終風(종풍)

- 종일 부는 바람 -

一

終風且暴(종풍차포)

온 종일 부는 차가운 바람

顧我則笑(고아즉소)

나만 보면 미소짓네

謔浪笑敖(학랑소오)

놀리고 농담만 하니

中心是悼(중심시도)

이 내 가슴은 슬플뿐이네

비(比)다. 종풍(終風)은 종일(終日) 부는 바람이다. 포(暴)는 빠름이다. 학(謔)은 희언이고 랑(浪)은 방탕(放蕩)함이다. 도(悼)는 마음이 상해 슬퍼하는 모습이다.

광탕(狂蕩)하고 포악한 위장공(衛莊公)의 잘못을 차마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었던 장강이 종일토록 세차게 부는 바람에 비유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비록 광포(狂暴)하다 하나 어떤 때는 나를 돌아보고 웃음도 짓는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희만(戱慢)하는 뜻에서 나온 행동이고 사랑하고 존대하는 성실한 마음을 갖지 않으니 나는 감히 말하지 못하고 혼자 마음만 상한다.」

장공은 항상 장강에 대해 포악하고 태만하게 대했으나 장강은 정숙한 태도를 견지했다. 그래서 장강은 장공의 뜻을 거슬러 사랑받지 못했다.

二

終風且霾(종풍차매)

종일 부는 바람 흙비까지 내리네

惠然肯來(혜연긍래)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주려나

莫往莫來(막왕막래)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니

悠悠我思(유유아사)

참으로 끝없는 상념이로다!

비(比)이다. 매(霾)는 흙비가 내려 캄캄한 모습이고 혜연(惠然)는 순하고 자연스럽다는 뜻이다. 유유(悠悠)는 장대한 생각이다.

종풍차매(終風且霾)는 광포하고 미혹(狂惑)한 장공의 성정을 비유한 말이다. 비록 광포하고 미혹하다가 어떤 때는 혜연(惠然)히 찾아올 때도 있다. 그러나 한 번 가더니 다시는 왕래가 없으니 나로 하여금 끝없는 상념에 잠기게 한다.

三

終風且噎(종풍차에)

하루 종일 부는 바람 음산하구나!

不日有噎(불일유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개일 날 없네

寤言不寐(오언불매)

한 번 깨면 잠 못이루니

願言則嚔(원언즉체)

생각하면 가슴만 메어지네

비(比)다. 바람이 음산하게 부는 모습을 에(曀)라 한다. 불일유에(不日有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음산한 날씨를 광포하고 미혹한 장공의 성정에 비유했다. 체(嚔)는 코가 막혀서 하는 재채기다. 사람의 기운이 상하여 우울할 때 바람과 안개가 엄습하면 이 병이 생긴다.

四

噎噎其陰(에에기음)

먹구름이 하늘을 뒤 덮어

虺虺其靁(훼훼기뢰)

우르릉 쿠르릉 우레가 치네

寤言不寐(오언불매)

한 번 깨면 잠 못 이루니

願言則懷(원언즉회)

생각하면 마음만 슬퍼지네

비(比)다. 에에(曀曀)는 날씨가 음산한 모습이고 훼훼(虺虺)는 우뢰가 칠 때 진동하지 않은 소리다. 장공의 광포하고 미혹한 행위가 더욱 심해지고 그칠 기색이 없다. 회(懷)는 그리워함이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