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동주에 나오는 옛날 월나라 땅 이우(義烏)에 있다.

중소무역 업체에서 사람을 찾는다고 해서 혹시 도울 일이 있나 해서 나와서 그 동안 적응해 볼려고 노력해봤으나 세대차인지 의식차인지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그 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첫 번째 목표로 절강 주변의 유적지를 돌아보려고 계획을 짰다. 한국사람에게 가장 잘 알려진 절강성의 유적지는 단연 會稽山과 紹興일 것이다. 상해에서 해안선을 따라 자동차를 타고 출발하면 완공된지 얼마 안 되는 길이아가 무려 33키로가 넘는다는 바다 위의 다리 항주대교를 지나 3시간 걸리는 곳이다. 소흥은 월왕 구천이 오왕 부차를 몰락시키기 전까지 수도를 삼은 곳이고 회계산은 남쪽의 해발 300미터 되는 곳으로 오왕 부차에게 도전했다가 패퇴한 구천이 들어거 농성하다가 문종의 노력으로 강화를 맺어 항복한 곳이다. 그 사건을 회계산의 치욕이라고 한다. 월왕 구천은 그 사건 이래 20년 동안 와산싱당한 끝에 부차를 몰락시키고 중국의 패자가 된 어떻게 보면 가장 중국스러운 음흉한 사람의 대명사로 통한다.

월왕 구천은 오나라를 멸망시킨 후 그 도읍지를 소흥에서 오나라가 도성으로 삼았던 소주로 옮겼다가 그의 몇 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전국시대 때 산동반도의 해변가인 낭야에 옮겼다가 결국 초나라에 멸망당한다.

월왕 구천이 와신상담하면서 20여 년 동안 월나라의 발전을 위해 시행한 정치를 생취교훈(生聚敎訓)이라 한다. 즉 산아를 장려하고 물자를 모으며, 교화시킨 백성을 군사로 훈련시킨다라는 뜻이다. 그밖에 와신상담의 주역들인 월왕 구천, 범려, 문종 등이 만들어낸 성어에 다금과 같은 것들이 있다.

可與患難 不與共樂(가여환난 불여공락)

고난은 같이 할 수 있어도 같이 즐거움은 누릴 수 없는 사람으로 범려가 구천 옆을 도망치면서 한 말이다.

干將鑄劍(간장주검)

간장이라는 장인이 명검을 만들다. 중국의 철기시대는 정확히 오월동주시대부터 시작하고 그 철기로 무기를 주조하기 시작한 사람은 간장이다.

嘗糞獲釋(상분획석) 변을 맛보아 석방되다. 즉 구천이 오왕 부차의 병을 진단한다고 하면서 그의 변을 맛보아 부차의 마음을 움직여 석방되어 월나라로 돌아가다.

鳥盡弓藏 狡兎死走狗烹(조진궁장 교토사주구맹)

나는 새가 없어지면 활은 모두 창고에 들어가 숨겨지게 되고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삶겨져 죽게 된다. 즉 토사구팽이다.

大恩不報 大功不還(대은불보 대공불환)

크나큰 은혜는 보답받기 어렵고, 크나큰 공로는 돌려받을 수 없다. 개개국공신들이 제대로 대접받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长颈鳥喙(장경오훼)

목이 길고 입이 새의 부리처럼 뾰쭉하게 튀어 나온 사람은 필요할 때는 어떤 굴욕도 참아가며 이용하지만, 목적을 이룬 뒤에는 잔인하게 버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범려가 구천을 떠날 때 구천을 평가한 말로 후에 진시황이 모습도 이랬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회계산은 황하의 제방공사를 성공시킨 공로로 중국 최초로 왕조를 창건한 우임금의 묘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월나라 사람들은 자신들을 우임금의 후예라고 말하기도 한다. 회계산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우임금이 회계산에 올라 천하의 제후들을 소집하여 지방재정에 대한 회계보고를 받았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소흥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장개석의 고향으로 유명한 영파 중국 발음으로는 닝뽀가 있다.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사립도서관인 천일각이라는 사립도서관이 있는 곳이다. 명나라 중기 때 세워진 도서관인데 지금도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닝뽀는 절강성 제2의 도시로 600만에 달하는 인구를 관할하고 있다. 중부지방에서는 상해 다음으로 발전속도가 빠른 곳이기도 하다. 절강성의 수도가 항주라고 한다면 천혜의 항만을 끼고 있는 닝뽀는 경제도시다. 한국사람이 즐겨 먹는 생선회의 원료가 되는 활어의 90% 이상이 닝뽀에서 들어간다고 한다. 즉 닝뽀는 수산물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닝뽀 앞바다에는 중국 불교 사대 성지 중의 하나라는 보타사가 있는 보타도가 있다. 신라 때 장보고가 머물렀다는 유적지가 있다. 영파와 보타도 사이에 연륙교가 얼마 전에 완성되었는데 그 길이가 거의 30키로에 가깝다고 한다.

그리고 소흥에서 북쪽으로 다시 올라가 항주대교를 건너면 가흥이라는 곳이 있다. 쟈싱이라는 곳인데 중국 5대 수상도시로 중국에서 제일 유명한 정원이 있는 도시에 중국 청나라 때 제일 유명한 화가 팔대산인의 기념관이 있다.

그 위에 관할은 강소성에 들어가지만 오월동주의 상대편 오나라 수도였던 그 유명한 소주가 있다. 생선구이 요리를 배워서 합려를 위해 오왕 요를 암살한 전제, 오자서와 합려, 부차. 희대의 간신으로 오자서와 합려가 합작하여 남방의 오랑캐나라를 일약 중국의 패권국의 자리에 오른 오나라를 망하게 한 장본인 백비, 그리고 양념으로 등장하는 미인 서시의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닝뽀와 가흥에 관한 것은 여추우의 중국문화유산답사기에 얻은 지식이다. 닝뽀부터 시작해서 보타산, 소흥, 가흥, 소주를 1주일 정도의 여정으로 돌아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