猗嗟(의차)

- 아아, 아름다운 님이시여! -

제환공과 노장공의 멋지고 씩씩한 모습을 제나라 사람들의 노래한 시가다. 노나라로 시집간 제나라 공주 문강이 친정인 제나라에 들렸다가 이복 오빠인 제양공과 간통했다. 노환공이 알고 문강을 추궁하자 양공이 노환공을 수레 안에서 죽였다. 노나라는 문강의 소생이며 노환공의 아들 노장공이 노나라 군주의 자리를 이었으나 양공과 문강은 나라 밖에서 계속 만나 음란한 행각을 멈추지 않았다. 후에 제나라에서는 양공이 시해되고 동생 소백이 그 뒤를 이었다. 이가 제환공이다. 제환공과 노장공 두 군주가 서로 만나 사냥을 하는 늠름한 모습을 보고 제나라 사람들이 시를 지어 노래했다.

“ 자식이 능히 어머니의 음행을 막을 수 있는가?”라고 어떤 사람이 묻자 조자(趙子)가 대답했다. “지아비가 죽으면 아들을 쫓는 것이 일반 백성들의 도리인데 하물며 나라의 군주의 신분임에서랴! 임금이란 사람과 귀신들의 주인이요 풍속과 교화의 근본이니, 능히 집안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나라를 어떻게 바로잡겠는가? 노장공은 군주의 신분으로 아버지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어머니를 시정으로 섬기며 아랫사람을 위엄과 형벌로 다스렸다면 거마와 종복이 어찌 명을 받들지 않고 부인 혼자서 떠날 수 있었겠는가? 부인이 나라 밖으로 나간 것은 노장공의 아버지에 대한 애통함과 어머니에 대한 공경함이 지극하지 아니하고 아랫사람에게 위엄과 형벌이 행해지지 않아서이다. 동래(東萊)의 여씨(呂氏)도 말했다. ”이 시 삼장(三章)은 노장공의 행동을 비난하고 풍자하는 뜻을 말 밖에 품고 있다. 차탄(嗟歎)을 세 번이나 반복하니 노장공이 저지른 큰 잘못을 직접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다.

一

猗嗟昌兮 頎而長兮(의차창혜 기이장혜)

아아 멋진 님이시여, 키가 훤칠하시도다!

抑若揚兮 美目揚兮(억약양혜 미목양혜)

시원스런 넓은 이마, 눈매도 아름답구나

巧趨蹌兮 射則臧兮(교추창혜 사즉장혜)

날쌔게 쫓아가서, 쏘는 활마다 명중시키네

부(賦)다. 猗嗟(의차)는 감탄사다. 창(昌)은 성(盛)함이고, 기(頎)는 키가 훤칠하고 멋진 모습니다. 억(抑)은 의(懿)와 통하니 이마가 넓고 시원한 모습이다. 양(揚)은 눈동자를 움직여 쳐다봄이다. 창(蹌)은 날랜 모습이고 추(趨)는 쫓아감이다. 장(臧)은 활쏘기에 능함이다.

○ 제나라 사람들이 노장공의 씩씩한 모습과 활솜씨를 칭송했으나 그 모친 문강의 음란한 행동을 막지 못한 것을 풍자했다. 즉 ‘ 씩씩하고 늠름한 노장공이여 단지 고 모친의 음행을 막지 못했으니 슬프도다!’라고 했다.

二

猗嗟名兮 美目淸兮(의차명혜 미목청혜)

아아, 멋진 님이시여! 예쁜 눈매 맑기도 해라!

儀旣成兮 終日射侯(의기성혜 종일사후)

몸가짐도 의젓하시도다! 하루 종일 활을 쏘시도다!

不出正兮 展我甥兮(불출정혜 전아생혜)

과녁에 맞지 않음이 없음이여! 자랑스러운 나의 생질이로다!

賦(부)다. 名(명)은 稱(칭)과 통하니, 노장공의 위의(威儀)와 기예(技藝)가 뛰어남을 말한다. 淸(청)은 눈이 맑은 것이다. 儀旣成(의기성)은 활쏘기를 마칠 때까지 예의(禮儀)를 잃지 않음을 말한다.

○ 侯(후)는 활쏘기를 하기 위해 베를 펴서 만든 과녁이고, 正(정)은 侯(후) 위에 별도로 설치한 과녁이다. 大射(대사)에서는 가죽을 펴서 과녁으로 삼아 侯(후)를 설치하고, 賓射(빈사)에서는 베를 피고 그 위에 正(정)을 설치한다. 展(전)은 진실로이다. 姉妹(자매)의 자식을 甥(생)이라 하는데, 노장공은 제환공의 생질이지 그 자식이 아님을 밝히니, 시인의 은근히 풍자한 말이다. 󰡔春秋(춘추)󰡕에 의하면 “ 노환공 3년에 부인 강씨가 제나라부터 시집와서 6년 9월에 아들 同(동)을 낳았으니 이가 바로 노장공이다. 16년에 노환공이 부인과 함께 제나라로 들어가 목숨을 잃으니 노장공은 진실로 제환공의 자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三

猗嗟孌兮 淸揚婉兮(의차연혜 청양완혜)

아아, 아름다운 님이시여! 맑은 눈, 아름다운 눈썹이여!

舞則選兮 射則貫兮(무즉선혜 사즉관혜)

사뿐사뿐 춤을 추심이여! 쏘는 족족 꿰뚫는구나!

四矢反兮 以禦亂兮(사시반혜 이어란혜)

네 개의 화살이 한 곳에 꽂힘이여! 변란을 막을 수 있겠네!

孌(연)은 아름다운 모양이다. 淸(청)은 눈이 맑음이고 揚(양)은 고운 눈썹 사이의 이마다. 婉(완) 또한 아름다운 모양이다. 選(선)은 춤을 출 때 음악의 가락에 맞추는 행위다. 貫(관)은 맞추어서 과녁을 꿰뚫음이다. 四矢(사시)는 활쏘기 시합을 할 때 연거푸 4발의 화살을 쏘는 것을 말한다. 反(반)은 거듭함이니, 화살이 과녁에 중복해서 맞추는 것이다. 옛날 金僕姑(금복고)로 송나라의 장사 남궁장만(南宮長萬)을 쏘아 사로잡았으니 노장공의 정밀한 활솜씨는 나라의 변란을 막을만한 것을 알 수 있다.

猗嗟 三章이니, 章 六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