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효에 대한 관념은 한국 사람 못지 않습니다. 중국관련 역사서를 보면 그런 예가 무수히 나옵니다. 우선 중국의 관리 선발제도에 효렴(孝濂)이란 제도가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어떤 사람을 효자로 천거하면 아무런 선발과정을 거치지지 않고 관료로 임명하는 제도입니다. 또한 유명한 삼국지나 기타 역사소설에 어떤 사람을 천거하면서 따라 다니는 말이 " 아무개는 효자입니다."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유비 밑에 있다가 자기 모친이 조조에게 잡혀가 있다는 말을 듣고 제갈공명을 대신 천거하고 유비 곁을 떠나는 서서(徐庶)의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그런 예는 무수히 많습니다.

소림사 승려출신으로 환속하여 모택동의 경호실장을 했던 허세우의 이야기도 그 효도로 인해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는 소림무술의 대가였습니다. 모택동의 경호실장으로 20여 년 이상 따라다니다가 결국은 중국에 공산정권이 들어서자 중국인민해방군 대장계급의 신분으로 남경군구사령관이 되었습니다. 남경에 부임한 허세우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그 모친을 모셔온 다음 그의 부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나는 어려서 집을 나와 승려가 되었고 다시 혁명과업을 완수하느라 어머님을 모실 수 없었다. 내가 이제 출세를 하게 되었으니 이 모든 것을 어머님에게 돌려야 되겠다. 앞으로 너희들은 내 방에 오면 내 대신 내 어머님에게 경례를 부치기를 바란다."

허세우는 군구사령관의 책상과 의자에 자기 어머님을 앉히고 자기 대신 그 어머님이 부하들의 경례를 받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그 어머님이 몸을 아파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군의관이 허세우에게 말하기를 사령관의 모친께서는 원래 농사를 짓다가, 갑자기 불려와 큰 책상과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것이 생리에 맞지 않아서 몸져 누운 것이니 모친을 고향으로 보내 예전처럼 농사를 짓고 사시게 하는 것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허세우는 할 수 없이 모친을 고향으로 보내 농사를 지으며 살게 했습니다.

후에 허세우는 문화혁명에 반동으로 분류되어 그 울본에 못이겨 술로 건강을 해쳐 결국은 죽게 되었습니다. 그는 임종시 유언으로 자기가 죽거든 자기의 시신을 자기의 모친 곁에 묻어 달라고 했습니다. 중국 공산혁명의 지도자들 가운데 죽은 후에 화장을 안한 사람이 두 명 있습니다. 한 사람은 유리관에 들어가 인민대회당에 전시된 모택동이고 한 사람은 자기 모친 곁에 묻힌 허세우입니다. 공산당 지도부도 허세우의 효성을 높이 사 화장을 원칙으로 했던 법규에 예외로 인정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