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철론(鹽鐵論)에 대해

<염철론(鹽鐵論)>은 전한(前漢) 소제(昭帝) 시원(始元) 6년(기원전 81년)에 있었던 염철회의(鹽鐵會議)에 관한 자료를 선제(宣帝)때에 환관(桓寬)이란 유자(儒者)가 정리하여 편찬해 낸 책이다.

시대는 전한시대(BC 81)때 지은 것으로 본문은 2권 60장(章)으로 BC 81년 전한의 조정에서 열렸던 회의의 토론내용을 재현(再現)하는 형태로 정리한 독특한 형식으로 엮었다. 무제(武帝) 때부터 비롯된 소금․철․술 등의 전매(專賣) 및 균수(均輸)․평준(平準) 등 일련의 재정정책을 무제가 죽은 뒤에도 존속시킬 것인가의 여부를 전국에서 추천을 받고 참석한 자들 간에 논의한 내용을 수록한 책이다. 참석자 중 오경교수(五經敎授)인 현량(賢良)․문학(文學) 약 60명은 유가사상(儒家思想)을 근거로 이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고, 고급관리인 승상(丞相) 차천추(車千秋) 및 어사대부(御史大夫) 상홍양(桑弘羊)과 그 부하 관리들은 법가사상(法家思想)을 내세워 제도의 존속을 주장하여 이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이 책은 염철전매 등의 존속 여 부에 관한 것만 아니라, 당시의 정치․사회․경제․사상 등에 관해서도 논급되어 있는 기본적 사료(史料)이다.

염철론의 성격와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염철론(鹽鐵論) 즉, 염철회의가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살펴봐야만 한다. 그리고 염철회의 당시에 전개된 곽광(霍光)과 상관걸(上官桀)의 정권 투쟁은 보정(輔政) 권력 내부의 다툼임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내조(內朝)와 외조(外朝)의 권력 투쟁이라는 독특한 양상을 띠고 있었던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따라서 염철회의가 곽광의 대장군막부(大將軍幕府) 막료(幕僚)에 의해 입안되었고 염철회의의 전개 양상이 현량(賢良)과 문학(文學)에 의해 외조의 실권자 어사대부 상홍양(桑弘羊)이 혹독하게 공격을 받는 형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염철회의가 󰡒곽광이 내외조의 정적을 일거에 제거하고 외조를 형해화하여 곽광 정권을 확립󰡓하려는 정치적 책략에서 소집되었던 것으로 이해될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 지금까지 염철회의의 소집 배경에 대하여, 흔히 정치적 음모의 일환으로 이해해 왔다. 그러나 염철회의란 단순한 정권 다툼의 도구나 정략의 수단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큰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그것은 거대한 시대적 흐름의 한 표현이었다. 그것은 특정한 인물들에 의한 특정한 정권 투쟁과는 상관없이, 그 시점에서 필연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역사의 한 과정이었다.

염철회의에서 상홍양(桑弘羊)등 정부 당국자들이 흉노 정벌의 지속과 염철 전매정책의 존속을 고집하고 현량․문학 등이 대외적 화친정책과 대외적 휼민(恤民)정책을 주장하여 서로 논쟁한 것은 곧 󰡐윤대(輪臺)의 정신󰡑을 계승할 것인가, 계승하지 않을것이가를 결정하는 선택의 문제이며, 무제시대를 계승할 것인가, 문제시대로 회귀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문제이기도 했다. 문제와 무제 양 시기에 중국인들이 추구한 이상은 각각 다른 이념 체계로 정리되었으니, 유가와 법가 사상이 그것이다. 따라서 문제 시기와 무제 시기의 계승이나 선택은 곧 유가와 법가적 이념의 선택과 직접 관련 되어 있었다. 또 염철회의는 유가 사상의 실질적 기능을 시험하는 첫 번째 기회이기도 했다. 염철회의는 단순한 경제정책 논쟁이나 정치적 책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사회와 국가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이념과 사회계층을 형성하는 것이었으니, 한대(漢代)를 포함한 중국 고대사회와 국가의 전형적 모델은 진시황(秦(始皇)시기나 한문제(漢文帝)시기 혹은 무제(武帝)시기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염철회의가 진행된 전한(煎漢)후기의 소․선제(昭․宣帝) 시기에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염철회의의 진행 과정와 토론의 내용을 생생하게 전하는 문헌이 곧 <염철론>이다.

이러한 염철회의의 진행 과정과 토론의 내용을 생생하게 전하는 문헌이 곧 <염철론>이다. 이 <염철론>은 모두 3부로 구성되었는데, 그 제1부는 권1 <본의(本議)>편부터 41<취하(取下)>편까지로서 염철 전매(專賣)를 논한 본론이며, 제2부는 권42 <격지(擊之)>편부터 59 <대론(大論)>편까지로서 흉노(匈奴) 문제를 다룬 여론(餘論)이다. 마지막 제3부는 권60 <잡론(雜論)>으로 자서(自序)의 형식과 내용을 취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 제1부는 제1차 염철회의를 전하고, 제2부는 제2차 염철회의를 전한다.

