로가 되었다.

효산의 싸움 3년 후에 진목공은 당진국에서 방면된 맹명시 등을 위시한 세 장군에게 명하여 당진을 공격하도록 명했다. 섬진군의 공격을 받은 당진은 진양공이 직접 군대를 인솔하여 출전했다. 섬진과 당진 양군은 팽아(彭衙)에서 조우해서 교전에 들어갔다. 팽아는 지금의 산서성 징성(澄城) 경내다. 그때 당진군의 장수 랑심(狼瞫)의 맹활약으로 섬진군의 진영에 타격을 가해 기선을 잡은 당진군의 주력이 그 뒤를 따라 진격해서 섬진군을 대패시켰다. 이어서 당진군은 송(宋), 진(陳), 정(鄭) 등의 제후국들과 함께 패주하는 섬진군의 뒤를 추격하여 왕(汪)과 팽아(彭衙)를 점령한 후에 철군했다. 진목공은 두 번의 싸움에 대패했음에도 굴하지 않고 기원전 624년에 다시 직접 군사를 이끌고 당진국 공격에 나섰다. 황하를 건넌 진목공은 배를 불태우고 당진군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돌아가지 않겠다는 자세로 임했다. 결사의 의지로 사기가 충천한 섬진군의 기세에 눌린 당진군이 감히 대응하지 못하고 굳게 지키는 전법으로 나가자 섬진군은 지금의 산서성 평륙현(平陸縣) 경내의 모진(茅津)에서 황하를 다시 건너 효산의 애도에 들어가 3년 전에 죽은 군사들의 시신을 거두어 매장하여 합동장례식을 치르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