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거란사의 한국사 편입 불가 주장에 대한 네티즌의 반론

오마이뉴스 조창완 기자는, '만주·거란사 한국편입 주장 위험하다'는 전제 하에, '동북공정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데서부터 출발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중국의 동향을 파악하지 못한 한국 사학계에,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의 병법(兵法)까지 들고 나와 훈수한다. 그래서 조 기자가 언급해 줄 그 지피지기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가만 지켜보았다. 헌데, 조 기자 자신조차 지피지기하지 못하였다. 아래의 문장이 그 반증이다.

< 일반적인 중국내 사학자들은 동북공정의 목표가 2005년에 끝난 간도 협약으로 인해 간도에 대한 우리나라와 벌어질 영토 분쟁을 대비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지금 논의되는 대로 북한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북한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인지, 아니면 향후 한반도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지 알 수 없다. 연구가 있다면 분명히 목표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텐데, 자체적으로 그 궁극적 방향을 모른다는 게 우리나라의 문제다.>

보다시피 '동북공정의 궁극적 방향을 모른다는 게 우리나라의 문제'라는 데까지는 그럴싸하다. 그렇다면 이어질 문장에선 '궁극적 방향'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할 터인데, 이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고, 그저 '한중간 역사적 경계를 명확히 하고, 그에 맞는 연구실적을 보고하는 게 바람직하다'느니, 만주나 거란 역사를 우리 역사에 넣으려는 시도는 자칫하면 상대방의 논리에 빠져드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느니 하면서, 자기가 제시한 논점에서마저도 튕겨나와 횡설수설한다. 그리고는 티벳에 대한 '서남공정'의 예를 들먹인다. 그렇다면 '동북공정'은 '서남공정'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완수될 것이란 말인가? 그래서 한반도의 운명도 티베트처럼 중국의 역사속으로 흡수되기라도 한단 말인가? 만약 그런 논리라면, 우리의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에 이미 중국사로 흡수 용해되고 말았을 것인데, 무려 5000년을 이어온 우리 역사의 불가사의는 어떻게 설명할 텐가?

정부와 국내 사학계에 대한 지적만 해도 그렇다. 1992년 한중 수교 이전까지 중국을 연구한다는 자체는 생명을 건 모험인 동시에 친미중심의 학계에선 왕따를 자초하는 짓이었다. 중국과 이념을 같이 한 북한의 경우와 단순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 같은 역사적 배경은 고려하지도 않고, 저간의 연구 부족만 탓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그리고 고구려는 중국의 영토 안이어서 중국의 고구려사 연구는 우리보다 앞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신라를 한국사의 중심으로 보는 한국사학계의 사관이 옳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조 기자는, "변방을 흡수하는 중국의 블랙홀에 빨려가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하나의 논리와 증거를 세워야 한다. 최근에 나온 관련 보도는 결국 나중에 우리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고 했으나, 도대체 고구려사 자체를 자국사로 인식하려는 막가파의 중국을 무력화시킬 '하나 하나의 논리와 증거'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바로 그 구체성을 보여줘야만 이 기사는 비로소 반론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헌데 전혀 그 반론의 논거가 없다. 서길수 교수의 '닫힌 반도사관으론 동북공정 못 막는다'라는 주장의 설득력에 비하면 참으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서 교수의 주장 만한 논리 및 증거를 보여 달라. '동북공정'에 관한 한, 오히려 중국보다 북한의 동향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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