염철론의 60장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1. 기본 문제를 논의하다.

'본의(本議)'라는 편명은 이 편이 당시 회의의 기본적인 주요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데서 붙여진 것으로, 이 편은 앞으로 진행될 각론에 대한 총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 회의의 핵심 토론 대상이 염철전매로 상징되는 무제(武帝) 시기 이래의 관영 사업이라는점, 이를 지지하는 정부측의 어사대부와 이에 반대하는 민간의 문학들이 사상적으로 각각 법가와 유가의 입장에 서 있는 점, 이러한 관영 사업이 흉노(匈奴)를 토벌하기 위한 국방 재정을 조달하기 위한 필요에서 비롯되었다는 점, 무제 시기 이래의 이러한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둘러싼 어사대부와 문학 간의 기본적인 입장 차이, 나아가 상공업과 같은 말업에 대한 양자간의 상반된 평가 등 "염철론" 전반에 등장하는 주요 문제가 모두 거론되고 있다.

2. 힘써 농사짓다.

이 편은 말업인 상공업의 가치를 옹호하는 어사대부의 주장에 대해 본업인 농업의 가치를 절대시 하는 문학측의 반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양자간의 주장은 마치 중상주의자 대 중농주의자의 대결 같이 비추어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양자 모두 농업을 본업, 상공업을 말업으로 보는 데는 차이가 없다. 양측의 이러한 주장이 본업과 말업에 대한 양측의 기본적인 인식차이를 반영하는 것임은 사실이지만, 문학이 상공업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도 않았고, 염철 전매 등 관영사업이 처음 시행된 무제(武帝) 시기에 칠과적(七科謫), 고민령(告緡令) 각종 중세 등의 방법으로 민간의 상공업자들을 억압했던 사실을 보면, 이러한 관영사업을 주도했던 사람 중의 하나인 어사대부 상홍양(桑弘羊)이 순수하게 민간의 상공업을 옹호했다고 볼수도 없다. 결국 양자간의 이러한 상충된 주장의 근저에는 당시 국가가 각종 관영사업을 통해 말리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데, 어사대부는 그 성격상 말업에 해당하는 관영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말업을 적극 옹호하는 논리를 앞세운 것이고, 문학은 국가에 의해 말리가 독점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본업을 옹호하는 논리를 내세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물류 유통의 확충.

이 편은 말업의 유통기능이 부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는 어사대부의 주장에 대해, 말업은 기본적으로 재화를 소모하는 것이고 본업만이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하는 문학의 반론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어사대부의 이러한 주장에는 상홍양(桑弘羊) 자신이 상인 가문 출신이었던점, 당시 정부의 정책을 주도했던 고위관료의 상당수가 법가적 성향의 인물들로서 이들이 말업에 대해 유생들보다는 훨씬 긍정적인 평가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한다고 해도, 이러한 주장이 이면에는 당시 정부의 관영사업들이 균수, 평준은 물론이고 염철 전매 역시 전국적인 물류의 유통을 매개로 성립하고 있었던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즉, 이 편에서는 직접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말업이 가지는 유통의 순기능을 옹호하고, 부정하는 양측의 주장은 당시 관영사업을 보존하고, 철폐시키려는 양측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4. 화폐의 주조.

이 편에서 문학은 화폐 사용에 따른 사회 풍조의 문란 등을 지적하면서 이를 비판하고 있는데, 그들이 제기한 문제는 화폐제도의 전면적인 폐지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들이 겨냥한 것은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당시 화폐의 주조를 국가가 독점하고 잇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한의 화폐주조는 경제(景帝) 이후 민간의 사주전을 금하기 시작해서 무제(武帝)때에는 중앙정부가 그 주전권을 독점하게 되었는데, 문학의 주장은 다른 관영사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화폐의 주조에서도 과거와 달리 국가가 이익을 독점하는 현실을 비난한 것이다.

5. 농부에게 금하다.

이 편은 염철 전매를 옹호하는 어사대부와 이를 비판하는 문학의 반론으로 되어 있다. 어사대부의 주장은 염철과 같은 큰 이익이 나는 사업을 민간에 개방하면 능력있는 호민(豪民)들만 그 이익을 차지하여 국가가 보호해야 할 제민(齊民)을 해치게 되고, 나아가 이들의 권세가 쌓이면 국가질서를 위해할 수도 있으니 염철의 이익을 민간에 개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학은 국가의 안위는 조정의 정치 여하에 있는 것으로 염철의 이익이 국가를 위해할 만한 것이 아니며, 더욱이 국가에서 획일적으로 제작하는 철기가 지역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불편한 점이 많고, 그것을 국가가 경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민폐를 들어 이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6. 과거로 돌아가다.

