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만용전(梁漫容傳)

박메양씨팔절(梁氏八節)중의 한 사람인 양산축(梁山軸)의 아들로 1598년(선조 31년) 3월 24일 광산구 어룡동 박메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양산축은 임진왜란때 형들이 의병(義兵)으로 모 전장에 나가자 집안일을 도맡아 1597년 정유재란(丁酉再亂)때 가족과 같이 피난길에 올랐다가 무안 삼향포(務安 三鄕浦)에서 왜적을 만나 힘을 다해 싸운 끝에 바다에 몸을 던져 순절했다. 남편(양산축)이 바다에 뛰어들고 시어머니와 두 동서까지 잇따라 그 뒤를 따르자 양산축의 부인 장흥고씨(長興 高氏)도 바다에 뛰어 들려는 순간이었다. “아씨 아니되옵니다.” 하고 계집종이 붙잡자 고씨부인은 “이거 놓아라 나도 웃어른의 뒤를 따르련다.” 하며 몸부림을 쳤다. “아니 되옵니다. 아씨마저 돌아가시면 가문이 영 끊기옵니다.” 개덕, 개례 두하녀가 고씨부인의 양팔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때 고씨부인은 임신 4개월로 시집온지 두해만에 첫 아이를 가진 것이다.

노비 두사람은 한사코 바다에 뛰어들려는 고씨부인을 붙들고 근처 갈대밭에 몸을 숨겼다. 이렇게 해서 위기를 면한 그들은 왜적이 물러가자 시체가 되어 갯가에 떠있는 일가족의 시신을 수습하여 근처 산에 가매장한 후 고향’박메마을’로 돌아왔다. 이 고씨부인이 뒷날 양한림(梁翰林)으로 이름이 높은 양만용(梁漫容)의 어머니이며 그때 뱃속의 아이가 바로 양만용 이었다. 그리고 고씨 부인은 진주성(晋州城) 싸움의 삼장사(三壯士)의 한사람인 준봉 고종후(準峯 高從厚)의 따님이니 충렬공 고경명(忠烈公 高敬命)의 손녀이다. 고씨부인은 해산을 도와준 노비 개덕이 낳은 아이가 사내라 일러주자 ‘후휴- 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이제야 그때 죽지 못한 죄를 용서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양씨 집안의 혈통(血統: 핏줄)을 이어주게 된것에 대한 기쁨과 안도의 한숨이었다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고 태어난 양만용은 어릴때부터 총명해서 주위 사람들의 사랑과 촉망을 독차지했다. 어머니 고씨로부터 글을 배운 그는 글을 한번 읽으면 잊은 법이 없었다. 단 하나있는 양씨문중의 후계자(後繼者)를 기르는데 어머니 고씨부인의 정성도 대단했다. 만용은 열살 나던 해 스승을 찾아 본격적인 학문의 길에 들어섰다. 대학자이자 우국지사(憂國之士: 나라일을 걱정하는 사람)인 당시 영광 불갑산(佛甲山)밑에 숨어사는 수은 강항(睡隱 姜沆)을 찾아갔다. 물론 단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양육하는데 삶의 보람으로 삼는 어머니 고씨부인의 깊은 배려(配慮)에서 였다. 강항(姜沆)은 자기앞에 두 무릎을 꿇는 만용에게 물었다. “가까운 곳에 서당도 많고 좋은 스승도 계실텐데 어찌해서 먼길 예까지 찾아 왔느냐- ?” “스승께옵서는 학문을 충효(忠孝)와 절의(節義)를 근본으로 하신다는 어머님의 말씀이 계셨습니다. 그걸 배우도록 하라시는 어머님의 각별하신 당부가 계셨습니다.” ‘음 이녀석은 왕대밭에 왕대가 난다더니……. 양송천(梁松川)의 손자답고 고제봉(高霽峯)의 외손자 다웁구나’ 스승 강항은 감탄하여 가르침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었다. 그후 양만용은 3년동안 부지런히 글을 배웠다. 만용이 12세 나던해 그간 3년동안이나 어머니를 뵙지 못해 그리운 나머지 불쑥 고향을 찾아왔다. 어머니인들 반가운 마음이야 어디 이를데가 있겠는가. 그러나 고씨부인은 공부를 중단하고 돌아온 아들에 대해 짐짓 크게 노여움을 드러냈다. “너 이놈 어인일로 글을 읽다가 치우고 돌아왔느냐?” “어머님이 보고프고 집생각이 나서 그랬습니다.” “그렇다면 너의 학문은 어디까지 이르렀는냐?”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떼었습니다. “그래-? 그것으로 끝이라드냐? 내 알기로는 학문에는 끝이 없다고 들었는데 겨우 사서삼경을 떼고 집에 돌아오다니 당치않는 일이로다. 