瞻卬(첨앙)

- 우러러 보다 -

첨앙(瞻卬)은 우러러보다는 뜻이다. 왕이 후궁(後宮)을 지나치게 총애(寵愛)하여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음을 풍자한 노래다. 마지막 장의 흥(興)은 독자들의 큰 근심을 불러 아름답게 묘사 하고 있다. 주유왕(周幽王) 희궁열(姬宮涅)은 포사(褒姒)에게 빠져 나라를 어지럽힌 끝에 견융(犬戎)의 공격을 받아 자신은 죽고 나라는 망하게 했다. 유왕의 폐태자 의구(宜臼)는 제후들의 도움을 받아 주나라의 잔존세력을 이끌고 동쪽의 낙읍으로 가서 동주정권을 세웠다. 의구가 동주정권의 창건자 주평왕(周平王)이다. 그러나 동주왕조는 천자국으로써의 세력을 만회하지 못하고 제후들이 난립하는 춘추전국으로 표현되는 대혼란기를 맞게 되었다.

다음은 포사를 총애하고 간신을 등용하여 주나라를 멸망으로 몰고 간 주유왕에 대한 사기의 기사다.

「주나라는 장차 염호기복(檿弧箕箙) 즉 산뽕나무 활과 기초(箕草)로 만든 화살통으로 망할 것이라는 시중의 요언에 현혹된 주선왕(周宣王)이 산뽕나무로 만든 활과 기초풀로 엮어 만든 전통을 만들어 팔고 있던 부부를 잡아서 죽이도록 명하자 그 부부는 먼저 알고 도망치다가 대로(大路) 상에 후궁의 동녀(童女)가 낳아서 버린 갓난아기를 발견하고 거두어 포성(褒城)으로 달아나 이름을 포사라고 짓고 길렀다.

그리고 십수 년 후에 포성의 군주가 유왕에게 죄를 짓자 경국지색으로 자란 포사를 구해서 주유왕에게 바치며 속죄를 청했다.

유왕3년 즉 기원전 779년에 유왕은 포사를 얻어 사랑하여 후궁으로 삼아 그 사이에서 백복(伯服)을 낳았다. 그래서 신후(申后)와 태자(太子)를 폐하고 포사를 정비로 삼고 백복을 태자로 삼았다. 태사 백양보(伯陽甫)가 말했다. “ 화가 이미 닥쳤으나 이를 어찌할 수가 없구나!”

포사는 평소에 웃지를 않았다. 유왕이 포사를 웃게 만들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그녀는 결코 웃지 않았다. 유왕이 봉화를 올리고 북소리를 크게 울려 오랑캐가 쳐들어 왔다는 것을 알렸다. 제후들이 군사를 이끌고 달려왔으나 외적이 쳐들어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허탈해 하자 포사가 크게 웃었다. 유왕은 포사가 웃는 것을 보고 기뻐하여 계속해서 봉화를 올리게 하였으나 그 후로는 제후들이 믿지 않고 달려오지 않았다.

유왕이 괵석보(虢石父)를 경사(卿士)로 삼아 국정을 맡기자 백성들이 모두 원망하였다. 석보(石父)라는 위인(爲人)은 남의 비위를 잘 맞추어 아첨에 능하고 재물을 탐하는 자였으나 유왕이 총애하여 국정을 맡겼다. 다시 신후(申后)를 폐하고 태자는 신국(申國)으로 쫓아 버리고 포사를 정비로 백복(伯服)을 태자로 세웠다.

신후(申侯)가 노하여 증국(繒國)과 서이(西夷)인 견융(犬戎)과 힘을 합하여 군사를 동원하여 유왕을 공격하였다. 유왕이 봉화를 올려 구원병을 불렀으나 군사를 이끌고 구원하러 온 제후들은 한 명도 없었다. 결국은 유왕은 여산(驪山) 밑에서 죽고 포사는 사로잡혔다. 주나라의 부고에 있던 모든 재물들은 견융과 증국에 주어 그들의 군사들을 물러가게 하였다. 그런 다음 신후가 제후들과 상의하여 유왕의 태자였던 의구를 불러 주나라의 왕위를 잇게 하고 주나라 사직에 제사를 받들도록 했다. 이가 평왕이다. (사기 주본기)

其一

瞻卬昊天 則不我惠(첨앙호천 즉불아혜)

하늘을 우러러 보아도,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지 않네.

