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래 중국 총리의 조선 -중국 관계 담화 한국학 연구

2007/07/30 23:17

http://blog.naver.com/advance65/10020211875

동북공정에 대한 대응논리 :

- 중국 스스로 답을 가지고 있었다. (주은래 총리의 중국-조선 관계 담화)

중국의 역사 침탈에 대해 우리는 어떤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원칙은 이미 1963년 6월 28일 주은래 총리가 조선과학원 대표단을 접견할 때 말한 ‘중국-조선 관계’에서 명쾌하게 하고 있었다.

최근 인터넷에 이 담화문이 퍼지고 있으며, 일부 번역된 것도 있으나, 몇 줄 씩 빠진 곳도 있고, 내용이 분명하지 않는 것도 있어, 전체를 다시 한국말로 옮기고, 그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 고구려연구회 논문집인 『고구려연구』 27집(2007년 6월 30일 발행)에 <해설> <번역문> <원문>을 실었다.

주은래가 발표한 담화의 내용은 크게 다음 4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1. 고구려와 발해의 옛 땅은 한국사이다.

2. 잘못된 역사 기록에 대한 책임은 대국주의 사관에 있었다.

3. 지나간 조상들의 일이지만,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4. 주변국의 충고를 듣고, 양국이 노력해서 공통적인 역사관을 만든다.

한국과 중국이 언제까지 소비적인 역사전쟁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든지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대안을 찾는데 주은래의 원칙은 상당히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 물론 중국의 관련 학자들이 모두 모델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담화문을 원문, 번역, 해설을 실었다.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역사관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주은래가 말한 역사관을 바탕으로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내용을 양국의 학자들에게 보내는 바이다.

자료 해설 및 번역 서길수(서경대 교수)

1. 고구려와 발해의 옛 땅은 한국사이다. 우선 주은래는 한반도와 압록강 북쪽의 고구려 옛 땅이 조선 민족의 역사였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조선민족은 조선반도와 동북대륙에 진출한 뒤 오랫동안 거기서 살아왔다. 요하(遼河), 송화강（松花江）유역에는 모두 조선민족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이것은 요하와 송화강 유역, 도문강(圖們江）유역에서 발굴된 유적, 비문 같은 것들이 증명하고 있으며, 수많은 조선 글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조선족이 거기서 아주 오래 전부터 살아왔다는 것은 증명할 수가 있다. 경박호(鏡泊湖) 부근은 발해(渤海) 옛 자취가 남아있고, 또 수도가 있다. 여기서 출토된 유물이 그곳도 조선족의 한 가지라는 것을 중명해 준다. 이 나라는 역사적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존재했다. 따라서 조선족이 조선반도에서 살았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요하, 송화강 유역에서도 오랫동안 살았다는 것이 증명된다. 조선족이 더 오래 전에도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일부가 아시아 남부에서 표류해 왔다고도 하나, 이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조선족 일부가 원래부터 한반도에서 거주하였다는 것이다. 도문강, 요하, 송화강 유역에서 거주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역사기록과 출토된 유물이 모두 증명하고 있다.

2. 잘못된 역사 기록에 대한 책임은 대국주의 사관에 있었다.

주은래는 두 나라와 두 민족의 역사에서 역사가 잘 못 기술된 것은 중국 학자들이 대국 국수주의 관점에서 역사를 썼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첫 번째 시기는 역사기록 이래 발굴된 문물에 의해 증명된다. 두 나라, 두 민족의 관계는 제국주의 침략으로 중지될 때까지 3, 4천년 또는 더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러한 역사 연대에 대한 두 나라 역사학의 일부 기록은 진실에 그다지 부합되지 않는다. 이것은 중국 역사학자나 많은 사람들이 대국주의, 대국국수주의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리하여 많은 문제들이 불공정하게 쓰여 졌다. 먼저 양국 민족의 발전에 대한 과거 일부 중국 학자들의 관점은 그다지 정확한 것은 아니었고, 사실에 맞지도 않았다.

아울러 시대 순으로 대국주의 사관으로 서술한 역사를 하나씩 들어, 그것이 분명히 침략이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한다.

진ㆍ한(秦漢) 이후 더욱 자주 관내(關內)에서 요하유역까지 가서 정벌했는데, 비록 전쟁에 실패해서 그냥 돌아왔지만 분명한 침략이다. 당나라도 쳐들어갔다 실패했지만 여러분을 업신여기고 우롱했다. 그때, 여러분의 한 장군이 있어 우리 침략군을 쳐서 무찔렀다. 이 때 바로 발해가 일어났다. 이후 동북에는 바로 요(僚)족, 금(金)족이 일어났다. 그때 중국이 부딪친 문제는 요족과 금족의 중국 본토 침입 문제였다. 다음은 몽고족이었는데, 원나라도 여러분을 침략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명나라는 조선과 직접 작전을 전개했으나, 만주족이 매우 빨리 일어나 장백산 동쪽에서 요하유역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점령했다.

