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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02 11:17:023537 
진평분육(陳平分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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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평분육(陳平分肉)


승상 진평(陳平)은 양무현(陽武縣)① 호유(戶牖)② 사람이다. 어렸을 때 집안이 가난했으나 독서를 좋아했다. 집안에 전답이 30무(畝)③에 불과해 그의 형 진백(陳伯)이 혼자 집에 머물며 농사를 지었다. 진백은 항상 밭일을 하면서 자기 동생을 여기저기로 보내 공부를 시켰다. 진평이 장성하게 되자 기골이 장대한 미장부가 되었다. 사람들이 그런 진평을 보고 말했다.

“ 가난한 집에서 무엇을 먹고 그렇게 장대하게 되었는가?”

집에 머물며 가사를 돌보지 않는 진평을 싫어한 그의 형수가 진평을 보고 말했다.

“ 일을 하지 않으니 쌀겨나 먹게 해야지. 시동생이라고 있는 게 저와 같으니 차라리 없는 것이 낳겠다.”

진백이 듣고 그의 부인을 집에서 내쫓아 버렸다. 진평이 이윽고 장가갈 나이가 되었으나 부자들은 그에게 딸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평도 가난한 사람에게 장가드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났다. 그때 호유(戶牖)에는 장부(張負)라는 부자가 한 사람 살고 있었다. 그 손녀딸이 다섯 번이나 시집을 갔으나 그때마다 남편이 곧바로 죽어버려 사람들이 감히 그녀에게 장가를 들려고 하지 않았다. 이에 진평이 그녀에게 장가를 들려고 했다. 그때 생활이 곤공한 진평은 읍내에 상이 생긴 집이 있으면 가서 일을 도와주고 품삯을 받곤 했다. 진평은 상가에 남보다 먼저 가서 맨 나중까지 열심히 일했다. 장부가 상가의 일을 돌보고 있던 진평의 특출난 풍채를 보게 되었다. 진평 역시 그 일로 인해 상가에서 일을 늦게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부는 진평을 따라 그의 집에 가보았다. 진평의 집은 성곽을 등진 후미진 골목에 있었고 헤진 돗자리로 그 문을 삼고 있었다. 그러나 문 밖에는 귀인들이 타고 방문했던 수레들의 바퀴자국이 많이 나 있었다. 장부가 집에 돌아가 그의 둘째 아들 장중(張仲)에게 말했다.

“ 내가 네 딸을 진평에게 시집보내려고 한다.”

장중이 반대하며 말했다.

“진평은 가세가 곤궁함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이라 현 내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비웃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아버님만은 유독 제 딸을 진평에게 주려고 하십니까?”

“사람들 중에 진평과 같이 당당한 풍모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 오랫동안 빈천하게 지내는 경우를 보았느냐? ”

장부는 결국 그의 손녀딸을 진평에게 시집보냈다. 그러나 진평은 가난했기 때문에 장씨네 집에서 그에게 돈을 빌려주어 혼인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고, 다시 잔치를 벌릴 돈을 주어 신부를 데려갈 수 있도록 했다. 장부가 그의 시집가는 손녀딸에게 당부의 말을 했다.

“시집이 가난하게 산다고 해서 시집사람들을 모시는데 소흘하면 안 된다. 시숙 받들기를 네 아버지 섬기듯 하고, 큰동서 모시기를 어머님 봉양하듯이 하라!”

진평이 장씨 댁 딸을 부인으로 얻고 나서부터, 그녀가 가져온 지참금으로 인해 진평의 씀씀이는 날로 여유롭게 되었고, 더불어 그의 교유 범위도 날이 갈수록 넓어졌다.

진평이 사는 고상리(庫上里)라는 마을에는 토지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사당이 있었다. 진평이 그 제사를 주관하는 재(宰)가 되어 제사를 지낸 고기를 나누어주었는데 그 분배가 매우 공정했다. 마을의 부로들이 말했다.

“진씨네 젊은이가 재의 노릇을 참으로 잘하는구나!”

그 소리를 듣고 진평이 한탄했다.

“아! 슬프다. 이 진평에게 천하의 일을 주재하라고 하면 이렇게 고기를 분배하듯이 잘 할텐데!”


①양무현(陽武縣) : 지금의 하남성 개봉시 북서 쪽의 원양현(原陽縣) 경내의 고을이다.

②호유(戶牖) : 지금의 하남성 개봉시 동쪽의 란고현(蘭考縣) 경내에 있던 고을이다.

③무(畝) : 춘추 때 1 무는 한국 평수로 약 60평이다. 진평의 집이 경작하고 있던 전답은 모두 1800평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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