孔塡不寧 降此大厲(공전불령 강차대려)

오랫동안 어지러우니, 이런 큰 재앙을 내리셨구나!

邦靡有定 士民其瘵(방미유정 사민기체)

나라는 편안한 날 없고, 백성은 모두 지쳐 있는데

蟊賊蟊疾 靡有夷屆(모적모질 미유이계)

해충같은 무리들은, 끊임없이 나라를 갉아먹고

罪罟不收 靡有夷瘳(죄고불수 미유이추)

우리를 덮은 죄의 그물은 걷히지 않아, 평정도 치유도 없네

부다. 전(塡)은 진(塵)의 고체로 장구(長久) 함이고, 려(厲)는 화환(禍患)이며 채(瘵)는 병(病)으로 우환(憂患)이다. 모적(蟊賊)은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으로 모(蟊)는 뿌리를 갉아먹고 적(賊)은 줄기나 잎을 갉아먹는다. 질(疾)은 해로움이고, 이(夷)는 평평함이며, 계(届)는 종극(終極), 종지(終止)고 고(罟)는 그물이다.

○ 주유왕이 포사(褒姒)를 총애하고 내시를 임용하여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게 된 일을 풍자한 시다. 호천(昊天)이 은혜롭지 않아서 란(亂)을 내렸다고 함은 허물을 다른 데로 돌릴 곳이 없다는 말이다. 소철이 말했다. “ 나라에 안정된 바가 있으면 백성들은 복을 받고 불안하게 되면 화란이나 병폐가 생기게 된다. 이에 모적(蟊賊)에 해당하는 소인이 형벌로 그물을 삼으니, 이것은 모두가 백성들이 병의 원인으로 여기는 것들이다.

其二

人有土田 女反有之(인유토전 여반유지)

남에게 논밭이 있으면 네가 차지하고

人有民人 女覆奪之(인유민인 여복탈지)

백성이 있으면 네가 또 빼앗고

此宜無罪 女反收之(차의무죄 여반수지)

이쪽은 마땅히 죄가 없는데 너는 오히려 잡아들이고

彼宜有罪 女覆說之(피의유죄 여복탈지)

저쪽은 마땅히 죄가 있는데 너는 오히려 놓아준다.

부다. 인(人)은 국인(國人)으로 봉건제 하의 귀족에 해당하고 민(民)은 귀족에게 예속된 인민들이다. 반(反)은 ‘오히려’이고 수(收)는 구포(拘捕)로 구속함이며, 설(說)은 탈(脫)의 가차로 놓아줌이다.

其三

哲夫成城 哲婦傾城(철부성성 철부경성)

똑똑한 사내는 나라를 이루고

똑똑한 여인은 나라를 망친다더니

懿厥哲婦 爲梟爲鴟(의궐철부 위효위치)

아름답고 똑똑한 저 여자는 흉측한 올빼미이로다!

婦有長舌 維厲之階(부유장설 유려지계)

부인이 말이 많으면 재앙을 부르니

亂匪降自天 生自婦人(난비강자천 생자부인)

환란은 하늘에서 내리는 게 아니라, 여인에게서 생긴다네.

匪敎匪誨 時維婦寺(비교비회 시유부시)

가르쳐도 안 되고 일러줘도 안 되는 건

여인네와 내시들이네.

부다. 철(哲)은 견식과 재능이 일반 사람보다 월등한 사람을 뜻한다. 철부(哲婦)는 모사와 미색을 겸비한 포사(褒姒)를 지칭한다. 경(傾)은 전복시키는 행위이고 성(城)은 나라다. 의(懿)는 아름다움이다. 효(梟)는 올빼미로 성장하면 그 어미를 잡아먹는다는 불효의 새이고 치(鴟)는 머리가 고양이 모습의 매로 고대인들은 상서롭지 못한 새로 여겼다. 장설(長舌)은 변설에 능함이고 계(階)는 사다리다. 시(寺)는 엄인(奄人) 즉 내시다.