이러한 시기에 한족(漢族) 또한 일부가 동북지역으로 옮겨 살게 되었다. 만족(滿族) 통치자는 당신들을 계속 동쪽으로 밀어냈고 결국 압록강, 도문강 동쪽까지 밀리게 되었다.

만족은 중국에 대해 공헌한 바가 있는데, 바로 중국의 영토를 크게 넓힌 것이다. 융성할 때는 지금의 중국 영토보다 더 컸었다. 만주보다 먼저, 원나라도 한 번 크게 확장했지만 곧바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셈하지 않는다. 한족이 통치한 시기에는 그처럼 큰 적이 없었다.

이 내용은 다음 3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① 진ㆍ한(秦漢) 이후 당나라까지 중원이 고구려를 자주 침략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② 그 뒤 요ㆍ금이 들어서고, 중국이 부딪친 문제는 요족과 금족의 중국 본토 침입 문제였다는 것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있다.

③ 이민족이 지배했을 때 중국의 영토가 가장 넓었고, 한족이 통치한 시기에는 그처럼 큰 적이 없었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있다.

3. 지나간 조상들의 일이지만,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은 “도문강, 압록강 서쪽은 역사 이래 중국 땅이었다거나, 심지어 옛날부터 조선은 중국의 속국(藩屬)이었다고 하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다.”고 하면서 그런 결과는 모두 봉건시대 대국 국수주의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선물을 보내면 그들은 조공을 바쳤다고 했고, 다른 나라에서 사절을 보내와 얼굴을 대하고 서로 우호적으로 교류할 때도 그들은 조현(朝見)하러 왔다고 했고, 쌍방이 전쟁을 끝내고 강화할 때도 그들은 여러분이 신복(臣服)한다고 말했으며, 스스로 천자의 나라(天朝), 위나라(上邦)라고 불렀다.”고 비판하고 “이것은 곧 불평등한 것이다.” “모두 역사학자 붓끝에서 나온 잘못이다. 우리를 이런 것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철저한 자기 성찰이 배어있다.

이어서 주은래는 “반드시 이런 현상은 인정해야만 한다. 조상을 대신해서 여러분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점은 주은래의 연설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중국의 사가도 힘든 일인데, 정치 지도자가 이처럼 철저하게 역사에 대한 자성을 한 것은 참으로 어려운 용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인정과 사과” 이전에 주은래는 “모두 역사의 흔적이고 지나간 일, 우리가 책임질 일 아니고 조상들의 일이다.”고 했다. 만일 자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고 이런 발언을 했다면 그의 연설은 설득력이 없는 강자의 변이 되었을 것이다. 그는 역사와 현상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이 문제에 대한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발언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은래의 발언을 주변국에 대한 터무니없는 양보라고 보기보다는 고도의 상생외교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4. 주변국의 충고를 듣고, 양국이 노력해서 공통적인 역사관을 만든다.

① 주변국의 비판을 수용한다.

주은래는 “역사의 진실성을 반드시 회복해야지, 역사를 왜곡할 수는 없다”며, 해결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이 주변국의 비판을 스스로 요구하였다. 그리고 그 이유는 객관적으로 현상을 파악하기 위한 아주 슬기로운 사유였다.

나는 한문을 이해하는 과학원의 역사학자 여러분들이 중조관계사 문제를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우리의 잘못을 비판해 주기 바란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책을 읽으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나 문제를 쉽게 발견하지만 우리가 읽을 때는 언제나 부주의하거나 무시하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실수를 찾아내는 최상의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한편 스스로 자기 잘못을 볼 수 없는 예로서 설인귀와 연개소문의 대결을 보여주는 경극을 들고 있다.

중국 연극 가운데 당나라 사람 설인귀가 나오는데, 그는 바로 동방을 정벌하며 여러분을 침략한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연극에서는 그를 숭배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 공연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이 연극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

② 두 나라가 공통된 관점을 세워야 한다.

