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의 지배자 반초(班超)와 로마에 사신으로 파견된 감영(甘英)

1. 반초(班超)

반초(班超, 32년 - 102년)는 중국 후한의 무장이다. 문인가 출신으로, 서안 근처의 산서성 함양(咸陽)에서 태어났다. 한나라때 역사가인 반표(班彪)의 아들이자, 한서(漢書)의 저자인 반고(班固)의 아우로 이 세 사람을 삼반(三班)이라 칭한다. 자는 중승(仲升)이다.

반초는 그의 선임자였던, 곽거병(霍去病)이나 위청(衛青)처럼 타림 분지에서 흉노족을 효율적으로 방어했으며, 한명제의 통치(57-75) 기간 기마부대를 이끌고 흉노를 격퇴하고 서역(중앙아시아)의 지배권을 확보하였다. 전한의 장건(張騫)의 활약 이후 끊겼던 실크로드를 다시 개척하여 후한과 서역의 교역길을 열었다. 그의 원정대는 파르티아와 카스피 해까지 이르렀다.

반초는 91년 서역도호부(西域都護府)의 도호가 되었고, 구자(龜玆)에 서역도호부를 설치했다. 97년에는 톈산 산맥과 파미르고원을 7만 명의 경기갑 군사로 횡단하여 실크로드를 어지럽히던 흉노와 훈족을 토벌했다. 파르티아의 파코루스 2세와 동맹을 맺어 동쪽으로는 파르티아, 서쪽으로는 카스피 해의 해변과 투르크메니스탄의 메르브까지 그의 기지를 확장했다. 여기서 감영이라고 부르는 그의 수하 장수를 특사로 로마에 파견했다. 감영은 유럽에 중국의 흔적을 남긴 최초의 중국인이었고, 실제로는 흑해에 이르러 돌아와야 했다. 한나라와 유럽의 직교역에 위기를 느낀 파르티아 상인들의 방해 때문이었다. 파르티아와의 동맹으로 설치된 한나라 군대의 기지는 파르티아의 수도 크테시폰(이란)과 며칠 거리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의 바그다드와 52km 거리 밖에 되지 않았다. 한나라 군대는 이 지역을 몇 년간 다스렸다. 116년 로마의 황제 트라이아누스는 파르티아로 진격하여 크테시폰으로 진격을 했는데, 한나라의 요새와는 하루 거리였지만, 직접적인 접촉은 일어나지 않았다.

100년 (영원 12년) 반초는 서역에 31년 동안 머물다가 고향이 그립다고 조정에 귀국 탄원서를 냈다. 102년에 그의 요청이 받아들여지고, 낙양에 돌아온 반초는 고향에서 사망했다. 반초가 서역에서 사라지나 흉노는 활발하게 정복 활동을 벌이고 서역은 곧 흉노의 세력에 떨어졌다. 그 후 한은 몇 번이나 서역에 군대를 보냈지만, 반초가 확보했던 영토는 되찾을 수 없었다.

2. 감영(甘英)

감영(甘英)은 한나라 서역도호 반초(班超)의 휘하의 부관으로 로마에 파견된 한나라의 대사이다. AD 97년 반초의 명에 의해서, 당시 대진(大秦)으로 불리던 로마와의 국교를 개척하는 임무를 맡아 로마로 사자로 파련되었다. 그는 7만 명 규모의 반초 원정군의 일원이며, 감영은 일대의 한나라 군사를 이끌고 파르티아 왕국의 서쪽 국경까지 도달했다.

감영은 로마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역사에 기록된 고대 중국인 중 최초로 서방을 여행한 인물이다. 후한(25년 - 220년)의 역사를 적은 《후한서》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있다.

명제(明帝) 9년(AD 97년) 반초는 부관인 감영에게 서쪽 바다의 해안과 도상의 여러 지역을 돌아보고 그 결과를 돌아와 보고하라고 명했다. 이 이전의 시대에는 아무도 이러한 지역에 도달한 사람이 없고, 산해경에도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은 곳이었다. 감영은 탐험 여행으로 알게 된 모든 나라들에 대해 자기가 직접 경험한 지역의 관습이나 지세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후한서의 또 다른 기록에는 ‘ 화제(和帝) 9년(AD 97년), 반초의 부관이었던 감영은 반초의 명령으로 대진에 대사로 파견되었다. 그는 서역을 통해, 안식(파르티아)의 서쪽의 경계에 도달했고, 「커다란 바다」(페르시아만)의 기슭에 도달했다.’고 했다.

감영이 당시 대진이라고 불렀던 로마에 대한 보고서를 남겼지만, 그것은 직접적인 경험이라기보다는 간접적으로 습득한 정보라고 여겨진다. 그는 로마의 위치를 바다의 서쪽이라고 기술했다. 대진국의 판도는 수천 리를 지나는 영역에 이르고, 성벽으로 둘러싸신 도시는 400여 개가 넘는다. 그리고 대진국은 수십 개의 소국을 거느리고 있다. 도시의 외벽은 석조이고, 역사 제도가 확립되어 있다..... 소나무와 실삼나무가 자라고 있다.‘라고 기술했다. 그는 또한 네르바 황제에 의한 양자 제위 계승제도에 대해 말했다. 로마인의 신체 외관이나 로마제국의 제도나 산물 등에 대해서 ’ 왕은 세습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자질이 뛰어난 사람을 선택하여 그 지위를 넘겨준다. 이 나라 사람들은 장신으로 균형 잡힌 용모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인을 닮았음으로 나라 이름을 대진(大秦)으로 불리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감영은 실크로드의 서쪽의 끝에 있는 로마를 올바르게 파악했다.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