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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27 08:31:513813 
3. 권이(卷耳) -도꼬마리-
양승국
일반

卷耳(권이)

- 도꼬마리 -

『좌전(左傳)』양공(襄公) 15년 조에 도꼬마리의 구절을 인용한 기사가 있다. 「관직을 잘 임명하는 일은 나라의 가장 큰 일이다.. 관직을 제대로 임명하면 백성들이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버린다. 그래서『시경』에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아! 나는 유능한 사람을 생각하여.그들을 알맞는 보직에 두고자 한다.[楚於是乎能官人, 官人, 國之急也, 能官人, 則民無覦�, 詩云‘嗟我懷人 寘 』」

『소서(小序)』는 「后妃之本(후비지본)」이라고 했고 『대서(大序)』는「后妃求賢審官(후비구현심관)」이라고 했는데 모두가 상기의 『좌전』기사 때문이다. 이 기사의 내용에 따라「주행(周行)」을「周之行列(주지행렬)」로 해석했으며 『모서(毛序)』나『정전(鄭箋)』도 모두 이 설을 따랐다. 그러나 송조(宋朝)의 구양수(歐陽脩)는 이 설에 대해 반박하는 의견을 최초로 내놓았다. 「현인을 구하고 관리들의 자격을 심사하는 일[求賢審官]은 밖의 일과 무관한 후비가 하는 일이 아니다.」구양수의 설은 일리가 있지만 그의 같은 해설에「인재가 없음을 애석하게 생각하는 군자를 풍자하는 뜻을 말로 표현했다.」라고 해서 구설(舊說)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요제항(姚際恒)도 일찍이 구설이 옳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 시에 대해 아무런 주해를 달지 않았으나 단지 말하기를 「또한 마땅히 『좌전』의 내용대로 주문왕이 현인을 구해 관직에 임명하려고 했으나 너무 멀리 떨어져 미처 당도하지 않았음으로 긴 여정으로 고통을 심하게 받고 있는 현인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해서 이 시를 지었다.」고 했다. 다시 시구 중 ‘집광(執筐)’에 의문을 품고 결국은 부인의 일이라고 의견을 바꿨다. 감히 단정할 수는 없지만 첫 장이 비체(比體)로 분류되어 이런 오해가 빚어진 원인은 모두가 좌구명(左丘明)이 언외의 뜻을 취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고대의 시경학자들의 학설은 대부분 단장취의(斷章取義)나 시구 속에 숨은 뜻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마치 공자가 빈부(貧富)에 대해 말하자 자공(子貢)이 깨달아 더욱 학문에 정진하게 되고, 공자가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자 자하(子夏)가 깨달아 예(禮)보다는 인(仁)이 먼저라는 이치를 깨달았다는 논어의 구절은 당사자들이 모두 시경에 능통해 있었음으로 공자에 의해 허용되었기 때문이다. 좌구명(左丘明)이『좌전』에서 인용해서 말하려고 했던 이 시의 시의(詩意)도 역시 언외에 숨은 뜻을 취했을 뿐인데 어찌 증거에만 집착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주행(周行)」은 「행렬(行列)」로 해석할 수 있는데 광주리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결국은 남자가 아니고 여자이기 때문에 「구현심관(求賢審官)」의 일과는 무슨 관계가 있겠으며 또한 광주리를 끼고 있는 사람들은 부녀들임으로 어찌 이 시의 주인공을 문왕으로 비정하는 비체(比體)로 볼 수 있겠는가? 오로지 주희의 『시집전(詩集傳)』만이 「원정나간 남편을 그리워한 후비가 등산을 핑계로 높은 곳에 올라 돌아오기를 바라는 시다.」라고 말하여 다소 시의에 접근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남편을 그리워한 부인이 언덕에 올라 술을 마시며 종복과 함께 기다린다는 해설은 역시 대의와는 큰 거리가 있다. 그래서 명인(明人) 양신(楊愼)은 주희의 설을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시인의 원래 취지는 후비가 행역을 나간 문왕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다. 언덕을 오른 사람은 문왕이고, 현황(玄黃)은 문왕의 말이며, 부(痡역시 문왕이 데리고 다니는 종복이다. 황금단지[禁漏]나 무소뿔잔[兕觥 등은 문왕이 시름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실 때 사용한 주구(酒具)다. 규문(閨門)에 몸을 숨기고 기다렸다가 큰길에 나와서는 님을 그리워하는 행동은 마치 후세의 시인이 표현한 「計程應說到凉州(계정응설도량주) 즉 그대의 여정을 헤아려보면 지금쯤은 당도하여 량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가 아닌가요?」라는 싯귀의 심정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희는 고집스럽게 후비가 광주리를 끼고 큰길을 걷는 문구에 집착하나 권이의 시 내용이 어떻게 후비가 스스로 노래했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또 「維以不永懷(유이불영회), 維以不永傷(유이불영상)」의 구절 역시 문왕이 스스로의 마음을 해명하는 말로 여겨질 뿐 이어지는「酌彼金罍작피금뢰), 酌彼兕觥작피시굉)」의 두 구절에 속해있다고 봐야한다. 양신의 설이 비록 「음주는 부인이 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그러나 작자 자신이 술을 최초로 빚어 마신 두강(杜康)도 아니고 그렇다고 술을 마시면 시름을 없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언사로 시의를 왜곡시킬 필요는 없다. 그래서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이 시의 취지는 마땅히 부인이 행역을 나가서 고생이 심한 남편을 그리워하는 시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공자가 시경을 편찬할 때 『갈담(葛覃)』에서는 연인들의 근면한 모습『권이(卷耳)』에서는 부부의 돈독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였다. 갈담과 권이 두편은 모두 방중락(房中樂) 즉 실내악을 위한 노래로 가정에서 관현(管絃) 악기의 연주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였다. 필시 다른 사람의 말을 빌려 구실을 삼듯이 부부의 정을 이용하여 군신과 붕우(朋友)의 도를 표현한 것처럼 후비가 한 말이라는 설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즉 권이의 취지가「求賢官人」의 뜻이라고 해도 통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방옥윤(方玉潤)의 《詩經原始》)


