式微(식미)

- 어두운 밤 -

구설에 “ 여후(黎侯)가 적족(狄族)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고 위(衛)나라로 망명하여 몸을 의탁했다. 이에 위나라에 망명생활을 하고 있던 여후에게 신하들이 귀국을 권유하기 위해 이 시를 지었다고 했다. 또 유향(劉向)의 열녀전(列女傳)에는 ” 위후(衛侯)의 딸이 여장공(黎莊公)에게 시집갔으나 소박맞았다. 어떤 사람이 친정으로 돌아가라고 지은 시라고 했다. 그러자 여장공의 부인은 ‘ 終執貞一(종집정일), 不違婦道(불위부도), 以俟君命(이사구명) 즉 정절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끝까지 지키고, 부도를 어기지 않으며, 군명에 따를 뿐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2가지 설은 모두 견강부회한 것이다. 실제로 시의 내용이 여장공과 그 부인에 관한 것이라고 증명할만한 아무런 역사적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학자들은 노역나간 백성이 그 고단함을 하소연하는 시가라는 의견에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一

式微式微(식미식미)

날이 어두워져 깊었는데

胡不歸(호불귀)

어찌하여 돌아갈 수 없나?

微君之故(미군지고)

군주를 위한 일도 아닌데

胡爲乎中露(호위호중로)

어찌하여 이슬을 맞고 다니게 하는가?

부(賦)다. 식(式)은 발어사(發語辭)다. 미(微)는 쇠(衰)함과 같으니 날이 저물어 어두운 밤이라는 말이고 두 번 반복한 것은 밤이 깊었음을 말한다. 중로(中露)는 이슬 속이니 이슬에 푹 젖어 밤길을 걸음이다.

二

式微式微(식미식미)

날이 어두워져 깊었는데

胡不歸(호불귀)

어찌하여 돌아갈 수 없나?

微君之窮(미군지궁)

임금님을 위한 일도 아닌데

胡爲乎泥中(호위호니중)

어찌하여 진흙 길을 걷게 하나?

式微 二章이니, 章 四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