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下巨龍` 상하이 해저터널 창장삼각주 하나로 묶는다

◆ 질주하는 중국대륙을 가다 / 제1부 뜨거운 개발 열기 <1> ◆ "디샤쥐룽(地下巨龍, 땅 밑의 거대한 용)." 중국인들이 상하이시 중심부에서 북동쪽으로 40여 ㎞ 떨어진 곳에 건설되는 창장수교(長江隨橋) 해저터널에 붙인 별명이다. 그야말로 지하에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는 형상으로 터널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지난 22일 아침 빗발이 나부끼는 가운데서도 창장수교 해저터널 건설공사 현장은 쉴 틈이 없다. 터널 건설현장 위쪽 지상에 자리잡은 공장에서는 터널 외벽과 경전철이 통과하는 박스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대형트럭에 실려 현장에 도착하자 공사장 인부들의 몸놀림도 바빠졌다. 하지만 현장 건설인력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다. 기껏해야 40~50명 정도만 철근ㆍ콘크리트 구조물 연결작업 등에 매달리고 있다. 대규모 노동력을 현장에 투입해 건설하는 중국의 일반적인 공사장을 생각했다가는 오산이다. 땅을 파고 흙을 뽑아내는 대부분의 작업은 기계가 알아서 다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이미 터널 내 상하부를 가르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깔린 부분에는 작업자가 전혀 없고, 1.7㎞ 지점에 와서야 일하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정도다. 그것도 구조물이 이어진 뒤 틈새를 메우는 작업이 고작이다. 상하이 푸둥 경제특구와 창싱다오를 연결하는 해저터널 내부 공사현장. 현재 총구간 8.9㎞ 가운데 2㎞ 이상 뚫린 상태다. 상하이 창장수교 건설공정은 상하이 푸둥(浦東) 경제특구와 창싱다오(長興島) 사이 8.9㎞ 바다 밑을 터널로 연결하는 구간, 창싱다오와 충밍다오(崇明島) 사이 10.3㎞를 잇는 창장대교(長江大橋) 구간이 핵심이다. 창싱다오와 충밍다오 내 연결도로 6.3㎞까지 합해 총 길이가 25.5㎞에 달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저터널과 다리를 잇는 대규모 결합공사인 셈. 현재 창장(長江, 양쯔강) 바닥에서 10m 밑을 파나가 터널을 뚫는 고난이도 공정이 2㎞ 넘게 진행된 상태다. 쑨웨이 창장수교공정건설지휘부 해저터널공정부 경리는 "길고(터널 길이 최장), 크고(터널 지름 최대), 깊다(터널 최저수심 수압이 최고)는 점에서 세계 최고 해저터널"이라며 "설계를 자체 기술로 해 건설품질이 좋다"고 자랑했다. 터널은 2층으로 나뉜다. 아래쪽 1층에는 경전철이 다니고 위쪽 2층에는 편도 3차선 고속도로가 뚫린다. 이런 터널이 나란히 두 개가 놓인다. 창장 해저터널 공사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창장(양쯔강)삼각주 일체화` 전략의 상징이다. 2010년까지 상하이 주변 300㎞ 내에 자리한 쑤저우, 항저우, 쿤산 등 양쯔강 하류 삼각주 일대 16개 도시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겠다는 것. 상하이시에서는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상하이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밍다오, 창싱다오 등은 물론 상하이와 장쑤성이 하나의 교통망으로 연결되기 때문. 특히 충밍다오는 섬 면적의 16.8%인 207㎢에 현대식 종합생태도시가 조성되고 헝사다오(橫沙島)에도 섬 면적의 12.3%인 6.4㎢에 생태리조트가 만들어져 관광객을 흡수해 막대한 관광수입을 챙길 꿈에 부풀고 있다. 해저터널이 뚫려 이 메갈로폴리스가 완성되는 날 상하이 주변 창장삼각주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22% 이상을 차지하는 성장엔진으로 비상하게 될 전망이다. [특별취재팀 = 김재관 교수 / 은종학 교수 / 이장규 위원 / 장영석 교수 / 이문형 위원 / 박한진 차장 / 한동훈 교수 / 차오위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