어려서 배움에 게으르면 커서 크게 후회하느니라. 내 아직 늙지 않았으니 집 걱정은 말고 지금 당장 되돌아 가렸다.” “어머니…….” “무얼 그렇게 꾸물대느냐. 어서 떠나라. 꼴도 보기 싫다.” 어린 만용은 어머니의 추상같은 꾸중에 눈물을 머금고 되돌아 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해는 서산에 져서 어둑어둑 했다. 어느 어머니가 오랬만에 찾아온 아들을 방에 들여놓지도 않고 매정하게 내쫓고 싶었을까. 그러나 고씨 부인은 아들의 장래와 가문(家門)의 앞날을 위해 그럴 수밖에는 없었다. 만용 소년은 그길로 영광 불갑산(佛甲山)을 향해 천근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함평 해보면(海保面)에 다다랐을 때 이미 밤이 깊었다. 겨우 12세의 나어린 만용에게는 칠흑같은 밤길이 무섭고 두려웠다. 캄캄한 밤길을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찾아갈 인가도 없고 어디선가 노숙을 해야만 했다. 두리번 거리던 그는 소나무숲을 찾아 그곳에서 밤을 새기로 마음을 먹었다. 큰 소나무가 우거지고 그밑에 잔디가 깔려있어 하룻밤을 지내기에 마땅할 것 같았다. 왕복 60여리를 걸어서 몹시 피곤한 그는 큰소나무에 등을 기대어 막 잠이 들려는 참이었다. 귓전에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여보게 아랫마을 김초시댁에 제삿밥이나 얻어 먹으러 안가려나-?” “자네혼자 다녀오게 난 안가려네” “아니 우리들 중에서도 가장 걸신이 들린 자네가 왠일인가-?” “쉿 말소리가 너무 크네. 실은 이곳에 양한림(翰林)이 와계시네. 잘보게 내 밑에 땅위를” “아니 자네가 매달린 소나무밑에 저 꼬마 아이가 양한림이란 말인가-?” 그렇다네 그분이 바로 박메 사시는 양한림이라네. 장차 큰 인물이 될 분이지. 그런분을 혼자 놔두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 이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바로 나무위에 메어둔 초빈(草殯: 죽은 송장이 든 관을 놓고 이엉으로 덮어둔것)속의 귀신들이었다. 동이 뿌옇게 터오자 나무둥에 매달린 이엉에 덮힌 관을 보았다. 어린 눈에도 사람의 시체가 들어있는 초빈임을 알았고 지난밤의 사람 말소리가 귀신들의 것임을 알게 되었다. “분명히 귀신들이 날더러 한림이고 장차 큰 인물이 될거라고 했겠다. 그러자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지-” 만용은 그후 2년동안 강항 문하에서 글 공부를 마치고 대사성(大司成)을 지낸 학자 남곽 박동설(南郭 朴東說)의 문하에 들어가 주자(朱子)의 성리학(性理學)을 전공하였다. 그리고 1633년(인조 11년)에 과거에 들어 그날로 한림(翰林)을 제수받았고 이듬해에 세자(世子)를 가르치는 시강원설서(侍講院說書)에 임명되었다. 그 당시 그가 쓴 일기에 동궁(東宮)인 소현세자와의 대담에 이런 것이 있다. 왕세자 “내가 듣기에 근자에 백성이 질병으로 고향을 떠난다는데 이들이 다시 돌아와 생업에 종사하도록 할 수는 없을까?” 하는 물음에 양만용은 “백성들이 고향을 떠난 이유는 비단 질병만이 아닙니다. 연도에 내가셔서 백성들의 고생이 어떠한가 보셔야 합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만큼 양만용은 바른말을 잘했고 의지가 곧아 조정으로부터 크게 평가받아 경연의 사관(經筵史 : 학식과 덕망이 높은 신하를 궁안에 불러 학문을 강론하게 하는 일)으로 예문관 검열(藝文館檢閱)로 2중 3중의 벼슬이 주어졌다. 당시 조정은 인조반정(仁祖反正 : 조선조 16대 왕 인조가 군사를 일으켜 광해주를 폐하고 임금이 됨)에 가담한 훈구파(勳舊派)들이 실권을 쥐고 횡포가 심했다. 인조(仁祖)도 그에 대해 누차 경고를 했지만 그중 김자점(金自點)은 인조가 임금이 되기 이전 능양군(陵陽君) 시절의 약점을 들어 협박하는 등 막무가내였다. 임금까지를 우롱하는 김자점의 행악(行惡)을 조정 중신들도 미워했지만 그러나 누구하나 그의 방자무도함을 말리지 못하고 그래서 더욱 안하무인(眼下無人)이된 김자점은 드디어는 징병(徵兵)까지를 제마음대로 하는가 하면 조세부역(租稅扶役)도 제 뜻대로 하였다.