이 편의 주제는 앞 편과 마찬가지로 염철 전매의 존폐에 관한 것이다. 어사대부가 염철 전매는 이적(夷狄)의 토벌이라는 국가적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는 데 반해, 문학은 국가를 경영하는 진정한 방법은 옛 사람을 본받고 왕도를 실천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염철론의 찬자가 복고(復古)라는 편명을 붙인 것은 문학의 이러한 주장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학의 소위 복고의 목표는 고대로의 회귀라기보다 현실적으로는 무제 이전으로의 회귀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7. 상앙을 비난하다.

이 편에서는 전국시대 진(秦)의 유명한 법가 정치가였던 상앙(商鞅)에 대한 양측의 상반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상적으로 어사대부의 법가노선과 문학의 유가노선의 충동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염철 논쟁에 있어 어사대부가 상앙을 찬양한 것은 상홍양이 추진해온 정책이 변화를 인정하고 공리를 중시하여 진을 강국으로 만든 현실주의자 상앙의 정책과 일맹상통하다는 데에 있는 것이고, 문학이 상앙을 비난한 것은 그의 공리주의적 정책이 덕치를 폐기하여 민심을 각박하게 하고 장차 나라를 망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환기시킴으로써 어사대부가 주도하는 정책이 내포한 위험을 경고하기 위한 것인데, 한대의 유학자들은 상앙을 과거의 좋은 제도를 일거에 파괴함으로써 빈부차와 같은 사회적 모순을 초래하게 한 결정적인 계기를 만든 인물로 선전해 왔다.

8. 조조(鼂錯)에 대한 평가.

이 편은 한 초 경제(景帝) 때 제후왕에 대한 강경책을 주장해서 오초질국난(吳楚七國亂)이 발발하게 하고 그 자신은 희생양으로 처형된 조조(鼂錯)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인신론(人臣論)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 편은 그 내용상 앞 단락과의 연관성의 어색함, 성격이 다른 회남왕(淮南王)의 모반 사건과 조조의 예를 동일시한 어사대부 발언의 부적절함은 지적하고, 조조의 학문적 배경이나 현실정치에서 드러난 그의 법가적 성향을 볼 때, 어사대부가 그를 비난하고 오히려 문학이 그를 옹호하는 것은 염철 논쟁 전체에서 보여준 양측의 논조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9. 권세를 비난하다.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염철을 국가가 장악하는 것은 그 막대한 이익을 이용하여 조정을 위협하는 세력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역설하는데 대해, 문학은 권세가들이 실제로는 국가의 관영사업을 빙자하여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추구할 뿐 아니라, 나아가 이들 자신의 권세가 오히려 역사상 하극상의 주인공인 제(齊)와 진(晋)의 대부(大夫)들의 권세보다도 크다고 비판하고 있다.

10. 복고주의를 비난하다.

이 편의 주제는 인물 등용에 관한 것인데, 어사대부와 어사는 현재 천거된 문학뿐 아니라 과거 무제 때 이와 같은 경로로 출사한 사람들의 예까지 거론하면서, 아들 복고주의적이고 비현실적인 논의와 실무에 무능함을 힐난하는데 대해, 문학은 당국자들이 진정 현사(賢士)를 등용하는 데 힘쓰지 않음을 논박하고 과거 자신의 선배들이 공을 세우지 못했던 것은 무제 시기에 술사(術士)와 군인을 우대하고 이들을 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변론하고 있다. 이 편은 무제 시기 이래로 각종 천거를 통해 민간의 유생들이 관료조직으로 편입됨으로써 외견상 유생들이 중시되는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 중요한 정책의 결정과 집행에는 법가적 성향의 관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당시 관료 구성상의 이중구조의 역사적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11. 유자를 논하다.

이 편 역시 어사와 문학의 사상적 대립이 잘 나타나 있는 편이다. 어사는 유가가 성현으로 숭배하는 공자와 맹자를 비롯해 이들을 추종하는 유생들이 다른 학파의 인물들에 비해 현실정치에서 무능하였으며, 옛날의 도만을 고수하고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고루한 인물들이었다고 비난하는 데 대해, 문학은 공자와 맹자가 다시 공을 세우지 못한 것은 제후들이 성현을 중용하지 않아서 그들에게 권세가 없었기 때문일 뿐이며, 유자들이 도를 고수하는 것은 그것이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12. 변경을 걱정하다.

이 편은 당시 관영사업이 증가된 국방비를 조달하기 위해 시행되었음을 재차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대외정책을 둘러싼 어사대부와 유자들의 첨예한 의견 차를 보여주고 있다. 어사대부는 무력위주의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지지함으로써 관영사업 존속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문학들이 관영사업의 포기를 주장하는 것은 변경의 전사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비난하는 데 대해, 문학은 비중국계 인구는 지배해야할 현실적 가치가 없으며, 중국은 이들을 덕으로써 회유할 수 있으므로, 이들을 토벌한다는 명목으로 관영사업을 유지한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3. 정원과 연못.

