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악론(樂論)

樂者為同(악자위동)

음악의 특성은 사람들을 동화시키고

禮者為異(예자위이)

예의 특성은 사람들을 본분에 따라 구분한다.

同則相親(동즉상친)

동화되면 서로 친하게 되고

異則相敬(이즉상경).

유별하면 서로 높이고 소중하게 여긴다.

樂勝則流(락승즉류)

음악이 지나치면 절제를 할 수 없게 되고

禮勝則離(예승즉리)

예가 지나치면 사람들이 곁을 떠난다.

合情飾貌者(합정식모자)

사람의 마음을 화합하게 하거나 외모를 꾸미는 일은

禮樂之事也(예악지사야)

예악이 추구하는 바다.

禮義立(예의립)

예의가 서게 되면

則貴賤等矣(즉귀천등)

귀천간의 등급이 있게 되고

樂文同(악문동)

음악의 문채가 같게 되면

則上下和矣(즉상하화의)

상하가 화합하게 된다.

好惡著(호오저)

사람에 대한 호오가 분명히 드러나면

則賢不肖別矣(즉현불초별의)

현명한 사람과 불초한 사람은 자연히 분별된다.

刑禁暴(형금폭)

형벌로써 포악한 행동을 금하고

爵舉賢(작거현)

작(爵)으로 어진 사람을 등용하면

則政均矣(즉정균의)

정사는 공정하게 행해지게 된다.

仁以愛之(인이애지)

인의로써 백성들을 사랑하고

義以正之(의이정지)

의로써 바르게 세울 수 있으면

如此則民治行矣(여차즉민치행의).

백성들을 다스려 치세를 이룰 수 있다.

樂由中出(악유중출)，

악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나오고

禮自外作(예자외작)。

예는 사람의 모습에서 나온다.

樂由中出(악유중출)，

악은 사람의 마음홀에서 나오기 때문에

故靜(고정)

고요하다.

禮自外作(예자외작)，

예는 사람의 겉 모습에서 나오기 때문에

故文(고문)

화려하다.

大樂必易(대악필이)

대악은 필시 평이하고

大禮必簡(대례필간)

대례는 필시 간소하다.

樂至則無怨(악지즉무원)，

악이 높은 경지에 이르면 원망하는 마음이 없게 되고

禮至則不爭(예지즉부쟁)

예가 지극하게 되면 서로 다투지 않는다.

揖讓而治天下者(읍양이치천하자)

그래서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 존경과 양보를

禮樂之謂也(예악지위야)。

예악이라고 말한다.

暴民不作(폭민불작)

백성들은 날뛰지 않고

諸侯賓服(제후빈복)，

제후들은 복종하며

兵革不試(병혁불시)，

군사를 동원하여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

五刑不用(오형불용)

형벌이 소용없게 되면

百姓無患(백성무환)

백성들은 근심하지 않고

天子不怒(천자불노)，

천자는 화를 내지 않는다.

如此則樂達矣(여차즉악달의)

이것이 바로 음악으로써 이룰 수 있는 일이다.

合父子之親(합부자지친)

또한 아버지와 자식 사이가 친하게 되고

明長幼之序(명장유지서)

장유의 순서가 밝혀지며

以敬四海之內(이경사해지내)

사해의 백성들이 서로 존경하게 된다.

天子如此(천자여차)

천자가 이렇게 함으로써

則禮行矣(즉예행의).

나라에 예가 행해지는 것이다.

大樂與天地同和(대락여천지동화)

대악은 천지와 함께 만물을 화합하게 하고

大禮與天地同節(대례여천지동절)

대례는 천지와 함께 만물을 절제한다.

和，故百物不失(화,고백물불실)

음악으로 화합하면 만물은 그 본래의 성질은 잃지 않으며

節，故祀天祭地(절,고사천제지)。

예로써 절제하면 비로소 하늘과 땅에 제사를 올릴 수 있다.

明則有禮樂(명즉유예악)，

사람이 사는 이승세계는 예악이 있고

幽則有鬼神(유즉유귀신)，

저승세계에는 귀신이 있으니

如此則四海之內(여차즉사해지내)

이와 같은2가지 일로 사해의 백성들을

合敬同愛矣(합경동애의)。

서로 화합하며 높이고 동화하여 사랑한다.

