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경제권 막내 도시인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는 온통 젊은이 세상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허페이시 중심가 거리에는 가랑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인데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로 새벽까지 북적였다.



중국 과학기술 명문대학인 중국과기대학을 비롯해 안후이대 허페이대 등 53개 대학과 80여 개 전문학교가 이곳에 몰려 있다보니 대학생만 50만명을 넘는다. 여기에 200개 연구기관에 배속된 젊은이까지 합치면 허페이 시내 인구 225만명 중 절반가량이 영파워로 채워진 셈이다.



중국 경제의 파워가 중부로 빠르게 이전되면서 허페이시는 아예 1년 전부터 시가지 남쪽에 기존 도시 면적만 한 빈후(濱湖)신도시를 만들고 있다. 224㎢ 면적에 인구 224만명인 허페이시에 10년 계획으로 조성되는 신도시가 들어서면 허페이에 대한 수식어도 지금 중부 과학기지에서 상하이권 쌍둥이 과학도시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허페이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조성되고 있는 빈후신도시는 정확히 190㎢ 규모다. 중국 5대 담수호인 차오후를 끼고 있는 신도시 건설현장은 2006년 11월 착공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번듯하게 도시 모습이 갖춰져 있다.



남북을 잇는 후이저우(徽州) 대로에는 버스가 다니기 시작했고 동서를 가로지르는 팡싱(方興)대로 등 11개 간선도로망이 시원스레 조성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숙형 고급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가 각각 한 개씩 지어져 간판을 달았다.



초기 입주하는 주민들을 위해 이미 종합병원과 호텔 상가 조성공사도 신도시 시범블록을 중심으로 착착 진행 중이다. 메이궈성(梅國勝) 빈후신구 개발공사 부주임은 "지역 주민들이 신도시 건설계획이 나오자마자 이주에 협력하면서 짧은 시간에 토지 조성공사와 함께 기본적인 학교와 병원 상가 아파트 건설이 진행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빈후신구를 만드는 방식은 독특했다. 허페이 시정부에서 들인 예산은 5억위안(약 650억원)에 불과했다. 이 돈을 자본금으로 신도시개발공사를 만들었고 이 회사는 바로 은행 대출을 일으켜 토지를 조성한 후 업체에 분양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업체를 선정할 때 외국 자본이나 외지 기업을 먼저 끌어들이는 방식은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빈후신구에는 중국에서 부동산 불패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황뤼룬(黃如論) 회장이 이끄는 진위안(金源)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스지청(世紀城)이라는 종합 상가타운으로 개발되는 면적은 자그마치 40만㎡로 쇼핑센터와 오피스텔, 5성급 호텔을 갖춘 종합 상가타운이라고 보면 된다. 4년 후면 허페이 빈후신구를 대표하는 중심가 명물상가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황 회장은 특히 건축부터 관련업체 사단을 이끌고 다니며 전망이 좋은 곳만 골라 입주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다시 말해 황 회장이 개입하면 이곳 부동산 개발은 일단 성공했다고 보면 되는 셈이다.



스지청은 투자금액이 100억위안(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신도시 건설에 지금까지 투자한 63억위안의 두 배에 가깝다. 황진(黃謹) 개발공사 대외협력처 직원은 "신도시 건설 초기 단계부터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구상을 했다"며 "신도시 건설로 허페이 인구가 두 배로 늘어나면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도시계획도 국제 수준이다. 설계는 옥스퍼드대학을 비롯해 8개 기관이 경쟁을 벌인 결과 선전계획공사에 낙찰됐고 중앙관공서 단지를 비롯해 상가 주택 오락 등 구역별로 조화를 이루는 중국식 신도시로 건설되고 있다. 허페이 신도시는 중국에서도 가장 투자 잠재력이 큰 도시 중 한 곳이어서 중부 개발과 함께 쾌적한 첨단 과학도시로 모습을 바꿔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