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서(毛序)》에 「위의공(衛懿公)이 학에 너무 탐닉한 나머지 적족(狄族)의 침략을 막아내지 못하고 싸움 중에 죽었다. 위나라 사람들이 송환공(宋桓公)의 도움으로 란을 피해 하수를 건너 조읍(漕邑)으로 들어갔다. 이에 당시의 패자였던 제환공(齊桓公)이 3국의 제후와 군사들을 소집하여 각기 삼태기와 가래를 휴대시킨 후에 위나라로 행군했다. 위문공(衛文公) 훼(燬)가 멀리까지 나와 제환공의 일행을 마중했다. 위문공은 그때까지 아직 삼베로 만든 군주의 의복과 비단으로 만든 관을 바꾸지 않고 상복으로 계속 입고 있었다. 제환공이 보고 측은한 마음을 금하지 못하고 위나라 도성을 어디에다 쌓아야하냐고 물었다. 문공이 초구(楚丘)를 정했으나 나라가 망해서 성을 세우는데 드는 비용을 감당할 길이 없어 바라만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제환공은 그 날로 3국의 병사들에게 초구로 이동하여 위나라를 위하여 성을 쌓으라고 명했다. 다시 재목을 제나라에서 가져오게 하여 종묘를 모시는 사당을 짓게 하고 그 사당의 문에 위나라를 초구에 봉한다는 뜻의 ‘위봉(衛封)’ 이라는 현판을 달았다. 위문공이 제환공에게 위나라의 도성과 종묘를 모시는 사당을 세워준 은혜에 감격하여 『모과(木瓜)』라는 시를 읊어 노래했다.」라고 했다. 모서의 설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어 믿을 수 없으나 단지 역대의 학자들이 아무런 비판없이 이 설을 추종했다. 청인(淸人) 요제항(姚際恒)과 방옥윤(方玉潤) 등은《모서(毛序)》의 설을 반박하기를 제환공이 위나라에 베푼 재조지은(再造之恩)이라는 커다란 은혜를 단지 하찮은 모과를 던져주는 것으로 비유했다는 것은 사건의 중대함에 비해 너무나도 미약하게 생각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역사에서도 위나라 사람들은 시종일관 제나라에 보답한 적이 없으면서도 시의 내용은 오히려 귀중한 보물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반복하여 지키지도 않을 허언을 자랑하면서 늘어놓았다고 말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시의 내용과 역사적 사실을 분석하여 모서의 서을 깨뜨렸다. 두 사람의 설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하겠다. 또 주희는 이 시가 남녀가 서로 문답을 주고 받은 사랑의 언어라고 하는 설에 의심을 품었다. 문일다(聞一多)는 이 시는 남녀가 사랑을 맹세하는 시 즉 정정지시(定情之詩)라고 했다. 모두가 《모서(毛序)》을 설을 뛰어 넘은 설이다.
一
投我以木瓜(투아이모과)
나에게 모과를 던져 주시니
報之以瓊琚(보지이경거)
아름다운 패옥으로 보답하리다.
匪報也(비보야)
보답할뿐만 아니라
永以爲好也(영이위호야)
영원히 사이좋게 지내오리다.
비(比)다. 모과(木瓜)는 모과나무로 열매는 소과(小瓜)와 같고 먹을 수 있으나 시다. 경(瓊)은 아름다운 옥이고 거(琚)는 패옥(佩玉)의 이름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미물(微物)을 주었음에도 나는 마땅히 중보(重寶)로 보답하겠고, 그럼에도 오히려 보답했다고 생각하지 않음은 오래도록 잊지 않고 보답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의심컨대 남녀가 서로 증답(贈答)한 말로 『정녀(靜女)』와 같은 류(類)이다.
二
投我以木桃(투아이모도)
나에게 복숭아를 던져주시니
報之以瓊瑤(보지이경요)
아름다운 구슬로 보답하리라
匪報也(비보야)
보답할뿐만 아니라
永以爲好也(영이위호야)
영원히 사이좋게 지내오리다.
비(比)다. 요(瑤) 아름다운 옥구슬이다.
三
投我以木李(투아이모리)
나에게 오얏을 던져주시니
報之以瓊玖(보지이경구)
찬란한 옥으로 보답하리라
匪報也(비보야)
보답할뿐만 아니라
永以爲好也(영이위호야)
영원히 사이좋게 지내오리라
비(比)다. 구(玖) 역시 아름다운 옥구슬이다.
木瓜 三章이니, 章 四句이다.
송인(宋人) 장재(張載)가 말했다.
“위나라가 대하(大河)와 접하여 땅이 척박했음으로 기상이 경박(輕薄)하고 유약(柔弱)한 위나라 사람들이 밭갈고 김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성정이 나태하여 성음(聲音) 또한 음탕했다. 그런 위나라 음악을 사람들이 들으면 마음이 해이해져 사악한 마음을 품게 되었다. 이는 음탕한 성음의『정풍(鄭風)』과 같다.”
2011-05-19 07:23:29
4510
10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