魚藻(어조)

- 물고기와 마름풀 -

모서(毛序)에 “ 어조는 주유왕을 풍자한 시다. 만물이 그 본성을 잃었음으로 호경에 머물던 주왕이 스스로 즐겁게 지낼 수 없어 옛날 무왕의 태평성대 시절을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다.”라고 했으나 주희는 시집전(詩集傳)에서 “ 어조는 천자가 제후들을 위해 잔치를 열자 제후가 천자의 은혜에 감사하여 찬미한 시다.”라고 했다. 두 설 모두 통용되고 있다. 수초 사이에서 편안하고 자유스럽게 살고 있는 대어(大魚)의 모습을 보고 흥이 난 시인이 호경에서 방종하고 황음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주천자를 옛날 일에 상고하여 풍자했다. 국가의 전도와 운명을 걱정한 시인이 통치자인 주왕이 깨달아 안락할 때 장차 몰려올 위난을 대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래했다.

一

魚在在藻(어재재조)

고기가 마름풀 사이에 노는데

有頒其首(유반기수)

그 머리 크기도 하다.

王在在鎬(왕재재호)

호경(鎬京)에 계시는 왕께서

豈樂飮酒(기락음주)

술마시며 즐거워하시네

흥이다. 조(藻)는 수초(水草)로 깊은 물속에서 자라며 잎은 가늘고 길다. 『소남(召南)·채빈(采蘋)』에 보인다. 반(頒)은 머리가 큰 모양이다. 기(豈) 또한 안락(安樂)함이다.

〇 이는 천자가 제후를 위해 잔치를 벌려 위로하자 제후들이 천자를 찬미한 시다. 대어는 어디에 있는가? 수초(水草) 사이에 있으니, 그 머리가 크기도 하다. 왕은 어디에 계신가? 호경(鎬京)에 머물며 안락하게 술을 드신다고 말했다.

二

魚在在藻(어재재조)

고기가 마름풀 사이에 노니는데

有莘其尾(유신기미)

그 꼬리 길기도 하네

王在在鎬(왕재재호)

호경에 계시는 왕께서

飮酒樂豈(음조락기)

술마시며 즐거워하시네

부다. 유신(有莘)은 신신(莘莘)으로 대어의 꼬리가 긴 모습을 말한다.

三

魚在在藻(어재재조)

고기가 마름풀 사이에서 노는데

依于其蒲(의우기포)

그 부들잎 무성하네

王在在鎬(왕재재호)

호경에 계시는 왕께서

有那其居(유나기거)

평안하게 사시네

흥이다. 나(那)는 안락(安樂)함이고, 거(居)는 거처함이다.

魚藻 三章이니, 章 四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