○“지혜로운 남자는 밖에서 처신을 바로하여 능히 나라를 세울 수 있지만, 그른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음을 훌륭한 미덕으로 여기는 부인은 명철함을 일삼은 바가 없으니, 명철함은 오로지 나라를 전복시킬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철부는 오히려 효(梟)나 치(鴟)가 되는 것이니 이는 변설에 능한 사람의 많은 말은 능히 화란(禍亂)의 사다리가 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하늘에서 내린 화란이 다음 장의 말과 같을 수 있겠는가? 이는 다만 부인(婦人)에게서 기인되기 때문이다. 말이 많으면서도 스스로 뉘우치거나 깨우침이 없는 행위는 오직 부인과 엄인들 뿐이니 어찌 그들을 가까이 할 수 있겠는가? 전장에서는 부인과 엄인으로 인한 화란을 겸하여 말한 것은 아마도 두 가지는 항상 서로 의지하여 간사하니 아울러 경계를 삼지 않을 수 없음이다.”

“환관의 화가 여총(女寵)보다 심하다.”라고 한 구양수의 말이 더욱 절실하니 나라의 주인이 된 자는 삼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其四

鞠人忮忒 譖始竟背(국인기특 참시경배)

변덕쟁이들은 남을 해치고 속이며 배반하니

豈曰不極 伊胡爲慝(기왈불극 이호위특)

어찌 그 말이 옳지 않다고 하리?

오히려 무슨 잘못이냐고 덤벼들 텐데.

如賈三倍 君子是識(여고삼배 군자시식)

세 곱 남기는 장사군 속을 군자는 알기에

婦無公事 休其蠶織(부무공사 귀무공사)

여자에겐 벼슬을 안주고 물러나 길쌈이나 하랬지.

부이다. 국(鞫은 궁(窮)으로 곤궁함이고 기(忮)는 해로움이며, 특(忒)은 변함이다. 참(譖)은 참(僭)의 가차로 허망하다는 뜻이다. 경(竟)은 마침이고, 배(背)는 반(反)함이며, 극(極)은 그침이다. 특(慝)은 사특이고 고(賈)는 점포를 열고 물건을 파는 행위이다. 이익이 세 배라는 말은 지나친 행위라는 뜻이다. 공사(公事)는 조정의 일이요, 잠직(蠶織)은 부인의 일이다.

○“부인과 내시는 지혜와 변설로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어 해치고, 또한 무상한 변사(變詐)로 참망(譖妄)을 행하다가 뒤에 가서 효험이 없으면 자신들의 말이 방자했다고 인정하지 않고 계속 말하기를 ‘내가 어찌 사특하다고 하는가?”라고 반문할 뿐이다. 대체로 군자는 상고(商賈)의 이익을 추구하면 안 되는 법이며 부인은 조정의 일을 참여하면 안 되는 법이다. 그러나 지금 세 배의 이익을 남기는 상고(商賈)의 일을 군자가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하고 부인은 잠직(蠶織)을 버리고 조정의 일을 도모하니 어찌 사특하다고 할 수 없겠는가?

其五

天何以刺 何神不富(천하치자 하신불부)

하늘은 어이하여 나를 책망하시며

신령은 어이하여 나에게 복을 안 내려 주시는가?

舍爾介狄 維予胥忌(사이개적 유여서기)

왕은 또한 쳐들어온 적인(狄人)은 내버려두고

오히려 나만 원수 대하듯이 원망하는가?

不弔不祥威儀不類(불조불상 위의불류)

천재와 화란이 일어나도 돌보지 않고

엄숙한 위의와 마음도 모두 무너져

人之云亡 邦國殄瘁(인지운망 방국진췌)

현량들은 모두 도망치니, 나라가 마침내 망하려고 하는가?

