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97년 필(邲)의 싸움에서 초장왕이 이끌던 초군에게 대패하여 중원의 패권을 초나라에게 넘긴 당진국이 기원전 589년 제나라를 안(鞍)의 싸움에서 제압하고 계속해서 전578년 마수(麻隧)에서 섬진국을 굴복시킨 다음마지막 단계인 중원의 패권을 회복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정나라 정벌전에 나서게 되었다. 당시 초나라를 맹주로 삼고 있던 정나라는 당진국의 공격을 받게 초나라에 구원을 요청했다. 패자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초공왕은 대군을 이끌고 북상하여 정나라를 구원하려고했다. 초군은 지금의 하남성 장갈시 서남쪽의 언릉(鄢陵)에서 당진군과 조우하여 회전에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 당진과 초 두 나라 진영에는 각기 상대국으로부터 망명한 장군이 있었다. 당진국의 진영에는 반란을 일으켰다가 초장왕에게 살해된 투월초의 아들 묘분황(苗賁皇)이 망명해 있었고, 초나라 진영에는 극(郤) 씨들의 모함으로 진려공에게 살해당한 백종(伯宗)의 아들 백주리(伯州利)가 망명해 있었다. 당진과 초나라의 군주들은 그들을 통해 상대국의 허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개전이 되자 초공왕은 당진군의 장수 위기가 쏜 화살에 맞아 눈을 하나 잃고 계속해서 초군의 주장 공자측이 술에 대취하는 바람에 더 이상 대치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 초공왕이 철군을 결심함으로 해서 언릉의 싸움은 당진국의 승리로 결판이 나게 되었다.

이로써 당진국은 필에서의 싸움에서 빼앗긴 패권을 이 싸움에서 이김으로 해서 다시 찾아올 수 있었다. 언릉의 싸움에서 이긴 진려공은 극씨들과의 갈등으로 야기된 서동의 란 여파로 란서와 순언에게 살해당했다. 진나라는 주나라에 머물던 진양공의 아들 흑둔을 데려와 당진국의 군주로 삼았다. 이가 진도공이이다. 진도공의 효과적인 개혁정책으로 인해 당진국은 진문공에 이은 명실상부한 패권국의 자리를 다시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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