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안석의 맹상군전 독후감

세상에는 모두들, 맹상군을 칭찬하여 이렇게 말한다. “ 망생군은 좋은 선비를 잘 얻는다. 그가 선비를 좋아했기 때문에 많은 선비들이 그의 밑에 모였고, 그는 그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사납고 무시무시한 진나라에서 도망칠 수 있었다.”

아, 슬픈일이다. 좋은 선비라고 하면 인의(仁義)와 도덕(道德)을 행하는 현인군자(賢人君子)이어야 할 것을! 맹상군은 단지, 남을 속이고 좀도둑질하는 데에나 능한 보잘것없는 무리의 두목에 지나지 않았을 뿐이다. 계명구도(鷄鳴狗盜)의 무리를 얻은 것을 어찌 좋은 선비를 얻은 것이라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맹상군이 계명구도와 같은 무리만 얻지 않았더라면, 제나라의 부강을 한 손에 거머쥐고 마음대로 흔들었을 것이다. 또, 다만 한 선비라도 어진 선비를 얻었더라며, 쉽게 임금이나 재상이 되어 진나라를 제압하고도 남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생상군은 진나라에 갇힐 일도 없었을 것이니, 하물며, 계명구도와 같은 무리의 힘을 빌 필요가 있었겠는가?

계명구도와 같은 망나니들이 나오는 맹상군의 문하에, 어진 선비가 무슨 일로 발을 들여놓았겠는가?

왕안석(王安石)

서기 1019년 태어나서 1086년에 죽은 북송의 문인이자 개혁정치가이다. 구양수(歐陽受)의 추천으로 진사에 급제했다. 박학하고 문장을 잘 지었으며, 뛰어난 시인이었다. 당시의 부패한 정치를 개혁하기 위해 만언(萬言)의 서(書)를 지어 당시의 황제 인종(仁宗)에게 올렸으나 채용되지 않았다. 인종의 뒤를 이은 신종(神宗) 때에 한림학사(翰林學士), 참지정사(參知政事)가 되어 여혜경(呂惠卿) 등의 의견에 의거한 신법(新法)을 시행했다. 집요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당시의 권문세가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개혁을 단행했다. 이에 당시 원로들의 반감을 사서 신법당과 구법당의 당쟁이 일어났다. 8년 동안 재직했던 재상의 자리에 물러나 있다가 자기가 심혈을 기우려 시행했던 개혁정책들이 파기되는 것을 보고 울화병이 걸려 원우(元佑) 원년인 서기 1086년에 죽었다. 지금의 호북성과 호남성을 칭했던 형국(荊國)에 봉해졌음으로 왕형공(王荊公)이라고 불리운다. 당송팔대가에 들어가는 명문장가이다.