禮者(예자),

예라는 것은

殊事合敬者也(수사합경자야)

존비가 유별하나 화합하여 서로 높이게 되고

樂者(악자)

악이라는 것은

異文合愛者也(이문합애자야)

그 곡조가 서로 다르더라도 화합하고 사랑하게 한다.

禮樂之情同(예악지정동)

예악에 대한 사람들의 성정은 모두 같기 때문에

故明王以相沿也(고명왕이상연야)

옛 성왕들은 서로 그 전례를 쫓았다.

故事與時并(고사여시병)

또한 당시의 예악은 시대와 서로 부합했기 때문에

名與功偕(명여공해)。

그로 인한 명성은 이룩한 공덕과도 일치했다.

故鐘鼓管磬羽籥干戚(고종고관경우약간척)，

그래서 종고(鐘鼓), 관경(管磬), 우약(羽籥), 간척(干戚)①은

樂之器也(악지기야)

모두 음악을 연주하기 위한 악기이다.

詘信俯仰級兆舒疾(굴신부앙급조서질)，

몸을 굽히고 펴고, 하늘을 쳐다보다가 땅을 내려다보며,

이었다가 끊으며 빨랐다가 느린 것은

樂之文也(악지문야)

음악을 표현하는 형식이다.

簠簋俎豆制度文章(보궤조두제도문장)

보궤(簠簋)나 조두(俎豆)②와 같은 제기나 문장은

禮之器也(예지기야)

예를 행하는데 사용하는 제기이다.

升降上下(승강상하)

제단에 계단을 이용하여 오르고 내려오는 행위나

周旋裼襲(주선석습)

윗통을 벗거나 겉옷을 어깨에 걸치는 행위 모두는

禮之文也(예지문야)

제례를 행하는 형식적인 방법이다.

故知禮樂之情者(고지예악지정자)능작)，

그런 연유로 예악의 본질을 아는 사람은

能作(능작)

능히 예를 주재하고 음악을 지을 줄 알고

識禮樂之文者(식예악지문자능술)

그예악의 문채를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은

能術(능술)

능히 글로 지어 기술할 수 있다.

作者之謂聖(작자지위성)，

예를 만들고 음악을 짓는 사람은 성인이라고 부르며

術者之謂明(술자지위명)

예와 악을 기술할 줄 아는 사람은 사리에 밝다고 했다.

明聖者(명성자)，

사리에 밝거나 성스러운 사람이란

術作之謂也(술작지위야)。

기술할 줄 알거나 작곡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樂者天地之和也(악자천지지화야)

악이란 천지간의 조화이고

禮者天地之序也(예자천지지서야).

예란 천지간의 질서이다.

和故百物皆化(화고백물개화)

고로 조화에 의해서만이 만물은 모두 성장하고

序故群物皆別(서고군물개별)

질서에 의해서만이 만물은 구별된다.

樂由天作(악유천작)

악은 하늘로 말미암아 만들어지며

禮以地制(예이지제)

예는 땅으로 인해 만들어진다.

過制則亂(과제즉란)

예를 지나치게 강요하면 어지러워지고

過作則暴(과작즉폭)

음악이 지나치게 성하면 흉폭해진다.

明於天地(명어천지)，

그래서 천지의 도리에 통한 후에라야

然後能興禮樂也(연후능흥예악야)

능히 예악을 일으킬 수 있다.

論倫無患(논륜무환)

말과 내용이 일치해야 후환이 없게 되는 것은

樂之情也(악지정야)

악이 갖고 있는 본래의 성질이고

欣喜驩愛(흔희환애)

기뻐하고 환호하는 것은

樂之容官也(악지용관야)

악이 갖고 있는 겉모습이다.

中正無邪(중정무사)

그러나 곧고 무사(無邪)한 마음은

禮之質也(예지질야)

예의 본질이다.

莊敬恭順(장경공순)

장엄하며 공경하고, 공손하고 순종한 마음은

禮之制也(예지제야)

예가 목적하는 바다.