주은래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중국과 조선 두 나라가 반드시 하나의 공통된 관점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선 그동안의 ‘관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이 관점이란 바로 여러분의 나라보다 중국이 더 컸고, 문화발전도 조금 더 빨랐기 때문에, 항상 봉건 대국의 태도로 여러분을 업신여기고 우롱하면서 당신들을 침략할 때가 많았다는 것이다. 중국 역사학자들은 반드시 이런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어떤 때는 고대사를 왜곡했고, 심지어 여러분들의 머리 위에 조선족은 "기자의 후손(箕子之後後" 이라는 말을 억지로 덧씌우고, 평양에서 그 유적을 찾아 증명하려는 무리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것은 역사왜곡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방적인 관점을 불식시키고 공통된 관점을 갖기 위해서는 “이 자리에서 한문을 아는 여러분 역사학자들이 중국에 오거나 우리가 가서, 역사 관계를 공동으로 연구하기를 바라며, 이것은 우리에게나 여러분에게나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 이미 써서 출판한 서적들도 전면적으로 고칠 수 있다.”고 하였다.

첫째는 양국의 학자들이 오가며 공동연구를 하자는 것이고,

둘째는 이런 연구를 통해 도출해낸 공동관점은 양국 모두에게 좋다는 것이며,

셋째는 그렇게 새로운 관점이 도출되면, 기존 출판물도 전면적으로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 하였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고학자들이 문화재나 비석 같은 유물을 발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적과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들 2,3천년에 걸친 관계를 제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 될 것이다. 이 지방에 가서 현장을 조사하고, 비문과 출토 유물을 찾고, 역사 흔적을 연구하는 것은 또한 권리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신들을 돕도록 하겠다.

이와 같은 주은래의 제안에 따라 1963년 8월 23일부터 1965년 7월 19일까지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조ㆍ중공동고고학발굴대를 꾸려 고구려와 발해사 유적을 발굴하였다.1) 4차에 걸친 두 나라는 공동발굴대 활동에서 많은 성과를 얻었다.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발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 옮겼던 것이다.

그 뒤 중국에서 문화혁명이 일어나면서 두 나라의 공동연구는 중단이 되었지만, 앞으로 한중관계를 상생적으로 재건하기 위해 대단히 좋은 선례라고 생각한다.

1) 중국 동북지방의 유적 발굴 보고(1963~1965󰡕, 사회과학원출판사, 1966

<번역문> 주은래 총리의 중국-조선 관계 담화2)

1963년 6월 28일 주은래 총리가 조선과학원 대표단을 접견할 때 말한 ‘중국-조선 관계’

금년(1963년) 6월28일, 주은래 총리는 조선과학원 대표단을 만나면서 중국과 조선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 요점은 다음과 같다.

현재 중조관계는 아주 가깝고, 역사적으로도 가까웠는데, 다음의 3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 시기는 중조 두 나라와 민족의 역사적 관계이다.

둘째 시기는 중국과 조선이 모두 같은 시기에 제국주의 침략을 당했을 때인데, 여러분(조선을 가리킨다)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우리 쪽은 한 부분은 제국주의의 반식민지, 한 부분은 일본의 식민지로 굴러 떨어졌다. 이때의 중국과 조선은 혁명적 관계였다.

세 번째 시기는 바로 현재인데, 우리는 모두 사회주의 국가이고, 형제 당(黨)이며, 형제 국가의 관계이다.

이 3시기의 중조 두 나라와 두 당 사이의 관계는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들이 많이 있다. 역사관계, 민족관계, 혁명관계에 대한 조사연구를 통해, 쌍방의 관점과 견해를 완전히 일치시킨 다음, 문건과 서적에 기록하여야 한다. 이것은 우리 역사학자에게 하나의 큰일이고 반드시 해야 했던 일이다. 이것은 또 정치활동과 당의 활동을 하는 우리들이 반드시 노력해야 할 분야 가운데 하나이다.

첫 번째 시기는 역사기록 이래 발굴된 문물에 의해 증명된다. 두 나라, 두 민족의 관계는 제국주의 침략으로 중지될 때까지 3, 4천년 또는 더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러한 역사 연대에 대한 두 나라 역사학의 일부 기록은 진실에 그다지 부합되지 않는다. 이것은 중국 역사학자나 많은 사람들이 대국주의, 대국국수주의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리하여 많은 문제들이 불공정하게 쓰여 졌다. 먼저 양국 민족의 발전에 대한 과거 일부 중국 학자들의 관점은 그다지 정확한 것은 아니었고, 사실에 맞지도 않았다. 조선민족은 조선반도와 동북대륙에 진출한 뒤 오랫동안 거기서 살아왔다. 요하(遼河), 송화강（松花江）유역에는 모두 조선민족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이것은 요하와 송화강 유역, 도문강(圖們江）유역에서 발굴된 유적, 비문 같은 것들이 증명하고 있으며, 수많은 조선 글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조선족이 거기서 아주 오래 전부터 살아왔다는 것은 증명할 수가 있다. 경박호(鏡泊湖) 부근은 발해(渤海) 옛 자취가 남아있고, 또 수도가 있다. 여기서 출토된 유물이 그곳도 조선족의 한 가지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 이 나라는 역사적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존재했다. 따라서 조선족이 조선반도에서 살았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요하, 송화강 유역에서도 오랫동안 살았다는 것이 증명된다. 조선족이 더 오래 전에도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일부가 아시아 남부에서 표류해 왔다고도 하나, 이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조선족 일부가 원래부터 한반도에서 거주하였다는 것이다. 도문강, 요하, 송화강 유역에서 거주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역사기록과 출토된 유물이 모두 증명하고 있다.

