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22담로와 5방제도

1. 담로제

달로는 백제말로 읍성(邑城)을 뜻한다. 중국의 군현과 같은 것으로 초기 지방세력을 편제하여 중앙집권화되는 과정에서 성립된 듯하다. 〈양서 梁書〉 백제전에 의하면, 전국에는 22개의 담로가 있었는데 왕자와 왕족이 각 지방 장관으로 임명되어 통치했다고 한다. 따라서 담로는 지방통치의 중심으로 성(城)을 뜻함과 동시에 일정한 통치영역을 말하는 듯하다. 그러나 〈송서 宋書〉와 〈남제서 南齊書〉에 백제왕이 신하를 왕이나 후(侯)에 봉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봉건영지(封建領地)로 이해하려는 견해도 있다.

담로가 실시된 때는 건국초와 5세기 후반 웅진 천도 이후로 보는 2가지 견해가 있는데, 근초고왕대에 백제가 지배영역을 나누어 정한 것으로 보아 이때 처음 실시된 것 같다. 담로는 웅진 천도 이후에도 계속 시행되다가, 사비 천도를 전후로 하여 지방조직이 5방(方) 1군제(郡制)로 개편되면서 거기에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2. 오방제도

백제는 후기에 전국을 5방으로 나누어 지배했다. 이러한 지방통치체제가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시행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대체로 성왕 때 사비천도와 함께 전반적인 제도개혁이 이루어지면서 실시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그 이전 웅진시대까지는 대체로 전국을 22담로(擔魯)로 나누어 국왕의 자제종족(子弟宗族)들로 하여금 다스리게 한 '담로제'가 지방통치방식의 근간을 이루었다. 5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방위에 따라 동방 득안성(得安城), 서방 도선성(刀先城), 남방 구지하성(久知下城), 북방 웅진성(熊津城), 중방 고사성(古沙城) 등이다. 그중 북방 웅진성은 지금의 공주, 동방 득안성은 논산 근처로 여겨지나, 나머지 방성(方城)의 위치에 대해서는 이설이 분분해 분명히 말하기 어렵다. 방의 장관은 방령(方領)이라 했는데 주로 달솔(達率)의 품계를 가진 자가 임명되었다. 각 방에는 군장(郡將)이 관할하는 군들이 6~7개 또는 10개씩 속해 있었으며, 그 밑에 성들이 존재했다. 방에는 1,000명 또는 700~800명의 병력이 있었고, 성안의 호수(戶數)가 많은 곳은 500가(家)에 이르렀다. 방성들은 모두 산의 험한 곳에 의지하여 축조된 산성이었고 돌로 쌓은 것도 있었다. 5방은 백제 말기에 5부(五部)로 개명된 것으로 보이며, 당의 5도독부도 이 체제를 그대로 이어 설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백제는 그 영토가 한반도 서남부에 국한된 소국이 아니라 중국의 동해안, 일본열도,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식민지를 경영하고 있었던 해양국가였다는 설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