이 편의 쟁점은 무제 시기 이래 확대된 공전(公田)과 국영 목장의 존폐에 관한 것이다. 어사대부가 이들의 유지는 국가 재정상 필요하다고 한 데 대해, 문학은 국가가 이들을 유지하는 것은 백성과 이익을 다투는 것일 뿐 아니라, 그 이익도 실제로는 권세가들의 수중에 들어간다는 점을 들어, 이를 폐지하고 백성에게 그 이익을 돌려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14. 경중술(輕重術)에 대하여.

경중(輕重)은 중국 고대의 경제이론 또는 경제정책을 가리키는 용어로, 그 내용은 대체로 국가 권력이 민간의 유통 경제에 개입하여 물가를 조절하고 국가의 재정 수입을 획득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당시 쟁점이 되었던 염철전매, 균수, 평준 같은 관영사업이 이러한 이론에 입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편에서 공리주의에 서 있는 어사는 경중술을 적극 옹호하는 데 대해, 도덕을 중시하는 문학은 경중술이란 결국 국가가 앞장서 말리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이를 비난하는 한편, 이 같은 경중술 시행의 원인이 되었던 변방 개척의 중지을 요구하고 있다.

15. 계산에 밝지 못함.

이 편의 주요 쟁점은 변군(邊郡)을 경영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이익이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어사는 변군의 설치로 새로운 산물이 중국(中國)에 수입되어 물산이 풍족해졌는데 변군의 경영을 비난하는 것은 계산에 밝지 못한 처사라고 하는 한편, 백성들의 가난함은 자신들의 게으름에 연유하는 것으로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에 대해, 문학은 변군을 경영함으로써 중국이 피폐해졌으니 변군의 이익이 없고, 백성들은 변군 경영을 위한 과도한 세금과 요역 때문에 가난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16. 영토의 확장.

이 편의 쟁점은 정부의 무력에 희한 영토 확장의 타당성에 대한 것이다. 어사대부는 변군은 중국 내지를 보호하는 장벽과 같은 것으로, 변군을 경영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안녕을 위한 것이지 쓸데없이 영토를 확장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문학은 불모지인 변군을 경영하느라 내외가 모두 피폐해졌는데, 가까운 곳부터 덕을 베풀어 내지의 백성들을 편안히 하면 먼 곳의 오랑캐들도 자연히 중국에 귀의하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지나친 영토 확장을 비난하고 있다.

17. 가난함과 부유함.

이 편에는 개인의 치부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잘 나타나 있다. 어사대부는 자신의 예를 들어 처세에 능하여 자신의 능력으로 부유한 것은 자랑스러운 것으로 , 문학과 같이 자신의 무능으로 가난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하면서 문학을 힐난한 데 대해, 문학은 권세를 이용한 치부는 정도에 어긋난 것이라고 하면서 상홍양을 비난하는 한편, 인의를 중시하는 자신들의 가난이 수치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18. 학문을 훼손하다.

이 편의 편명은 진시황 때 이사(李斯)가 학문 탄압을 주도했던 사실에서 붙인 것인데, 어사대부는 이사가 얻은 부귀를 칭송하면서 유생들의 무능과 청빈를 가장한 위선을 조롱한 데 대해, 문학은 인의가 없이 부귀만 달성한 자의 최후를 상기시키면서, 덕을 생각하지 않고 이익만 쫓는 무리는 소인에 불과하다고 어사대부를 공격하고 있다.

19.현자를 칭찬하다.

이 편은 양측한 상이한 현자(賢者)관을 보여주고 있다. 어사대부는 공을 세워 높은 지위와 명성을 얻은 소진(蘇秦)과 장의(張儀)를 칭찬하는 한편, 허무하게 청렴함을 위해 주은 백이(伯夷)나 공허한 말만 일삼고 위선적인 유자들을 열서하면서 이들을 비난한 데 대해, 문학은 정도로써 얻지 않은 부귀의 위험함을 경고하면서 대신들의 탐욕을 힐난하는 한편, 정도를 지키는 청렴한 유자들의 예를 들어 옹호하고 있다.

20.서로 헐뜯다.

이 편에서는 어사대부와 문학 간에 보다 노골적인 상호 비방이 이루어지고 있다.어사대부는 유자들이 무위도식하면서 허망한 언변만 일삼고 실무에 무능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지금 천거된 문학들도 천거의 취지에 맞지 낳은 사람들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문학은 군자의 소임은 학문에 있고, 유자들이 공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은 자신들이 아첨하는 무리에 배척되어 중용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하면서, 현재의 공경들도 덕이 없으니 그 직위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반격하고 있다.

21.길을 달리하다.

