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采蘋(채빈)

-개구리밥을 뜯으러 가세-

빈(蘋)은 평(萍)의 일종으로 큰 것이다. 평의 중간 것은 행채(荇菜), 작은 것은 부평(浮萍)이다.
《좌전(左傳)》양공(襄公) 28년 조에 “척박한 땅의 언덕과 도랑물 가의 개구리밥과 마름풀을 뜯어 종묘의 제사에 올리고 계란(季蘭)을 시동으로 삼으니 이는 공경하는 마음이다.[濟澤之阿), 行潦之蘋藻, 寘諸宗室, 季蘭尸之, 敬也.] ”라는 이 시의 내용과 비슷한 기사가 있다.
이 《채빈》 편은 제사를 올리는 귀족 출신의 부인을 그린 시가다. 《모전(毛傳)》에 “빈(蘋)과 조(藻)는 사방에서 자라는 흔한 풀이고 시냇물 간(澗)과 도랑물 료(潦)는 이르는 성질이다. 그리고 광거기부(筐筥錡釜)와 같은 기물은 하찮은 제기다. 어린 소녀는 제사를 주관하는 시동이다.”라고 했다. 또 《정전(鄭箋)》은 “ 옛날에 부인이 시집가기 전 3월에 문중의 조묘(朝廟)를 헐지 않았으면 공궁(公宮)에서, 이미 헐었으면 종실(宗室)에서 가르침을 받았다. 며느리로써의 덕행(德行), 언어(言語), 몸가짐, 공업(功業) 등의 네 가지에 대해 희생(犧牲)은 어물(魚物)을, 식물은 빈조(蘋藻)를 써서 지내는 제사로 가르침을 받아, 며느리로써 순종하게 된다. 빈(蘋)은 빈(賓)으로 손님을 말하고 조(藻)는 조(澡)로 씻음을 말한다. 부인은 유순하고 스스로 청결해야 하기 때문에 두 식물을 취하여 경계로 삼았다.”라고 했다.

一

于以采蘋(우이채빈)

개구리밥을 어디에서 뜯을까?

南澗之濱(남간지빈)

남쪽 개울가로 가서 뜯세!

于以采藻(우이채조)

마름풀을 어디가서 뜯을까?

于彼行潦(우피행료)

저 길 도랑물 가로 가서 뜯세!

부다. 빈(蘋)은 물 위의 부평초(浮萍草)다. 강동(江東) 사람들은 머굴리밥이라 부른다. 濱(빈)은 물가다. 藻(조)는 聚藻(취조)인데, 물밑에서 자라고 줄기는 비녀의 다리와 같으며 잎은 蓬蒿(봉호)와 같다. 行潦(행료)는 장마물에 흐르는 도랑물이다.

○ 문왕의 교화를 받은 남국의 대부와 그 부인들이 선조들의 제사를 받으니 그 집안 사람들이 이를 찬미하여 노래했다.

二.

于以盛之(우이성지)

무슨 물건에 뜯은 풀을 담을까?

維筐及筥(유광급거)

모나고 둥근 대나무 광주리에 담세

于以湘之(우이상지)

어디에다 삶을까?

維錡及釜(유기급부)

발이 달린 솥이거나 앉은뱅이 솥에 삶세.

賦이다. 모난 것을 筐이라 하고 둥근 것을 筥라 한다. 湘은 삶음이니, 아마도 살짝 삶아서 담구어서 김치를 만드는 것이다. 錡는 솥의 등속이니 발이 있는 것을 錡라 하고 발이 없는 것을 釜라 한다. ○ 이는 또한 족히 그 順序에 떳떳함이 있어서 嚴敬하고 整飭한 뜻을 볼 수 있다.

三

于以奠之(우이전지)

이것들을 어디에 놓을까?

宗室牖下(종실유하)

종실의 사당 제사상에 올리세

誰其尸之(수기시지)

누가 받아서 올릴까?

有齊季女(유제계녀)

어여쁜 막내딸이라네

부(賦)다. 전(奠)은 둠이다. 종실(宗室)은 사당이 있는 대종(大宗)이니 대부나 사(士)는 종실에서 제사를 지낸다. 유하(牖下)는 종실의 서남쪽의 모서리로 이른바 오(奧)다. 시(尸)는 주인이다. 제(齊)는 공경함이요, 계(季)는 막내다. 제사(祭祀)의 예(禮)는 주부가 두(豆)를 천신하는 것을 주로 하니 실지로 김치와 육장이다. 나이가 적은데도 능히 공경한 태도로 제사에 임하니 더욱 그 바탕이 아름다워 교화의 소종래(所從來)가 심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采蘋 三章이니, 章 四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