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신(海神) 감상법

장보고를 주인공으로 한 최인호 원작의 티브이 역사드라마 해신을 즐겨보고 있다. 이번 주 수요일 방영된 드라마에서 몇 가지 거슬리는 부분이 있어 여기에 소개할까 한다. 신라에서 온 무역상인 채시라는 운하운항권을 강소성절도사로부터 발급하고 최수종이가 분장한 주인공 장보고는 세곡을 당나라 수도인 장안으로 운반하기 위해 대운하를 이용하겠다는 장면이다.

우선 당나라 지방행정구역에는 강소성이라는 명칭이 없다. 강소성이라는 행정구역 명칭은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의 지방관서 이름이다. 강소성은 황해를 해안선으로 하고 북쪽에는 산동성, 서쪽에는 안휘성, 남쪽으로는 장강을 넘어 전당강을 사이에 두고 절강성과 접해 있는 현대 중국의 34개 성의 하나이다. 지금 방영 중인 드라마 속의 장보고 활동무대는 양주(揚州)라는 도시다. 양주라는 이름은 원래 우임금이 기원전 22세기 경 하나라를 세우고 중국을 모두 9개의 주로 나눌 때에 포함되었던 유서 깊은 이름이다. 우임금은 각각의 주를 상징하는 구정(九鼎)을 주조하여 나라를 전하는 보기(寶器)로 삼아 구정은 다음의 상나라, 주나라 진나라, 한나라로 전해진다. 당나라 말기 양주를 포함하고 있던 지방정부의 이름은 강소성절도사가 아니라 회남(淮南)절도사이다. 양주가 회수(淮水) 남쪽에 위치해 있다고 전해진 이름이다. 회남절도사의 치소가 양주인 것이다. 그리고 양주에서 양자강으로 나가 대운하를 거슬러 올라가 황하로 들어가 장안으로 가겠다는 최수종과 설대인의 대화는 문제가 있다. 중국에서 가장 큰 강의 이름은 우리가 부르기에는 양자강이지만 아직도 중국인들에게 양자강이라는 이름은 그다지 즐겨부르지 않는다. 양자강은 중국인들에게 통상 장강(長江)이라고 통한다. 중국인들이 제작한 중국 지도에는 어디에도 양자강이라는 표기가 없다.

서세동점 시대에 프랑스 선교사 한 명이 광동성을 거쳐 양주(揚州)로 들어가 선교활동을 했다. 그 선교사가 미국의 한 신문사로부터 중국에서의 생활을 소개하라는 원고를 부탁 받았다. 기사를 쓰는데 맨 먼저 걸리는 것이 양주 남쪽을 흐르고 있는 큰강의 이름이 문제였다. 그 선교사가 양주사람들에게 그 강의 이름을 물었다. 중국사람들이 그 강을 그저 긴강(長江)이라고 말했다. 선교사는 강이 긴 것은 알고 있다고 하면서 강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반복해서 물었지만 중국사람들은 그저 긴강이라고만 대답했다. 그래서 그 선교사가 할 수 없이 자기 임의대로 양주(揚州)의 곁을 흐른다고 해서 양자강(揚子江)이라고 명명하고 장강은 양자강으로 서양에 소개되고 그리고 한국도 미국의 영향권 하에 있다고 그런지 양자강이라고 스스럼 없이 부르고 있는 것이다.

당나라 때의 운하 및 내륙 수운로와 최수종이가 세곡선을 몰고 장안까지 갔던 항로를 그려봤으니 혹시 시청하시는 분이 계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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