민족의 생활습관으로 볼 때, 남아시아에서 온 생활습관도 있다. 즉, 벼농사, 방에 들어갈 때 신발 벗는 것, 언어 발음은 우리나라 광동 연해지역 일대의 발음과 가깝기도 하다. 우리나라 광동 바닷가에 사는 일부 주민도 남아시아에서 옮겨와 살았다. 이 문제는 역사학자들이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하도록 남겨두고, 오늘 여기 얘기하려는 테두리 안에 넣지 않겠다. 그러나 도문강, 요하, 송화강 유역에서 조선족이 이미 오랫동안 거주했었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하겠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이 있고, 또 이 지방에 가서 현장을 조사하고, 비문과 출토 유물을 찾고, 역사 흔적을 연구하는 것은 또한 권리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당신들을 도와야할 책임이 있다.

민족의 역사 발전을 연구하는 데 가장 좋은 것은 출토된 유물에서 증거를 찾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다. 이것은 바로 곽말약(郭沫若) 동지가 주장한 것이다. 서적의 기록은 완전히 믿을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어떤 것은 당시 사람이 쓴 것이지만 관점이 틀렸고, 어떤 것은 후대 사람이 위조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믿을 수가 없다. 그래서 역사서는 완전히 믿을 수만은 없는 2차 자료일 뿐이다. 물론 이렇게 긴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문자로 기록된 역사자료도 연구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자료를 연구하려면 중국과 조선 두 나라 동지들이 반드시 하나의 공통된 관점을 세워야 한다. 이 관점이란 바로 여러분의 나라보다 중국이 더 컸고, 문화발전도 조금 더 빨랐기 때문에, 항상 봉건 대국의 태도로 여러분을 업신여기고 우롱하면서 당신들을 침략할 때가 많았다는 것이다. 중국 역사학자들은 반드시 이런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어떤 때는 고대사를 왜곡했고, 심지어 여러분들의 머리 위에 조선족은 "기자의 후손(箕子之後）" 이라는 말을 억지로 덧씌우고, 평양에서 그 유적을 찾아 증명하려는 무리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것은 역사왜곡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진ㆍ한(秦漢) 이후 더욱 자주 관내(關內)에서 요하유역까지 가서 정벌했는데, 비록 전쟁에 실패해서 그냥 돌아왔지만 분명한 침략이다. 당나라도 쳐들어갔다 실패했지만 여러분을 업신여기고 우롱했다. 그때, 여러분의 한 장군이 있어 우리 침략군을 쳐서 무찔렀다. 정말 잘 싸웠다. 이 때 바로 발해가 일어났다. 이후 동북에는 바로 요(僚)족, 금(金)족이 일어났다. 그때 중국이 부딪친 문제는 요족과 금족의 중국 본토 침입 문제였다. 조선과 함께 직접 전쟁을 했으나 만주족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 장백산 동쪽에서부터 요하 유역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점령하였다.

이러한 시기에 한족(漢族) 또한 일부가 동북지역으로 옮겨 살게 되었다. 만족(滿族) 통치자는 당신들을 계속 동쪽으로 밀어냈고 결국 압록강, 도문강 동쪽까지 밀리게 되었다.

