魚麗(어리)

- 물고기가 걸리다 -

《의례(儀禮)》의 《향음주(鄕飮酒)》와 《연례(燕禮)》를 상고해보면 “앞의 음악이 이미 끝나면 모두 교대하여《어리(魚麗)》를 노래 부르고 《유경(由庚)》을 생(笙)으로 연주한 후에 차례로 《남유가어(南有嘉魚)》를 노래하고 《숭구(崇丘)》를 생으로 분 후에 《남유가대(南有嘉臺)》를 노래로 불고, 유의(由儀)를 생(笙)으로 연주한다. 간(間)은 교대한다는 뜻이로 노래를 한 번 읊고 한 번 생으로 연주한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여섯 편은 한 때의 시로 모두 빈객(賓客)을 연향(燕饗)할 때 상하(上下)에 통용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모공(毛公)이 《어리(魚麗)》를 나누어 앞의 습수(什數)를 채웠는데 해설하는 자가 이것을 살피지 못하고 나누어 《어리(魚麗)》 이상을 문왕과 무왕의 때의 시라 하고 《가어(嘉魚)》이하를 성왕(成王) 때의 작품이라고 했으니 매우 잘되었다. [按儀禮郷飮酒及燕禮、前樂旣畢、皆閒歌魚麗、笙由庚、歌南有嘉魚、笙崇丘、歌南山有臺、笙由儀。閒、代也。言一歌一吹也。然則此六者、蓋一時之詩、而皆爲燕饗賓客上下通用之樂。毛公分魚麗以足前什。而說者不察、遂分魚麗以上、爲文武詩、嘉魚以下爲成王詩。其失甚矣。]

一

魚麗于罶(어리우류)

통발에 걸린 물고기

鱨鯊(상사)

날치와 모래무지다.

君子有酒(군자유주)

군자가 술을 내오니

旨且多(지차다)

맛이 있고 많기도 하다.

리(麗)는 이(罹)로 재난을 만나거나 화란을 당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유(罶)는 대나무로 만든 고기잡는 어구이다. 상(鱨)은 황상어(黃鱨魚)로 머리는 제비의 머리와 같고 형체는 두텁고 장대하며 아가미뼈가 정황색(正黃色)으로 물고기 중에 힘이 있어 날수 있어 날치라 한다. 사(鯊)는 모래무지이니 고기가 좁고 작으며 항상 입을 벌리고 모래를 불어내기 때문에 또한 취사(吹沙)라고 한다.

이 편은 연향(燕饗)에서 부르는 악가(樂歌)로 연향에 올리는 음식이 맛있고 또 많음을 정성으로 말하여 주인이 정성을 다하여 손님을 접대함을 표현한 것이다.

二

魚麗于罶(어리우류)

통발에 걸린 물고기

魴鱧(방예)

방어와 가물치다.

君子有酒(군자유주)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多且旨(다차지)

많기도 하고 맛도 있도다.

魴(방)은 방어로 편어(鯿魚)라고도 한다. 방은 네모진 것이고 편은 넓적한 것이다. 머리는 작고 목은 춤츠렸으며, 등뼈는 크고 배는 럷으며, 몸은 넓적하고 비늘은 가르며, 그 색은 청백싱다. 뱃속이 기륵이 있는데, 가장 기름지고 맛이 좃다. 鱧(예)는 가물치로 환어(鯇魚)라고도 한다. 모양은 길고 몸통은 둥글며, 머리와 꼬리는 서로 비슷하고 비늘은 가늘며 검은색이고, 꽃무늬 얼룩점이 있어 사람에게 혐오감을 가지게 하며 육질은 좋지 않아서 먹거리로는 등급이 낮은 것이다.

三

魚麗于罶(어리우류)

통발에 걸린 물고기

鰋鯉(언리)

메기와 잉어다.

君子有酒(군자유주)

군자가에게 술이 있으니

旨且有(지차유)

맛도 좋고 많기도 하다.

四

物其多矣 維其嘉矣(물기다의 유기가의)

음식이 많기도 하니 정말로 좋구나!

物其旨矣 維其偕矣(물기지의 유기해의)

맛있는 음식 골고루 갖추었고

物其有矣 維其時矣(물기유의 유기시의)

또한 풍성하니 좋은 시절이로다.

소철이 말했다. “많으면 그 아름답지 못한 것을 걱정하고, 맛있으면 함께 먹지 못하는 것을 걱정한다. 그렇다고 있으면 제 때에 하지 못하는 것을 근심한다. 그런데 지금은 많고도 아름다우며, 맛있고도 함께 할 수 있다. 또한 있고도 능히 때에 알맞다. 그래서 곡진(曲盡)히 완전함을 말한다. [蘇徹曰、多則患其不嘉。旨則患其不齊。有則患其不時。今多而能嘉。旨而能齊。有而能時。言曲全也。]”

《모서(毛序)》에 “《어리(魚儷)》는 만물이 盛하고 많아 사람들이 예의를 갖출 수 있음을 찬미한 시다. 문왕과 무왕은 《천보(天保)》이상으로써 나라 안을 다스리고 《채미(采薇)》이하로 외이(外夷)를 다스려 우근(憂勤)으로 시작하여 일락(逸樂)으로 마쳤다. 그럼으로 만물이 풍성하여 신명에게 고할 있음을 찬미했다.[《鱼丽》，美萬物盛多能備禮也。文、武以《天保》以上治內，《采薇》以下治外，始於憂勤，終於逸樂，故美萬物盛多，可以告於神明矣]”라고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