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평가하는 김대중

[제1편] DJ 대구방문으로 동서화합 물고 트이나

이복재 기자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자료사진 ) 대구 영남대와 평화통일 대구 시민연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21일 양일 간 주관하는 특강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발전과 민족의 미래' , '역사와 화해, 용서'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또한 통일의 최대 장해물인 동서갈등의 벽을 허물기 위한 발걸음이라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대구 방문을 계기로 그의 발자취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2003년 2월 25일, 21세기 첫 노벨상 수상자인 후광 김대중이 대통령에서 물러나는 퇴임식장은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건국이후 처음으로 국민에 의해 정권이 연장되는 역사적인 날을 며칠 앞두고 일어난 대구지하철 사고의 후유증 때문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상들에게서는 축하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김대중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다양하다. 하지만 평가란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정확한 정보가 수반되어야 올바르다 할 것인즉, 현재 돌아가고 있는 국내정세나 언론을 보면 한탄스럽기 짝이 없다. 폄훼되거나 알려지지 않은 업적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능통한 일어에 토론이 가능할 정도의 영어실력, 네 번의 죽을 고비와 6년이 넘는 형무소생활, 연금 및 해외망명생활 16년, 그러한 질곡의 삶 속에서도 1만5천여 권의 장서와 40여권의 저서집필은 김대중이 어떠한 자세로, 어떻게 살아온 사람인지 대변해주고 있다. 고인이 된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이 98년 소를 몰고 가는 것을 시작으로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의 사업권을 보장받았다. 그 보상으로 송금한 돈인데도, 야당과 일부 언론사들은 여론을 호도하고 국민을 기만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핑계로 특검(특별검사제)을 실시했지만 이미 알고 있는 이상의 시원하게 밝혀진 사실은 없었다. 중차대한 시기에 황금 같은 시간만 낭비했던 것이다.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이래 정부기관, 각종 민간기업, 방송, 언론사 등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과 관계를 갖기 위해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 국민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동안 돈을 지불하지 않고는 한국의 언론사들이 북한에 들어갈 수 없었다. 관례적으로 최소 미화 몇십만불 이상을 지불해야 북한 취재가 가능했다. 조선일보는 북의 반대로 들어가지도 못했지만 KBS와 동아일보 등 북한을 취재했던 언론사들이 증언을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정부 몇 달러를 지불하고 북한에 들어가 취재했었는지 밝혀야 한다. 그래놓고도 특정 언론은 한나라당과 입을 맞추며 알권리라는 미사여구로 국민을 현혹하며 퇴임 2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김대중 정권의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국가의 모체인 국민들의 권리를 투표로 부여 받은 권력자들이 얼마나 국민을 대우하고 있는지 조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얼마나 인권과 민주가 성장하였는지 말이다. 김대중의 대통령임기 5년 동안 인권문제와 관련된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본다.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들의 형이 한번도 집행되지 않았고, 수많은 파업과 극한데모가 있었지만 1997년 13만여 발에 달했던 최루탄이 1999년에는 단 한발도 사용하지 않았다. 야당대통령후보를 비방하는 네티즌이 구속될 정도로 공명선거를 치렀다. 청와대와 대통령을 향해 마음 놓고 비판하는 사회를 만들어, 대한민국은 언로가 트인 인권국가가 되었음을 세계에 과시했다. 군사독재시절에는 꿈도 못 꿀 일들이 김대중 대통령 임기동안에 일어났다.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정치인들을 용서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었으며, 왜곡보도로 국민을 기만하는 수구언론들의 언론자유를 보장했다. 고위 관료들이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는 사회를 만들었다. 김대중의 업적을 말하라면 대부분 IMF해결과 남북문제를 꼽는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업적은 국민들의 인권을 몇 단계 올려놓은 대업을 이룬 것이다. 국민의 인권을 유린해가며 경제를 해결하고 통일 해봐야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새로운 독재자를 우상시하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기 때문이다. 즉 자유로운 토론과 민주에 대한 자발적 참여가 동서 지역차별의 물고를 트이게 하는 발상의 전환 이었다고 생각한다. 김대중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이유도 첫째가 인권을 제일 중요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노벨평화상 수상도 기쁜 소식이었지만 후보에 13번 이상 올랐다는 기록도 수상 이상의 대단한 기록이다. 앞으로 어떤 세계 젊은이가 성장하여 그의 기록을 깰지 궁금하다. 경제파탄의 당사자이면서도 원인을 규명하자는 경제청문회 거부와 총리 인준 반대, 지역감정 선동, 비리의원 감싸기 위한 방탄 국회, 잇따른 영수회담파기, 노벨평화상 수상을 거래라고 주장하고 국부 유출론으로 국가신용도를 저하시키고, 남북정상회담과 6.15선언 트집 잡기, 26회에 걸친 장관해임건의안 제출 등 반칙을 일삼아온 한나라당의 무차별적인 비방과 비난에도 국정에만 전념하였다. 남북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 수상, 외환위기 조기탈출에 이어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발전, 세계의 유수한 단체들로부터의 수상 등 재임기단 동안의 업적과 경력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강대국 정상들을 비롯한 세계 유명한 정치, 경제 평론가들에게 찬사를 받는데 비해 국내의 평가는 너무 빈약하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톱 뉴스거리가 될 만한 자료 몇 개를 골라 열거해본다.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노벨 평화상 수상 후보로 추천되었던 해가, 1987년이었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와 서독 사민당 의원 73명이 추천한 것이었다. 당시 추천 사유는 ‘한국 민주화와 인권 신장을 위한 투쟁과 3단계 통일방안을 제창해 남북 평화에 기여한 공로’였다. 선진국에 갈수록 그는 넬슨 만델라와 동격인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 "20세기의 영웅"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그의 방문에 맞춰 "DJ 일대기"를 특집으로 제작했고, 에이펙이나 아셈처럼 세계 강대국들이 모두 참석하는 국제회의에서도 언제나 첫 번째의 발언권을 부여받았다. 아셈회의 때는 주최국인 덴마크의 라스무센 총리가 각국 정상들을 소개하면서 블레어, 시라크, 주릉지, 고이즈미 같은 쟁쟁한 인물들은 이름으로만 소개하면서 오직 김대중 대통령에게만 "excellent leadership, President Kim"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정도로, 김대중에게 특별대우는 국제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다. "김 대통령은 나에게 살아가야 할 힘, 살아가야 할 도덕적 스승이자 길잡이다"(조스팽 프랑스 총리), "김대중에 대한 존경심이 독일이 한국의 금융위기 때 한국을 돕는 동기가 됐다"(라우 독일 대통령)고 말할 정도로 대단했다.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신문사의 "모‘ 기자는 “머리색 검고 얼굴 노란 황인종 중에서 백인들에게 이런 대우를 받는 사람은 중국에도 일본에도 없었다, 김대중 대통령 뿐이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사실들은 국내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에게 남은 욕심이 무엇이겠는가. 있다면 온 국민이 화합하는 모습과 동서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훗날, 역사가들에게 "통일의 기틀을 다져놓은 대통령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을 것이다. 다시는 김대중이 걸어왔던 질곡의 길을 걷는 정치인이 없었으면 하고 기대해본다. 같은 인물이 또다시 등장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과 후손들에게 너무나도 큰 비극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후세에는 후광 김 대중처럼 고통 받는 정치인이 나타나지 않도록 선진국 수준의 정치·사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06/03/14 [11:33] ⓒ 이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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