采采卷耳(채채권이)

도꼬마리 캐고 캐어도


不盈頃筐(불영경광)

광주리는 차지 않아


嗟我懷人(차아회인)

아아! 나의 그리운 님이여


寘彼周行(치피주행)

저 주나라로 가는 길에 팽개쳐 놨다오!

채채(采采)는 한 번만 캐고 마는 일이 아니다. 권이(卷耳)는 도꼬마리 혹은 시이(枲라고도 한다. 경(顷은 기우린다는 뜻이고 광(筐)은 대나무광주리다. 회(怀는 그리워함이다. 인(人)은 문왕을 지칭한 듯하다. 치(寘)는 버려둔다는 뜻이고 주행(周行)은 천자가 사는 왕성으로 통하는 큰길이다.

출행나간 군자를 그리워한 나머지 후비(后妃)가 이 시를 지어 그녀의 마음을 노래했다. 빗대어 말하기를, 「후비가 도꼬마리를 캐는데 기울어진 대광주리에 차지 않자 이윽고 그 군자를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므로 다시 캐기를 계속하지 않고 대바구니를 큰길가에 버려두었다.”


陟彼崔嵬 (척피최외)

저 산꼭대기에 오르니


我馬虺隤(아마훼퇴)

내 말은 뱀에 놀라 비칠비칠


我姑酌彼金罍(아고작피금뢰)

내 잠시 저 황금단지의 술을 따라 마셔


維以不永懷(유이불영회)

그리움을 잊어나 볼까나

척(陟)은 오름이다. 최외(崔嵬)는 토산 위에 쌓인 돌의 모습이다. 훼퇴(虺隤는 말이 비루먹어서 능히 높은 곳에 오르지 못하는 병이다. 고(姑)는 또이다. 뢰(罍는 술동이로 표면에 구름과 벼락의 형상을 조각하고 황금색으로 꾸몄다. 영(永)은 길이이다.

또한 빗대어 말하기를 「이 최외(崔嵬)한 산에 올라 그리워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쫓아가려 하지만 말이 비루먹어서 능히 잘 걷지 못함으로, 이에 황금술잔(金罍에 술을 잔질하여 오래도록 그리워하나 마음은 상하지 않게 하려 함이다.」라고 말했다.

三.

陟彼高岡(척피고강)

저 높은 산등성이에 오르니


我馬玄黃(아마현황)

내 말은 병들어 비틀비틀


我姑酌彼兕觥(아고작피시굉)

내 잠시 저 무소뿔 잔에 술을 따라 마셔


維以不永傷(유이불영상)

아픈 마음 달래나 볼까나

산등성이를 강(岡)이라 한다. 현황(玄黃)은 검은 색에 황색(黃色) 무늬가 있은 말이니 병이 중해서 변색했기 때문이다. 시(兕는 들소이고 뿔은 푸른색이고 하나의 무게는 천근이다. 굉(觥은 무소뿔로 만든 술잔이다.


陟彼砠矣(척피저의)

저 돌산에 오르려 하니


我馬瘏矣(아마도의)

내 말은 병들어 힘들여 하고


我僕痡矣(아복부의)

내 종마저 몸살이 났으니


云何吁운하우의)

이를 어찌하면 좋은가?

석산(石山)이 흙을 이고 있는 모습을 저(砠라 한다. 도(瘏는 말이 병들어 능히 나아가지 못함이고, 부(痡는 사람이 길을 떠나지 못할 정도의 심한 상태의 병이다. 우(吁는 근심하여 탄식함이다.

도꼬마리는 가장 널리 쓰는 민간 약초 중 하나다. 예부터 나병·축농증·비염·관절염 등의 치료약으로 이름이 나 있다. 또한 축농증에 특효약이다. 씨앗을 가루 내어 물에 타서 수시로 콧속을 씻어주고, 또 그것으로 양치질을 하고 이와 함께 잎과 줄기를 달여 차처럼 마시면 웬만한 축농증은 보름이면 완전히 낫는다. 또한 그 씨앗은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크다. 날마다 술을 마시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나 술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도 고칠 수 있다. 도꼬마리 씨를 은은한 불로 볶아서 하루 1백 개쯤 물에 넣고 달여 그 물을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그러면 차츰 술맛이 없어져서 술 을 마시지 못하게 되며 술로 인해 몸 안에 쌓인 독이 모두 풀린다.

《도꼬마리-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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