이 편에서는 어사대부는 공자에게 친히 도를 전수받은 제자들조차도 나라의 위기에 대처하는 데에 있어서 생사의 선택을 달리했던 것을 지적함으로써 유자들이 추종하는 도를 폄하하는 한편, 자질이 없는데도 성현의 도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유가의 학문은 결국 부질없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이에 대해 문학은 공자의 제자들이 생사의 선택을 달리한 것은 대의상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옹호하는 한편, 학문은 자질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을 수양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22.현자를 칭송하다.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유자들이 현자(賢者)라고 칭송하는 몇몇 인물의 예를 들면서, 이들이 재주는 없으면서도 자만하여 화를 입었으니 이들이 과연 현자라고 할 수 있는가 하고 폄하하고 있는 데 대해, 문학은 이들이 자신을 알아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거나 정도를 지키다가 화를 입은 것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이들의 재능과 품행을 칭송하고 있다.

23. 도를 따르다.

이 편에서는 변화에 대한 양측의 상반된 입장이 다시 한 번 잘 나타나 있다. 시세의 변화의 변화에 따라 현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승상사(丞相史)의 주장에 대해, 문학은 근본은 변하지 않는 것이므로 인의와 덕치를 기초로 하는 선왕의 도를 따라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24. 비방함을 논하다.

이 편에서 승상사는 무제 때 안이(顔異)와 적산(狄山)이 조정을 비판한 죄로 죽음을 당한 일을 거론하며, 과거를 옳다 현실을 그르다고 하는 유자들의 태도를 비난하자, 문학은 이들이 화를 당한 것은 소인들처럼 면전에서 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들을 옹호하는 한편, 승상사와 같이 공경의 뜻에 영합하여 제대로 보좌하지 않는 자들의 죄가 오히려 중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25. 부모에게 효도하다.

이 편의 쟁점은 진정한 효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문학은 효란 예에 따라 마음을 다해 모시는 것일 뿐 물질로 봉양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승상사는 물질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예를 행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말만 앞세우고 가난한 문학들은 진정한 효를 실천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26. 논의를 비난하다.

이 편은 전 편에서 문학이 승상사는 지위가 낮으므로 논의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질책한 데 대한 승상사의 반박으로 시작되는데, 승상사는 의론하는 데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실책이 없고, 자신도 유자이니 문학이 말하는 바와 큰 차이가 없으므로 자신이 논의에 참가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변론하자, 문학은 승상사가 유가의 도를 행하는 진정한 유자가 아니라 공경의 비위나 맞추는 속유(俗儒)일 뿐이라고 면박하고 있다.

27. 이익에 대한 논의.

이 편에서도 양측의 공리주의와 도덕주의가 분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어사대부는 문학들이 공허하고 비현실적인 논의를 일삼아 정사에 유용한 바가 없으니 이번의 천거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문학은 공경들이 이익에만 관심이 있어 예의를 숭상하여 태평의 도를 이루고자 하는 자신들의 주장을 채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28. 나라의 병.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문학 대신 현량게에게 한초에 비해 세상이 각박해지고 풍속이 쇠퇴한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은데 대해, 현량은 무제 이후의 간사한 신하들의 등장, 이익을 추구하는 관영사업의 시행, 엄격하고 가혹한 법의 집행, 이익을 중시하는 정부의 정책에서 연유한 사치 풍조 등이 원인이라고 답변하면서 무제 시기 이래의 제 정책을 전면적으로 비판하는 한편, 국가가 백성에게 엄중하고 급박하게 징구하는 것이 있으면 나라에 산부족(散不足)이라는 병이 생기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29. 남아 흩어지고 부족함.

이 편은 승상이 산부족(散不足)의 상황을 질문한 데 대해, 현량이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대비시키면서 그 구체적인 사례를 지적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현량은 사회 각 방면에 걸쳐 과거에 비해 무절제하고 사치해진 현재 풍조의 폐단을 열거하면서, 사치를 방지하고 비용을 절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편은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당시 사회사를 연구하는 데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30. 결핍을 구제하다.

전 편에서 승상이 취부족(聚不足)을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물은 데 대해, 현량은 공경들이 솔선해서 검소한 모범을 보이면 사회 풍조를 질박하게 바꿀 수 있다고 하는 한편, 공경 개인의 검소함뿐 아니라 원지(園池)를 철폐하고 산택(山澤)에 대한 규제를 해제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전에 문학들이 제기한 관영사업의 폐지라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이러한 현량의 답변에 어사대부는 과거 공손홍(公孫弘)의 예를 거론하며 공경 개인이 검소한 모범을 보이는 것으로 사회 풍조를 변하게 할 수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31. 돌침을 놓다.

이 편에서 승상은 현량과 문학들이 공경과 토론하는 언사와 태도가 난폭하고 불손하다고 질책한 뒤, 과거의 예로 보아 막상 이들에게 정무를 맡기면 돌침을 놓아 백성의 아픔을 치유하지 못한다고 비난하자, 현량은 지위 낮은 자신들이 돌침을 놓으려 해도 공연히 화를 당할 것이 걱정이고, 가만히 있자니 재주가 없다는 오명을 들을 것이 걱정이라고 하면서, 군자가 처신할 길이 좁다고 한탄하고 있다.