만족은 중국에 대해 공헌한 바가 있는데, 바로 중국의 영토를 크게 넓힌 것이다. 전성기에는 지금의 중국 영토보다 더 컸었다. 만주보다 먼저, 원나라도 한 번 크게 확장했지만 곧바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셈하지 않는다. 한족이 통치한 시기에는 그처럼 큰 적이 없었다. 다만 이런 것들은 모두 역사의 흔적이고 지나간 일들이다. 이런 일들은 우리가 책임질 일이 아니고 조상들의 일이다. 다만 반드시 이런 현상은 인정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여러분의 땅을 밀어부처 너무 작게 만들고 우리들이 살고 있는 땅이 커진 것에 대해 조상을 대신해서 여러분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역사의 진실성을 회복해야지, 역사를 왜곡할 수는 없다. 도문강, 압록강 서쪽은 역사 이래 중국 땅이었다거나, 심지어 옛날부터 조선은 중국의 속국(藩屬)이었다고 하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다. 중국의 이런 대국국수주의가 봉건시대에는 상당히 심했다. 다른 나라에서 선물을 보내면 그들은 조공을 바쳤다고 했고, 다른 나라에서 사절을 보내와 얼굴을 대하고 서로 우호적으로 교류할 때도 그들은 조현(朝見, 신하가 임금을 뵙는 것 : 옮긴이 주)하러 왔다고 했고, 쌍방이 전쟁을 끝내고 강화할 때도 그들은 여러분이 신복(臣服, 신하가 되어 복종했다 : 옮긴이 주)한다고 말했으며, 스스로 천자의 나라(天朝), 위나라(上邦)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곧 불평등한 것이다. 모두 역사학자 붓끝에서 나온 잘못이다. 우리를 이런 것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한문을 이해하는 과학원의 역사학자 여러분들이 중조관계사 문제를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우리의 잘못을 비판해 주기 바란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책을 읽으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나 문제를 쉽게 발견하지만 우리가 읽을 때는 언제나 부주의하거나 무시하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 연극 가운데 당나라 사람 설인귀가 나오는데, 그는 바로 동방을 정벌하며 여러분을 침략한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연극에서는 그를 숭배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사회주의 국가이고 여러분도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공연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이 연극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

또한 베트남에 대해서 그런 예가 있다. 중국에는 마원(馬援)ㆍ복파(伏波)장군이라 부르는 영웅이 있어 베트남을 정벌하였다. 베트남에는 두 여자 재원(才女)이 용감하게 맞아 싸우다가 실패하자 강물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장군은 그 목을 잘라 낙양으로 보냈다. 내가 베트남에 갔을 때 발견하고, 두 여자 재원의 사당에 꽃을 바치면서 마원을 비판했다. (그러나) 우리 역사에서는 마원을 극구 찬양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문을 아는 여러분 역사학자들이 중국에 오거나 우리가 가서, 역사 관계를 공동으로 연구하기를 바라며, 이것은 우리에게나 여러분에게나 모두에게 좋은 일일 뿐만 아니라 이렇게 하여 쓰여질 서적들도 더욱 완벽해질 것이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고학자들이 문화재나 비석 같은 유물을 발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적과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들 2,3천년에 걸친 관계를 제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 될 것이다.

제2시기는 혁명의 시기이다. 일본이 여러분을 침략하여 조선이 식민지가 되었다. 모든 제국주의 국가가 우리를 침략해 중국은 반식민지 상태가 되었고, 일본은 또 동북을 점령하여 식민지로 삼았다. 이 시기 중국과 조선 두 나라 인민은 혁명적 동지관계를 구축했다. 이 단계의 역사는 매우 풍부하다.

큰 단계로 나누어 보면, 10월혁명 이전은 우리나라 구민주주의 혁명의 시기였다. 조선 또한 적지 않은 동지들이 중국에 떠돌아다니며 중국 혁명에 참가하였다. 이때는 갑오전쟁에서 10월혁명까지 20년 여 년 동안의 시기다. 안중근이 이등박문을 사살한 것은 바로 하얼빈역이었다.

10월혁명 이후 우리는 민주주의혁명의 단계로 접어들었고, 두 나라에서는 공산당이 생겨났으며, 그 당시 조선에서 발을 붙일 수 없었던 많은 동지들이 중국으로 흘러들어왔는데, 동북지방에 가장 많았지만, 중국 각지에도 어디를 가나 있었다. 그리하여 그 뒤 중국혁명의 모든 역사단계에 조선 동지들이 참가하게 되었다.

최용건(崔庸健)위원장이 말하기를, 당시 조선 동지들이 중국으로 흘러들어와 중국혁명을 성공시키고, 이 성공이 조선혁명을 성공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10월혁명 초기 조선 동지들은 모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일본에 가서 군대 일을 배우는 것은 매우 어려웠고 통제를 받아야만 했다. 그래서 적지 않은 동지들이 중국에 와 군대 일을 배웠다.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남방에 도착했는데, 거기에는 운남강무당(雲南講武堂)이 있었다. 그 뒤 손중산(孫中山) 선생이 세운 황포군관학교에 적잖은 조선 동지들이 입교하였다. 그 때가 1924-1927년으로 당시 최용건, 양림(楊林) 동지가 모두 교관이었고, 많은 동지들이 학생으로서 군대 일을 배웠다. 대혁명 때 혁명군이 마지막으로 철수하던 날 밤 광주(廣州)에서 폭동이 일어나 많은 조선 동지들이 희생되었다. 최용건 위원장은 그 때를 아직도 기억하는데, 당시 160명이 넘는 조선 동지들이 광주 사하沙河）와 한하（漢河）에서 진지를 결사적으로 지켜내다 거의 대부분이 용감하게 희생되었다. 당시 거기서 최용건 동지가 지휘하고 있었다. 우리는 한 차례 합의를 거쳐 광주의 그 진지에 기념비를 세우기로 결정하고, 광주 열사능원(烈士陵園) 안에 기념관을 건립했다. 중국대혁명 실패 이후, 즉 1928년 이후 조선 동지들은 중국에서 비밀공작에 아주 많이 투여되었는데, 상해, 동북 등지의 노동ㆍ농민운동과 학생운동에 참가하였다.

