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님의 글을 보고 중국인 직원에게 인터넷에 들어가 경제특구에 대한 데이터를 찾아 보라고 시켰으나 만족할만한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들어 가 봤지만 경제특구에 대한 자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막연하게나마 기억하고 있는 것만을 간단하게 말씀드립니다.

우선 경제특구는 등소평이 화국봉의 뒤를 이어 중국의 실권을 잡을 때 표방한 구호가 흑묘백묘론으로 쥐를 잡는데 검은고양이 흰고양이를 가릴 것 없이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최고다라는 말에서 시작된 제도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인민들을 잘멕이는 데에 자본주의 공산주의 따질 것 없다!라고 말하며 개방정책에 시동을 건 것입니다. 경제특구가 시작된 것은 등소평이 정권을 잡고 나서부터이니 아마도 1980년대 중반 쯤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확실한 연도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등소평이 경제특구를 만들면서 노린 것은 우선 홍콩의 제조업부분과 대만의 경공업 부분이었습니다. 1988년에 제가 홍콩에 처음 들렸을 때에도 그곳에는 제조업이 제법 존재했었습니다. 홍콩의 제조공장들이 그 때까지도 중국의 개방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던 터라 많은 제조공장들이 존재했던 것입니다. 당시 홍콩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부분이 20%이상 되고 그 부분이 천억불이 훨씬 웃돌았다고 홍콩주재 종합상사 주재원들로부터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홍콩과 대만의 제조업을 노리고 홍콩과 인접한 광동성에 네 곳, 복건성에 한 곳 모두 5곳의 도시를 경제특구로 지정합니다.

대만을 마주 대하고 있던 하문은 대만 기업들이 몰려온 대신 대만으로부터 밀수품이 밀려온 곳으로 전락했지만 광동성의 경제특구들에는 홍콩의 공장들이 이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0년이 조금 넘어 홍콩의 모든 제조업은 광동성의 경제특구나 그 외곽지역으로 이전했습니다. 연간 천몇백억불을 생산하던 홍콩의 제조업들을 고스란히 광동성이 수용한 것입니다. 광동성에서 생산되는 경공업제품들의 품질은 만주나 하북지방에서 생산되는 제품처럼 조악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에 언급한 적이 있읍니다만 경제특구가 한창 잘나갈 때는 중국 전체 수출 물량의 70%이상을 소화했었습니다.

지금은 20-30% 정도 될 것이라고 중국인 직원이 말하나 확실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5곳 외에 추가로 지정된 경제특구는 없고 내륙지방에도 없습니다. 5곳의 경제특구는 모두 해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5곳의 경제특구는 광동성의 심천(深　: 선전), 주해(珠海: 주하이), 산두(汕頭: 샨통우), 해남도(海南島) 네 곳에 복건성의 하문(廈門 : 샤먼)입니다. 최근에 중경시가 직할시로 승격되어 그 발전을 위해 중점개발 지역으로 지정은 되어 엄청 개발되고 있으나 경제특구로 지정된 것은 아닙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등소평이 정권을 잡고 표방한 개방정책을 실현할 구체적인 수단이 경제특구라는 제도인 것입니다. 경제특구에 온갖 특혜란 특혜를 주어 그곳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중국경제에 불을 지피는 불쏘시게로 사용했다고 표현하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1995년도인가 아니면 그 좌우의 해인 것 같은데 중국에 증권시장이 오픈되었었습니다. 당시 제가 중국과의 거래관계로 광주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잘 나가는 국영기업들이 공모주를 모집한 것입니다. 저도 옛날 공모주 몇 주 얻으려고 친구에게서 돈 빌려서 예치시킨 경험이 있고 그리고 많은 분들도 그런 경험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정부에서 증권시장을 심천에다 오픈 한 것입니다. 당시 심천은 70-80만 정도의 인구가 사는 도시였었습니다. 공모주를 사기 위해 중국의 전 지역에서 돈 다발을 싸들고 심천으로 모여들기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천의 증권시장이 오픈할 때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만 300만이 넘어서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모두 어디에서 숙식은 했는지 모르겠지만 300만의 외지인이 심천에서 빠져나가는데는 일주일 이상이 걸리고 50원하던 심천에서 광주까지의 기차표 암거래 가격이 500원 이상 호가했다고 했었습니다. 저도 그 때 교통편 때문에 고생 좀 했었습니다.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만 한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참 중국 인터넷에서 간단한 자료를 하나 찾았습니다.

1989년 중국의 총 수출입액은 1200억불이었던 것이 2001년인 작년에는 5098억불로 증가했고 수출은 동기간 중 525억불에서 2662억불, 수입은 591억불에서 2436억불로 나와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