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베이징~광저우 2298㎞ 8시간만에 주파

2012.12.26 中國 최장 고속철도 완전개통

한겨레신문 = 등록 : 2012.12.26 20:43수정 : 2012.12.26 21:29

광저우행 고속철 G801호가 26일 중국 베이징 서역에서 출발하려 하고 있다. 이날 개통한 베이징-광저우간 2298㎞의 세계최장 구간을 달릴 이 고속철은 시속이 300㎞로, 이전 20시간이 넘게 걸리던 이 구간을 8시간에 주파한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세계최장 ‘징광 고속철’ 개통

동서남북 잇는 ‘4종4횡’ 첫단추

2020년까지 12만㎞ 완공 목표

경제활력 기대…안전성은 미지수

마오쩌둥 탄생 119돌인 2012년 12월26일 오전 9시, 중국 베이징 서역에서 광저우행 고속열차 한 대가 출발했다. 한 시간 뒤 베이징에서 2298㎞ 떨어진 남부 광저우역에서도 또 한 대의 고속열차가 베이징을 향해 출발했다. 주장강, 창장강, 황허강 등 중국 대륙의 주요 강을 건너 두 고속철이 각각 베이징과 광저우 종착역에 도착한 것은 불과 8시간 뒤였다.

중국이 국토를 동서남북으로 잇는 ‘4종4횡’ 고속철 사업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시승기를 실시간으로 누리집에 올리는 등 베이징과 광저우를 잇는 세계 최장 고속철도인 ‘징광 고속철’ 개통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징광 고속철 노선은 베이징, 정저우, 우한, 광저우, 선전 등 28개 도시, 35개 역을 경유한다. 중국의 남과 북을 시속 300㎞로 종단하며 8시간에 주파한다. 기존에는 20시간 넘게 걸리던 구간이다. 7년 반이 걸린 징광 고속철 개통으로 중국은 베이징~상하이 구간(징후 고속철)을 비롯해 총 9300㎞가 넘는 고속철도 구간을 완성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고속철 구간을 12만㎞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중국은 경제 중심지의 주요 대도시들을 연결하는 징광 고속철 개통이 경제에 활력을 가져올 ‘신동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신화통신>은 “사람과 물류의 이동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져 기업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고속철이 지나는 도시들 간에 경제교류가 활발해지고 이들을 거점으로 한 역세권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행산업 활성화도 기대했다. 이미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광둥성 등 7개 성 31개 시 대표들은 ‘베이징-홍콩-마카오 고속철 여행시장촉진연맹’을 꾸렸다.

항공산업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고속철과 겹치는 항공노선은 할인 경쟁에 들어갔다. <중국신문망>은 우한~베이징 항공노선은 이미 값을 80%까지 낮춰 ‘항공권 가격이 배추 값’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고속철이 지닌 도심접근성과 안전성, 간편한 수화물 수취 등의 장점을 따라가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징광 고속철이 안전성과 부패 논란에 휩싸여 있는 중국 고속철 사업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징광 고속철이 터널에 진입할 때 기압차 탓에 굉음이 났고 휴대전화 신호도 불안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저장성 원저우에서 고속철 추돌사고가 일어나 39명이 숨졌다. 당국은 처음에 사고 원인이 벼락 때문이었다고 발표했지만, 최종 조사 결과 관제 부실과 신호설비 결함으로 빚어진 ‘인재’였다고 시인했다. 고속철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지휘한 류즈쥔 전 철도부장은 고속철 공사 과정에서 관련 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과 성상납 등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당직과 당적을 박탈당하고 사법처리를 앞두고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베이징~광저우 2298km 고속철도 12월26일 개통, 8시간 걸려

일반석 15만5700원, 20% 할인된 항공권보다 36.4% 싸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입력 : 2012.12.23 11:39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과 개혁개방의 중심도시인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를 잇는 징광까오톄(京廣高鐵)가 오는 26일 개통된다. 징광까오톄는 시속 300km로 달려 2298km의 거리를 8시간에 주파한다. 이는 기존의 20시간보다 12시간이나 단축해 철도를 통한 1일 생활권 시대를 열게 됐다.