확실히 10월혁명 초기에는 조선 동지들이 이처럼 혁명에 대한 이상을 품고 우리나라에 왔다. 공개투쟁, 비밀투쟁, 정치투쟁, 무장투쟁을 가리지 않고 모두 참가하여 중국 혁명을 도왔다. 중국이 혁명투쟁에 승리한 뒤, 다시 조선혁명의 승리를 밀고 나아갔다. 1931년 "9.18"포성 이후 상황이 변했다. 조선뿐 아니라 중국 동북도 일본 식민지가 되었다. 그리하여 비록 겉으로는 동북에 괴뢰정부가 있었지만 그것은 형식적일 뿐이고, 실제로는 조선과 동북 구별 없이 모두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 시기, 동북에서 일어난 항일무장투쟁은 조선 동지가 중국의 혁명 투쟁에 참가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중국과 조선 두 나라 인민의 공동투쟁이며 연합투쟁으로, 이것은 하나의 새로운 단계이다. 이것은 내가 이번에 얻은 새로운 인식이다. 당시 김일성 동지 영도 아래 벌인 항일유격전쟁은 역사적 상황과 우리의 관점으로 해석할 때, 마땅히 중국과 조선 두 나라 인민의 연합투쟁이고 공동투쟁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동북항일연합군과 같은 경우 반드시 중국과 조선 두 나라 인민의 항일연합군으로 해석해야 되고, 사실도 그와 같다.

내가 이번에 최용건 위원장과 이효순(李孝淳) 부위원장, 그리고 박(樸) 외상(옮긴이 주 : 박성철로 보인다)과 함께 동북 하얼빈, 장춘, 심양 같은 여러 곳에서 항일 혁명의 옛 전우들과 얘기하면서 이런 견해를 실증하게 되었다.

당시 중국 (공산)당은 3가지 노선을 세우는 단계에 있었는데, 좌경 기회주의 노선이었던 왕명(王明) 노선의 지도하에 중국 (공산)당의 무장투쟁 방침이란 것은 시가지 폭동이었다. 그러나 시가지에서는 힘이 모자랐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농촌 무장투쟁도 함께 내어놓았다. 그런데 동북 농촌에서 일어난 무장투쟁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조선 동지들이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당시 동북으로 떠돌아다니던 조선 동지들은 모두 농촌에 터전을 잡았기 때문에, 농민과의 관계가 아주 긴밀했거나 조선족이 모여 사는 지역에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민을 불러 일으켜 무장투쟁을 벌이기가 쉬웠다. 그리하여 "9.18"에서 항일 전쟁에 승리할 때까지 10년 남짓 많은 항일부대가 창설되었고, 거의 모든 부대에는 많은 조선 동지들이 있었다.

현재 이 단계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러한 역사의 진실성을 되찾아야 한다. 항일연합군은 중국과 조선 인민의 연합군이고, 기념관은 모두 이 같은 해석에 따른 것이다. 과거처럼 그렇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만약 조선 동지가 중국 혁명에 참가한 것이고, 더욱이 조선 동지를 중국의 조선족으로 간주하면서, 거의가 조선에서 흘러들어온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왜곡이다. 그것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이러한 관점은 역시 혁명 대오 가운데 나타난 대국국수주의 찌꺼기다. 항일전쟁에서 이 단계의 역사를 새로 다시 쓰려고 한다면, 동북에 참가했던 항일연합군에 대한 (북경에도 있다) 연구반을 조직하여 때로는 조선까지 가서 관련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제의한다. 거꾸로 조선동지들도 우리나라에 와서 공동연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래야만 역사의 진실성을 회복하고 전체에 걸친 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역사단계 이외도 해방전쟁과 반장(개석) 투쟁과정에서도 많은 조선족 동지를 받아들여 조선사단을 구성하였는데, 그 뒤 항미원조(抗美援朝, 6.25 한국전을 말한다. : 옮긴이 주) 때 조선으로 돌아갔다. 그들이 중국의 해방전쟁에 영웅적으로 참가했고, 그 뒤 또 항미원조에 참가하여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혁명 역사 단계는 양쪽이 서로를 지지한다. 또한 조선 동지가 중국 동지의 혁명을 지지했던 것이 중국 동지가 조선을 지원하는 것보다 많고 기간도 더 길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뜻에서 본다면, 혁명박물관과 군사박물관에 진열된 물건들은 아직 더 보충되어야 하며 수정할 부분이 더 남아있다. 지난번 최용건 위원장과 함께 동북에 갔을 때, 이미 나는 박물관을 맡은 동지를 찾아 이 문제를 얘기하였다.