32. 좁은 길을 넓히다.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백성을 잘 다스리고 못 다스리고는 결국 자신의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인데 어찌 길이 좁다고 불편하느냐고 반박하자, 현량은 지금의 선거(選擧)는 무자격자를 많이 등용하는 등 혼란하여 현사(賢士)를 우대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답변하고 있다.

33. 탐욕을 질책하다.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하급 관리들의 탐욕을 걱정하자, 현량은 그러한 관리들의 탐욕은 공경과 같은 상급 관리들의 탐욕에서 비롯된다고 하면서, 윗사람은 모범을 보여 아랫사람을 교화시킬 책임이 있다고 반박 하고 있다.

34. 형벌은 뒤로 미루어라.

이 편에는 형벌에 대한 쌍방의 상반된 입장이 잘 나타나 있다. 어사대부는 형벌이란 나쁜 백성을 제거해서 착한 백성을 보호라는 것이라고 하면서 형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현량은 법과 형벌의 필요성은 부정하지 않지만, 정치의 우선은 백성의 교화에 있는 것이므로 형벌의 사용은 가능한 미루어야 한다고 하면서 형벌을 남용하는 현재의 정치를 비난하고 있다.

35. 때를 맞추어 준다.

이 편의 쟁점은 백성들의 가난의 원인에 대한 것인데, 어사대부는 백성들이 가난한 것은 자신들이 게으르고 사치하기 때문이라고 한데 대해, 현량은 백성들이 가난한 것은 국가의 요역이 과중하여 제 때에 파종하고 수확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36. 홍수와 가뭄.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농사에 영향을 미치는 홍수와 가뭄은 자연재해이고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한데 대해, 현량은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을 이용해 이를 반박하고 있는데, 즉 위정자가 선정을 베풀면 음양이 조화롭고 기후가 순조로운 법이라고 하면서, 백성에게 불편한 염철 전매를 폐지하고 요역을 줄여서 선정을 베풀면 홍수와 가뭄의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37. 예(禮)를 숭상하다.

이 편에서는 대외정책에 대한 양측의 첨예한 입장 차이가 다시 한 번 확인되고있다. 어사대부는 중국의 힘을 과시함으로써 외국을 굴복시켜야 한다는 데 대해, 현량은 중국의 장점인 예와 의로써 이들을 감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8. 흉노를 방비하다.

이 편의 쟁점은 정부의 대흉노정책의 타당성에 관한 것이다. 어사대부는 불인(不仁)한 흉노로부터 중국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와 같이 국경을 수비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현량은 현재와 같은 국경 수비로 인해 백성이 피폐해질 뿐 아니라 유목민인 흉노가 현실적으로 토벌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들어, 덕으로 흉노를 회유하여 무비를 줄이고 내정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9. 시급한 업무를 집행하다.

이 편에서 승상은 현량에게 실행하기 어려운 선왕의 도를 말하지 말고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책을 말하라고 요구하자, 현량은 선왕의 도는 실행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근본으로 돌아가 옛 것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하면서, 정부의 과도한 외정으로 생긴 폐단을 구제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여기서 현량이 옛 것으로 돌아가자고 한 것은 무제 시기 이래의 무력 위주의 대외정책의 철폐를 가리킨 것이다.

40. 말 잘하다.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유자들이 실행은 못하면서 말만 잘한다고 질책하자, 현량은 좋은 말을 잘하는 것도 나라의 보배라고 하면서, 선왕의 도를 말하는 자신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국가가 말리를 추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이를 백성들에게 돌려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41. 세금을 거두다.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국가 재정상의 이유를 들어 산택의 이익을 민간에 개방할 수 없다고 한데 대해, 현량은 위정자들은 부유하고 사치하면서도 과도한 세금과 요역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의 처지를 헤아리지 않는 다고 하면서 비난하고 있다. 제 일차 염철회의는 여기서 종료되는데, 회의의 결과 공경의 상주로 황제는 전국의 술 전매와 관내(關內)의 철관을 폐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42. 흉노를 치다.

이 편부터는 현량과 문학이 관직을 받고 난 후에 벌인 이차 회의의 토론 내용이다. 어사대부는 관직을 받고 인사하러 온 현량과 문학에게 보다 현실적인 답변을 기대하며 흉노를 정벌하는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하는데, 이에 대해 문학은 정벌에 따른 백성들의 피폐를 걱정하며 화친(和親)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43. 화친을 맺다.

