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온지 겨우 한 달 넘어가는 사람이 벌써 중국현지인들을 사귀려고 애쓰는 것은 분명히 성급한 행동인줄은 압니다만, 그래도 지금까지 대만사람들하고만 사귀고 있으니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너무 많이 친해져 버렸어요. 거기에다 모두 홀몸입니다.
이곳 상해에는 대만사람들이 아주 많은 것 같습니다. 하긴 그럴 수 밖에요. 지리적으로 가까우니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천진보다 훨씬 많을 것 같군요.
이번주 금요일에 Ye가 저보고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는군요. 저번에 한번 만났었던 컴퓨터 회사 Ye의 여자친구가 상해로 온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특별히 스케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따라 갔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여자친구라니....?
Ye하고 Wang(같은 사무실에 있는 말레시이아 화교)하고 상해중심가에 훠궈(중국식 샤브샤브)집으로 갔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자니까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는 Ye(이제부터 편의상 저랑 같이 있는 대만인 Ye는 Ye 1,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는 대만인은 Ye 2 라 하겠습니다)가 왔습니다. 옆에는 웬 미모의 중국여성이 있더군요.
음식을 먹으면서 이 이야기, 저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못 알아들은 것이 태반이었지만...
그런데, Ye2와 그 미모의 중국여성과의 관계가 궁금했습니다. 그러니까 Ye1이 가르쳐 주더군요. 라오쥔(老軍)이라고... 전 무슨 소리인지 헷갈렸습니다. 그러니까 Ye1이 다시 말합니다.
"너 군대 갔다 왔지 ? 군대 주변에 뭐 있냐 ?"
그 말에 대충 감이 잡혔습니다. 현지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대만사람들도 아무리 동족이라고는 하나 이곳에서는 외국인입니다. 그리고 많은 수가 가족들하고 떨어져 지내고 있지요. 그래서...
다들 저보고 그럽니다. 너도 라오쥔을 하나 구하라고... 그래서 구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니, 언제까지 구할 거냐고 또 묻습니다. 빨랑 구해서 소개 좀 해달라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곧 구하겠다고 하니까, "곧"이 언제까지냐고 하는군요. 내년까지 구한다고 하니, 내년이 어떻게 "곧"이 되냐고 그럽니다. 그래서 가을까지 구하겠다고 했지요. 미치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Wang이 저한테 그럽니다. 시아오꾸를 사귀어도 괜찮겠냐고... 내년에 결혼한다는 친구가 시아오꾸를...? 시아오꾸는 제 직원입니다. 혹시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을까 우려되는군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남의 사생활에 간섭을 할 수도 없고... 내년이면 결혼한다는 사람이... 둘이 그냥 좋아서, 단지 즐기지 위해서 사귄다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만약 Wang이 시아오꾸에게 마음의 상처라도 안긴다면 저로서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
식사 후에는 Ye2의 아파트에 갔습니다. 방안에 들어가서 Beegees의 음악을 듣는데, 저도 반가운 생각이 들더군요. 그들 모두가 Beegees의 음악을 즐기는 것 같았는데, 확실히 대만도 이전서부터 서구문화에 오픈된 사회라서 그런지 그 쪽 부분에서는 우리 한국인들과 통하는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Ye2와 그 중국아가씨를 뒤로하고 Ye1과 Wang, 저는 나왔습니다. 밤이 늦었으면 귀가해야지요. Ye2와 그 중국아가씨는 우리가 가고 나서 무슨 일을 했을까 ? 건전한 방향으로 상상코자 합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11시 30분... 어찌 몸이 약간 찌부둥하니... 사우나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주위에 그 동안 보아놨던 사우나로 향했습니다. 중국의 사우나는 우리네처럼 넓은 홀이 있어 안마도 받고 하룻밤 잘 수 있습니다.(천진에서는 거처부근의 사우나에서 가끔 잠을 잔 적이 있는데, 왜냐하면 전기가 떨어져서... 천진에서 기거했던 아파트는 전기는 따로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전기세를 월별로 청구하는 것이 아니고, 일정액을 주면 우리나라 버스카드마냥 충전을 시켜 줍니다. 그 충전된 카드를 전기계량기에 삽입했다 빼면 그 일정액이 입력되고, 그 일정액 만큼 전기가 공급됩니다. 돈이 떨어질 때 쯤 되면 5분정도의 정전으로 미리 입주자에게 알리지요. 그런데, 저는 그것을 몰랐습니다. 한 밤중에 제 방만 갑자기 정전이 되더군요. 관리실도 다 퇴근했는데... 그래서...)
사우나는 4층에 있더군요.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가 1층하고 4층에서만 서도록 되어 있군요. 층수 단추도 1층과 4층, 딱 두 개입니다. 어쨌거나 4층으로 올라가서 사우나에 들어가서 목욕을 했습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사우나에 들어가니 중국의 잠재실업률이 눈에 확 들어오는군요. 손님보다 종업원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옷을 벗자니 한 사람, 딱 옆에 붙어서 제 옷을 일일이 옷걸이에 걸어줍니다.(저도 이제는 타성에 젖어서 전혀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뜨끈뜨끈한 목욕물에 몸을 푸욱 담그니 기분 짱 ! 한증막에 들어가서 땀을 쭈욱 빼니, 피로가 확 !