이에 분개한 양만용은 임금을 모시는 어전회의(御前會議)에서 김자점에게 죄를 줄 것을 주장했다. 김자점은 양만용이 자기면전에서 자기에게 죄를 주자는 주장에 눈알을 부라렸다. 그후 며칠도 못가 입직(入直 : 숙직하는 일)을 게을리 했다는 거짓을 꾸며 양만용의 치죄(治罪)를 들고 나왔다. 그의 죄라면 정의의 편에서 불의(不義)를 다스리자고 한 그것밖에는 없었다. 결국 양만용의 곧고 정의로움이 인정받아 예조좌랑(禮曹佐郞)으로 승진되었다. 당시 조정에서는 후금(後金 : 뒷날의 청나라)에 대한 공물(貢物 : 종주국에 바치는 특산물)을 바치고 있었는데 이는 정묘호란(丁卯胡亂 : 1627년 후금이 인조반정을 부당하다고 쳐들어온 난리)때 오랑캐와의 욕된 강화(講和)를 맺을 때 그 약조에 따른 것이었다. 양만용은 그러한 조정의 나약성을 지적하고 오량캐에 대해서 필요이상의 예우(禮遇)를 중지하도록 상소를 올렸다. 그로인해 그는 벼슬을 내놓고 냑향하기에 이르렀다.

양만용이 서울을 떠나 고향에 도착하기 전에 나라는 또다시 큰 혼란에 휩싸였다. 병자호란(丙子胡亂)이 일어난 것이다. 청태종(淸太宗)의 군신(君臣)관계를 맺자는 요구에 조선이 응하지 않자 직접 10만 대군을 이끌고 단숨에 한성에 쳐들어온 것이다. 이래서 임금이 남한산성으로 피해 달아나고 조정이 뿌리까지 흔들려 버린 것이다. 이같은 소식을 양만용은 옥과(玉果)에서 들었다. 그는 옥과현 관아로 달려갔다. 한성을 떠나올 때는 세상의 번거로움을 모두 잊고 산촌에 묻혀 나이 많으신 어머니를 받들어 모시고 시와 책을 즐기려는 것이었으나 나라의 위급을 좌시할 수 없는 것이 그의 타고난 성품이었다. 당시 옥과현감은 이흥발(李興勃)이며 고려말의 대학자이며 충신인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후손이었다. 그는 일찍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이 사간(司諫)에 이르렀으나 청나라 사신이 들어와 화의(和議)를 청하자 상소를 올려 청(淸)나라 국교(國交)를 극구 반대하다가 외직(外職)으로 내쳐진 사람이었다. 양만용과 옥과현감 이흥발은 의병(義兵)을 모아 투적의 길에 나서기로 결의하고 모병격문(募兵檄文)을 각 고을에 띄웠다.

