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공을 한왕(漢王)에 봉하여 파(巴), 촉(蜀), 한중(漢中)을 다스리게 하고 남정(南鄭)을 도읍으로 삼게 했다. 원래의 관중(關中) 땅은 삼분하여 진나라의 항장 세 사람에게 다스리게 하면서 한왕을 한중에 가둬두도록 했다. 항왕은 장한을 옹왕(雍王)으로 삼아 함양(咸陽) 이서의 땅을 다스리게 하고 그 도읍을 폐구(廢丘)에 정했다¹⁾. 옛날 역양(櫟陽)의 옥리였던 장사(長史) 사마흔(司馬欣)은 항량(項梁)에 덕을 베풀었었고, 도위(都尉) 동예(董翳)는 원래 장한(章邯)에게 권하여 초나라에 항복시킨 공이 있었다고 해서 사마흔을 새왕(塞王)에 봉하고 함양 이동에서 하수까지 다스리게 하고 그 도읍을 역양(櫟陽)에 두고²⁾, 동예는 책왕(翟王)에 봉하고 상군(上郡)을 다스리며 그 도읍을 고노(高奴)에 두도록 했다.

위왕(魏王) 표(豹)를 서쪽으로 옮겨 하동(河東)을 다스리게 하고 도읍을 평양(平陽) 두었다.

장이(張耳)의 총신이며 하구(瑕丘)³⁾ 현령이었던 신양(申陽)은 옛날 그가 하남군(河南郡)에 있을 때 초군을 하상(河上)에서 맞이한 공로가 있음으로 하남왕에 봉하고 그 도읍을 낙양(駱陽)에 정하게 했다.

한왕(韓王) 성(成)은 원래 한나라의 옛 영토를 다스렸기 때문에 그대로 그 땅에 봉하고 양책(陽翟)⁴⁾을 도읍으로 삼게 했다.

조나라 장군 사마앙(司馬卬)은 하내(河內)⁵⁾를 평정하여 공을 세웠음을 들어 은왕(殷王)에 봉하여 하내를 다스리게 하고 조가(朝歌)를 도읍으로 삼게 했다.

조왕(趙王) 헐(歇)은 그 봉지를 대(代)로 옮겨 대왕(代王)이 되었다.

조나라의 상국 장이(張耳)는 평소에 어진 이름이 있었고 또한 항우에게 종군하여 관중에 들어간 공로가 있었음으로 상산왕(常山王)에 봉하고 옛 조나라의 땅을 다스리게 하고 양국(襄國)⁶⁾에 도읍을 두도록 했다. 당양군(當陽君) 경포(黥布)는 초장(楚將)이 되어 초군을 이끌고 전쟁터를 누비며 항상 으뜸가는 공을 세웠다. 그 공으로 구강왕(九江王)⁷⁾에 봉하고 육(六)⁸⁾에 도읍을 정하도록 했다. 파군(鄱君)⁹⁾ 오예(吳芮)는 백월(百越)¹⁰⁾의 백성들을 이끌고 달려와 제후들을 돕고 계속해서 관중으로 들어가 공을 세웠다. 이에 오예를 형산왕(衡山王)에 봉하고 주(邾)¹¹⁾에 도읍을 정하게 했다. 의제(義帝)의 주국(柱國)¹²⁾인 공오(共敖)¹³⁾는 남군(南郡)을 공격하여 공을 세웠다. 이에 공오를 임강왕(臨江王)에 세우고 강릉(江陵)에 도읍을 두도록 했다. 연왕(燕王) 한광(韓廣)은 요동(遼東)으로 옮겨 요동왕(遼東王)에 봉했다. 조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초군을 돕고, 계속해서 관중까지 뒤따른 연나라 장수 장도(臧荼)를 연왕에 봉하고 계(薊)에 그 도읍을 정하게 했다.

제왕(齊王) 전불(田巿)을 교동왕(膠東王)에 옮기고, 일찍이 제후군과 함께 조나라를 구원하고 다시 관중으로 들어가 공을 세운 제장(齊將) 전도(田都)를 제왕(齊王)에 봉하고 그 도읍을 임치에 두게 했다. 진나라에 의해 멸망당한 제나라의 마지막 왕 전건(田建)의 손자 전안(田安)은 항우가 하수를 건너 조나라를 구하려고 할 때 그는 휘하의 군사를 이끌고 제북(濟北)의 여러 성을 함락한 다음 그 군사들과 함께 항우게게 투항해 왔음으로 제북왕(濟北王)에 봉하고 그 도읍을 박양(博陽)이 두게 했다. 전영(田榮)은 여러 번에 걸쳐 항량의 뜻을 거슬리고, 이어서 초나라가 진나라를 공격하는데 그 휘하의 군사를 이끌고 초군을 돕지 않았음으로 인해 봉지를 주지 않았다. 성안군(成安君) 진여(陳餘)는 장수의 인장을 버리고 숨어버려¹⁴⁾ 제후군의 뒤를 따라 관중으로 들어가지 않았지만 평소에 그가 현인이라는 명성을 얻었었고, 조나라를 세우는데 공을 세웠음으로 해서, 남피(南皮)에 살고 있던 그에게 주위의 3개 현을 봉지로 주었다. 그리고 파군(鄱君)의 장수 매현(梅鋗)이 공을 많이 세웠다 하여 10만 호의 제후로 봉했다. 항우 자신은 스스로 서초패왕(西楚覇王)이라 칭하고 9개의 군을 봉지로 삼으며 팽성(彭城)을 도읍으로 정했다.¹⁵⁾

1)옹왕(雍王) 장한의 관할 구역은 진나라 내사(內史)의 함양 이서와, 농서, 북지(北地) 두 군을 포함했다.