그거 아십니까 ? 중국에서 떠나는 한국주재원들이, 특히 천진에 있었던 한국주재원들이 눈물을 머금고 간다고 하는데... 그게 다 안마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저도 안마를 받으러 간 거고요.
넓은 홀 가운데 벽 쪽에 큼직한 텔레비전이 있고, 침대들이 나란히 있습니다. 거기에 누우면 안마를 받게 되지요. 하지만, 텔레비전 소리는 시끄럽게 느껴졌고, 한 무더기의 중국인들이 들어와서 자기들끼리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통에, 저는 종업원아가씨한테 좀 조용한 곳 없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곧 타락의 유혹이 될 줄은....
종업원이 저를 안내해 주는데... 왜 엘리베이터가 1층하고 4층에서만 서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2층하고 3층에서만 서는 엘리베이터 건물 안쪽에 따로 있었던 것입니다.
3층으로 내려가니 분위기가 야리꾸리합니다. 우선 어둡고요. 좁은 복도가 있으면 벽면마다 문이 있는데 모두 반투명유리입니다. 그리고 불빛은 빨간색이고요. 안내에 따라 들어가니, 한 5평 정도되는 방입니다. 그런데... 가슴이 팍 파이고 치마가 엉덩이만 가린 것 같은, 그러니까 넓적다리가 훤히 드러난 의상을 한 여자가 대기하고 있더군요. 분명한 조용한 곳이기는 한데... 당초 제가 가자고 했던 그러한 장소하고는 동떨어진 인상이군요.
그 아가씨가 그럽니다. 안마는 2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일반적인 것이고 또 한 가지는 ★≪￠§♤....랍니다.
뭐라고 ?
그러니까, 당신이 옷을 모두 벗고 누워있으면, 내가...(생략)
얼만데...?
칠백위안.
생각이 있어서 가격을 물어본 것이 아닙니다. (정말로) 그냥 한번 물어봤는데... 제 질문에 대답하면서 침대에 걸터앉은 폼이... 두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더군요. 그러니까 그 뜻입니다.
"당신 군자행세 그만 하고..."
일반적인 것을 해달라고 하니까 툴툴대더니 안마를 시작합니다. 당연히 툴툴대겠지요. 뭐야 ? 여기까지 와서 꼬랑지를 내리는 거야 ? 안마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됐지요.
어느 사람이 사람이야 ?
일본인이다.(뭐하다 싶으면 만약을 대비해서 국적을 속입니다)
중국에 왜 왔냐 ?
출장 왔다.
성이 뭔데 ?
서(徐)씨다.
(아까 카운터에서 성을 묻길래, 허(許)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徐라고 하는군요. 중국어에서 許하고 徐는 둘 다 발음이 "쉬"입니다. 중국어는 성조라고 해서 리듬이 있는데 총 4가지의 리듬이 있지요. 許의 "쉬"는 성조가 3성이고, 徐의 "쉬"는 2성인데, 저의 성조가 엉터리라서 중국인들이 徐로 알아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 성씨 아니냐 ? 당신이 어떻게 일본인이냐 ?
나 일본인 맞다.
중국 성씨다. 난 남경출신이다. 일본인을 얼마나 싫어하는데...!!!
중국인들은 모두 중국에서만 사냐 ? 이 지구상에 중국인들이 없는 곳은 북극하고 남극 밖에 없다.
아...(그렇구나)
일본에도 중국인들이 많이 산다. 일본의 유명한 프로야구선수 중에 왕정치라는 사람이 있다. 그도 아버지가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은 축구에 열광하지만 야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축구, 농구, 테니스, 탁구를 중국어로 뭐라 말하는지 알긴 합니다만, 야구는 떠오르지 않더군요)
화났냐 ?
안 났어...
하여간, 중국인들 지기 싫어하고, 따지는 것 좋아하고... 그 아가씨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것도 손님한테...
그 아가씨가 제 등에 지압을 하기 위해 절 엎드리게 하고는 제 몸에 올라탑니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등안마를 하는군요. 하지만, 내내 정신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아가씨의 엉덩이의 느낌이 제 몸에 와 닿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백위안 깎아달라고 하고..."
제 수중에는 600위안 밖에 없었거든요. 돈이 충분하면 유혹에 넘어가겠다... 물론 그런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까 老軍이야기를 듣고, 또 직접 제가 그러한 커플을 보니 이 생각 저 생각이 다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닙니까 ?
안마를 끝내니 몸이 많이 풀린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정신은 더 혼미해져 있었고요.
다음에 또 와. 50번을 찾아, 50번....
알았어...
그러면서 제 목을 감고 제 품에 안기는군요. 이번에는 그것들의 느낌이 제 몸에 와 닿습니다. 저도 모르게 제 팔이 그 아가씨의 허리를 감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하지만, 이 정도도 저로서는 상당한 인내심(돈도 없긴 하지만)을 발휘한 것입니다.
2004-05-13 11: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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