세 번째 시기는 현재가 그 시기이다. 우리는 모두 사회주의 혁명과 사회주의 건설에 깊이 들어와 있어, 서로를 더 배우고, 보다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역사에서 뿐 아니라 혁명 투쟁 과정에서도 양쪽은 이미 제국주의와 현대수정주의를 반대하는 투쟁을 경험했고, 두 나라는 정확히 인식의 일치와 행동의 일치를 경험했다. 더 정확하게는 피로써 맺어진 전투 우의(友誼)와 동지 우의를 맺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러분을 우리의 전방으로 여기고, 중국의 전방일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진영의 동방 전초기지로 보고 있다. 여러분은 마땅히 중국을 여러분의 후방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특히 동북은 여러분의 가까운 후방이다.

우리는 서로 배우도록 합시다. 여러분이 우리 것을 와보고, 우리가 여러분 것을 가보도록 합시다. 이러한 점은 이미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다. 다만 지금 당장 눈앞의 일을 보면, 여러분이 우리보다 더 열심이다. 방금 우리는 예를 들면서 그들[중국과학원 장징푸(張勁夫) 동지를 가리킨다]을 비판하지 않았느냐? 여러분들은 42일 동안 20명이 넘게 왔는데, 그들은 조선에 7명이 가서 30일 남짓 머물렀다. 바로 이런 것을 여러분에게 배워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동북국(東北局), 동북3성의 성위원회가 금년 겨울 참관단을 구성하여 여러분에게 찾아가서 도시 활동과 농촌활동, 당의 활동, 총 노선, 천리마운동, 청산리활동 방법과 대안(大安)활동체계를 배우기로 하였다.

우리 동북의 동지들이 여러분에게 가면 여러분들은 동북에 사람을 보내 직접 관계를 만들 수 있다. 평상시에 이렇게 밀접한 연결이 있어야만 일단 일이 발생하면 여러분을 우리의 전방으로 보고, 여러분도 우리를 여러분의 후방으로 대할 것이며, 장벽이 생기고 협조가 원활하지 못한 결점을 막을 수 있다.

여러분의 (공산)당 활동, 도시활동, 농촌활동, 공업교통활동 뿐 아니라 여러분의 문화 활동도 배울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이번에 조선대사관의 대사 동지와 이야기 했는데, 영화 사업단을 한 팀 파견해서 적색선전활동가의 창작경험을 배우고, 농촌에 가서 배우는 것이 정말 필요하고, 이선자(李善子)의 진짜 이름인 이신자(李信子)를 찾아가고, 또한 청산리를 가서 배우고자 한다. 이런 사본과 영화를 통해서 진정으로 조선 인민의 활동을 배우고, 힘들지만 소박한 농촌생활의 풍속과 설득경험 그리고 생산투쟁과 계급투쟁의 경험을 배우고자 한다. 그런 뒤 그것을 연극무대와 영화계를 통해 표현하려고 한다. (이처럼) 중국 예술가의 소개하므로 해서 중국 인민들이 조선 인민의 실제 생활과 전투 생활을 이해하도록 할 것이다.

당신들의 노래와 춤도 배울 가치가 있다. 여러분은 주체사상이 있어 서양적 기풍을 반대하고 있다. 우리의 춤과 노래는 그렇게 강하게 민족화가 되지 못해 좀 어수선하고 조리가 없는 편이다.

최용건 위원장이 동북에서 세 곳을 방문했을 때, 우리를 3차례의 만찬을 준비했는데, 장춘에서 가장 실패했다. "김일성장군의 노래"를 부르는데 조선의 풍격 같지가 않았다. 또한 "동방홍(東方紅)"을 들어도 서양풍이 너무 강해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의 홍군 춤"이라는 춤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노인과 젊은이가 등장했다. 이를 민족무용으로 알았으나 사실은 발레였다. 어린 홍군은 여성이었는데 발을 뾰쪽하게 세우는 춤이었으나 이도저도 아니었다. 조선 동지들이 보고나서도 반응이 시원치 않았고 우리들도 즐겁지 않았다. (이것을 보고) 진의(陳毅) 원수는 문화수준이 너무 낮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었다.