若夫禮樂之施於金石(약부예악지시어금석)

만약 예악을 시행하는 데 금석의 제기나 악기롤 사용하여

越於聲音(월어성음)

새로운 소리의 악곡을 만들어

用於宗廟社稷(용어종묘사직)

종묘사직을 모시고

事于山川鬼神(사우산천귀신)

산천과 귀신들을 받든다면

則此所以與民同也(즉차소이여민동야)

천자는 이로써 백성들과 일체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王者功成作樂(왕자공성작락)

무력으로 공업을 이룬 왕은 음악을 만들고

治定制禮(치정제례)

문으로 치세를 이룬 왕은 예를 정한다.

其功大者其樂備(기공대자기악비)

제왕의 공적이 크면 그 음악도 완비되고

其治辨者其禮具(기치변자기예구)

제왕의 치세가 널리 행해지면 그 예도 구체적이다.

干戚之舞(간척지무)

그래서 방패와 도끼를 들고 춤을 춘다고 해서

非備樂也(비비악야)

음악이 갖추어졌다고 할 수 없으며

亨孰而祀(형숙이사)

끓이고 익힌 희생으로 제사를 지낸다고 해서

非達禮也(비달예야)。

예에 부합한다고 할 수 없다.

五帝殊時(오제수시)

오제(五帝)는 각기 다른 시대에 살아

不相沿樂(불상연락)

서로 그 음악을 따르지 않았으며

三王異世(삼왕이세)

삼왕(三王)의 시대는 서로 달라

不相襲禮(불상습례)

그 예제를 서로 잇지 않았다.

樂極則憂(악극즉우)

음악이 극에 달하면 우환이 발생하고

禮粗則偏矣(예조즉편의)

예가 지나치게 간소해지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及夫敦樂而無憂(급부돈락이무우)

돈후한 음악만이 우환이 발생하지 않으며

禮備而不偏者(예비이불편자)

완비된 예만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되니

其唯大聖乎(기유대성호)

대성인만이 능히 행할 수 있는 일이다.

天高地下(천고지하)

하늘은 높고 땅은 낮으며

萬物散殊(만물산수)

만물은 흩어져 서로 같지 않기 때문에

而禮制行也(이예제행야)

예가 만들어져 행해지는 되는 이유다.

流而不息(유이불식)

만물은 끊임없이 유동하고

合同而化(합동이화)

같은 것은 합해지고, 같지 않은 것은 동화되어

而樂興也(이락흥야)

악이 일어나는 것이다.

春作夏長仁也(춘작하장인야)

봄은 만물을 자라게 하고

여름은 만물을 성장하게 함으로 인(仁)이라고 하며

秋斂冬藏義也(추렴동장의야)

가을은 거둬들이고 겨울은 저장함으로

즉 거둠과 저장의 결단을 의(義)라고 한다.

仁近於樂(인근어락)

인(仁)은 음악에 있고

義近於禮(의근어례)

의는 예에 있으며

樂者敦和(악자돈화)

악은 화합을 두터이 하여

率神而從天(솔신이종천)

귀신들을 하늘에 인도하고

禮者辨宜(예자변의)

예란 귀천을 분별하여

居鬼而從地(거귀이종지)。

귀신들을 받들어 땅에 돌아가게 한다.

故聖人作樂以應天(고성인작락응천)

고로 성인들은 음악을 만들어 하늘에 응했으며

作禮以配地(작례이배지)

예를 만들어 땅에 따랐다.

禮樂明備(예악명비)

예악이 분명하게 완비되면

天地官矣(천지관의)

천지만물은 각기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 있다.

天尊地卑(천존지비)

하늘은 높고 땅은 낮은 것처럼

君臣定矣(군신정의)

군신의 높고 낮음이 정해진다.

高卑已陳(고비이진)

높고 낮은 것이 이미 드러나 있듯이

貴賤位矣(귀천위의)。

귀천의 지위 역시 이미 정해진 것이다.

動靜有常(동정유상)

혹은 움직이고 혹은 멈추는 것은 세상의 이치라

小大殊矣(소대수의)

크게 되면 정지하고 작게 되면

움직이게 되어 만물은 구별된다.

方以類聚(방이유취)，

서로 서로 비슷한 것끼리는 모이고

物以群分(물이군분)，

물성은 무리를 짓게 하여 구분하니

則性命不同矣(즉성명부동의)

그것은 즉 각각의 수명들이 같지 않는 이유다.

