泂酌(형작)

- 흐르는 빗물을 떠서 -

모서(毛序)는 소강공(召康公)이 주성왕(周成王)에게 경계를 주는 시라고 했으나 삼가시는 모두 공류를 찬미한 시라고 했다. 방옥윤(方玉潤)은 “이 편의 문체는 국풍과 가깝고, 대아와는 맞지 않는다고 했다. 더욱이 마음을 분발시키고 기세를 드높이며, 사리에 맞은 이야기는 직접적으로 노래한 소아와도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원래 주나라 선주지에서 불렸던 민가에 속한 노래를 아마도 후세의 시인이 모방하여 대아에 속하게 한 것 같다. 황천(皇天)은 덕이 있는 자와 친하여 도가 있는 자의 제사를 흠향(歆饗)함을 뜻하는 말이다.

其一

泂酌彼行潦(형작피행료)

저 먼 곳의 흐르는 물을 떠서

挹彼注玆(읍피주자)

거른 후에 이 통에 쏟아 부우면

可以食奔饎(가이분희)

밥이야 넉넉히 지을 수 있지요

豈弟君子(기제군자)

즐겁고 편하진 우리 군자님

民之父母(민지부모)

백성들의 부모님이시네

흥이다. 형(泂)은 형(浻)으로 멀다는 뜻이다. 행료(行潦)는 장마로 길가에 고인 물이 흘러감이다. 분(食奔)은 쌀을 쪄서 한 번 익히고 물을 붓고 다시 찌는 행위다. 희(饎)는 술밥이다. 군자(君子) 왕을 가리킨다.

○“저 멀리 흘러가는 장마물을 술잔질하여 이곳에 부어도 찐밥과 술밥을 지을 수 있거늘, 하물며 즐겁고 편하신 군자는 어찌 백성의 부모가 되지 않으랴?” 모전(毛傳)은 “즐겁게 힘써 가르치고, 돈독하게 즐거워하며 편안하게 한다면 백성들이 부모와 같이 존경하고 친숙하게 대할 것이다.”라고 했으며, 또 “백성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 이것을 백성의 부모라 이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其二

泂酌彼行潦(형작피행료)

저 먼 곳의 흐르는 물을 떠서

挹彼注玆(음피주자)

거른 후에 이 통에 쏟아 부으면

可以濯罍(가이탁뢰)

술독이야 넉넉히 씻을 수 있지요

豈弟君子(기제군자)

즐겁고 편하신 우리 군주님

民之攸歸(민지유귀)

백성들이 의지할 기둥이시네

흥이다. 탁(濯)은 씻음이다.

其三

泂酌彼行潦(형작피행료)

저 먼 곳의 흐르는 물을 떠서

挹彼注玆(읍피주자)

거른 후에 이 통에 쏟아 부으면

可以濯漑(가이탁개)

술병을 넉넉히 씻을 수 있지요

豈弟君子(기제군자)

즐겁고 편안하신 우리 군주님

民之攸墍(민지유기)

백성들이 쉴 수 있는 그늘이시네

흥이다. 개(漑)는 또한 씻음이다. 기(墍)는 쉼이다.

泂酌 三章이니, 章 五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