載軀(재구)

- 수레를 달려라! -

문강(文姜)이 노환공(魯桓公)을 따라 친정인 제나라에 들렸다가 이복 오빠 제양공(齊襄公)과 사통했다. 노환공이 알고 추궁하자 양공이 노환공에게 술을 먹인 후 장사 팽생(彭生)에게 시켜 죽였다. 문강은 그 후로 노나라에서 많은 종자들을 대동하고 말을 달려 제나라로 달려와 제양공과 밀애를 즐겼다. 이에 제나라 사람들이 문강의 천륜을 저버린 행위를 비난했다.

一

수레를 끄는 말들의 발굽소리는 가볍기만 하고

점불과 주곽으로 치장한 수레는 아름답기만 하구나!

노나라로 가는 길은 훤히 뚫려 있는데

제나라 여인은 밤중에 길을 떠나는구나!

載軀薄薄(재구박박)

簟茀朱鞹(점불주곽)

魯道有荡(노도유탕)

齊子發夕(제자발석)

薄薄(박박)은 수레가 빨리 달리는 모습이다. 朱(주)는 붉은 색이고 鞹(곽)은 털을 제거한 짐승의 가죽이니 즉 붉은 칠을 한 가죽으로 만든 수레의 덮개다. 齊子(제자)는 문강이다.

二

수레를 끄는 검정색 사마는 아름답고

늘어진 말고삐는 많기도 하구나!

노나라로 가는 길은 훤히 뚫려 있는데

제나라 여인은 참으로 기뻐하네!

四驪濟濟(사려제제)

垂轡濔濔(수비이이)

魯道有蕩(노도유탕)

齊子豈弟(제자개제)

驪(려)는 검은 색 나는 씩씩한 말이고 濟濟(제제)는 아름다운 모습이고 濔濔(미미)는 물이 넘치는 모습으로 일행이 많다는 뜻이다. 豈弟(기제)는 저녁부터 아침 동틀 때까지의 시간으로 앞장의 發夕(발석)과 같은 뜻이다. 豈는 闓(개)와 弟(제)는 圛(역)과 통한다.

三

문수는 세차게 흐르고

따르는 사람 많기도 하구나!

노나라로 가는 길은 훤히 뚫려 있는데

제나라 여인은 나는 듯이 달려가네!

汶水湯湯(문수탕탕)

行人彭彭(행인팽팽)

魯道有蕩(노도유탕)

齊子高翔(제자고상)

汶水(문수)는 지금의 산동성 태산(泰山)에서 발원하여梁山縣(양산현) 일대에 있었던 대야택(大野澤)으로 흘렀던 강 이름으로 춘추 때 제나라와 노나라와의 국경선이었다. 湯湯(탕탕)은 물결이 넘실대는 모습이고 팽팽(彭彭)은 일행이 많음이다. 高翔(고상)은 날짐승이 하늘을 맘껏 날아다니는 모습으로 거침없는 문강의 행실을 말한다.

四

문수는 도도히 흐르고

따르는 사람은 떼를 지었구나!

노나라로 가는 길은 훤히 뚫려 있는데

제나라의 여인은 놀러 다니며 즐기네!

汶水滔滔(문수도도)

行人儦儦(행인표표)

魯道有蕩(노도유탕)

齊子游邀(제자유요)

滔滔(도도)는 성대하게 흐르는 강물의 모습이고 표표(儦儦)는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모습을 뜻하는 의태어로써 문강이 데리고 다닌 종복들이 매우 많음을 말했다. 游邀(유요)는 高翔(고상)과 같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