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을 안 올린지도 시간이 꽤 지난 것 같군요. 글을 안 올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게으른 탓이고, 그 다음으로 들자면 이야기거리가 고갈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이미 경험하고 계신 바이시겠지만, 생활이라는 것 자체가 패턴이 일정하다 보니, 이야기거리가 고갈되는 것도 어찌 보면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해야죠, 출근하고 나서는 전화통 붙들고 씨름해야지요, 퇴근하면 부지런히 집으로 향합니다. 피곤해서 빨리 밥먹고 자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습니다. 물론 가끔씩 공부를 좀 하겠다고 독하게 마음을 먹고는 하지만, 결국 게임과 VCD, 잠의 유혹을 떨치지 못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다 보니 이런 생활패턴에서 벗어나기는 좀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내부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본사에서는 영업보다는 내부관리에 치중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자리를 비운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군요.
거래업체들이 거의 다가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업체들입니다. 한국업체들은 한국물류회사들이 중국물류회사보다 더 비싼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의사소통의 문제, 원활한 업무진행, 한국본사간의 돈독한 관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한국물류업체들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물류업체들 역시 언어의 장애, 문화풍토의 상이함으로 인해서 중국거래업체들을 개척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가 않지요.
한국업체들을 상대하다 보니 가는 지역이 틀에 박히게 되는군요. 가끔씩 상해 밖으로 나가는 경우(강소성江蘇省의 상숙시商熟市)를 제외하고는 거의 상해의 특정지역에만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특정지역은 외국기업들이 잔뜩 물려 있는 곳입니다. 아마 상해에서 제일 세련되고 서구화된 지역일 것입니다. 그러니, 그곳에서 중국 특유의 그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요.
하지만, 무언가 해야 한다, 글을 올려야 한다는 중압감(?) 역시 제 마음 한구석에서 굳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여건이 받쳐주지 않아서 못하는 것일 뿐이지요. 이야기거리도 별로 없고...
그래서 앞으로는 틈틈이 인민일보人民日報에서 발췌하는 기사들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보고 듣고 경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언론을 인용하는 것도 이야기거리를 만드는 한 방법이 될 것 같군요.
물론 제 개인적으로 보고 겪고 한 일도, 있을 때마다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역이나 물류 등 제가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도 틈날 때마다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을 바라보는 데 있어 나름대로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물론 쉬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이야기 거리도 별로 없고, 생활패턴도 판에 박힌데다, 사람이 "게을러서"....
어제 인민일보에서 아주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북경에 소재한 초등학교에 관련된 내용인데, 해석을 했습니다. 읽으시다 보면 중국인들의 생활습관의 한 단면을 보시는데 그런대로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평곡구平谷區 금해호진金海湖鎭에 위치한 호장胡庄초등학교의 칠판에는 이런 규칙이 적혀져 있다.
"남들 앞에서 방구를 끼면 벌금 5 위안"(우리돈 760원, 살 때 기준 1위안당 152원, 팔 때 위안당 128원. 5월초 잠시 귀국할 때 기준임)
이 학교 교사들은 당 규칙을 시행하는 주요목적은 학생들이 올바른 위생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교육계 관계자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올바른 위생습관을 기르도록 하겠다는 취지는 옳지만, 학교가 앞에서 학생들을 지도해야지, 학생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교육관련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어제 오전 기자가 호장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학생들은 수업 중이었다. 기자가 보니 교실 벽면 칠판에 "환경을 보호하여 문명현대인이 되자(주변환경을 깨끗이 함으로써 더욱 고상한 현대인이 되자)"라는 행동고시(일종의 표어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을 듯)가 있고, 구체적인 조치내용으로는...
쓰레기 무단 투기는 벌금 0.5위안1) 남들 앞에서 코를 후비거나 풀면 벌금 1위안 재취기, 기침할 때 손으로 입을 가리지 않으면 벌금 2위안 남들 앞에서 방구를 끼면 벌금 5위안
등 총 여덟 개의 조항이 적혀 있었다.
학교를 방문하기 전에 기자가 알고 있었던 바로는 이 규칙들은 학교가 정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학교에 근무한 장張교사의 설명에 의하면, SARS가 창궐하던 지난 기간 중에 금해호진의 학교들이 모두 "고상한 문명인이 되자" 활동을 전개하였다고 한다. (금해호진의 행정기관, 아마도...) 당시 일선학교들에게 각 학교의 사정에 맞춰 학생들에게 올바른 위생습관을 배양하는 조치들을 취해 달라고 요청을 했었다. 호장초등학교의 규칙들도 그 당시에 만들어진 것들이며, 학교교칙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규칙들이 생겨난 후, 적지 않은 학생들의 좋지 않은 습관들이 고쳐졌고, 이에 학교에서도 개학 후에도 계속해서 이 규칙들을 고수하고 있다.
장교사는 기자에게 이 규칙들은 대대장들2)과 학교간부들이 모두 모여 토론한 끝에 도출된 것이라고 귀띰해 주었다. 어떻게 남들 앞에서 방구끼는 것까지 생각하게 되었는지 묻자 장교사는 웃으면서 "이것도 그다지 품위있는 행동은 아니지 않습니까. 라고 되묻는다.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학생 몇 명에게 기자가 그 규칙들을 알고 있냐고 물으니, 학생들은 "남들 앞에서 방구를 끼면 벌금 5위안"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그럼 방구가 마려우면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화장실로 달려가서 끼고 온단다. 옆에서 보고 있던 교사도 웃는다.
그럼 방구를 끼는지 안 끼는지는 어떻게 감독하는가 ? 냄새를 맡고 ? 아니면 소리를 듣고 ?
