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국연합군의 결성하여 하외에서 진군을 패주시킨 신릉군

진장양왕 3년 기원전 247년 위안리왕(魏安釐王)은 진군의 계속된 맹공에 위협을 받고 당시 한단의 싸움이후 위왕의 견책을 받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여 조나라에 오랫동안 망명하고 있던 신릉군 무기(無忌)를 불러 그를 상장군에 임명하고 여러 제후국들과 합종을 행하여 진나라의 공격을 물리치려고 했다.

당시 한단지전에서의 활약으로 각 제후왕들 사이에 신릉군의 이름은 높았다. 신릉군이 위나라의 대장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제후들은 위(魏)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장수와 군사들을 보냈다. 이로써 전국시대 후반부에 가장 대규모적인 합종에 의해 연합군이 결성되어 진나라에 대항하는 군사활동이 벌어지게 되었다.

위(魏), 조(趙), 한(韓), 초(楚), 연(燕) 등의 5국의 연합군을 이끈 신릉군은 진나라 군대를 향해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진나라는 몽오(蒙敖)를 보내 합종군을 무찌르도록 했다. 신릉군의 합종군은 진군을 하외(河外)에서 대파했다. 몽오는 패잔병을 수습하여 도망쳤다. 합종군은 승세를 타고 진군의 뒤를 추격하여 함곡관 앞에 이르렀다. 함곡관으로 들어간 진군은 험악한 지세에 의지하여 싸움에 응하지 않고 지키기만 했다. 신릉군의 합종군은 어쩌지 못하고 결국은 각기 자기의 본국으로 철수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싸움은 합종군이 진나라에 대항하여 마지막으로 이긴 싸움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진왕이 황금을 들려 위나라에 보낸 첩자를 시켜 한단의 싸움 때 신릉군에 의해 살해된 진비(晋鄙)의 사인(舍人)을 찾아내 신릉군에 대한 유언비어를 유포하여 위왕과 신릉군 사이를 이간시켰다. 유언비어의 내용은 신릉군이 제후들의 신망을 이용하여 대신 위왕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위왕은 유언비어에 현혹되어 신릉군의 병권을 빼앗고 말았다. 이에 상심한 신릉군은 주색에 탐닉하여 몸을 해친 나머지 결국은 울화병으로 죽고 말았다.

신릉군이 죽자 제후들의 합종도 자연 와해되고 관동의 제후들은 서로 간에 전쟁을 끊임없이 일으켜 결국은 제후국들의 국력은 현저히 저하되었다. 진시황 2년 기원전 245년 조나라의 재상 대리 염파(廉頗)가 위나라를 침공하여 번양(繁陽)을 점령했다. 2년 후 조나라는 다시 이목을 시켜 연나라를 공격하여 무수(武遂)와 방성(方城) 등을 공격했다. 진시황 5년 기원전 242년 연나라가 조나라에 빼앗긴 땅을 수복하기 위해 극신(劇辛)을 대장으로 삼아 조나라를 공격했으나 조나라 장군 방훤(龐煖)에 의해 격퇴되고 극신 자신은 살해되었다.

(中國軍事史-中國軍事科學出版社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