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王有聲(문왕유성)

- 훌륭하신 문왕시시어 -

이 시는 무공(武功)을 이룬 문왕을 찬미하고 무왕에 대해서는 단지 황왕유벽(皇王維辟) 무사불복(無思不服)만을 말했을 뿐이다. 이는 아마도 문왕이 시작한 공업을 그 뒤를 이은 무왕이 별 어려움이 없이 행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문왕의 문(文)은 무(武)에 부족한 것이 아니요, 무왕은 힘으로 천하의 주인이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모서(毛序)』는 “숭(崇)을 정벌한 문왕의 뒤를 이은 무왕이 은(殷)을 정벌한 일을 노래했다. 무왕은 문왕의 명성을 넓혀 은나라를 정벌하는 공을 세웠음을 노래한 시가다. ”라고 했다.

其一

文王有聲(문왕유성)

훌륭하신 문왕이시어

遹駿有聲(휼준유성)

크게 명성을 떨치셨도다

遹求厥寧(휼굴궐녕)

그 편안함을 구하시어

遹觀厥成(휼관궐성)

은나라를 물리쳐 성공한 모습을 보았네

文王烝哉(문왕증재)

참으로 군왕다우신 문왕이시로다!

부다. 휼(遹)은 율(聿)로 발어사이니 왈(曰)위 가차다. 준(駿) 대(大)로 은 큼이요, 궐(厥)은 기(其)로 주왕조의 정권을 뜻한다. 증(烝)은 임금다움이다.

○ 이 시는 문왕이 풍(豊)에 천도하고 무왕이 호에 성을 쌓았음을 말한 것이니, 앞 장에서 미루어 말하기를 “문왕의 명성을 두심이여! 참으로 명성이 크도다! 대개 천하의 안녕을 구하여 공업을 이루려고 하셨도다. 문왕의 덕이 진실로 군왕다움심이도다!”라고 하였다.

其二

文王受命(문왕수명)

문왕께서 천명을 받으시니

有此武功(유차무공)

무공을 세우셨도다

旣伐于崇(기벌우숭)

숭나라를 쳐서 정벌하시고

作邑于豊(작읍간풍)

풍 땅에 도읍을 세우시니

文王烝哉(문왕증재)

문왕이시어 참으로 훌륭하시도다.

부다. 숭(崇)을 정벌한 일은 황의 편에 보인다. 작읍(作邑)은 도읍을 옮김이다. 풍(豊)은 원래 숭나라의 땅으로 지금의 섬서성 호현(鄠縣) 두릉(杜陵) 서남쪽이다.

其三

築城伊淢(축성이역)

성을 쌓고 도랑을 파서

作豊伊匹(작풍이필)

풍읍을 세워 어울리게 하시니

匪棘其欲(비극기욕)

욕심을 부려 그리 하신 것이 아니라

遹追來孝(휼추래효)

선왕의 뜻에 따라 효로써 행하시니

王后烝哉(왕후증재)

참으로 군왕다운 문왕이시다.

부다. 역(淢)은 혁(洫)으로 성의 해자(垓字)로 성을 지키기 위해 파 놓은 도랑이다. 사방 10리를 성(成)이라 하고 성 사이에 넓이와 깊이를 8척의 도랑을 판다. 필(匹)은 걸맞음이요, 극(棘) 급(急)이고 욕(欲)은 욕(慾)으로 욕망이다. 왕후(王后)는 문왕을 지칭한다.

○“문왕이 풍읍에 성을 쌓을 때 옛날에 있던 도랑을 따라서 경계를 삼고 궁실은 그 성에 맞춰서 사치하고 웅대하게 하지 않으니, 모두 자기의 욕망대로 갑자기 이룬 것이 아니고 다만 선의 뜻을 받들어 효성을 다하여 받들었을 뿐이었다.”

其四

王公伊濯(왕공이탁)

왕의 사업이 빛나심은

維豊之垣(유풍지원)

풍 땅에 세운 성벽이로다

四方攸同(사방유동)

사방의 제후들이 한 곳에 모이니

王后維翰(왕후유한)

문왕께서 기둥이 되셨네

王后烝哉(왕후증재)

참으로 군왕다운 문왕이시로다!

부다. 공(公)은 공(功)으로 왕공(王公)은 즉 왕사(王事)다. 즉 문왕이 공업이다. 탁(濯은) 저명(著明)함이다.