조선 동지가 아주 솔직하게 우리의 어떤 것들은 주체사상이 없이 동쪽에서 하나 끌어들이고 서쪽에서 하나 가져온 것에 불과하며, 침구나 먹을거리도 옛것, 새것, 중국 것, 외국 것이 어수선하고 조리가 없다고 지적했는데, 이 지적은 매우 적절한 것이었다.

오늘 대외문화위원회에서도 어떤 동지가 왔는데, 가지고 나갈 작품에 주체사상이 없어 가지고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많은 동작이 있지만 하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것이 어디서 온 것인지도 모르면서 좋은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중조 양국 문화협정> 의정서가 체결됨에 따라 우리는 가무극단을 조선에 파견하려고 한다. 하나는 역사혁명사극으로, 태평천국시대 상해에서 영국에 대항하여 투쟁하는 것으로 극 이름은 「소도회(小刀會)」이다. 여기는 당연히 그 시대 풍격이 있다. 다른 하나는 신화인데, 역시 풍격이 있는 것으로 유럽의 신이 아니라 중국의 신이다. 우리 신의 모습은 하느님(상제)과 다르다.

결론적으로 여러분의 문화예술은 많은 부분이 배울만한 가치가 있다.

현재 또 하나의 문제가 있는데, 문자에서도 틈이 생긴다. 이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새로운 사실이다. 나는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황장엽(黃長燁) 동지가 이 문제를 분명하게 설명해 주었다. 조선 글에는 세 가지 표준이 있는데, 그것은 평양, 서울, 연변이다.

평양의 표준은 당연히 전형적인 표준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조선 동지 조선 인민이 모두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표준에 따라 말하고 문장을 써야 한다. 평양에도 발음기호(注音)가 있지만 이미 한자를 벗어나 있다. 그리고 과거에 인용했던 여러 중국의 관용어(成語)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현재 인용하는 조선 관용어는 민족화 되었다.

서울의 표준은 여전히 한자이다. 남조선은 여전히 한자로 된 책을 읽고 중국 관용어 인용을 좋아해서 북조선 인민이 알아듣지 못한다.

연변의 표준에서 가장 큰 문제 결함은 일부 말하는 방법조차 바꿨다는 데 있다. 듣기로는 조선말과 일본말이 말하는 법이 예를 들면 "나는 밥을 먹는다."를 "나는 밥을 가지고 먹는다."고 하는 것처럼 상당히 가깝다고 한다. 연변 말은 중국말을 받아들여 변화되어 왔다. 어떤 말은 이렇게 중국말처럼 바뀌었다. 두 번째는 일본 통치 시기 소위 협화어(協和語)라는 일본인이 썼던 한자가 복잡하게 섞였기 때문에 연변의 말이 깨끗하지 못하다. 세 번째는 또 수많은 중국 한자 관용어를 끌어다 쓰기 때문에 소리마저도 중국 음으로 발음한다. 이렇게 되어 조선 동지들조차도 그들이 하는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우리가 『붉은 깃발(紅旗)』이라는 잡지를 조선말로 출판해서 평양에 가지고 가면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데, 특히 경제용어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문자, 이 문제를 해결해 말하는 것을 알아듣게 해야 한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오늘 내가 이렇게 길게 이야기 하는 것을 제대로 통역했는지 하는 것이다. 역시 여러 동지를 평양에 보내 깊이 있게 배우도록 해야겠다. (대외문화위원회 쩡잉(曾瑛) 동지를 가리키며) 여러분이 연출하는 가무극의 자막은 반드시 평양의 표준적인 사람을 찾아 번역토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전혀 알아볼 수가 없다. 이것은 아주 중요하다.

세 번째 시기의 열쇠는 말하고 쓰는데 있다. 배워서 통하지 않으면 손해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번역 팀을 정돈해야 한다. 조선 동지와 내왕하려면 반드시 평양표준을 따르도록 규정해야 하고, 만일 평양 표준이 아니면 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여러분은 이번에 자연과학을 참관했는데 대개 적잖은 것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이다. 자연과학 자체는 어떤 계급성이 없다. 다만 우리들이 서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자연과학을 대하는 태도와, 여러분을 접대하는 일, 그리고 유람 같은 과정에서 여러분은 우리가 대국국수주의 찌꺼기가 남아있는지 여부를 살피도록 해 주었다. 생활, 문화오락에서 조금 주체가 없이 표현된 점이나 말이 평양표준에 맞지 않는 것 등은 아마 다음에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다만 대국국수주의는 없어지기를 바라지만 개별적으로 일하는 사람에게서는 이를 면하기 어려움도 있다. 여러분이 다음에 다시 방문하여 서로 비교해 보기를 바란다. 우리는 서로를 비교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