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將大車(무장대거)

- 큰 수레 몰지 마오 -

모서는 「대부가 소인과 함께 있음을 후회하는 시」라고 했으며 주희는 「행역하는 사람들의 괴로움을 노래한 시」라고 했으나 실제 시의 내용에는 행역과 관련지을 만한 구절이 없다. 이 시의 대체적인 주제는 「설사 백 가지의 시름이 있다한들 괴로워하면 무엇하겠는가? 그저 내 몸만 상하게 할 뿐인 것을!」에 있다고 하겠다.

또 한 황보(皇父)라는 이름은 『시월지교(十月之交)』에 나옴으로 이 시는 주유왕(周幽王) 때의 작품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4구의 3장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짧은 이 시는 몇 개의 글자만을 바꾸어 표현한 수법은 국풍과 유사하다. 단지 몇 개의 글자만을 바꾸었지만 그 뜻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제1장의 진(塵)은 자욱한 먼지구름 속에 모습이 보이지 않는 대거를 뜻하고 저(疧)는 마음 속에 근심이 많아 병이 들었음을 말한다. 제2장의 명명(冥冥)은 먼지구름이 하늘을 가려 사람들의 모습이 아득하여 보이지 않음이다. 경(熲)은 경(耿)으로 희미한 불빛을 말한다. 백 가지 근심으로 인하여 속을 썩이면서 마음이 번잡하고 혼란하게 되어 속병이 듬을 뜻한다. 제3장의 옹(雝)은 옹(雍)으로 자욱한 먼지구름이 도로를 뒤덮고 있음이 앞 장의 하늘을 가리는 모습과 비교했다.

一

無將大車(무장대거)

큰 수레 몰지 마오

祇自塵兮(기자진혜)

먼지만 일으키리니

無思百憂(무사백우)

온갖 걱정 생각으로

祇自疧兮(기자저혜)

스스로 병만 들 뿐이리.

장(將)은 이끌고 나아감이다. 대거는 평지에서 짐을 실어 나르는 수레이니 소가 끈다. 기(祗)는 다만이요, 저(疷)는 병듦이다.

온갖 근심으로 괴로워하다가 결국 마음 속에 병을 얻은 사람이 지었다. 대거를 몰고 나가면 먼지가 일어나 앞을 가리듯이, 온갖 근심을 생각하면 마음 속에 병이 생긴다는 것을 말했다.

二

無將大車(무장대거)

큰 수레 몰지 마오

維塵冥冥(유진명명)

먼지만 덮어 쓰리니

無思百憂(무사백우)

온갖 걱정 생각 마오

不出于熲(불출우경)

근심에서 헤어나지 못하리

명명(冥冥)은 혼회(昏晦)로 그믐 밤의 칠흑같이 어두운 상태를 말한다. 경(熲)은 경(耿)과 같으니, 조금 밝음이니, 근심에 싸여 있어 능히 어슴프레한 곳에서 밝은 곳으로 능히 나오지 못함을 뜻한다.

三

無將大車(무장대거)

큰 수레 몰지 마오

維塵雝兮(유진옹혜)

먼지만 덮어 쓰리니

無思百憂(무사백우)

온갖 걱정 생각 마오

祇自重兮(기자중혜)

스스로 근심만 겹치리니

옹(雝)은 옹(雍)으로 폐(蔽)와 같다. 중(重)은 누(累) 근심이 겹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