이 편에서는 전 편에서 문학이 제기한 흉노와 화친을 맺는 문제의 득실을 둘러싸고 양측의 공방이 전개된다. 어사대부는 한 초에 흉노와 화친을 맺었지만 흉노는 물자만 얻고 굴복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화친책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한편, 화친을 맺는 것은 작은 나라인 흉노와 천하를 호령하는 황제와의 귀천의 구별을 없애는 것이라고 하는 명분론을 내세우며, 무제 시기 이래 흉노에 대한 무력정벌정책을 옹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학은 흉노와 화친을 맺는 것이 외정으로 인한 폐해를 없애고 백성을 안락하게 하는 현실적인 방안임을 주장하며, 무제 이전의 대흉노정책인 화친책을 옹호하고 있다.

44. 진(秦)을 견책하다.

이 편에서 양측은 흉노 문제에 관한 자신의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 각기 상이한 관점에서 주(周)와 진(秦)을 비교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어사대부는 덕과 문치를 앞세운 주의 멸망과 위세를 앞세운 진의 승리를 대비시키며, 국제관계는 덕이 아니라 힘의 유무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면서, 무제 이래의 대외정책을 지지한 데 대해, 문학은 전쟁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데 힘쓴 진은 결국 힘들 다해 망했지만, 덕을 쌓는 데 힘쓴 주는 제후들이 귀부하여 그 덕이 쇠한 다음에도 오랜 동안 존속하였다고 하면서, 무력 위주의 대외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45. 공을 뽐내다.

이 편에서는 흉노 문제와 관련해 양측의 책임론이 공방을 이루고 있다. 어사대부는 천하를 통일한 한에게 흉노가 오래도록 복종하지 않은 것은 신하들이 힘을 모으지 않고 상하가 화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문학을 비판한 데 대해, 문학은 어사대부가 무제에게 서역을 경영하여 흉노를 제압하자는 계책을 내고 집정한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결과는 이제까지도 흉노가 굴복하고 백성만 피폐해졌으니 공을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하면서 어사대부의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46. 서역(西域).

이 편의 쟁점은 무제 때 흉노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시작한 서역 경영의 득실에 관한 것이다. 어사대부는 서역 경영으로 흉노가 약화되었으니 그 계책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으며, 이제 선제의 유업을 완수하려는 단계에서 이를 초기하여 성공을 무산시키는 것은 불충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문학은 서역 경영은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로 인해 흉노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를 끝까지 고집하여 공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불충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47. 지금 힘써야 할 일.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문학에게 지금 당장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 변경을 안녕하게 할 구체적인 방책을 내놓으라고 하자, 문학은 덕으로 흉노를 회유하라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 하는데, 구체적으로 변경의 관문과 요새를 철거하여 인의(仁義)로써 흉노를 대하면, 변경이 노락질 당할 염려와 중국이 전쟁을 뒷바라지해야 할 번거로움이 없어진다고 답변라고 있다.

48. 화친(和親).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전 편에서 문학이 변경의 관문과 요새를 없애고 흉노를 인의로써 회유하자고 한 데 대해, 과거의 예로 보아 신의가 없는 흉노와의 화친은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문학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이에 문학은 세상에 교화시키지 못할 백성은 없으며, 신의를 가지고 관문을 개통하면 양측이 선린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면서 계속 화친책을 주장하고 있다.

49. 요역(徭役).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정벌과 성곽이 없이는 불의한 자와 강포한 자를 굴복시키고 막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적에 대한 방어와 정벌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하면서 흉노 정벌의 정당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데 대해, 문학은 흉노 방비에 따른 과도한 요역으로 중국이 아직 안정되지 못했다고 하면서 흉노와의 화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50. 험하고 견고한 지세.

이 편의 쟁점은 국가의 안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어사대부는 바깥을 공고하게 하지 않고 안을 평안하게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지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곽과 같은 방어 시설들의 필요성을 역설한 데 대해, 문학은 국가의 안위는 외형적 지세의 이점보다 내부의 인화에 달려 있다고 하면서, 외형적 방어 시설 대신 인의와 도덕으로 요새를 삼아 내치에 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1. 용기에 대하여 논하다.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우수한 무기와 죽음을 무릅쓰는 용사가 있어야 흉노를 제압할 수 있다고 하자, 문학은 도덕과 인의를 무기로 삼고 현성을 얻어야 이들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덕치에 의해 회유해야 한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52. 공을 논하다.

이 편의 주요 쟁점은 흉노를 정벌해서 과연 공을 이룰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어사대부는 흉노의 방비는 본래 허술한데다 지금은 흉노가 약화되어 유리한 상황이므로 이를 정벌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한데 대해, 문학은 흉노가 가진 장점을 열거하며 흉노를 도모하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불모의 땅과 복속하지 않는 사람들은 백성을 번거롭게 하고 중국을 수고롭게 할 가치가 없다고 하면서 어사대부의 정벌론을 반박하는 한편, 군대를 거두고 예의(禮義)를 닦아 이들이 귀부하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3. 추연(鄒衍)에 대하여 논하다.