在天成象(재천성상)

하늘에 있는 것들은 빛이 나고

在地成形(재지성형)

땅에 있는 것들은 형체를 갖추니

如此則禮者天地之別也(여차즉예자천지지별야)。

예란 높은 하늘과 낮은 땅을 구분 짓는 행이라고 말한다.

地氣上隮(지기상제)

땅 위의 기가 오르고

天氣下降(천기하강)

하늘의 기는 내려와

陰陽相摩(음양상마)

음양이 서로 부딪쳐

天地相蕩(천지상탕)

하늘과 땅이 서로 섞여

鼓之以雷霆(고지이뢰정)

우뢰와 천둥으로 북소리 삼아

奮之以風雨(분지이풍우)，

바람과 비로 대지를 적셔 만물이 재빨리 자라게 하니

動之以四時(동지이사시)

그 움직임에 따라 사시가 생기고

煖之以日月(난지이일월)

해와 달은 그 빛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하여.

而百物化興焉(이백물화흥언)

세상 만물은 변화하고 성장한다.

如此則樂者天地之和也(여차즉락자천지지화야)

이와 같이 음악은 천지간의 조화를 이루게 한다.

化不時則不生(화불시즉불생)

사물이 때에 맞지 않게 변화하면 생육을 멈추고

男女無別則亂登(남녀무별즉란등)

남녀가 유별하지 않으면 화란(禍亂)이 일어난다.

此天地之情也(차천지지정야)

이것이 천지만물의 성질이다.

及夫禮樂之極乎天而蟠乎地(급부예악지극호천이파호야)，

더욱이 예악이 극에 달하여 천지간에 가득차면

行乎陰陽而通乎鬼神(행호음양이통호귀신)

세상사는 음양에 따라 행해지고 귀신과도 통하게 되어

窮高極遠而測深厚(궁고극원이측심후)

아득히 높고 지극히 먼 일월성신처럼,

심후(深厚)한 산천처럼 예악의 성정은 무궁하다.

樂著太始(악저태시)

음악은 만물이 생기기 시작한 태시(太始)에서 나오나

而禮居成物(이예거성물)

예는 만물이 생기고 난 후에 만들어졌다.

著不息者天也(저불식자천),

하늘은 태어나 쉬지 않고 움직이고

著不動者地也(저부동자지야).

땅은 태어났으나 움직이지 않는다.

一動一靜者(일동일정자)，

혹은 움직이고 혹은 정지하니

天地之閒也(천지간야)

하늘과 땅이 생겼다.

故聖人曰(고성인왈)

고로 옛 성인이 말하기를

「

禮云樂云(예운락운)」

예는 땅과 같고, 악은 하늘과 같다고 했다.

주석

① 관경(管磬)/ 관은 관현악기, 경(磬)은 경쇠로 동으로 만든 고대 타악기의 일종이다. 우약(羽籥)과 간척(干戚)은 모두 춤을 출 때의 기구로 우는 꿩깃을 말하고, 약(籥)은 단소다. 간척은 방패와 도끼다.

② 보궤(簠簋)/簠는 장방형이고 簋는 원형으로 동으로 만든 서직(黍稷)을 담는 제기다. 조두(俎豆)/조는 희생(犧牲)을 담는 그릇이고 두(豆)는 제사(祭祀) 지낼 때 신위(神位)의 오른편에 김치나 고기ㆍ젓ㆍ국 따위를 담아 놓는 나무로 만든 제기(祭器).

③ 태시(太始)/중국 고대에서 우주는4단계를 거쳐 형성되었고 했다. 태역(太易), 태초(太初), 태시(太始), 태소(太素)가 그것이다. 태역은 무소유(無所有), 태초는 시유기(始有氣), 태시는 시유형(始有形), 태소는 시유질(始有質)이라 해서 원래 형과 질의 혼돈이 변화하여 가볍고 맑은 것은 하늘에 올러 떠다니고 무겁고 탁한 것은 땅에 가라앉아 비로소 하늘과 땅이 생겼다고 했다. 즉 태시(太始)는 형태가 시작되는 단계로 하늘과 땅이 분화되기 이전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