장교사는 다시 기자한테 말했다. "이 규칙들은 누가 전담해서 감독하는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학생 상호간의 감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규칙들을 알려준 다음부터는 학생들의 나쁜 습관들이 고쳐져서 지금껏 한 학생도 벌금을 물은 적이 없습니다. 이 규칙들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좋은 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거니까요."
학교는 벌금을 부과할 권리가 없다
학교에서 도덕과목을 40여년 동안 가르친 고高교사는 학생들에게 좋은 습관을 기르도록 하려는 취지는 좋지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교육관련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학교는 애당초에 학생들에게 벌금을 부과할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좋은 습관을 기르도록 하기 위해, 규칙을 두는 것은 유용한 일이겠지만 절대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 학교측은 학생들을 정식으로 지도하는 방법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서로 자극을 주는 방식을 취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생활습관이 바른 학생을 표창한다든지,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도하면서 올바른 위생습관을 더욱 많이 강조하든지...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각자의 규칙을 정하도록 하면 남들 앞에서 방구 끼는 문제가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학교는 주동적인 위치에 서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을까 ?
학교가 규칙들을 제정할 때 고상한 말, 벌금, 고상하지 못함 등의 용어를 생각해 낸 것도 학생들에게 알게 모르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상기 글을 해석하느라 무지하게 고생했는데, 아무래도 이 글을 쓴 기자는 처음부터 물어뜯기로 작심하고 그 학교를 방문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아직까지 방구끼는 중국인들을 보지는 못했습니다.(일부 중국인들이 대중 앞에서 방구 끼는 한국인을 본 적은 있습니다. 그 한국인이 바로 접니다...-_-;;)
그 대신 코 후비는 중국인들은 간간히 봅니다. 코파기의 클라이막스는 북경에서일 것입니다. 제가 어학연수하던 학교 바로 앞에 교포아줌마가 운영하는 식당이 있었는데, 가끔씩 그 식당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서빙하는 아가씨가 카운터 앞에서 -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 막간을 이용해서 잠시 코청소를 하는데... 어찌나 열심히 하던지 콧등이 평소의 두배 정도 부풀어올라 보이더군요. 손가락을 넣은 다음, 손가락 첫마디를 약간 구부려서는 한바퀴 돌리니....
저도 비위가 꽤 막강한 편이기 한데, 그것만큼은 속에서 울렁울렁거리더군요. 하지만 다른 중국손님들은 그렇게 신경쓰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전에 지하철 안에서 코파는 장면을 간간히 볼 수 있었지요. 지금은 거의 사라졌습니다만...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일들이 어느 새인가 아주 무식하게 고상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식되면서 우리 한국인들의 생활습관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가령 코후비는 것도 그렇고, 입냄새 문제도 그렇습니다.
특히, 입냄새에 관해서는 저도 기억이 꽤 또렷한데... 예전에 우리 한국인들은 아침 식전에 이를 닦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는 그대로 출근을 했지요. 그 덕에 버스 안에서는 입에서 팍팍 풍기는 입냄새 덕에....
여러 가지로 안 좋은 습관들(서양의 기준으로 볼 때)이 고상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식되면서부터 한국인들의 생활습관이 바뀌었습니다. 이는 식전이 아니라 식후에 닦는다, 예전에는 점심 먹고는 이를 안 닦았는데, 요즘은 점심 먹고도 이를 닦습니다. 물론 코는 아예 파질 않든지, 남의 눈을 피해서 파던지...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고 하기, 땀냄새가 나지 않도록 향수를 뿌리든가 등등.... 모두 위생, 품위 등과 관계된 문제들이지요.
요즘 중국인들도 위생이라든지 청결, 고상함 같은 문제에 많이 민감해졌습니다. 변해가는 과정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입냄새도 만만치 않고, 점심먹고 이를 닦는 사람(바로 저...)을 재밌다는 눈으로 보는 것 같기는 하지만...
요즘 중국여성들의 머릿결은 우리나라 못지 않게 참 곱습니다. 매일 머리를 감거든요. SARS가 창궐하기 훨씬 이전부터 엄청난 양의 비누, 샴푸, 치약광고들이 텔레비전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지요. 비누하고 샴푸는 Procter & Gamble, 치약은 Colgate가 유난스러운 것 같군요.(둘 다 미국회사입니다)
1) 중국의 화폐단위는 위안(元), 지아오(角), 펀(分)입니다. 뒤에서부터 앞으로 큰 단위입니다. 10펀은 1지아오, 10지아오는 1위안입니다. 이 명칭들은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고, 그 대신 "콰이(우리 말 발음이 생각 안 나서 한자 생략)"라는 명칭을 쓰는데, 콰이가 바로 위안입니다.
중국도 물가상승률이 꾸준해서 펀은 완전히 사라지다시피 했고, 지아오는 있긴 있는데 수퍼마켙에서나 간간이 사용될 뿐, 택시나 식당에서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2) 무지하게 헷갈렸던 것이 바로 이 "대대장"입니다. 저는 대대장이라는 글을 보았을 때, 옛날 고등하교 때 교련과목하고, 대학교 때의 학도호국단을 연상했는데요.
아침에 조회시간에 학생들 맨 앞에서 서서 차렷 ! 교장선생님께 대해서 경롓 ! 하고 구령 붙이는 그런 학생.... 쯤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반장을 대대장이라고 한다는군요. 그리고 반장 밑에 무슨 부장, 무슨 부장 있잖습니까 ? 체육부장, 미술부장, 미팅부장 등등... 그런 식으로 감투 쓴 학생을 중대장이라고 한답니다.
2004-05-13 1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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