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당국자 대북협의차 방중하는 동안 중국, 보란듯이 북한과 황금평 착공식

2011-06-09 오후 1:31:08 게재

9일엔 라선특구 착공식도 … 북한 달래기냐, 중국판 개성공단 건설이냐 그 동안 성사여부를 놓고 관측이 엇갈렸던 북-중 황금평 공동개발 착공식이 8일 드디어 열렸다. 9일에는 북한 라선특구 합작개발 착공식도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이후 북한이 대남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이는 중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특히 지금은 한·미 고위 외교당국자들이 북한의 과격행동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에 머무르는 기간. 이에 따라 중국의 행보가 단순히 북한을 달래기 위한 의례적 차원인지, 대북압박과 경협을 이원화하는 '정경분리' 대응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위성락 본부장 방중한 날 황금평 착공식 = 8일 착공식에는 북측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수영 합영투자위원장이, 중국 천더밍 상무부장이 참석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와 중국 경제 총책이 모두 나와 착공식의 비중을 과시했다. 이번 착공식은 북한 합영투자위원회와 중국 상무부가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황금평·라선특구 합작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6개월 만이다. 당초 지난달 방중을 마치고 돌아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참석 하에 있을 것이라던 착공식은 돌연 연기됐었다. 중국 소식통들은 "황금평은 현재 사회간접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중국 기업인들로부터 별다른 호응이 없었고 그것이 착공식 연기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왜 굳이 지금 착공식을 강행하는가 궁금증이 쏠린다. 더구나 김 위원장 방중 이후 북한은 △더 이상 남한을 상대로 불인정 △남북 정상회담 비밀접촉 폭로 △대남 정밀타격 공표 등 대남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8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이 최근 북한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방중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6일 중국을 방문했고 동남아를 거쳐 10일 서울에 다시 올 예정이다. ◆중국, '정경분리' 통한 대북경협 나서나 = 중국이 왜 황금평에 적극적 태도를 갖는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고립상태에 빠진 북한 달래기다. 북한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남북대화 우선'이라는 관련국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도 이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강경발언은 중국까지 가세한 이 같은 대북 압박구도 타파 목적이라는 분석이 중평이다. 그래서 중국으로서는 황금평 공동개발 착공식에 경제 고위직을 참석케 하는 등 성의를 보임으로써 북한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황금평과 라선은 그 지리적 특성상 중국으로서도 경제적 가치가 적지 않다. 두 곳을 통하면 압록강을 통한 서해 진출과 태평양 해상 운송로 확보가 각각 가능해져 물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북핵문제와 달리 라선·황금평 공동개발계획을 통해 실질적인 북-중 경협 가능성을 보고 있을 수 있다. 일종의 '경협분리' 대응이다. 이 경우 한·미 양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은 지난해부터 '5·24조치(방북, 남북경협, 대북지원 금지)'를 통해 북한에 경제적 압박을 줘 천안함·연평도사건에 대한 사과를 받아낸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과거 2차례 실패한 북한, 어떤 모습 그리나 = 북한으로서는 이날 착공식에 중국 중앙정부 경제총책 초청을 성사시킴으로써 북-중 중앙정부간의 경협으로 황금평의 위상을 격상시킬 수 있게 됐다. 북한은 2002년 위화도와 황금평 등 신의주 일대를 경제특구로 개발계획을 세웠으나 중국과 사전협의를 건너뛰는 바람에 사실상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초대 특구 행정장관인 양빈을 구속, 특구계획 자체를 침몰시켰다. 2007년 북한은 평건투자개발그룹이 중심이 돼 한국기업들을 상대로 황금평·위화도·어적도 장기임대 및 공동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또 실패했다. 북한은 과거 실패를 바탕으로 현재의 황금평 개발계획을 짠 것으로 보인다. '조(북)중 라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경제지대 공동개발 총계획요강'에 따르면 북-중 양국은 '조(북)중 공동지도위원회'를 설립해 중앙정부 차원의 공동개발, 공동관리 체재를 갖추기로 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공동개발관리위원회'를 설립해 관리권을 행사한다. 또 경제지대내 입주기업은 관세를 내지 않으며 소득세(법인세) 특혜를 주는 한편 수익의 본국 송금도 허용키로 했다. 외국투자자 자산은 국유화하거나 징수하지 않으며 이동통신, (인터넷) 망가입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과 중국 사이에 소통과 호혜라는 표현이 증가하고 있다"며 북한과 중국이 서로 주고받기식 경제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남북포럼 김규철 공동대표는 "공동개발 총계획요강에서 드러나듯이 남북경협은 얼어붙어 있는 동안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에 제2, 제3의 개성공단이 들어서게 되는 셈"이라며 "우리 경협기업들의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금평은 어떤 곳? 황금평은 그 이름처럼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가장 많을 정도로 북한에서 가장 비옥한 땅이다. 면적이 11.45km²로 여의도 면적 8.48km²보다 넓다. 