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2010. 12.8. 박선미 기자]

동남공정으로 추진하는 쿤밍-싱가포르 고속철 사업을 시작하는 중국

쿤밍-라오스-미안마-태국-싱가포르를 잇는 전장 5500키로의 고속철 건설추진

중국이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을 잇는 고속철도 구축에 들어가면서 아시아 경제권 통합에 가속이 붙게 됐다. 고속철 건설로 올해 1월부터 발효된 중국-아세안(ASEAN)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솜사왓 렝사왓 라오스 부총리는 7일 베이징에서 "중국과 라오스를 잇는 첫 번째 고속철도가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간다"며 "양국을 잇는 고속철 공사는 2014년께 마무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고속철이 지나는 구체적 구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큰 그림은 중국 남부 윈난성 쿤밍지역에서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를 거쳐 싱가포르까지 닿게끔 설계된다. 라오스가 이미 베트남과 고속철로 연결 돼 있기 때문에 중국-라오스간 고속철이 개통되면 중국산 제품은 베트남까지 한번에 닿게 된다.



솜사왓 부총리는 "이번 프로젝트가 라오스에 상당한 사회경제학적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고속철 구축으로 동남아시아와 중국간의 경제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동남아 지역까지 닿을 고속철 구축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고속철 제조 기술을 동남아 국가에 수출하고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장더장 중국 부총리는 "중국은 고속철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룬 고속철 기술 성과를 다른 국가들과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에 대한 고속철 기술 수출에 관심을 가져온 고속철 선진기업들은 중국에 먹잇감을 뺏길 위기에 놓였다. 중국은 일본의 카와사키 중공업이나 독일의 지멘스, 프랑스의 알스톰, 캐나다의 봄바르디어 등으로부터 고속철 관련 기술을 배우는 기술 후진국이였지만 지금은 이들이 오히려 중국의 존재를 두려워하는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중국과 동남아를 잇는 고속철 구축이 중국을 고속철 선진국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베이징과 상하이를 연결하는 1318㎞ 구간의 고속철도 철로 부설작업을 마무리했으며 2012년 초 정식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3일 단행된 베이징-상하이 구간 고속철 시험 운전에서는 시속 486.1㎞를 기록하며 고속철 속도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중국 대륙에서 투자 및 운영되고 있는 고속철도는 7000km 거리로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체 고속철 운행거리를 총 1만6000km까지 늘릴 계획이다.

"中 고속철 건설 동남아로 확대"< WSJ >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이 고속철 건설 사업을 동남아시아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이 동남아 국가인 라오스와 공동으로 내년 초 고속철 건설사업에 착공키로 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라오스의 쏨싸왓 랭사왓 부총리는 7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세계고속철도대회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건설하는 철도는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2014년께 완공될 예정"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경제협력 강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고속철 건설이 내륙국가 라오스의 사회경제적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신문은 철도의 구체적인 노선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성도 쿤밍(昆明)에서 라오스와 태국, 말레이시아를 거쳐 싱가포르까지 연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텝 타웅수반 태국 부총리도 아시아에서 철도 노선이 확장되는 것을 기대하며 이 프로젝트의 완공을 기대한다 밝혀 이 노선이 태국까지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은 최근 전 세계에서 고속철이 가장 빨르게 발전하는 국가로 꼽힌다.



중국 철도부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1월 현재 7천531㎞ 구간에 고속철이 깔렸고 2020년까지는 1만6천㎞로 고속철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의 기술력 역시 정상급 수준으로 지난 3일에는 고속철 '허셰(和諧)호'가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구간을 시속 486.1㎞로 달려 지난 9월 자국이 세운 최고기록을 또 경신한 바 있다.



중국은 첨단 고속철 기술이 자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는 이번 철도대회에서 이를 전제로 "중국은 기술적인 성과를 다른 나라와 공유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철도회사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등 선진국의 철도회사들은 중국이 선진국의 기술을 수용, 약간만 바꿔서 개발해놓고 자체개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의 임원은 "중국이 개발했다는 고속철은 일부 내외부 장식과 강화된 추진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선진국의 고속철과 거의 똑같다"면서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했다는 중국의 주장에 우리를 비롯한 많은 고속철 제조업체들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기술을 중국 기업에 이전했으나 이를 재가공해 중국이 직접 해외시장으로 수출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