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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6-12 15:41:218577 
열국지는 장기불황 취업지침서
우와
일반
'열국지'는 장기불황 취업지침서
<열국지>로 난세를 건넌다.

장기 불황으로 취업문이 좁아지고 명퇴가 수시로 이뤄지자 고전에서 처세술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재현되고 있다. 지난 1998년 IMF 환란 때도 고전 읽기가 인기를 끌었다. 난세 타개법을 얻으려는 심정이야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장소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왔을 뿐이다. 도서목록 역시 <논어> <맹자> 등 생활철학을 강조하는 고전에서 <열국지>와 같은 역사서로 바뀌었다.

이같은 흐름과 관련, '열국연의(www.yangco.net)'가 네티즌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개설된 이 사이트는 별 주목을 끌지 못했으나 이라크 전쟁·북한 핵사태 등 경기를 침체시키는 요인이 불거지면서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건국대학교 졸업반으로 취업을 준비 중인 박지훈씨(27)는 "요즘은 명분보다 철저하게 실용적이고 실리를 추구해야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시중에 나온 번역본보다 좀더 실제적이고 상세해 이 사이트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10여년간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업을 운영한 바 있는 사이트 주인장 양승국씨(54)는 "판매 중인 <열국지>들 대다수가 수많은 오역과 자의적 번역을 담고 있어 그 부분을 바로잡고 싶었다"고 밝혔다. 양씨는 그밖에도 <열국지> 본문에 나오는 지명에 대한 설명을 넣고 난해한 용어는 풀어 썼으며 수천명에 달하는 등장인물에 대해 색인사전을 만들어 네티즌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열국연의'는 <열국지> 이외에 <사마천의 사기> <한국사> <고사성어와 처세훈> 등 내용도 담아냈다.

덕성여대 재학생 유지은씨(24)는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얻고 싶어 <열국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가 바로 춘추전국시대와 같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난세"라고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성철 기자 prince@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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