이에 순창현감 최온(崔蘊)과 전찰방 유접이 합세하고 이흥발의 아우 이기발도 달려왔다. 순창 옥과 남원출신 장정으로 뭉친 의병군(義兵軍)은 단(壇)을 만들어 위국보은(爲國報恩)할 것을 하늘에 고하고 의병도유사(義兵都有司 : 총대장)에 양만용을 추대했다. 군진을 정비한 의병장들은 말머리를 나란히 하고 북진(北進)의 길에 올랐다. 순창 임실을 지나는 사이 의병군의 수효는 계속 늘었고 추위를 걱정한 각 고을 백성들은 이불과 무명배를 갖다 바쳤다. 여산(礪山)의 백운산(白雲山)에 당도한 양만용은 북진이 여의치 않고 소강상태에 빠지자 의병군의 지휘권을 이흥발에게 맡기고 고향 박메마을에 잠깐 들려오기로 하였다. 아들된 도리로서 어머니에게 출진을 아뢰고 선영에도 고하기 위해서였다. 먼저 본량면 동호동에 있는 ‘선영’앞에 출전을 고한 양만용은 어머니앞에 두무릎을 끊었다. “어머니 불효자식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나라의 위급을 당해 앉아 볼 수만은 없어 출전키로 했습니다.” “장한 일이로다. 나라에 대한 충절은 우리 가문의 자랑이요 내림이 아니더냐. 이 늙은 에미 걱정을 말고 몸을 바쳐 국은(國恩 :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여라.” 양만용의 어머니 고씨는 역시 충절의 가문에 태어난 여장부(女丈夫)였다. 이렇게 해서 집을 나오는데 동네 어귀에는 30여명 장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사코 그를 따라 전장터에 나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그 마을과 근방에 사는 순박한 젊은이들이었다. “그래-. 고맙다. 함께가서 오랑캐를 무찌르자-.” 30여명 장정은 크게 함성을 지르며 그의 뒤를 따랐다. 양만용은 그들을 이끌고 고향을 떠나면서 호남각지에 다음과 같은 격문(檄文)을 띄웠다.

<국운(國運)이 불행하여 북쪽 오랑캐가 우리나라 임금이 계신 한양을 침노했다. 대가(大駕 : 임금이 탄 가마)는 외로운 성 남한산성으로 피난을 했으며 적병은 우리 강토를 쑥밭으로 만들었다. 이 지경을 어찌 보고만 있을 것인가. 혈기있는 자는 모두 일어나 구국의 길에 나서기 바란다.(후략) 양만용은 고향 박메마을을 떠나온지 3일만에 여산(礪山)에 도착 이흥발등과 합세했다. 군진(軍陣)을 대산으로 옮긴 그는 각지방에서 모인 의병군을 다시 모았으나 청군(淸軍)의 세력은 날로 커지고 우리군의 세력은 미약하기만 했다. 이에 양만용은 그 지방에 의병을 일으키고 여산(礪山)에 머무르고 있는 정홍명(鄭弘名)과 관군(官軍)인 이시방과 협의해서 같이 청주(淸州)로 진격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오랑캐는 우리나라 침공(侵攻)의 원흉(元兇)인 청태종(淸太宗)이 직접 한성에 와서 진두지휘(陣頭指揮)하고 있었다.