징광까오톄는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도다. 2009년 말에 후베이(湖北)성의 우한(武漢)과 광저우를 잇는 우광까오톄가 먼저 개통됐고, 지난 9월에는 허난(河南)성의 정저우(鄭州)와 우한을 잇는 쩡우까오톄가 개통된 데 이어 이번에 베이징과 스자좡(石家庄) 및 정저우를 연결함으로써 전구간이 개통되는 것이다.

중국 철도부는 26일부터 개통되는 징광까오톄의 열차표를 지난 20일부터 예매하기 시작했다. 가격은 일반석(2등석)이 865위안(15만5700원)으로 베이징~광저우간 항공권(1700위안)의 절반수준. 통상 항공권은 20% 정도 할인돼 구입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해도 36.4% 싸다. 반면 항공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에 해당되는 특실(샹우쭈어, 商務座)은 2727위안(49만860원)으로 일반석보다 3.15배나 비싸다. 1등석은 1383위안(24만8940원).

모두 16개 차량이 연결돼 운행되며 1호 및 16호차는 특실(샹우쭈어) 28개 좌석, 2호 및 4호차는 1등석 162개 좌석, 9호차는 식당차이며 나머지는 2등석으로 838개 좌석이 마련돼 있다.

징광까오톄는 시속 350km로 설계돼 있지만 초기 안전을 위해 300km와 250km로 나뉘어 운행될 예정이다. 300km로 달릴 경우 8시간 걸린다.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비행시간만 3시간 남짓, 탑승 전 및 착륙 후 수속시간을 감안하면 5시간 남짓 걸리는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징광까오톄는 중국이 2020년까지 전국을 동-서, 남-북으로 잇는 '4종4횡' 철도망을 완성하기로 한 계획의 중요한 부분이다. 2015년까지 광둥성 선전에서 홍콩을 연결하는 고속전철이 개통되면 베이징에서 홍콩까지 직접 고속전철로 갈 수 있다.

4종 노선은 징후까오톄(베이징-상하이), 징선(베이징-우한(武漢)-광저우-선전), 징하(베이징-선양(瀋陽)-하얼빈), 후선(상하이-항저우(杭州)-닝보(寧波)-푸저우(福州)-선전) 등이다. 4횡 노선은 칭타이(칭다오(靑島)-스자좡(石家庄)-타이위안(太原)), 쉬란(쉬저우(徐州)-정저우(鄭州)-란저우(蘭州)), 후청(상하이-난징(南京)-우한-충칭(重慶)-청두(成都)), 후쿤(상하이-항저우-난창(南昌)-창사(長沙)-쿤밍(昆明)) 고속전철을 가리킨다.

4종4횡이 모두 연결되면 현재 8000km인 고속전철은 2020년에 1만8000km 이상으로 늘어나게 960㎢의 광활한 중국대륙이 ‘철도 1일 생활권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중국은 4종4횡을 예정대로 건설하기 위해 12차5개년기간(2011~2015년)에 2조3000억위안(41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6300억위안 투자한 데 이어 내년에도 7000억위안(126조)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철도건설 투자자금은 △은행대출(중국개발은행 올해만 1000억위안 등) △철도채권 발행(올해 2000억위안,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한도 승인) △중앙정부 재정지원(올해 당초 20억위안에서 실제로 600억위안으로 증액)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 철도부의 지난 9월말 현재 자산은 4조3000억위안, 부채는 2조6600억위안으로 자산부채비율이 61.81%에 달한다. 특히 지난 1~9월 중 세후순이익이 85억4100만위안(1조53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투자를 위한 차입확대로 적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머니투데이 : MT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