이 편에서 어사대부가 중국이 전 세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추연의 이론을 거론하며 정부의 대외 확장정책을 옹호한 데 대해, 문학은 그 이론의 황당함을 지적하는 한편, 진(秦)은 지나친 영토 확장 욕심으로 자신의 영토마저 잃었다고 하면서 어사대부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54. 재이(災異)에 대해 논하다.

이 편에서 양측은 재이설(災異設)과 음양오행설(陰陽五行設)을 가지고 자신들의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문학은 동중서(童仲舒)의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에 입각해 정치를 잘하면 하늘의 복을 받고 정치를 못하면 천재지변이 생긴다고 하면서, 정치는 살리기를 좋아하고 상주를 좋아하는 천도(天道)를 따라야 하므로, 무력으로 남을 정벌하는 일과 엄한 형벌로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금하고 덕을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사대부는 천도에도 가을과 겨울이 있듯이 덕만 숭상하여 형벌을 없앨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55. 형벌과 덕, 즉 법치(法治)와 예치(禮治).

이 편은 치국의 기본이 무엇인가에 대한 양측의 사상적 배경을 다시 한 번 잘 보여주고 있다. 어사대부는 법치를 강조하면서, 현재의 문제는 법이 너무 느슨하므로 더욱 엄중한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문학은 예치에 의한 교화를 강조하면서, 법은 간소해야 하며 현인에 의해 집행되어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56. 신불해(申不害)와 한비(韓非).

이 편의 주요 쟁점은 법치와 예치의 효용에 대한 것이다. 어사는 모든 위정자가 주공(周公)과 같기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정치에 결함이 있으면 보수해야 하는데, 그 보수하는 수단이 바로 법이며, 정치를 잘 한다는 것은 결국 이러한 법을 이용해서 보수를 잘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신불해(申不害)와 상앙(商?) 같은 법가들을 찬양하였다. 이에 대해 문학은 잘못된 것은 보수할 것이 아니라 그 잘못된 근원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법은 형벌을 가하고 사람을 죽일 수는 있지만 사람을 청렴하고 어질게 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예치에 의한 교화를 주장하고 있다.

57. 주(周)와 진(秦).

이 편의 편명은 예치를 실행한 주와 법치를 실행한 진을 대비시킨 것인데, 이 편의 쟁점은 법치주의의 대표적인 법 조항이라고 할 수 있는 연좌제의 타당성에 관한 것이다. 어사는 상호 감시하게 하고 공동으로 책임을 묻게 하면 백성들이 쉽게 법을 어기지 못한다고 하면서 연좌제의 효용성을 지지한 데 대해, 문학은 공양전(公羊傳)을 인용하며, 골육간의 온정조차 부정하는 연좌제의 부당함과 가혹한 법 집행을 비판하고 있다.

58. 성인(聖人)의 도(道)를 고(告)한다.

이 편의 주제도 역시 예치와 법치에 관한 것이다. 어사는 시대가 지날수록 도덕이 쇠퇴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법의 제정과 형벌의 경중이 달라져야 한다고 하면서, 현재는 예치가 아니라 법치에 의해서만 흉포함을 막을 수 있고 나라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문학은 피폐한 백성은 형벌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법이 많아야 소용이 없다고 하며 교회에 힘쓸 것을 주장하는 한편, 성인이 하늘의 이치를 본떠서 치국의 두 가지 수단인 백성을 인도하는 영(令)과 흉포함을 금하는 법(法)을 만들었지만, 예의(禮義)를 치국의 강령으로 삼아 백성을 인도한 은(殷)과 주(周)는 잘 다스려졌고, 형벌에만 의지한 진(秦)은 망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예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59. 결론.

이 편에서 어사대부는 시대가 바뀌면 다스리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하면서 지금은 법치를 행할 때라고 주장하자, 문학은 백성의 본성은 바뀌지 않으니 치란의 원인이 백성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예치를 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어사대부가 공자가 등용되지 못하면서도 구차하게 유세한 것을 가지고 이를 비난한 데 대해, 문학은 성인을 질시하는 당시 상황 때문에 공자가 뜻을 펴지 못한 것은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 하면서 공자를 변호하고 있는데, 이를 마지막으로 염철회의는 모두 종료된다.

60. 후기.

염철론의 저자 환관(桓寬)이 이 책을 편찬하게 된 경위와 토론에 대한 총평으로 되어 있다. 저자는 양측의 주장을 개관한 뒤, 토론에 참가한 주요 인물들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그는 현량과 문학의 주장에 동조하고 정부측의 인사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정부측의 대표적인 토론자였던 어사대부 상홍양(桑弘羊)에 대해서는, 그의 주장에는 비판적이면서도 그가 보여준 논법과 식견에 대해서는 박물통사(博物通士)라고 하는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참고 자료 : 1. 염철론-환관(桓寬)저/김한규.이철호 역/소명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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