그리고 호남지방에서 올라오는 우리의 의병군을 막기 위해 호서지방(湖西地方 : 충청도)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청군(淸軍)이 청주지방에 이르자 우리 관군(官軍) 이시방과 정홍명은 적군과의 조우(遭遇 : 만남)를 피했고 이에 따라 우리 의병군의 사기는 한층 떨어졌으며 민심(民心)도 극도로 흉흉했다. 양만용과 이기발은 나약한 관군(官軍)을 제쳐놓고 적을 맞아 싸우기로 했다. “이공 이제와 우리의 원수를 갚을 때가 온 것 같소. 오랑캐는 기마병(騎馬兵)이 주력이므로 우리가 먼저 가까이 접근하여 꾀어내는 전법을 폅시다.” “양공의 생각이 옳습니다. 우리 의병군에는 포수(砲手)가 약간 있으니 그들은 산위에 배치하고 적을 산골짜기에 유인해서 쳐부습시다.” 청군은 우리 의병군의 기습(奇襲)에 당황했으나 곧 대열을 가다듬어 반격해왔다. 양만용과 이기발은 기력이 다한척 간간이 응전을 벌리며 작전상의 후퇴를 했다. 이래서 적군이 산골짜기에 이르자 갑자기 천지가 진동하는 포성(砲聲)이 울리고 혼비백산 적군이 후퇴를 하자 의병군이 되돌아서서 반격을 가했다. 이 전투에서 청군은 많은 전사자를 내고 병기를 버리고 멀리 도주하고 말았다. 그 뒤 청군은 우리 의병군을 두려워 하고 접전을 피했다. 그러나 왕자(王子)가 피난간 강화도(江華島)가 떨어지고 왕이 피신하고 있는 남한산성(南漢山城)이 압박당하자 인조 임금은 성문을 열고 나와 청태종(淸太宗)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충성(忠誠)과 용기로 뭉친 우리 호남 의병군들이 달려오고 있는데……. 조정의 명에 따라 의병을 해산한 양만용은 청주(淸州)에서 임금이 계신 북쪽을 향해 통곡을 하고 귀향길에 올랐다.

그 뒤 양만용은 정언(正言) 전라도사(全羅都事) 부수찬(副修撰) 등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마다하고 나가지 않다가 거듭되는 부름에 못이겨 사헌부집의(司憲府執義 : 종3品)를 거쳐 녕국원종 2등공신(寧國原從2等功臣)에 봉해졌다. 효종(孝宗)때에 이르러 청풍군수(淸風郡守)로 있을 때 관폐(官弊 : 관리들의 부정행위로 생기는 폐단)를 없애는데 전력(全力)하면서 빈민구제(貧民救濟 : 가난한 백성을 도와 건져줌)에 힘쓰다가 재직중 54세로 서거하였다. 옥과에 있는 오현사(五賢飼)에 모셔져 있다.

본관은 제주(濟州)이다. 자는 장경(長卿)이고, 호는 오재(梧齋)이다. 전라도 광주(光州)에서 태어났다. 8세 때부터 강항(姜沆)에게 학문을 배웠으며, 다시 박동열(朴東說)의 문하에 들어갔다. 1633년(인조 11) 생원과·진사과·대과를 한꺼번에 치러 급제하는 연관삼장(連貫三場)을 통과하였다. 이듬해 시강원설서와 검열을 거쳐 1636년 봉교를 지냈다.



그해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광주지방에서 의병을 일으켜 서울을 향해 진격하던 중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나와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돌아갔다. 지제교 등을 역임한 후에 1643년(인조 21) 수찬을 지냈다. 이듬해 심기원(沈器遠)의 옥사 이후 영국원종공신(寧國原從功臣) 2등에 녹훈되었다. 1645년 장령을 거쳐 보덕, 이듬해 집의를 지내는 등 청요직을 두루 역임하며 정치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였다. 학문이 높아 세칭 양한림이라 불렸다. 시문집인 《오재집》 2책이 전한다.(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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