부다. 자(刺)는 책(責)함이고, 개(介)는 피갑(披甲) 혹은 회갑(盔甲)으로 갑옷과 투구로 무장함이고 적(狄)은 적(逖)으로 북쪽의 이민족이니 개적(介狄)은 주나라를 침입한 이적(夷狄)이다. 서(胥)는 상(相)으로 서로라는 뜻이며 기(忌)는 원수처럼 증오함이다. 조(弔)는 위문하고 동정하여 어루만져줌이다. 불상(不祥)은 천재와 화란이다. 진췌(殄瘁)는 곤병초췌(困病憔悴)다. 인(人)은 현량(賢良)이고 망(亡)은 도망침이다.

○“하늘은 어찌하여 나만을 책망하며 신령은 어찌하여 복을 내려주시지 않는가? 장차 이적(夷狄)의 대란(大亂)이 있게 되거늘 지금 왕이 버려야할 것을 꺼리지 않고 오히려 나의 바른 말을 꺼리니 어째서인가? 대저 천재와 화란을 왕은 두려워하여 스스로 몸을 닦아야 하거늘 지금 왕이 재난을 만나고도 구휼하지 않고, 위의(威儀)도 삼가하지 않으며, 선인(善人)으로 보좌를 삼지 않으니 장차 나라에 병폐가 되어 망하는 것이 마땅하다.

진계원(陳啓源)은 『毛詩稽古編』에서 “소아(小雅)의 『참참지석(漸漸之石)』, 『초지화(苕之花),』 『하초불황(何草不黃)』 세 편은 모두가 사이(四夷)가 주나라를 침입한 일을 노래한 시가이며, 다음의 『소민(召旻)』 편 역시 ‘蹙國百里(축국백리)은 적족의 침임을 증명하는 구절이다. 유왕은 적족의 침입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충신을 원수 대하듯이 했으니 참으로 한탄스러운 일이다.”라고 했다.

其六

天之降罔 維其優矣(천지강망 유기우의)

하늘이 세상에 내리신 그물, 그 크고 넓음을 어찌 이르며

人之云亡 心之憂矣(인지운망 심지우의)

현량들은 모두 도망치니, 내 가슴은 탈 뿐이고.

天之降罔 維其幾矣(천지강망 유기기의)

하늘이 세상에 내리신 그물, 우리 몸에 가까이 다가오도다.

人之云亡 心之悲矣(인지운망 심지비의)

현량들은 모두 도망치니, 슬픈 마음은 끝이 없구나.

부다. 망(罔)은 망(網)으로 그물이고, 우(優)는 우(瀀)의 가차로 악후(渥厚)의 뜻이다. 즉 죄명(罪名)이 많음이다. 기(幾)는 위태로움이다. 앞 장에 이어 계속해서 나라를 걱정하고 왕을 경계했다.

其七

觱沸檻泉 維其深矣(필비함천 유기심의)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샘물 깊기도 하다.

心之憂矣 寧自今矣(심지우의 녕자금의)

내 마음에 가득한 근심, 어찌 지금 생긴 것이겠나?

不自我先 不自我後(부자아선 부자아후)

내 앞부터도 아니고 내 뒤부터도 아니라네.

藐藐昊天 無不克鞏(막막호천 무불극공)

저 까마득하고 높은 하늘,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네.

無忝皇祖 式救爾後(무첨황조 식구이후)

조상님을 욕보이지 않으면 후손은 구할 수 있나니.

흥이다. 필비(觱沸)은 샘물이 솟아오르는 모습이다. 함(檻)은 람(濫)의 가차로 범람(泛濫)이니 샘물이 넘쳐남이다. 막막(藐藐)은 광원(曠遠)으로 밝고 아득한 모습이다. 공(鞏)은 공(恐)의 가차로 두려움이다.

○ 샘물이 용솟음침은 그 근원이 깊어서이듯이, 내 마음의 근심도 깊은 것이다. 그런데 극심한 화란(禍亂)을 내 때에 당하여 내가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오로지 까마득하게 높은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을 뿐이다.

내가 비록 신명의 뜻을 알지 못하여 천재와 화란이 극에 달한다고 하더라도 조상님을 욕보이지 않으면 하늘의 뜻도 능히 돌릴 수 있고 외적의 침략도 또한 물리칠 수 있어 자손들은 복을 받을 수 있음이다.

瞻卬 七章이니 三章은 章 十句요, 四章은 章 八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