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有嘉魚(남유가어)

- 남쪽의 아름다운 물고기 -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존경심이다. 존경심이 있으면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원만하고, 남편과 아내의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될 수 있다. 친구 사이도 그렇고, 사제 관계도 그렇다. 무릇 모든 인간에 대해 존경심이 있으면 그 관계는 원만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러므로 품격있는 사람 간의 관계는 술을 가지고 서로를 접대하고 우호를 다지며 마지막에 존경심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스스로 부처님이 되면 돼지를 보아도 부처님처럼 보일 것임으로 존경할 수 있다. 그러나 돼지의 수준에 있는 사람은 부처님을 보아도 돼지처멀 보일 것임으로 존경하지 않는다. 그럼으로 존경심을 갖게 되는 근본적인 방법은 스스로가 부처님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에서는 덕지로라도 존경심을 표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게 되면 상대에게 좋은 마음이 전달되고 또 그 마음가짐을 지속하면 부처님의 차원으로 승화해가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즐겁게 모여 놀듯이 즐거운 손니들이 모였고, 박 넝쿨이 주렁주렁 달려 있듯이 손님들이 많이 모였다. 비둘기들의 모여 놀듯이 주인과 손님들이 모여서 놀아보자는 시다. 빈객들이 모여 노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경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 시는 주로 빈객을 초대하여 잔치를 벌일 때 부르던 노래다. (이기동 시경강설)

一

南有嘉魚(남유가어)

남쪽의 아름다운 물고기

烝然罩罩(증연조조)

떼지어 유유히 꼬리치며 놀고있네

君子有酒(군자유주)

주인에게 맛잇는 술 있으니

嘉賓式燕以樂(가빈식연이락)

빈객을 위해 잔치를 열어 즐기리라!

흥(興)이다. 남(南)은 강수(江水)와 한수(漢水) 사이의 땅이다. 가어(嘉魚)는 잉어의 모습에 붕어의 맛이니 면수(沔水) 즉 한수의 상류에 서식하는 물고기다. 증연(烝然)은 많은 모양이고 조(罩)는 대나무나 가시나무를 엮어서 만든 가리로 조조(罩罩)라고 한 것은 가리가 많음을 강조한 것이다.

 이 편 역시 향연(饗宴)에서 부르는 악가(樂歌)다. 그럼으로 “ 남쪽에 가어(嘉魚)가 있으면 반드시 떼지어 헤엄치는 고기를 그물질하여 잡으니, 군자가 술을 두면 반드시 아름다운 손님과 함께 잔치하고 즐거워한다.”라고 했다. 이것은 또한 주인이 먹을 것을 내와 상에 올려 손님을 즐겁게 한다는 뜻이다.

二

南有嘉魚(남유가어)

남쪽의 아름다운 물고기

烝然汕汕(증연산산)

떼지은 물고기를 발로 그물질하네

君子有酒(군자유주)

군자가 술이 있으니

嘉賓式燕以衎(가빈식연이간)

아름다운 손님과 잔치하여 즐기네

산(汕)은 발로 그물질해서 고기를 잡음이다.

三

南有樛木(남유규목)

남녘에 규목이 있으니

甘瓠纍之(감호류지)

단 박이 매달렸네

君子有酒(군자유주)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嘉賓式燕綏之(가빈식연수지)

아름다운 손님과 잔치하여 편안하네

송인 여조겸이 말했다.

「박이 단 것도 있고 쓴 것도 있는데 단박이라면 먹을 만한 것이요. 규목(樛木)이 아래로 드리워져 열매가 아름답되 굳게 달려 있어 풀지 못하다.」

四

翩翩者鵻(편편자추)

편편히 나는 집비둘기

烝然來思(증연래사)

떼지어 몰려 오네

君子有酒(군자유주)

군자에게 술 있으니

嘉賓式燕又思(가빈식연우사)

아름다운 손님과 잔치하고 또 잔치하네

편편(翩翩)은 새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모습이다. 추(鵻)는 집비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