2)새왕(塞王)의 관할구역은 진나라 내사(內史)의 함양(咸陽) 이동에서 하남성 영보현(靈寶縣) 이서 및 섬서성 단강(丹江) 상류와 서안(西安) 이동의 위수(渭水) 하류지방을 포함했다.

3)하구(瑕丘)/ 지금의 산동성 연주시(兗州市) 경내 동북에 있었던 고을로 진나라가 설치한 현 이름이다.

4)양책(陽翟)/ 전국 때 한 나라의 영토로 지금의 하남성 우현(禹縣) 일대다. 우왕(禹王)이 세운 하(夏)나라의 도읍이었다. 춘추 때는 정나라 땅으로 역읍(櫟邑)이었다가 전국 때 한나라 령이 되어 양책으로 이름이 바꾸었다. 진나라의 문신후 여불위(呂不韋)는 이곳 출신의 상인이었다.

5)하내(河內)/ 진나라가 설치한 군 이름으로 지금의 하남성 무척현(武陟縣) 서남의 회현(懷縣)에 그 치소가 있었다. 하남성 탕음(湯陰), 급현(汲縣), 신향(新鄕) 이서와 황하 이북 지역을 관할했다.

6)양국(襄國)/ 진나라가 설치한 현의 치소로 지금의 하북성 형태시(邢台市) 서남에 있었다. 항우가 조양자(趙襄子)의 시호로 그 이름을 바꿨다.

7)구강(九江)/ 진나라가 초나라를 멸한 후 세운 군(郡) 이름이다. 지금의 안휘성 경내의 회하(淮河) 이남과 공강(贛江) 유역 이동 및 강서성 대부분을 관할 구역으로 했다. 치소는 수춘(壽春)에 있었다.

8)육(六)/ 지금의 안휘성 육안현(六安縣)이다.

9)파(鄱)/ 파양(鄱陽) 혹은 파양(番陽)을 말한다. 지금의 강서성 파양(波陽)의 옛 이름으로 진나라가 초나라를 멸하고 설치한 현 이름이다. 경포(黥布)의 출신지다.

10)백월(百越)/ 춘추 때 월나라의 유민들이 세운 여러 나라들의 총칭이다. 초가 월을 멸하자 그 유민들은 남쪽으로 이주하여 오령(五嶺) 일대로 이주했다가 다시 복건성(福建省) 및 광동성으로 남하하여 살면서 부락 단위로 군주를 세웠다. 이에 백월(百越)이라 한 것이다.

11)주(邾)/ 지금의 호북성 황강현 서북이다.

12)주국(柱國)/ 주 15의 상주국(上柱國)을 말한다.

13)공오(共敖)/ 태어난 해는 알 수 없고 기원전 204년에 죽은 진한 교체기의 기의군 장령이다. 초나라의 의제 밑에서 주국(柱國)이 되어 군사를 이끌고 남군을 공격했다. 한왕 원년 (전 206년) 관중에 들어가 서초패왕을 칭한 항우가 그를 임강왕(臨江王)에 봉하고 그 도읍을 강릉에 두도록 했다. 후에 초나라로 돌아온 항우는 의제를 장사(長沙) 침현(郴縣)으로 옮겨 살도록 명하고 다시 공오에게 밀령을 내려 도중에 의제를 살해하도록 명했다. 그리고 2년 후에 병사했다.

14) 조나라의 상국 장이(張耳)가 거록(鉅鹿)에서 진장(秦將) 장한(章邯)의 공격을 받아 포위되었을 때 진여(陳餘)는 병사를 이끌고 장하(漳河)의 남쪽에 주둔하고 있었다. 항우의 도움으로 거록의 포위가 풀리자 장이는 자기를 구원하러 오지 않은 진여를 책망했다. 이에 진여는 자기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은 장이에 대해 화를 내며 장수의 인장을 던져버리고 휘하 병졸 수 백 명과 함께 황하의 상류인 택중(澤中)으로 들어가 고기를 잡으며 살았다.<장이진여열전>

15)서초구군(西楚九郡)/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사전(史詮)>에 따르면, 사수군(泗水郡), 탕군(碭郡), 설군(薛郡), 동해군(東海郡), 임회군(臨淮郡), 팽성(彭城), 광릉군(廣陵郡), 회계군(會稽郡), 장군(鄣郡)의 설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