○ 왕의 공업이 찬란하게 빛나게 된 이유는 풍읍에 성을 쌓은 쌓아 천하의 제후들이 달려와 귀의하여 문왕을 기둥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其五

豊水東注(풍수동주)

풍수가 동으로 흐를 수 있음은

維禹之積(유우지적)

하우의 공적이고

四方攸同(사방유동)

사방이 제후들이 한 곳에 모임은

皇王維辟(황왕유벽)

황왕이 임금이 되었기 때문이니

皇王烝哉(황왕증재)

참으로 훌륭한 황왕이시로다.

부다. 풍수(豊水)는 동북으로 흘러 풍읍의 동쪽을 흘러 위수(渭水)와 합쳐서 황하로 흘러들어간다. 적(績)은 공적이다. 황왕(皇王)은 천하를 주인이 된 자의 호칭이니 무왕을 지칭하는 말이다. 벽(辟)은 임금이다.

○“풍수가 동쪽으로 흐를 수 있게 된 것은 우임금의 공이다. 그리고 천하의 제후들이 바야흐로 함께 모여 무왕을 천하의 주인으로 삼으니 이때는 무왕이 미처 호경을 짓지 않았을 때이다.

其六

鎬京辟廱(호경벽옹)

호경은 벽옹이니

自西自東(자서자동)

서쪽에서 동쪽에서

自南自北(자남자북)

남쪽에서 북쪽으로

無思不服(무사불복)

생각하여 복종하지 않은 이가 없으니

皇王烝哉(황왕증재)

참으로 황왕다우신 문왕이시어

부이다. 호경(鎬京)은 무왕이 지은 주나라의 도성이다. 풍수 동쪽에 지었으니 풍읍과는 25리다. 송인 장재(張載)는 “ 주족의 시조 후직(后稷)이 태(邰) 땅에 살기 시작해서 공류(公劉)가 빈(豳) 땅으로 이주하고 다시 태왕(太王)은 기산(岐山) 밑의 주원(周原)에 도읍을 정했다. 이어서 문왕은 풍으로 옮겼으나 무왕에 이르러 천하의 백성들이 무수히 몰려와 머물려고 하니 풍읍으로써는 그 많은 백성들을 수용할 수 없어서 그 땅이 능히 백성들을 수용할 수 없어서, 호경을 다시 짓지 않을 수 없었다.”다고 했다. 벽옹(辟廱)에 대해서는 영대 편에 보인다. 다시 장재가 말했다. “영대(靈臺)와 벽옹(辟廱)은 문왕의 학궁(學宮)이고 호경과 벽옹은 무왕의 학궁(學宮)이니, 무왕의 시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천자에게 학궁이 생긴 것이다.”라고 했다. 무사불복(無思不服)은 마음 속으로 복종함이다. 맹자는 “천하를 심복(心服)시키지 않고는 왕노릇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이 장은 무왕이 호경을 축조하고 머물면서 학문을 배우고 예를 행하니 천하가 스스로 마음속으로 복종했음을 말했다.

其七

考卜維王(고복유왕)

점을 살펴보신 무왕께서

宅是鎬京(택시호경)

호경에 머무시도다.

維龜正之(유귀정지)

거북 점이 가르쳐준대로

武王成之(무왕성지)

무왕께서 왕업을 완성하시도다.

武王烝哉(무왕증재)

참으로 군왕다우신 무왕이시어!

고(考)는 상고함이요, 택(宅)은 거(居)함이고요, 정(正)은 결정함이다. 성지(成之)는 도읍을 쌓고 머무름이다. 장재는 “여기에서 시호(諡號)를 말한 것은 ‘무왕이 돌아가신 뒤에’ 그 일을 추술(追述)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其八

豊水有芑(풍수유기)

풍수에도 흰차조 자라니

武王豈不仕(무왕기불사)

무왕께서 어찌 기르지 않으리오

詒厥孫謀(이궐손모)

그 후손에게 계책을 남기시어

以燕翼子(이연익자)

후손들을 도와 편하도록 하셨다.

武王烝哉(무왕증재)

참으로 군왕다우신 무왕이시어.

흥이다. 기(芑)는 흰차조다. 사(仕)는 사(事)의 가차다. 이(詒) 이(貽)로 남김이고 연(燕)은 연(宴)으로 편하게 즐기는 것이고 익(翼)은 도움이다. 자(子)는 후손들이다.

○ 호경(鎬京)은 풍수(豊水)의 하류에 있었다. 그래서 시인이 흥을 일으켜 “풍수(豊水) 강변에 흰차조가 자라니 무왕께서 어찌 그것들을 기르지 않겠는가? 그 후손에게 계책을 남겨 후손들을 도와 편안하게 만드셨다.”라고 노래했다.

文王有聲 八章이니 章 五句이다.

文王之什은 十篇에 六十六章이요, 四百一十四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