중국땅에 붙어 있지만 1962년 조(북)중변계조약에 따라 북한 영토가 됐다. 당시 김일성 주석과 주은래 중국 총리 사이에 체결된 변계조약에 따라 압록강에 분포한 205개의 섬 가운데 북한이 127개, 중국이 78개를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황금평, 비단섬, 신도 등 하류 큰 섬 대부분이 북한 영토가 되면서 중국측으로서는 압록강을 통해 황해로 나가는 해로를 잃게 됐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pd수첩이 15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어안이 벙벙하다. 보도 내용은 북한이 중 국경의 두 섬, 위화도 와 황금평도 의 개발을 남측 기업들에게 먼저 제안했으나 대북 봉쇄정책으로 무산되고 중국으로 넘어가 개발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두 섬은 개발권이 중국에 위임상태로 향후 50년간 임대 조건에 기업의 안정성 차원에서 100년간으로 연장을 검토한다고 한다. 이미 임대 대가로 8억 달러를 받아 세습 후계를 위한 통치자금으로 사용한다고도 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다. 영국의 중국 조차지 (租借地)- 홍콩과 마카오 , 그렇다. 병든 중국이 열강의 압박에 밀려 할 수 없이 내준 땅, 제국주의의 식민지 약탈의 상징이었다. 20세기 말에 들어 마카오가 442년 만에, 홍콩이 155년 만에 중국에 반환되어 식민지 약탈 이 외형상 종식을 고하였다. ‘동아병부(東亞病夫)’ 로 조롱받던 중국이 세계의 대굴국 으로 변신을 화려하게 장식한 셈이었다. 그런데 그와 비슷한 얘기가 현재 우리의 터전 한반도 북쪽에서 들려온다. 정말 ‘동북병부(東北病夫)’ 가 안간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 쌈지를 끌러 내놓은 셈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망령을 21세기에 한반도에서 다시 불러 오는 것인가? 위화도 와 황금평도 는 압록강 하류의 하중도(河中島)로 북. 중 국경을 맞대고 있다. 위화도는 12km², 황금평도는 11km²로 두 섬은 합쳐서 대략 여의도(8km²)의 세배 크기로 북, 중의 요충지이다. 북한은 두 섬을 ‘북한의 홍콩’ 으로 상업, 무역지구로 개발하여 작금의 경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고육책 같다. 그런데 그것이 중국이 아니라 남한 기업 들에게 먼저 제의를 하였단다. 북한의 외자유치전담기구인 '평건투자그룹' 이 2009년 말 제의를 했고 남측 기업이 검토를 하였으나 정부의 대북 봉쇄전략과 수해로 무산되었다. 한심한 정부 당국자는 언제나 그렇듯, ‘정부는 거부사실이 없고 기업자체 판단’ 으로 무산되었다고 반민족적, 반통일적 논평만 내놓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북한은 중국과 ‘북중합작자유무역지구’ 를 설치하는가 보다. 이는 큰 문제이다. 남한이 ‘종미사대(從美事大)’ 로 자진하여 미국의 주구가 되어 한민족 상생, 공영의 길을 버리고 함께 북한 고립에 앞장서고 있다. 정치, 경제적으로 국가위기에 봉착한 북한은 물불 안 가리고 중국에 매달려 의존도가 날로 높아간다. 한. 쏘 수교 후 북. 쏘 관계가 소원해지며 북한의 ‘종중사대(從中事大)' 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중국이 ‘동북공정’ 으로 동북경영을 노골화 하는 마당에 더욱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렇게 내우외환으로 불안한 북한의 체제는 언제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만약의 사태가 일어난다면 두 섬의 장래는? 물론 북한 강토 자체도 문제이겠지만... 21세기 세계12대 경제국이 형제가 스스로 강대국의 아가리에 머리통을 들이미는 것을 즐기고 있는가 이 무슨 '소아병부(小兒病夫)' 의 작태인가? 이 어찌 작년에 돌아가신 리영희 선생 이 벌떡 일어나 통탄하지 않겠는가? 아울러 '나선특별시' 에 중국군이 진주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북한에 1994년 중국군 철수 후 17년 만에 다시 외국군이 들어온 것이다. 중국이 20억 달러의 투자를 하기로 했고 파병은 항만시설경비 명분으로 추측한다. ‘자주, 주체, 자력갱생, 민족’ 을 줄기차게 부르대며 찬물 먹고도 이빨 쑤시던 북한의 당당함은 어디에 있는가? 북한과 중국과의 불가분 혈맹의 관계와 북한의 절박한 국가위기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1962년 주은래 와 김일성 이 벌인 ‘북. 중간 변계조약’ 으로 백두산이 반 토막 나서 넘어갔다. 나전항 의 3부두는 이미 쏘련이 50년, 1부두는 2010년 중국이 10년, 그리고 4, 5, 6부두는 중국이 개발하여 향 후 50년 사용권이 계약되었다고 한다. 북한은 이렇게 쓰러져 가던 淸나라처럼 주권과 강토가 찢겨지고 수십만의 아사자가 발생했고 탈북행렬이 줄을 이어 국가로서 위상이 의심받는다. 경제, 특히 식량난에 단기간 회복 가능성이 없어 다시 비극적 아사상태가 초래될 것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정치적으로 후계세습이 불안하고 그것을 강압으로 유지하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런 위기국면에 북한 당국은 매몰찬 남한보다 중국이라는 호랑이를 택하고 있다. 중국은 대굴국이 되었다. 특히 남한과 북한에는 모든 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절대적인 대굴국이 되었다. 남, 북한 모두는 향후 대중국 관계에 따라 국가와 민족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다. 위화도, 황금평도 가 북, 중에 중요한 요충지라면 남한에도 중요한 곳으로 대중국 경영의 전초기지가 될 곳이다. 뿐만 아니라 작금의 남, 북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 한민족 상생, 공영의 교두보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열쇠는 남한 당국 아니 남한 국민의 결정 에 달려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이 협력하여 두 섬을 개발하고 상생, 공영의 길을 가야 한다. 남북 당국자나 민간, 기업의 교류 확대, 기존 협약 준수, 인도적 지원 즉각 재개, 경제적 지원 확대 가 시급하다. 그것을 가로막는 몰역사적이거나 종미사대 우선이나, 냉전적 군사대결주의, 천박한 민족주의적 사고, 광신적 반공주의, 반민족, 반통일적 자세 를 걷어내야 한다. 그것이 정권이라면 그것도 깨 부셔야 한다. 그것도 당장 일어서서 행동을 해야 할 시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